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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교과 선택 과목 돋보기] 논술


비판적 사고력 키우는 <논술> 개설 학교 늘면서 내실 있는 수업 사례 증가

교양 교과 선택 과목 돋보기 | 논술


많은 사람이 ‘논술’ 하면 대학의 ‘논술고사’만을 생각하기 쉽지만, ‘논술’의 본래 의미와는 큰 차이가 있다. 고등학교 교양 과목 중 하나인 <논술>은 ‘문제를 파악하고 그 원인을 다각도로 분석해 대안을 제시하는 복합적 사고 과정을 익히는’ 과목이다. 

 

취재 민경순·홍정아 리포터 hellela@naeil.com

도움말 김태영 교사(경남 김해가야고등학교)·김현정 교사(서울 불암고등학교) 윤상철 교사(서울 경희여자고등학교) 

자료 고등학교 교양 교과 교육과정·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고등학교 교양 교과 평가 기준 개발 연구 


 

‘글쓰기’라는 틀에서 탈피, 비판적 사고력 키우는 <논술>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논술> 과목은 비판적 사고력 향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학 입시 논술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대학 입시 논술만 고려한 과목은 아니다. 

 

서울 경희여고 윤상철 교사는 “<논술> 수업 본연의 목표와 관계없이 많은 교사와 학생이 대입 논술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해 과목 개설과 수강을 염두에 두기도 한다. 고등학교 <논술>은 원론적으로 분석적 글쓰기, 비판적 글쓰기, 문제 해결적 글쓰기 등 세 가지 영역을 다룬다”고 설명했다. 

 

교양 과목이기 때문에 석차나 등급 산출이 없어, 수업 구성이나 운영 면에서 학생들의 의견 개진이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학교 간 공동 교육과정이나 온라인 공동 교육과정 수업이 더 활발한 편이지만 최근 <논술> 수업을 개설하는 학교가 느는 추세다.

 

 

평가 부담 없이 학생 의견 반영해 다양한 수업 구현


고등학교 <논술> 수업은 교사에 따라 교재를 활용하기도 하고, 교재 없이 교사가 개별적으로 마련한 수업 계획서 안에서 진행하기도 한다. 

 

서울 불암고 김현정 교사는 “2019년에 3학년 3개 반에서 <논술> 수업을 했는데, 반별로 수업 내용이 달랐다. 두 개 반은 자신의 진로와 관련한 자료 조사와 글쓰기·발표 중심으로, 한 개 반은 특정한 논제를 정하고 그 안에서 자유롭게 구술하는 토의·토론 중심으로 수업했다.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해 시중 논술 교재를 출력해 수업하는 학교나 교사들도 있어 수업 내용의 편차가 큰 편”이라고 설명했다.

 

<논술> 수업에서 다루는 토론 주제는 무궁무진하다. 김 교사는 “1884년 영국의 식인 사건을 다룬 더들리와 스티븐스 재판을 통해 생존을 위해 살인이나 식인을 한다면 죄가 성립되는지 생각해보는 수업도 있었다. 통일이나 병역 문제, 성 소수자와 성 차별 등 사회적 이슈가 되는  주제로 토론한 뒤 논리적 글쓰기도 진행했다. 신문이나 뉴스 자료는 물론 TV 개그 프로그램 영상까지 활용한 수업에 학생들의 호응이 높았다”고 전했다.

 

 

구글·MS 등 클라우드 시스템 적극 활용 

교사·학생 쌍방향 소통하는 온라인 공동 수업도 활발


단위 학교에 개설이 안 된 경우 공동 교육과정을 통해 수업을 받는 학생도 늘고 있다. 경남교육청의 온라인 공동 교육과정 ‘교실온닷’에서 <논술> 수업을 맡았던 경남 김해가야고  김태영 교사는 “온라인 수업의 특성상 소수 학생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이런 장점을 최대한 살려 중간 중간에 토론 수업도 활발히 진행했다. 교사의 간단한 개념 설명 후, 학생들끼리 토론하는 과정 안에서 사고를 확장시킬 수 있다. 토론은 주로 예시 문제 해결, 문제 분석, 찬반 토론으로 진행했는데, 궁극적으로는 사고의 폭을 넓혀 폭넓은 시각에서 글을 쓰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토론을 거쳐 글쓰기 활동까지 이르게 되면 학생들의 생각이 구체화되면서 진로 계획이 명확해지는 경우도 있다고. 김 교사는 “글쓰기 평가는 구글이나 MS 등 클라우드 시스템을 활용한 온라인 협업 도구로 가능하다. 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학생들이 글을 쓰는 과정을 관찰할 수 있고, 교실 수업에서는 구현하기 힘든 과정 평가를 제대로 할 수 있다. 말이 글쓰기 과정 평가이지, 학생의 요청이 있을 때 모니터 채팅창을 활용해 조언해주는 정도다. 글쓰기가 다 끝나면 교사에게 결과물을 메일로 제출하고, 교사는 부족한 부분에 대해 딱 3개만 조언한다. 다음 시간에 더 좋은 글을 쓰는 것이 목적인 만큼 평가 내용이 과도하지 않게 유의한다”고 덧붙였다. 

 

 

 



 과목 특징 한 눈에 정리 


✚ 핵심 영역 및 개념
논술과 비판적 사고(논술의 기능), 분석적 글쓰기(분석글의 성격과 유형, 논증적 요약 지침과 적용, 단순 요약 지침과 적용), 

비판적 글쓰기(비판적 글쓰기의 표현 전략), 문제 해결적 글쓰기

 

✚ 관련 학과·관련 직업
거의 모든 학과와 직업에서 필요한 역량임 


 MINI INTERVIEW 

 

“논리적 글쓰기·토론 역량을 높이고 싶다면 선택하길”

 

김태영 교사 경남 김해가야고

 

 

Q. <논술> 과목의 특성을 소개한다면?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표현하는 능력을 토대로 하는 글쓰기로, 상대방을 설득해 자기 주장을 받아들이게 하는 논리적 글쓰기 과목이다. 주체적이고 다양한 시각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자신만의 관점을 세우는 비판적 사고 능력을 키울 수 있다.

 

 

Q. 수행평가 주제나 수업 활동을 설명한다면?


교양과목으로 평가는 따로 없다. 하지만 과목의 특성상 매시간 쓰기 과제가 주어진다. 요약문 쓰기(단순 요약문, 논증적 요약문), 설득하는 글쓰기, 입론 쓰기, 비판하는 글쓰기, 대안 제시 글쓰기, 건의하는 글쓰기 등을 통해 비판적 사고를 키우는 데 중점을 두는 수업 활동이 진행된다. 다양한 글쓰기에 필요한 자료를 찾아 활용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된다. 

 

 

Q. 어떤 학생이 선택하면 좋을까?


글을 잘 쓰고 싶어서 선택하는 경향이 많다. 그뿐만 아니라 토론을 잘하고 싶거나 발표를 잘하고 싶은 학생이 선택해도 좋다. 결국 표현이라는 측면과 논리적 사고력, 비판적 사고력이 필요하다는 점은 같기 때문이다.  논술은 모든 학문의 기본이 되는 기초과목이라 모든 진로의 학생들에게 필요한 과목이다. 그래도 굳이 특정 진로와 연결해 본다면 철학 법학 미디어커뮤니케이션 등의 인문 사회 분야로 진로를 계획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