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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선택 과목 결정기] 경영 계열진로

사회 교과 선택은 신중히, 미적분·통계 역량도 필요

나의 선택 과목 결정기 2 | 경영 계열진로


이번 사례의 주인공은 경남 지역 일반고에 재학 중인 1학년 학생으로 화장품 브랜드 매니저(BM, Brand Manager)를 꿈꾸고 있다. 재학 중인 학교에 <경제>가 개설돼 있지 않아 2학년 탐구 교과 선택 과목으로 <생활과 윤리> <정치와 법> <생명과학>을 신청했다. 경영학과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의 입장에서는 아쉬운 대목이다. 아직 학교에서 3학년 선택 과목에 대한 안내를 받지 못한 상태로, 이를 보완할 방법을 찾고 있다. 현실적으로 <경제> 과목 이수가 어려운 경우 보완할 방법과 함께, 경영학과 진학과 화장품 BM 진로를 목표로 3학년 선택 과목을 어떻게 결정해야 할지 물어왔다. 이에 서울 동대부여고 김용진 교사가 사례 학생이 재학 중인 학교의 교육과정 편성표와 지역의 교육 여건 등을 고려해 학생의 질문에 응답했다.


취재 홍정아 리포터 jahong@naeil.com  

자료 서울시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


START!

화장품 BM을 꿈꾸면서 경영학과 진학을 계획하는 것은 나쁘지 않은 것 같아. 자 그럼, 희망 학과와 직업을 감안해 선택 과목을 고민하고 결정할 때, 염두에 둬야 할 점은 무엇인지 차근차근 알아볼까.

 

 

학생이 희망하는 전공과 그 이유는?


혼자 일하기보다는 팀을 이뤄 일하고 싶은 성향과 화장품을 좋아하는 점을 고려해 화장품 BM이라는 직업을 희망하게 됐습니다. 경영학과에서 배우는 내용을 토대로 기업의 기획부서에서 일하고 싶어요.

 

경영학을 공부하는 과정에서 얼마든지 다른 진로로 바꿀 수 있으니 편협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돼. 

선택 과목을 결정할 때 어려운 점은 없었니?


저희 학교에는 <경제> 과목이 개설돼 있지 않은데 경영학과를 지원하면서 <경제> 수업을 듣지 않아도 될지 불안합니다. 제가 수학에 자신이 없는 편인데, 3학년 수학 교과 선택을 어떻게 해야 할지도 궁금해요. 

 

 

그렇구나, 화장품 BM이 되기 위해 그동안 어떤 노력을 기울였니?


마케팅 관련 활동이 도움이 될 것 같아 교내 광고기획 동아리에서 활동하고 있어요. 경영학이나 마케팅 전략, 소비자 행동 관련 책도 많이 읽으려고 노력합니다. 최근 화장품 선택 기준으로 떠오른 퍼스널컬러에 관심이 생겨 공부하는 중이고, 화장품을 사용하며 느끼는 불편함이나 개선 사항을 메모하는 습관도 꾸준히 실천하고 있어요.


선생님 ADVICE_ “경영학과 희망하고 화장품 BM 꿈이라면, 수학 교과도 열심히”

 CHECK POINT 01  재학 중인 A고의 교육과정 분석하기

“과목 간 위계·과목 선택권 확대 노력 보여”


경남 지역의 일반고인 A고는 기초 교과 영역에서는 3학년에 <언어와 매체> <화법과 작문> <심화국어> <미적분> <기하> <심화수학I> <영어독해와 작문> <진로영어> <영어권문화> 등 9과목을 제시하고, 각 학기에 세 과목씩 선택하도록 하고 있다. 이 학교의 지정 과목은 국어 영어 수학 체육·예술 생활·교양 교과에서 12개 과목이다.  


서울 동대부여고 김용진 교사는 “A고의 교육과정 편제표를 보면 2, 3학년에서 학생의 과목 선택권을 확대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개별 교과 안에서는 비교적 어려운 과목을 3학년에 개설하고, 과목 간의 위계를 고려한 편성에도 신경을 썼다. 고학년으로 갈수록 과목 선택권이 더 커질 수 있게 설계한 점도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2학년 탐구 과목 선택을 3개로 제한한 점과 3학년 국어 영어 수학의 기초 교과 선택 과목의 선택 폭이 지나치게 좁은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김 교사는 “2학년 탐구 과목 선택 시 과학의 경우 물리 화학 생명과학 지구과학 등 네 영역 중 세 개 영역만 이수할 수 있는 셈인데, 이공계 진로 희망 학생들 입장에서는 아쉬울 수 있다. 특히 3학년에 정하는 기초 교과에서 학교 지정 과목 없이 학생이 매 학기 세 과목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지만, 실제 개설 과목을 보면 학생들이 실질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과목은 적은 편이다. 특히 <미적분> <기하> <심화수학Ⅰ> 등의 수학 과목은 어문·역사·철학 등 순수 인문 계열 전공 희망 학생들에게는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고 짚었다.


 CHECK POINT 02   수강 신청한 선택 과목 진단하기

“경영학·화장품 관심 반영한 과목 선택 구성으로 적절”


2학년 탐구 과목 선택에서 <생활과 윤리> <정치와 법> <생명과학Ⅰ> 세 과목을 신청했다. 역사를 좋아하는 편이어서 처음엔 <정치와 법>이 아닌 <세계사>를 선택했지만, 수강 인원이 적어 성적 확보가 쉽지 않다는 선배들의 조언을 듣고 등급 받기 유리한 과목을 우선 순위로 해 바꿨다. <생활과 윤리> 역시 수강 신청 인원이 압도적으로 많고, 여러 학과에 필요한 지식을 고르게 배울 수 있을 것 같아 결정했다. 


학교에서 사회 2+과학 1의 조합이어야 한다고 해서, 과학탐구 과목은 화장품 BM에게 필요한 학업 역량을 어느 과목에서 배울 수 있을지 가늠해 선택했다. <화학Ⅰ>과 <생명과학Ⅰ> 두 과목을 놓고 고민하다가 사회탐구 과목과 마찬가지로 선택 인원 수가 가장 많은 <생명과학Ⅰ>을 택했다. 제2외국어는 <일본어Ⅰ>을 선택했는데, 중학교 때 방과 후 수업 경험이 있어 결정하기 쉬웠다. 3학년에 배울 선택 과목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ADVICE     A고는 과학Ⅰ 네 과목을 모두 개설하고 있는데, 화장품과 경영학에 관심 있는 학생의 입장에서 <생명과학Ⅰ>을 선택한 것은 적절해 보인다. 사회탐구의 경우 가장 일반적인 두 과목을 신청해 적절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다만 최근 우리나라 화장품 산업이 전 세계 시장으로 진출하면서 각 나라의 문화적 특성을 제품 개발에 반영해야 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다양한 나라의 역사적 배경과 문화적 특성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기초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세계사>나 <세계지리> 수업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재학 중인 학교에 <경제> 과목이 개설돼 있지 않아 아쉽다고 했는데, 확인해보니 교육과정 거점 학교인 경남 함안고에서 <경제>를 공동 교육과정으로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학생의 거주지를 고려했을 때 거점 학교를 찾아가 수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를 이수하고자 한다면, 경남 지역의 온라인 공동 교육과정인 ‘교실온닷’ 활용을 권한다. 현재 <경제> <국제경제> 등의 과목을 운영하고 있고, 매년 각 학교에서 신청을 받아 운영하므로 담당 선생님께 문의하면 가능할 것이다.


 CHECK POINT 03  3학년 선택 과목 결정하기

“수학적 역량 요구하는 경영 계열, <미적분> <심화수학Ⅰ> 수강 추천”


학생은 경영학과 화장품에 관심이 많아 이와 연관이 깊은 관련 과목 위주로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3학년 선택 과목에 대한 구체적인 안내를 아직 받지 못한 상황이다.


김 교사는 “일반 사회 영역의 과목으로 여러 분야에서 활용도가 높고, 수능에서도 많은 학생이 이수하는 과목인 <사회·문화>를 우선적으로 선택하면 좋겠다. 나머지 두 과목은 <동아시아사> <사회문제탐구> <생활과 과학> 안에서 고르길 추천한다”고 말했다.
학생이 진학을 희망하는 경영 계열의 경우 다른 인문·사회 계열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리적 역량에 대한 요구가 강한 편이다. 

 

김 교사는 “수학 교과에서는 <심화수학Ⅰ>과 <미적분> 수강을 권한다. 학생이 수학 학습에 부담을 느낀다면 <미적분> 대신 국어나 영어 교과에서 한 과목을 더 신청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이 경우엔 특정 학기에 수학 과목을 아예 배우지 않게 돼 학습 공백의 우려가 있다”고 조언했다. 


국어 교과의 경우 <언어와 매체> <화법과 작문>은 수능 선택 과목이므로 한 학기에 한 과목씩 두 과목을 모두 배워본 다음, 수능 응시 과목을 정해도 무방하다.   

 

 ADVICE   수학 교과의 <심화수학Ⅰ>은 <수학Ⅰ> <수학Ⅱ> <미적분>의 일부 내용을 압축 심화해 배우는 과목이다. 따라서 수능을 대비하는 학습 효과도 기대할 수 있으므로 3학년에 이수하는 것이 나쁘지 않다. 영어 교과에서는 학교에 개설된 세 과목 중 어느 과목을 신청해도 무난하다. 

 

<영어독해와 작문>은 가장 기본적인 과목으로 다수의 학생이 신청하고, <영어권문화>와 <진로영어>도 경영학을 전공하려는 학생의 입장에서 도움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동아시아사>는 역사를 좋아하는 학생의 성향을 고려한 것이고, <사회문제탐구>는 사회 트렌드를 읽어야 하는 화장품 BM에게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생활과 과학>은 ‘아름다운 생활’ 영역에서 샴푸 세안제 화장품 염색 펌 등에 숨은 과학 원리를 다룬다. 학생의 희망 진로를 생각하면 재미있게 수업을 들으며 전공 적합성을 살리기 좋은 과목이다. 교양 과목에서는 <심리학> 수강을 추천한다. 

 


 CHECK POINT 04   선택 과목 외 진로 탐색 방법


“뷰티 트렌드 읽는 안목, 인터넷 활용·문서 작성 능력도 중요”


브랜드 매니저는 제품의 기획부터 출시까지 모든 과정을 총괄하는 책임자다. 김 교사는 “대학 졸업 후 바로 브랜드 매니저가 될 수 있는 건 아니다. 화장품 회사의 마케팅 부서에 들어가 하나씩 업무를 익힌 후에야 가능하다. 특히 화장품 등 뷰티 트렌드는 시대와 상황에 따라 빠르게 바뀌기 때문에 변화하는 면들을 잘 읽고 따라잡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비자의 마음을 읽어야 성공적인 제품 브랜드 개발이 가능하므로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의 의견을 파악하고 수용하는 경험을 자주 해보는 것도 의미 있다. 마케팅 전반에 대한 지식뿐 아니라 광고나 미디어 운영에 대한 지식도 필요하다. 특별한 자격증이 있어야 하는 건 아니지만 인터넷 활용 능력과 문서 작성 능력도 중요하다.   

 

 ADVICE    고등학교 단계에서부터 화장품 관련 자료와 정보를 다양하게 수집하고 정리하는 활동을 열심히 한다면 도움이 될 것이다. 경영학과 진학을 위한 교과 연계 활동으로 경영·경제 관련 동아리 활동이나 학생회 활동, 주요 경제적 이슈에 대한 자료 조사 활동과 토론 학습 경험, 후배 멘토-멘티 활동, 학습 지도 도우미 활동 등을 본인 상황에 맞춰 진행하는 것도 권할 만하다. 


관련 독서 활동도 중요하다. 경영학과 전공 연계 도서로는 <경영학 콘서트> <원인과 결과의 경제학> <통섭> <오리지널스> <클라우스 슈밥의 제4차 산업혁명> <잘 산다는 것>  <죽은 경제학자의 이상한 돈과 어린 세 자매> <사당동 더하기 25> <피케티가 되살린 마르크스 자본론> 등을 추천한다. 


 CHECK POINT 05   진로에 맞는 학교생활 설계하기

 

“수학 교과에 대한 흥미 높이고, 협업·의사소통 능력 쌓아야”


경제·경영 분야에서는 최적화를 추구하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미적분의 개념이 중요하게 활용된다. 또 사회적 현상을 이해할 때 통계적 처리의 의미를 정확히 알고 해석할 수 있어야 한다. 김 교사는 “사례  학생의 경우 수학 교과에 대한 흥미가 상대적으로 낮다고 했는데, 그렇더라도 통계 영역과 미적분 관련 내용만큼은 충분히 학습하기를 권한다”고 강조했다. 영어 교과의 중요성도 간과해선 안 된다. 김 교사는 “영어는 최근 우리나라 기업들의 해외 투자와 해외 연계 사업이 늘고 있는 점, 대학에서 영어로 진행하는 수업이 증가하는 현상 등을 고려해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ADVICE    경영학과를 지원하면서 브랜드 매니저라는 목표를 갖는 것은 좋으나, 너무 한쪽으로 편협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경영학을 공부하는 과정에서 얼마든지 다른 진로로 진출할 수 있다. 브랜드 매니저가 되기 위해 경영학과 졸업이 필수적인 것도 아니므로, 보다 넓은 시각으로 학과와 직업 정보에 접근하면서 과목 선택을 하기 바란다. 



상담을 마치고 나서 


“그동안 선택 과목에 대해 무지했는데, 3학년 선택 과목의 방향을 잡을 수 있게 돼 기쁩니다. <경제> 과목 이수에 대한 고민도 해결됐습니다. 선생님 조언대로 <미적분>과 <심화수학Ⅰ>에도 도전하고 싶어요, 인문 계열 안에서도 수리 능력을 많이 요구하는 경영학과를 목표로 하는 만큼, 수학 공부를 더욱 열심히 하리라 다짐해봅니다. 이번 상담을 통해 제 꿈에 대한 확신이 더욱 견고해진 것 같아요. 도움을 주신 선생님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