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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과목 돋보기] 영미문학읽기

 소설·시·희곡, 다양한 영미 문학 작품 읽으며 인문학적 상상력과 창의력 키워요 

 영어교과  선택 과목 돋보기 3  |  영미문학읽기


고등학교 영어 진로선택 과목 중 하나인 <영미문학읽기>는 교과서 없이 수업을 진행한다.  교재 선택부터 가르치는 내용까지 담당 교사의 영향이 큰 과목이다. 학급 구성원의 영어 실력에 따라 수업의 깊이와 내용도 달라진다. 영문 독서를 꾸준히 해 영미 문학을 읽고 이해하는 데 자신있는 학생이나 영어 독해 능력을 더 키우고 싶은 학생이 주로 선택한다. 


취재 홍정아 리포터 jahong@naeil.com 

도움말 김새로나 수석 교사(경남 김해제일고등학교)·우은정 교사(서울 상일여자고등학교) 

자료 <2015 개정 교육과정 선택 과목 안내서>



영어 실력뿐 아니라 국제적 안목과 감각 기르는 과목


<영미문학읽기>는 진로선택 과목군에서 가장 어려운 심화 과목에 속한다. 교과서가 따로 없기 때문에 소설·시·희곡 등 대표적인 영미 문학 작품을 읽고 감상해 인문학적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우는 과목이다. 경남 김해제일고 김새로나 교사는 “말 그대로 영어로 된 문학 작품을 읽고 감상하는 수업인 만큼, 영어 실력뿐 아니라 글의 구조와 맥락의 이해, 독해와 어휘 역량을 함께 쌓을 수 있다. 영미 문학 작품 속의 시대 배경과 인물 등을 이해하는 과정 안에서 국제적 안목과 세계인으로서의 자질과 소양을 높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서울 상일여고 우은정 교사는 “학생과 교사 모두 영미 문학을 읽는 것이 영어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진로선택 과목 평가 기준이 A, B, C 3단계 성취평가로 바뀌면서 개인적으로 영문 독서에 관심 있는 학생들의 <영미문학읽기> 선택이 전년 대비 크게 늘었고, 이런 추세는 앞으로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작품 읽고 모둠별 토론·활동지 작성·결과물 완성까지    


서울 상일여고의 <영미문학읽기> 수업은 50분씩 3단계로 나눠 진행된다. 학생들이 수업 전에 원서를 읽고 수업에 참여하는 것이 기본 전제다. 

 

우 교사는 “2단위 수업이라면 음성 파일이 있는 원서를 선택해 1시간은 음성 파일을 함께 듣고, 1시간은 활동 수업을 진행하는 방식이 좋다. 1단위 수업이라면 분량이 많지 않은 <Bookworms Club : Pearl stories for reading circle>과 같은 단편소설을 선택해 학생들이 한 유닛씩 미리 읽어 올 수 있게 한다. 책을 읽은 다음 활동지를 작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3단계 활동 수업을 진행하는 방식”이라고 소개했다. 


1단계는 모둠별 북 셰어링(Book Sharing) 시간으로, 약 10분 동안 각자 자신의 활동지를 중심으로 서로 대화하면서 책의 내용을 정확히 이해했는지 확인한다. 2단계는 교사가 말하기와 쓰기 활동지를 나눠주고 영어로 설명하는데, 개인, 짝, 모둠 활동으로 고르게 구성해 매 시간 다른 독후 활동을 제시하는 것이 특징이다. 

 

우 교사는 “2단계 활동은 30분 정도 진행하고, 나머지 시간은 각자 자신의 활동 결과물을 앞에 나와 발표하는 3단계 마무리 활동으로 구성한다”고 소개했다. 



수업 시간 과정형 평가로 말하기와 쓰기 평가 병행


모든 활동물은 수업이 끝날 때 제출하고 교사의 검토를 마친 뒤, 다음 수업 시간에 바로 피드백을 진행한다. 주로 과정형 평가가 많다. 서울 상일여고의 경우 활동지 제출과 함께 쓰기, 말하기 평가를 수업 시간에 실시한다. 


우 교사는 “활동지 과제 제출 10회 중 8회 이상이면 10점, 5~7회는 8점 등으로 평가 기준을 제시하고, 개인 활동이 있는 수업 시간에 쓰기 평가 공지를 한 다음, 평가 기준도 학생들에게 미리 제시한다. 말하기 평가는 3단계 활동 수업 시간에 발표하는 모든 학생의 내용을 학생부에 기록하는 방법과, 책 한 권이 끝날 때 학생들에게 한 유닛 혹은 한 편의 이야기를 택해 그 책에 대한 리뷰를 1분간 발표하게 해 평가하는 방식을 병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Mini interview <영미문학읽기> 배워보니

 

“학습 아닌 소통 위한 도구, 
수업하며 영어에 대한 생각 바뀌었죠”

신가은

서울 상일여고 졸업



Q. <영미문학읽기> 수업을 듣게 된 계기는? 


장래 희망이 영어 교사이기 때문에 특히 영어 교과에 관심이 많았다. 그동안 교육과정 안에서 배운 영어 과목은 시험을 위한 학습으로만 생각해 한정된 느낌이 들었는데, <영미문학읽기>는 가벼운 마음으로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을 것 같았다. 



Q. <영미문학읽기> 수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내용이 있다면?


작품 속 등장인물을 손 모양의 활동지로 분석한 수업 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범죄 소설인 <The president’s murder>라는 책이었는데 손 모양에 각 캐릭터의 특징을 요약한 다음, 비슷한 성격과 주인공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분류했다. 한 손가락에 한 캐릭터씩 적어 손가락 인형으로 설명하듯이 친구들에게 책에 대해 소개하니 훨씬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었다. 주인공을 중심으로 각 인물의 성격을 분석하는 활동 수업이어서 재미있고 유익했다.

 


Q. <영미문학읽기> 수업을 통해 느낀 점이 있다면? 


수업을 들으면서 소통을 위한 언어로 더 재미있게 영어를 이해하고 익힐 수 있었다. 시험을 봐야 하는 부담스러운 과목이기 이전에 영어는 내게 하나의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것도 깨달았다. 영어로 된 책을 읽는다는 건 한층 다양한 책을 접할 수 있다는 뜻이고, 영미 문학 작품은 내가 모르는 사회를 탐구하고 다른 문화를 이해하는 도구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모둠 안에서 친구들과 함께 다각도로 문학 작품을 분석하는 활동이 좋았다. 내가 작품을 얼마나 잘 이해했는지는 물론, 나와 다른 친구들의 분석과 의견을 들으며 작품에 깊이 빠져들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