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교과 선택 과목 돋보기] 기하

진로선택 과목으로 공간벡터 빠진 <기하>
위생 소변기·자동차 전조등에도?  알고 보면 흥미진진한 세계

수학 교과 선택 과목 돋보기 | 기하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기하>는 진로선택 과목이다. 학교에 따라 2학년 또는 3학년에 개설된다. 이전 교육과정에 비해 공간벡터 영역이 삭제돼 학생들의 부담이 줄었다.  덕분에 문제 풀이 중심의 수업이 아닌 다양한 활동 중심의 수업이 가능해졌다.   2015 개정 교육과정으로 새로워진 <기하>의 실제 학교 운영 사례를 통해 <기하>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을 가져보자.

 

취재 민경순 리포터 hellela@naeil.com

도움말 김진아 교사(서울 중산고등학교)·박상훈 교사(서울 중산고등학교)·박진근 교육연구사(충청남도교육청 진로융합교육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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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문제 풀이에서 벗어난 <기하> 

서울 중산고 김진아 교사는 “<기하>는 2015 개정 교육과정으로 공간벡터 내용이 빠지면서 공부량이 감소했다. 그러나 <기하> 과목이 주는 부담감 때문인지 학생들은 다르지 않게 느낀다”라고 전했다. 

 

<기하>는 대수를 다루는 과목과 달리 직관적 해석이 중요한 도형을 배우기에 학생들 입장에서는 ‘어렵다’ ‘부담스럽다’는 이미지가 크다. 그러나 <기하>는 자연과학 계열, 건축·환경 계열, 기계·전자·컴퓨터 계열, 산업·재료공학, 의학뿐 아니라 경제·경영학을 포함한 사회과학 분야를 학습하는 데 기초가 되는 과목으로, 관련 분야가 넓다.  

 

충남도교육청 진로융합교육원 박진근 교육연구사는 “2015 개정 교육과정으로 기하 본연의 개념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물론 문제 풀이 능력은 이전 교육과정을 배운 학생들이 더 뛰어날 수 있지만, 실생활에서 기하의 응용이나 다른 교과의 연계 능력은 현재 재학생이 훨씬 뛰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학생 참여형 수업으로 다양한 아이디어 샘솟아

<기하>의 1단원은 이차곡선이다. 충남 논산대건고는 1단원 수업 후 이차곡선의 광학적 성질 증명을 유도하고, 실생활에서 응용한 사례를 찾아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박 교육연구사는 논산대건고 재직 당시 “자동차의 전조등, 접시 모양의 위성 중계 안테나인 파라볼라 안테나, 치과에서 사용하는 의료용 헤드라이트, 요로결석 파쇄기, 첨성대 몸통 각단의 원곡선 등 학생들이 찾은 사례는 다양했다. 특히 타원의 광학적 성질을 이용한 요로결석 파쇄기의 예는 신선했다”고 전했다. 

 

학생들은 자신의 진로나 관심 분야에서 이차곡선의 광학적 성질 활용 사례를 찾아 <기하> 과목과의 연결고리를 찾았다. 친구들의 발표로 기하가 우리 생활 곳곳에서 밀접하게 활용되고 있다는 것을 알아가면서 기하에 대한 흥미를 높여나갔다.

 

컴퓨터 활용, 타 과목과의 연결고리 찾는 수업

박 교육연구사는 “학생들이 <기하>를 어려워하는 것은 머릿속으로 도형의 개념이 그려지지 않기 때문이다. ‘지오지브라’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이 직접 도형을 작도해보는 시간을 가져 흥미를 높였다. 학생들의 인터넷 활용 능력이 높아진 것도 <기하> 수업의 질을 높이는 데 한몫했다”고 설명했다. 

 

참고로 지오지브라는 대수 단원에 나오는 일·이차함수, 삼각함수, 지수, 로그함수 등과 기하 단원의 원, 평면도형은 물론 ‘정사영’, ‘공간도형’, ‘공간좌표’, ‘평면’, 구의 방정식 등을 컴퓨터 화면에 시각적 그래프로 나타내는 프로그램이다.

 

박 교육연구사는 “<기하> 수업을 통해 <정보과학>과 연계해 도형을 3D 프린터로 구현하거나 <한국사>와 연계해 문화재 보존 작업에 접목하는 등 문제 풀이 수업에서 벗어나니 타 과목과 얼마든지 연계가 가능하다는 걸 경험했다”고 전했다. 

 

논산대건고의 <기하> 자유 주제 탐구 수행평가에서는 이차곡선과 공간좌표 등을 융합해 대학 미적분학에서 배우는 이차곡면을 탐구하고, 지오지브라를 이용해 이차곡면에서 곡면과 곡면이 만나는 각도에 따라 3D 프린터와 호환이 안 되는 오류를 찾아낸 학생도 있었다. 한 학생은 포물선의 광학적 성질을 이용해 소변이 튀지 않는 위생적인 소변기 제작에 대한 탐구 보고서를 발표, 학생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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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목 특징 한 눈에 정리 

✚ 핵심 영역 및 개념
해석(이차곡선, 평면벡터, 공간 도형과 공간좌표)

✚ 관련 학과
경제학과 통계학과 지리학과 물리학과 지구과학과 건축학과 기계공학과 전자공학과 조선해양공학과 항공운항과 산업디자인학과 등

 

✚ 관련 직업
수학자, 건축가, 기계·자동차공학자, 전자공학자, 컴퓨터공학자, 물리천문학자, 지리학자, 산업디자이너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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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NI INTERVIEW 

“고난도 문제보다 도형·곡선을 다양한 관점에서 접근하는 수업”

 

박상훈 교사 서울 중산고

 

 

Q. <기하> 과목 특성을 소개한다면?

기하적 관점에서 심화된 수학 지식을 이해하고 기능을 습득하는 과목이다. ‘이차곡선ʼ ‘평면벡터ʼ ‘공간도형과 공간좌표ʼ의 3개 핵심 개념 영역으로 구성된다. ‘이차곡선ʼ 영역에서는 이차곡선의 뜻과 방정식, 이차곡선과 직선의 위치 관계, 접선의 방정식을, ‘평면벡터ʼ 영역에서는 벡터의 뜻과 연산, 평면벡터의 성분과 내적을, ‘공간도형과 공간좌표ʼ 영역에서는 직선과 평면, 정사영, 공간좌표를 다룬다.

 

 

Q. 수행평가 주제나 수업 활동을 설명한다면?

여러 개의 동심원이 그려져 있는 종이에 각각의 이차곡선(포물선, 타원, 쌍곡선)의 정의를 이용하여 포물선, 타원, 쌍곡선을 각각 그려보고 자신이 그린 이차곡선의 방정식을 세우는 활동을 한다. <기하>와 관련된 내용으로 진로와 관련해 발표하는 수업도 진행한다. 재료공학부 진학을 꿈꾸던 학생이 7개의 조각 큐브로 구성된 소마큐브를 주제로 기하학적 관점으로 대칭 평면 입체 모양을 설명하고 소마큐브의 구성과 이걸로 맞출 수 있는 모양 등 다양하게 큐브를 접근해 신선했던 기억이 있다.

 

 

Q. 어떤 학생이 선택하면 좋을까?

<기하>에서 학습한 수학의 지식과 기능은 자연과학, 공학, 의학뿐만 아니라 경제·경영학을 포함한 사회과학 분야를 학습하는 데 기초가 된다. 도형 분야에 강점이 있는 학생에게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