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문제 탐구에서 소프트웨어 활용까지
<진로와 직업> 수업 안에서 미래를 설계해요
교양 교과 선택 과목 돋보기 18 | 진로와 직업
<진로와 직업>은 대학 진학이나 졸업 후 취업뿐 아니라 평생 살면서 자신의 진로를 준비하고 설계하기 위해 꼭 필요한 과목이다. 교양 교과에 속한 10개 일반선택 과목 중 선택 비율이 가장 높고, 수업을 개설한 학교도 많다. 특히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과목 선택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진로·진학 상담 교사의 수업과 별개로 <진로와 직업> 과목을 가르치는 학교가 크게 늘었다. 창의적 체험 활동의 진로 활동이나 다른 교과의 내용과 연계해 수업을 진행할 수 있는 만큼, 다양한 수업 형태 구현이 가능하다.
취재 홍정아 리포터 jahong@naeil.com
도움말 김용진 교사(서울 동국대사범대학부속여자고등학교)·배정숙 교사(충북 보은고등학교)
자료 <2015 개정 교육과정 선택 과목 안내서>
다른 교과, 창의적 체험 활동 진로 영역과 융합·연계 수업
<진로와 직업>은 과목 성격상 다양한 수업 내용을 반영하기 수월한 과목이다. 큰 틀의 고등학교 진로 교육 활동 안에서 <진로와 직업> 과목의 성격을 정하고, 다른 과목이나 창의적 체험 활동과 연계해 가르친다.
서울 동대부여고 김용진 교사는 “상황이나 여건에 따라 어떤 학교는 진로·진학 상담 교사가 창의적 체험 활동의 진로 영역을 맡아 수업하기도 하고, 어떤 학교는 <진로와 직업> 수업을 직접 하기도 한다, 서울의 경우 학생들의 진로·진학 업무를 주관하는 본청 부서에서 진로·진학 상담 교사가 <진로와 직업> 과목의 수업을 맡을 것을 권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취지에 맞는 <진로와 직업>의 학습 설계 방향은 융합·연계 교육, 학습자 중심 교육이다. 주제나 영역별로 차별화된 교수·학습법을 활용할 수 있는데, 예를 들어 ‘자아 이해와 사회적 역량 개발’ 영역에서는 진로·직업 관련 사이트나 각종 표준화된 검사, 직업카드 등을 활용하는 식이다.
‘일과 직업 세계 이해’ ‘진로 탐색’ 영역에서는 진로·직업 관련 사이트나 신문·방송 매체, 현장 체험 학습, 외부 인사를 활용해 학생들이 다양한 학습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진로 디자인과 준비’ 영역에서는 학생 개개인의 진로 계획을 효과적으로 세우기 위한 수업을 다양하게 실시한다.
진로·직업·대학·학과 정보 탐색으로 진학 지도와 연계
서울 동대부여고의 <진로와 직업> 수업에서는 진로 심리 검사를 비롯해 학과와 직업 정보 탐색, 그와 관련한 학생들의 발표 활동과 보고서 작성 등을 한다.
김 교사는 “그 외에 학생들의 과목 선택을 돕기 위해 일정 시수를 교육과정 부분에 할애해, 학교 교육과정의 선택 과목 안내 시간을 별도로 진행한다. 수업 시간을 활용해 학생 개인별로 과목 선택에 대한 상담도 실시한다”고 설명했다.
<진로와 직업> 수업은 학교에 따라 1학년부터 3학년까지 여러 학기나 학년에 걸쳐, 또는 한 학기만 선택해 운영할 수 있다. 일부 학교는 3학년의 진학 지도 측면에서 <진로와 직업> 과목을 개설해 운영하기도 한다. 고등학교 교양 교과인 <진로와 직업>은 성적 산출 없이 Pass/Fail로만 평가한다.
아두노이드, 앱인벤터 등 소프트웨어 활용한 프로젝트 수업도
충북 보은고의 <진로와 직업> 수업은 1학년을 대상으로 일주일에 한 번, 2학기에 걸쳐 진행됐다. 이 학교 배정숙 교사는 “수업 시작 전 왜 진로 탐색이 중요한지, 시대의 흐름과 변화와 함께 수업의 필요성을 학생들에게 충분히 이해시킨다. 진로 교육의 목표에 맞춰 디자인 싱킹을 비롯해 메이커 교육, 기업가 정신 등 다양한 주제와 교육 방법을 활용해 수업한다. 2, 3학년은 교과가 아닌 창의적 체험 활동의 진로 활동 영역에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진로와 직업> 수업 시간에 학생들은 8가지 사회 문제 중 관심 있는 하나를 정해 문제의 본질을 찾아 자료를 조사하고, 이 문제가 우리나라와 지역 사회, 학교 그리고 나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확장해 생각한 다음, 해결 방법까지 도출하는 과정을 경험한다. 배 교사는 “모든 수업은 토의·토론을 기본으로 아두이노와 앱인벤터 등을 활용한 프로젝트 형태의 학생 중심이다. 이 수업 과정 안에서 시험 점수나 성적으로는 미처 알 수 없었던 학생의 또 다른 모습과 역량을 발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Mini interview <진로와 직업> 배워보니
“마케팅에서 광고홍보로 진로 구체화하는 데 도움 준 수업”
김나영
서울 동대부여고 졸업
Q. <진로와 직업> 수업을 듣게 된 계기는?
미디어와 마케팅 쪽으로 진로를 희망했지만, 내 꿈을 구체화하려면 <진로와 직업> 수업이 도움이 될 것 같았다.
Q. <진로와 직업> 수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내용이 있다면?
온라인 과제로 커리어넷과 워크넷을 검색해 진로 동영상을 시청하고, 직업 정보를 조사하는 활동이 있었는데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구글이나 애플 등 세계적 기업의 공통점이 좋은 사업 파트너를 둔 사실이라는 점도 수업 시간을 통해 알게 됐다. ‘사업 파트너를 두면 수익이 반으로 줄어드니 손해일 것’이라는 일차원적인 생각을 바꿀 수 있었다.
Q. <진로와 직업> 수업이 진로 희망을 결정하는 데 어떤 도움이 됐는지?
진로에 따른 각 대학의 학과 정보를 비교해보는 시간이 유익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진로를 구체화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 성인이 됐을 때 어떤 사회적 역량이 필요한지도 배웠다. 평소 내가 흥미를 느끼는 것이 무엇인지 주의 깊게 살펴보라는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나서, TV광고를 열심히 보면서 비판적으로 평가하는 내 모습을 발견했다. 이 일을 계기로 광고홍보학과에 진학하겠다는 목표를 갖게 됐고, 지금은 광고대행사의 AE(Account Executive)라는 구체적인 직업을 꿈꾸고 있다.
Q. <진로와 직업> 수업을 통해 느낀 점이 있다면?
학교에 진로 담당 선생님이 계시긴 하지만, 전교생의 진로에 대해 자세히 안내해주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진로와 직업> 수업 시간과 그 안에서 수행한 과제들이 내 진로를 구체화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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