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약자 돕는 자율주행 자동차 만들고 싶어요
이수민 | 한국뉴욕주립대 기계공학과 (서울 하나고)
수민씨는 어릴 적에 방송국 PD를 꿈꿀 때나 자율주행 자동차 글로벌 연구원이라는 새로운 꿈이 생긴 지금이나 언제나 진심으로 자신의 길을 탐색했다. 호기심이 생기면 깊이 파고들었고 일상의 작은 불편함도 지나치지 않고 늘 개선점을 고민했다. 한국뉴욕주립대에서 자율주행 자동차 완전 정복을 향해 힘차게 나아가는 수민씨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취재 이도연 리포터 ldy@naeil.com
사진 이의종
자율주행 자동차 경진대회 참가로 진로 구체화
초·중학교 시절, 방송반에서 활발하게 활동했던 수민씨의 꿈은 방송 프로듀서였다. 그러다 우연히 중3 때 학교에서 공학 리더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컴퓨터 프로그래밍의 재미에 빠졌다. 코딩을 통해 시스템 제어, 특히 오픈 소스 하드웨어 플랫폼인 아두이노를 활용해 직접 로봇을 만드는 과정이 무척 흥미로웠다. “레고를 조립할 때면 몇 시간이고 자리를 뜨지 않고 몰두했어요.
설명서를 따라가며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과정이 짜릿했죠. 코딩을 접하면서 ‘설명서를 직접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수민씨는 기계공학의 바탕이 되는 컴퓨팅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을 살려 IT 동아리에서 3년간 활동했다. 교내외 다른 동아리와의 연합 활동을 통해 다양하고 폭넓은 융합 탐구 경험도 쌓았다. 그중 2학년 때 한성과학고 뇌과학 동아리와의 연합 활동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이미지나 영상 인식에 주로 사용되는 딥러닝 모델인 CNN(합성곱 신경망)으로 뉴런 신경 세포의 신경 처리 과정을 직접 설계했다.
친구들과 함께 팀으로 참가한 ‘현대 모비스 청소년 공학 리더 자율주행차 경진대회’는 꿈이 자율주행 자동차로 구체화된 계기가 됐다. “자율주행 기술의 문제점을 직접 발견하고 개선점을 찾아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데 그치지 않고 최적의 알고리즘을 설계해 코스를 최대한 빨리 정확하게 완주하는 대회였죠. 이론 중심의 공부를 할 때와 비교도 안 될 만큼 심장이 뛰었어요.
3년 동안 대회에 참가하면서 자율주행 분야로 진로를 굳혔어요.” 수민씨는 고1 때 총학생회 활동도 놓지 않았고 학급 임원은 물론 영상 제작 자율동아리, 방과 후 학교 스포츠 클럽에도 참여했다. 내신 공부와 수행평가만으로도 벅찬 고등학교에서 어떻게 많은 활동을 해낼 수 있었을까? “고등학교 생활은 단 한 번뿐이잖아요. 하고 싶은 일은 모두 도전해보고 싶었어요. 내신 시험을 한 번 겪어보니 무모한 도전인가 싶었지만, 후회는 없었어요. 신나게 춤추면서 땀을 흠뻑 쏟고 나면 스트레스가 날아가더라고요.” 한번 시작한 일은 꼭 해내고 만다는 수민씨는 고등학교 3년을 지나며 ‘불가능은 없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교내외 대회 수상 기록과 자기소개서 비중 있게 평가하는 한국뉴욕주립대
수민씨는 기계공학과 AI를 기반으로 자율주행 자동차를 연구하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해외 대학 진학을 고려했다. 하나고에서 모든 수업이 영어로 진행되는 AP(Advanced Placement) 과정을 다수 이수했는데, 대학 수준의 수업이라 해외 대학 커리큘럼에 잘 적응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평소 의지하던 영어 선생님과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학습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한국뉴욕주립대 기계공학과에 지원을 결정했다.
수민씨의 대입 전략은 집중과 선택이었다. 카이스트, 고려대 스마트모빌리티학부, 한국뉴욕주립대 기계공학과에 지원했는데 한국뉴욕주립대와 카이스트는 수시 지원 제한 횟수에 포함되지 않는 학교이므로 사실상 수시 지원은 한 곳만 한 셈이다. 한국뉴욕주립대 기계공학과는 봄·가을학기에 모두 지원 가능하다. “봄학기에는 1월 중순까지 3차에 나누어 지원할 수 있어요. 선착순으로 심사하고 합격을 통보하는 롤링 어드미션(Rolling Admission) 제도로 심사하기 때문에 의지가 확고하다면 일찍 지원하기를 추천합니다. 저는 고려대의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을 맞추기 위해 수능을 준비했고 그 외의 시간에는 한국뉴욕주립대에 집중했어요.
” 한국뉴욕주립대는 면접이 없는 대신 고등학교 내신 성적과 토플, 듀오링고(DET) 등의 공인 영어 시험, 영단어 650개 이내의 자기소개서와 추천서를 제출해야 한다. 수민씨는 9월에 지원서를 냈고 수능 전에 장학금을 받고 합격했다. 스스로 생각하는 합격의 비결은 뭘까? “교내외 대회 수상 기록은 학생부에 반영되지 않지만 한국뉴욕주립대는 자기소개서와 에세이를 평가하거든요. 교내외 탐구 활동과 대회에 꾸준히 참여해 의미 있는 성과를 낸 게 주효했다고 생각해요.”
목표는 자율주행 자동차 글로벌 연구원
수민씨는 조부모님 댁을 자주 오갔기에 차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았다. 장시간 운전하시는 부모님이 힘들어 보였고 비바람이 몰아칠 때면 안전 운전에 대한 걱정도 컸다. 그때부터 스스로 운전하고 탑승객이 좋아하는 음악도 틀어주고 실내 온도를 맞춰주는 자율주행 자동차를 상상하게 됐다.
“현재 자율주행 자동차는 모든 환경에서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한 5단계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어요. 자율주행 자동차가 대중화되면 최근 자주 공론화되는 고령 운전자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거예요. 장애인 등 사회 약자를 아우르는 완벽한 자율주행 시대가 곧 열릴 거라고 생각합니다.” 수민씨의 목표는 자율주행 자동차 글로벌 연구원이다. 그가 고등학교 시절 내내 깊은 관심으로 탐구했던 분야가 ‘슬램(SLAM, 기계가 스스로 위치를 파악하고 지도를 작성하는 기술)’이다.
기상 악화나 험난한 지형으로 GPS가 부정확할 때 자동차가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실시간 위치를 파악하는 기술의 완성도를 높이고 싶다는 수민씨. AI 기반의 기계공학뿐 아니라 자율주행 자동차의 윤리 딜레마, 사고 책임을 가리는 AI 헌법 공부도 이어나가는 중이다. “관심 분야가 바뀌면 바뀌는 대로, 때로는 경로에서 이탈하더라도 자신의 목소리를 잘 들어보세요. 시행착오를 겪긴 하겠지만 후회는 없을 거예요.”
나를 보여준 학생부 & 선택 과목
의미 있었던 선택 과목
▒ <AP거시경제> 2학년 1학기에 <AP미시경제>를 배웠는데 선생님이 수업 초반에 10분 정도 최근 경제 이슈나 기술에 대해 분석해주셔서 자연스럽게 거시 경제에 관심이 생겼다. 모둠 활동으로 하이먼 민스키의 경제학 렌즈로 주식 및 코인을 분석하여 발표했다.
▒ <AP컴퓨터과학> 컴퓨터 프로그램 언어를 배우고 직접 프로그램 개발까지 할 수 있는 과목이라 선택했다. 교내 기숙사에서 택배를 받을 때 무질서해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증 절차, 관리자·사용자 분리, 시각화 등을 고려하여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 <고전역학> 이론 물리학의 핵심 과목이라 선택했다. 2학년 1학기에 <물리학Ⅱ>까지 배우고 나니 물리를 수학적으로 분석하고 예측해보고 싶었다. 뉴턴의 운동 법칙에서 실험적으로 증명되지 않는 운동 1법칙과 관련해 보고서를 작성했다.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
1학년
<수학> 기하 공학 도구 사용법을 익히고 여러 방정식이 나타내는 도형을 확인한 후, 도형 이동 시에 위치와 방정식의 변화를 알아봄 <과제연구기초> 아기 울음의 원인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아기가 울었을 때 적절한 대처 방안을 고안하는 모델을 계획함
2학년
<영어독해와 작문> 인공지능, 정보보안에 관심이 있어 ‘도시의 자동차 수요 관리 정책’에 관한 지문을 골라 ‘미래 시대 도시 인프라 구축’에 관한 에세이를 작성함 <AP미시경제> 외부 효과, 탄력성 등의 경제 개념을 적용해 시장 변화를 예측함. 기술 발전에 따른 선제적 규제 마련과 제도 정비를 주장함
3학년
<전산물리학> 세상을 편리하게 만드는 공학 엔지니어가 되기를 희망하며 자율주행, 통신공학, 기계공학에 큰 관심을 보임 <응용지구과학탐구> 실시간 기상 현상을 데이터로 도로 자율주행의 사고 예방 알고리즘을 기획함
주요 창의적 체험 활동
▒ 동아리 활동(1학년) 교내 수학 동아리와 연합 토론 활동에서 손실 함수와 통계학과 관련해 머신러닝의 개념에 대해 발표함. 공학 동아리와 연합하여 ‘교내에서 불편한 점을 해결하는 장치 개발’을 주제로 활동함
▒ 진로 활동(2학년) 다양한 기술 혁신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과 핵심 역량을 논의하는 강연에 참석함. 새로운 기술 환경에서 필요한 적응력과 창의력에 대해 고민함
▒ 자율 활동(3학년) 3분 스피치에서 ‘딥러닝 기술을 활용한 반려카’를 주제로 발표함. 첨단 AI 기술을 활용한 반려 자율주행차와 이동 약자를 위한 따뜻한 공학 기술을 연구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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