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탈로치처럼 깊이 공감하는 교사가 되고 싶어요
정난영 | 동국대 가정교육과 (경기 관양고)
난영씨는 학교에 다녀오면 두 살 터울 동생에게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설명해주곤 했다. 처음으로 눈높이에 맞춰 설명하는 즐거움을 느꼈다. 동생을 잘 가르치기 위해 수업에 더 집중하게 됐고, 늘 따뜻하게 아이들을 대하던 선생님 덕분에 학교생활이 즐거웠다. 이제는 학업 스트레스로 지친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따뜻한 힘이 되어줄 수 있는 교사를 꿈꾼다.
취재 이도연 리포터 ldy@naeil.com
사진 배지은
폭넓은 독서와 동아리로 진로 역량 키워
교사라는 꿈을 갖고 고등학교에 진학한 난영씨는 본격적으로 ‘어떤 교사가 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다. 1학년 때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을 읽으며 권력자가 진실을 왜곡하는 과정을 통해 교사의 역할을 진지하게 생각하게 됐다.
“권력을 쥔 돼지가 점점 타락해가는 모습을 보며 교사의 공정성과 도덕성을 절감했죠. 아이들의 감정에 귀 기울이고 옳고 그름을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돕는 교사가 되고 싶었어요.” <문학> 시간에 김중혁의 <엇박자 D>를 읽은 후 소수 의견이 존중받지 못하는 단절된 교실에서는 일방적인 가르침보다 공감과 기다림이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무렵 교육청에서 주관한 ‘예비 교사를 위한 교육 심리’ 강좌에 참석했다. 대학을 직접 방문해 모의 수업과 실습, 토론에 참여하면서 교사의 역할을 보다 직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었고, 이는 단순한 진로 탐색을 넘어 교사라는 꿈을 현실적으로 그려보는 계기가 됐다. 난영씨는 진로에 대한 진심을 동아리 활동에도 차곡차곡 담아냈다. 1·2학년 땐 활동 중심 교육 동아리 ‘아이앰쌤’에서 다양한 탐구 활동을 했다. 1학년 때는 로저스의 인간 중심 상담 이론과 키츠너의 학교 상담 윤리에 관해 탐구하고 모의 상담 실습도 해봤다.
학생은 이미 스스로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추었기에 교사는 이를 찾아 끌어내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로저스의 인간 중심 상담 이론에 크게 공감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은 2학년 때 했던, 직접 교재를 만들고 수업 계획서를 작성하는 모의 수업이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과학 수업 계획서를 작성하고 교재도 직접 만들었다.
“기존의 초등 과학 교과서를 참고해서 초등학생이 이해하기 쉽게 실험 사진, 학습 활동 등을 구성했어요. 동아리 부원과 선생님 앞에서 모의 수업을 진행했는데 ‘예시를 들어 쉽게 설명하는 부분이 좋았다’ ‘칠판을 보며 등을 돌려 설명할 때는 집중하기 힘들었다’ 등 구체적인 피드백을 받아 많은 도움이 됐어요.”
3학년 때는 동아리 ‘교학상장’에서 다양한 교육 철학을 교육 현장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교육학> 시간에 배운 존 듀이의 학생 중심 교육 이론을 바탕으로 학교 도서관 개선 프로젝트를 기획한 것도 고민의 연장선이었다. “도서관은 교육 철학을 구현하는 핵심 요소라고 생각했어요. 한데 당시 학교 도서관은 구석진 곳에 있어 접근성이 낮았죠. 학교의 비어 있는 공간을 활용해 도서관을 분산 배치하는 방안을 구상했고 3D 모형으로 구현했어요. 친구들의 큰 호응을 얻었을 때는 뿌듯했죠. (웃음)”
학생 회장 활동으로 소통의 힘 배워, 롤모델은 페스탈로치
난영씨는 1학년 때 학급 회장, 2학년 때 전교 학생 회장을 맡으며 부드러운 리더십을 배울 수 있었다. ‘강함은 부드러움을 이기지 못한다’는 신념으로 갈등 상황에서도 먼저 경청하고 차분히 대화로 풀어나갔다. 모두가 존중받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 따라 청중의 분위기가 달라진다는 것과 말에도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배웠다.
교사라는 꿈에 든든한 밑거름이 되어준 경험이었다. 고3이 되면서 대학 진학을 위한 구체적인 방향을 세웠다. 과학과 수학을 좋아했기에 <화학Ⅰ·Ⅱ> <생명과학Ⅰ·Ⅱ> <지구과학Ⅰ> <확률과 통계> <미적분>을 모두 이수했고, 공동 교육과정을 이용해 <교육학>을 들었다. 지원 폭을 넓히기 위해 관심 분야를 바탕으로 수학·과학·가정 교과 활동도 꼼꼼하게 챙겼다. 3학년 진로 활동으로 ‘식품 구성에 따라 실전 혈당과 식후 혈당을 비교하는 실험’을 진행했고 영양 지킴이로도 활동했다. 매일 급식 메뉴의 영양소와 칼로리를 분석한 자료를 만들어 학생들이 직접 활용할 수 있게끔 했다. “가정 교과는 식품과 영양, 의복과 섬유, 아동 발달 성장 등 <생명과학Ⅰ>이나 <화학Ⅰ>과 깊게 연관돼 있어요. 실생활과 직접 연관된 과목인 만큼 흥미도 있었죠. 각 교과의 탐구 활동을 할 때는 과학과 가정 교과의 교집합을 고민했어요.
” 난영씨는 경인교대와 부산교대 초등교육학과, 단국대 과학교육과, 한국교원대와 동국대의 가정교육과, 가톨릭대 수학과에 지원했다.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이 있는 대학이 두 곳이라 수능 준비는 최저 기준을 맞추는 데 집중했다. 이 중 네 곳은 면접이 있는 종합전형이라 면접에도 많은 노력을 쏟았다. “학생부를 출력해 면접 준비 노트를 만들었어요. 3년간 쌓인 방대한 자료를 용어별로 정리해 숙지했고, 모의 면접 영상을 직접 찍은 덕에 긴장할 때 나오는 버릇을 발견했죠. 학생부를 철저히 숙지하고 연습한다면 충분히 준비된 답변을 할 수 있을 거예요.” 난영씨는 단기간 효과에 그치는 처벌보다 기다림과 공감을 바탕으로 한 교육의 힘을 믿는다.
학교 폭력 기록을 대입에 반영하는 일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근본적인 예방과 소통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런 신념은 머리·손·마음의 조화로운 성장을 강조한 교육학자 페스탈로치의 사상과도 맞닿아 있다. 난영씨의 목표는 정해진 진도와 시험에 쫓기지 않는 환경에서 아이들과 깊게 소통하는 교사다. 자신을 보고 교사를 꿈꾸는 학생이 한 명이라도 있다면 무척 행복할 것 같다고.
“학생을 변화시키는 힘은 지식이나 제재가 아니라 학생의 마음에 진심으로 다가가는 교사의 태도와 지속적인 관계 형성에서 나온다고 생각해요. 교권과 학생 인권의 충돌 문제도 교사와 학생이 끊임없이 소통한다면 조화롭게 풀어나갈 수 있지 않을까요?”
나를 보여준 학생부 & 선택 과목
의미 있었던 선택 과목
▒ <생명과학Ⅱ> 재밌게 수업해주신 선생님 덕분에 좀 더 깊이 공부하고 싶어서 선택했다. 항상성 유지 단원을 학습하며 단 음식을 섭취한 후 일정 간격으로 혈당 수치를 측정했고, 인슐린과 글루카곤의 작용, 혈당 조절 원리를 배웠다.
▒ <교육학> 공동 교육과정의 온라인 학교로 수강했다. 토론·에세이·모의 수업을 통해 교직을 보다 자세히 이해할 수 있었다. 교육 사상가 연구 발표에서 페스탈로치의 교육 사상을 깊이 있게 다뤘다.
▒ <정보과학> 교사에게 꼭 필요한 컴퓨터 기술을 익히고 디지털 교육을 다양한 관점에서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아동 학대를 주제로 간단한 프로그램도 만들었다. 사용자가 아동 학대가 의심되는 상황을 입력하면 그에 따라 설문을 진행하고 의심 유형을 분류하는 코드를 짰다.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
1학년
<수학> ‘아이들에게 수학을 가르치는 방법’에 관한 탐구 보고서를 발표함. 교사의 적절한 질문과 충분한 기다림을 통해 스스로 수학 규칙을 깨닫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됨
2학년
<독서> 교육 양극화에 문제의식을 갖고 원인과 해결 방안을 주제로 탐구 보고서를 작성함 <화학Ⅰ> 식품 첨가물 중 보존제로 쓰이는 소르빈산 칼륨, 화학 조미료인 글루타민산 나트륨의 성분을 조사하여 식품 첨가물의 악영향에 대해 발표함
3학년
<영어독해와 작문> 에듀 테크에 주목해 많은 지식을 보유하기보다 지식 활용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함. 이를 발판으로 교육 목적 및 대상에 적합한 교육의 다양화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서술함
주요 창의적 체험 활동
▒ 진로 활동(1학년) 교육 분야의 롤모델을 찾아서 진로를 설계해 책으로 완성함. ‘학생 인권을 침해하지 않고 교권을 보호하는 방법과 교권 침해 예방 및 대처법’을 주제로 탐구 보고서를 작성함
▒ 동아리 활동(2학년) 학생 중심의 활동 중심 수업인 ‘플립드 러닝 모형’의 개념, 장점, 단점뿐만 아니라 실제 적용 사례와 유의점을 탐구함. 초등 교육에 대한 관심을 토대로 ‘산화 환원 반응’을 주제로 한 모의 수업을 계획하고 수행함
▒ 자율 활동(3학년) ‘사제 동행 독서 토론’에 참여해 하임 기너트의 <교사와 학생 사이>를 읽고 토론함. 타인의 의견을 통해 새로운 통찰을 얻어 시야를 넓힐 줄 알며 의견을 제시할 때도 근거를 바탕으로 명확히 전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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