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수학적 성질 찾는 <수학과제탐구> 거창한 소논문 NO! 순수한 호기심이 최고의 주제
수학교과 선택 과목 돋보기 7 | 수학과제탐구
<수학과제탐구>는 ‘수학’을 활용해 특정 ‘과제’를 탐구하는 과목이다. 생소한 과목이기에 과고처럼 소논문을 작성하거나 거창한 주제를 정해 탐구 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럴 필요가 전혀 없는 과목이라는 게 <수학과제탐구> 수업을 진행한 수학 교사들의 설명이다. 실제 수업 운영 사례와 함께 <수학과제탐구>의 핵심인 주제 찾는 노하우를 소개한다. 일단 부담감부터 떨쳐버리길!
취재 민경순 리포터 hellela@naeil.com
도움말 김영선 교사(경남 남해해성고등학교)·김미주 교사(서울 하나고등학교) 임금림 교사(충남 논산대건고등학교)
소논문 주제를 찾아야 한다는 부담부터 버릴 것!
<수학과제탐구>는 진로선택 과목으로, 보통 2학년에 편성된 학교보다는 3학년에 편성된 경우가 많다. <수학과제탐구> 모델 교과서 집필에 참여했던 서울 하나고 김미주 교사는 “<수학과제탐구>는 과고 소논문 수준의 어려운 탐구 보고서를 작성하자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과목이 아니다. 생활 속 궁금했던 것 또는 수학 공부를 하다가 궁금했던 내용, 더 알아보고 싶었던 것, 수학 교양 도서를 읽다가 궁금했던 것 등 어떤 주제라도 괜찮다. 그 속에서 수학적 성질을 찾고, 탐구해보자는 데 의미가 있다. 거창한 주제로 진행하다가 막혀서 주제 선정부터 다시 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순수한 호기심에서 시작하는 게 가장 내실 있는 주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방정식에서 허근은 좌표평면에 표현할 수 없다는 것을 배웠다면 복소수를 좌표평면에 시각적으로 나타내는 방법을 탐구해볼 수도 있고, 수학 교과서에서 단원 끝에 소개하는 ‘읽기 자료’ 코너를 활용해 주제를 선정할 수도 있다.
김 교사는 “만약 수학 교과서의 읽기 자료에 나온 2×2 큐브에 색칠 가능한 경우의 수 내용을 읽었다면 N×N 큐브의 색칠 경우의 수 공식을 유추하는 과제 탐구를 주제로 정할 수도 있다. 또는 학교 급식 메뉴와 매점 매출과의 관계를 탐구할 수도 있고, 매점 구매 품목을 조사해 마케팅 전략을 세워볼 수도 있다. 평소 관심 있는 분야에서 주제를 찾아보면 크게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교과서 없지만, 큰 틀 있으니 막연해 마라
<수학과제탐구>는 교과서는 없지만 교육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모델 교과서와 사례집을 제작해 학교에 배포했다. 따라서 합의된 큰 틀 속에서 다양한 주제와 방식으로 수업이 진행된다. 물론 학생이나 교사의 역량에 따라 수업 방식이나 수준은 다양할 수 있다.
충남 논산대건고 임금림 교사는 “<수학과제탐구>에서는 문헌 연구, 사례 조사, 수학 실험, 개발 연구 등 4가지 탐구 방법을 제시한다. 각 탐구 방법에 해당하는 예시를 통해 학생들은 궁금한 주제를 어떤 방식으로 접근해야 하는지를 배운다. 온라인 개학으로 수행평가의 일부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논산대건고는 주제 선정 발표, 탐구 결과 발표, 논문 요약, 수학 ucc 만들기 등으로 시행할 예정이었다”고 설명한다.
<수학과제탐구>를 공부하다 보면 설문이나 자료 분석, 통계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임 교사는 “통계청에서 개발한 실용통계 프로그램 ‘통그라미(tong.kostat.go.kr)’를 이용하면 설문지 만들기, 자료 수집, 통계 분석, 보고서 작성까지 가능하므로 활용해보면 좋다”고 귀띔한다.
2019년 2학년을 대상으로 <수학과제탐구>를 진행했던 경남 남해해성고 김영선 교사는 “2학년은 수학을 깊이 있게 공부한 상태가 아니어서 수학적 깊이보다는 실생활 속에서 또는 진로와 연관해 다양한 수학적 상상력을 유발하려고 노력했다. 평가는 생활 속 곡선의 넓이 측정 탐구, 수학 탐구와 관련된 독서 활동 보고서, 진로와 관련된 수학적 문제점 분석, 교과서에서 본 여러 가지 현상에 대한 탐구 보고서 작성 등 4번의 수행평가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생활 속 곡선의 넓이 측정 탐구 주제로는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 다각형과 곡선이 섞인 학교 운동장의 면적을 측정하게 했다. 학생들은 단위면적당 풀의 양을 측정하거나 자전거 바퀴를 굴려 원주를 활용하는 방법, 인터넷 지도 활용 등 운동장의 면적을 측정하는 다양한 방법을 제시했다.
진로와 연계해 김 교사는 “학생들의 생각이 수학적으로 또는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경우도 있었지만, 주어진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나갈 수 있을지 방법을 탐색하고 활동해보는 과정을 통해 수학적 사고력을 확장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Mini interview <수학과제탐구> 배워보니
운동장 면적 구하기, 독서실 찾는 이유 수학적으로 바라보기
김민회
경남 남해해성고 졸업
Q. <수학과제탐구>를 선택한 이유는? 관심 진로는?
평소 궁금했던 내용이나 교과서에서 배운 내용을 활용해 수학적 근거를 탐구하는 과목이라는 점이 끌려서 선택했다. 수학적 내용이 다양한 분야에 활용된다는 걸 알면 수학 공부를 더 열심히 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도 선택 이유였다.
Q. 기억에 남는 수업은?
운동장 면적을 다양한 방법으로 구해본 수업은 막연하면서도 신선했다. 여러 방법을 고민하다가 인터넷 지도로 학교 운동장을 검색, 운동장 모양을 본떠 다각형으로 표현할 수 있는 부분과 곡면으로 표현되는 부분을 구분한 뒤 곡면으로 표현된 부분을 좌표평면에 붙여봤다. 그랬더니 삼차함수 모양이 나왔고, 정적분을 이용해 넓이를 구할 수 있었다.
Q. 진로와 연계해 탐구한 내용은?
평소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이 많은데, 왜 우리는 돈을 주고 독서실을 다닐까 궁금했었기에, 이 주제로 사례 조사를 했다. ‘독서실 공간 디자인이 학교 교실보다 집중이 잘 되게 되어 있다’는 가설을 설정하고, 독서실의 공간, 조명, 가구 등의 영향 관련 자료와 설문 결과를 토대로 결론을 도출했다.
Q. <수학과제탐구>를 선택할 후배들에게 조언한다면?
일단 자신이 가진 궁금증에서 주제를 정해 알아가길 권한다. 과제탐구라고 해서 거창한 것을 찾아야 한다는 부담을 버리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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