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양 과학자부터 과학과 현대 사회까지 시간 여행으로 과학 이론과 과학자를 만나는 시간
과학교과 선택 과목 돋보기 10 | 과학사
<과학사>는 진로선택 과목으로, 과학을 사회 속에서 이해하는 과목이다. 과학 하면 과학 이론, 공식, 계산 등을 떠올리기 쉽지만 <과학사>는 역사 속에서 이야기로 과학을 만난다. 단순히 과학 이론이나 개념을 설명하는 게 아니라 그 시대의 상황, 역사적 사건 등을 같이 다루기 때문에 자연 계열 진로를 희망하는 학생뿐 아니라 인문, 사회 계열 진로를 희망하는 학생에게도 잘 맞는 과목이다. ‘과학이란 무엇인가’라는 철학적 질문에서 시작해 동서양의 과학자부터 현대 과학까지, 사회 속에서 들여다보는 <과학사>의 수업 현장을 살펴봤다.
취재 민경순 리포터 hellela@naeil.com
도움말 장원이 교사(제주 대정고등학교)·유용석 교사(서울 용문고등학교)
역사 속에서 이야기로 만나는 과학
<과학사>는 과학과 자연의 관계, 과학이 지향하는 방향을 비롯해 과학의 역사적 발전을 이해하는 방법을 배우고 다른 학문과의 비교를 통해 과학의 본성을 파악하는 과목이다. 물리학 생명과학 화학 지구과학 등 사실에 근거한 이론 중심의 과목과는 다른 관점으로 과학을 다룬다.
제주 대정고 장원이 교사는 “철학이나 역사 등에 관심 있는 학생부터 자연, 공학 계열을 꿈꾸는 학생까지 다양한 진로의 학생들이 신청한다”고 설명했다.
<과학사>는 ‘과학이란 무엇인가’ 단원을 시작으로, 과학과 자연의 관계, 과학을 왜 배우는지에 대한 철학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며, 서양 과학과 동양 과학이 발달하는 데 영향을 준 요소를 그 당시의 사회 속에서 이해한다.
우리가 과학 교과에서 배웠던 코페르니쿠스와 케플러, 뉴턴 등의 천문학 혁명, 그리고 갈릴레이, 데카르트, 뉴턴 등의 고전 혁명, 돌턴의 원자설과 멘델레예프의 주기율표, 다윈의 진화론, 양자론과 상대성 이론, 왓슨과 크릭의 DNA 구조 발견 등 과학사적으로 중요한 발견이나 사건을 그 시대의 배경 속에서 탐구한다.
서울 용문고 유용석 교사는 “과학 이론 자체를 배우는 과목은 아니다. 그 시대에 그 이론이 나오게 된 사회적 배경, 이론이 발표됐을 때의 윤리, 종교, 정치, 문화 등 사회적 분위기, 이후의 변화 등 시대의 전체적인 흐름 속에서 과학을 들여다보는 과목이다. 생명과학, 지구과학, 물리학, 화학 등 다양한 영역의 내용을 다루기 위한 통합적 사고력을 향상하는 데 도움이 되는 과목”이라고 덧붙였다.
새롭게 접근하는 과학사, 시대 속에서 과학을 배우다
장 교사는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에 온라인 수업을 진행할 때 유사과학 관련 수업을 했다. 유사과학과 관련된 사례를 주고, 그 경험이 과학인지 유사과학인지 설명하고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온라인상이었지만 학생들이 활발하게 의견을 주고받았다. 또한 동양 과학과 관련된 논문을 바탕으로 중국에서 과학 혁명이 일어나지 않은 까닭, 일제강점기 때 과학 기술의 실상을 주제로 탐구 활동을 했다”고 설명했다.
일제강점기 때 우리 민족의 실상과 과학 교육의 한계를 밝히고, 조공 무역을 하는 중국 국제 무역의 실상, 수학이나 기하학이 발전하지 못했던 이유 등을 통해 과학 혁명이 일어날 수 없었던 동양의 한계를 역사에서 찾아갔다. 서양의 과학자와 동양의 과학자를 연결하는 과정을 통해 동서양의 과학사를 이해하기도 했다.
장 교사는 “서양 과학사를 배운 뒤 과학자 가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학생들이 과학자를 선정해 인터뷰 질문지와 답변을 작성하고, 발표하는 형태다. 학생들은 과학자의 이론에 대한 피상적인 질문보다는 업적과 관련해 구체적인 내용을 짚고, 현대 과학에 미친 영향 등도 연결해나갔다. 시대와 환경 속에서 과학자의 연구를 바라보고, 자신의 진로 관련 질문을 연결해보는 등 과학자의 일생, 이론을 다양한 시각으로 탐구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전했다.
<과학사>는 과학에 관심이 없어도 한 번쯤 들어봤을 과학자와 과학 이론을 시간 여행으로 즐길 수 있는, 인문학과 과학이 융합된 과목이다.
Mini interview <과학사> 배워보니
신선한 접근으로, 과학 곳곳의 숨은 이야기를 배우는 과목
정해민
제주 대정고 졸업
Q. <과학사>를 선택한 이유와 진로 방향은?
과목 선택 전에 <과학사>가 단순히 과학 이론을 다루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관점에서 접근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특히 과학 이론이 나오게 된 시대 상황, 과학자들의 입장, 과학 기술에 미친 영향 등을 여러 관점에서 배우고, 토론 수업도 많이 진행된다는 걸 알았기에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진로는 컴퓨터공학 계열을 생각한다. 공학 계열은 기술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것과 문제 해결 능력이 중요한데, <과학사> 수업이 그런 역량을 향상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 판단했다.
Q. 수업 중 재밌거나 기억에 남았던 활동은?
온라인 수업으로 과학의 반증주의를 배우면서 유사과학을 조사했다. 유사과학이란 이론이나 지식, 연구 등에서 과학처럼 보이지만 과학의 요건으로서 갖춰야 할 조건을 만족하지 못하는 현상이다. 친구들과 사례를 통해 과학과 유사과학을 구분하는 토론을 했는데, 그때 선풍기를 오래 쐬면 저체온증으로 사망에 이르게 된다는 것을 유사과학의 한 예로 설명했다.
선풍기는 열을 내뿜는 기계인데, 선풍기가 작동하면 열을 내뿜기 때문에 실내 온도가 올라가 저체온증을 유발할 정도로 온도가 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 밖에도 서양 과학자인 멘델의 가상 인터뷰를 위해 그의 업적에 대해 질문지를 만들고, 답변을 작성했던 것도 기억에 남는다.
멘델이 물리학과 통계학의 지식을 유전 현상에 도입했다는 것과, 그 시대의 통계학적 연구 방법이 현대 과학 기술 연구와 다르지 않다는 것도 새롭게 알게 됐다. 과학 이론이나 부분이 아닌 시대를 이해해야 했기에 배경지식을 넓히는 데도 도움이 됐다.
Q. <과학사>를 후배들에게 설명한다면?
<과학사>는 특정 분야만 관련 있는 과목이 아니다. 지구과학, 물리학, 화학, 생물학뿐 아니라 인문, 예술 분야에 관심 있는 친구들도 배우면 좋을 과목이다. 인문학적 소양과 과학 기술의 가치를 배울 수 있고, 다른 분야와 융합할 수 있다. 꼭 자연 계열 진학을 희망하지 않더라도 과학적 배경지식은 물론 과학을 바라보는 시각을 넓힐 수 있으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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