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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과목 돋보기] 경제수학

경제 개념에서 수학 찾기  수학 역량보다  논리적 사고 중요!

 수학교과  선택 과목 돋보기 5  |  경제수학


<경제수학>은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 등 일반 수학 과목과는 성격이 다르다.  수학 개념을 경제라는 분야로 한정해 접근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회탐구 과목 중 <경제> 과목을 이수한 학생이 <경제수학>을 들으면 효과 만점! 경제나 경영 등 상경 계열뿐 아니라 사회 현상을 학문적으로 접근하는 사회과학 계열 진학을 염두에 둔 학생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과목이다.


취재 민경순 리포터 hellela@naeil.com

도움말 박지현 교사(서울 반포고등학교)·임금림 교사(충남 논산대건고등학교)

 



경제와 수학의 만남, 어려울 거라 미리 긴장할 필요 없어


<경제수학>은 <수학Ⅰ>을 학습한 후, 경제와 금융의 기본 개념을 수학적으로 접근해 이해하는 진로선택 과목이다. <경제수학>은 ‘수와 생활경제’ ‘수열과 금융’ ‘함수와 경제’ ‘미분과 경제’ 영역으로 이뤄졌다. 각 영역은 ‘비율과 비례’ ‘지수와 수열’ ‘함수와 그래프’ ‘함수와 미분’ 개념 등을 활용한다. 


서울 반포고 박지현 교사는 “2019년에 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연합형 교육과정 <경제수학>을 진행했다. <경제> 과목을 꼭 선이수하지 않아도 <경제수학>에 등장하는 경제 개념이 중등 <사회>와 고1 <통합사회>에서 배운 내용이라 크게 어렵지 않다. 수학 개념 역시 고1 때 함수를 배웠고, 미분 개념도 2학년 때 배우기에 겁먹을 필요가 없다. <경제수학>은 수학적 역량보다는 논리적 사고가 더 중요한 과목”이라고 전했다. 



집중이수제로 밀도 있는 수업 가능해


박 교사는 “일주일에 한 번 수업을 하는 집중이수제 형태라 밀도 있는 수업을 구성하려고 노력했다. 본격적인 수업에 앞서 학생들에게 교과서를 정독한 뒤 핵심 내용을 정리해 서클맵을 작성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1단원의 '수와 경제생활' 중 경제지표에 대한 수업이라면, 서클맵(마인드맵의 한 종류)을 통해 수학 개념을 정리하고, 그 수학 개념이 사용되는 경제 개념이나 용어를 정리하는 방식이다. 

 

박 교사는 “‘수와 생활경제’ 단원에서 배운 경제지표, 환율, 세금 등의 개념이 등장한 미디어 자료를 조사해 분석하는 수행평가를 했다. 한 학생이 소비자 물가지수 기사를 발췌하고, 소비자 물가지수의 의미, 소비자 물가지수가 이용되는 곳, 전년 대비 상승률, 소비자 물가지수 추이, 전문가 입장, 정부 입장, 본인 생각까지 정리해 발표했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세금과 관련해서는 디지털세와 부유세에 대해 열띤 논쟁을 벌였고, 엔화를 달러로 바꾸고 다시 유로와 원화로 바꾸는 과정을 통해 환율, 화폐 가치를 공부해나갔다. ‘수열과 금융’ 단원에서는 복리를 적용해 연금 상품을 설계했는데 학생들이 설계한 연금액도 다양했다. 학생들은 자신이 설계한 연금 상품을 소개하고, 이율을 정한 기준과 연금 지급 개시 나이에 받게 될 금액을 발표하면서 가용 소득, 자금 운용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도 가졌다. 



전자기기 활용으로 수업 완성도 높여


충남 논산대건고 임금림 교사는 “<경제수학>은 대체로 학생들과 토론하고 발표하는 수업 중심이다. ‘미분과 경제’ 단원에서는 학교 축제를 앞두고 판매할 물건의 종류를 정하고 이차함수식과 도함수를 활용해 예상 판매량과 최대 매출을 위한 적정 가격, 최대 순이익을 위한 적정 가격을 산출해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자신이 10년 뒤 받을 연봉, 근로소득, 과세표준, 산출세액, 결정세액을 통해 환급받을 세금이 얼마인지 연말정산도 했다. 각 나라의 통화 가치와 물가지수를 가늠하는 스타벅스 지수와 빅맥 지수를 공부할 때는 신라면 지수를 찾아내 학생들이 즐거워했던 기억도 난다”고 설명했다. 

함수와 경제 단원에서는 <경제의 속살1(이완배)>에 나오는 ‘죄수의 딜레마’, 즉 개인의 이기적인 행동이 사회 전체적으로 최대의 이익을 만들지 못한다는 이론에 대해 활발한 토론도 이뤄졌다. 수업 시간에 노트북이나 휴대전화를 허용해 수업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다는 게 임 교사의 설명이다. 

 


Mini interview <경제수학> 배워보니

“모의 연말정산 수업,  진짜 받는 것처럼 뿌듯했어요”

노명주

충남 쌘뽈여고 졸업



Q <경제수학>을 선택한 이유는?


경제학과 진학을 희망했는데, <경제수학>을 들으면 도움이 된다는 얘기를 들었다. 2학년 1학기에 <경제>를 배웠고, 수학 과목을 좋아하기 때문에 큰 고민 없이 선택했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수업은?


<경제수학>은 지금까지 배웠던 수업과는 달랐다. 내신 등급을 산출하지 않고, 수능 과목이 아니라서 그런지 진도 중심 수업보다는 활동 중심 수업으로 진행됐다. 신선하고 재밌었다. 특히 스타벅스 지수와 연말정산 관련 수업이 기억에 남는다.



Q 연말정산 수업을 소개한다면?


평소 세금에 관심이 많았다. <경제수학>에서 세법에 따라 연말정산을 어떻게 하는지 배우고, 실제 자신이 사회인이 됐을 때 초봉을 기준으로 연말정산을 해보는 형태로 수업이 진행됐다. 나를 비롯해 친구들은 원하는 직업의 연봉을 검색하는 것에서 시작했다. 연말정산을 하기 위해 근로소득을 계산하고, 과세표준을 계산하기 위해 카드 사용액, 보험료 등을 예상해보고, 과세표준으로 산출세액도 따져봤다. 최종 환급 금액까지 계산했는데 다행히 환급을 받을 수 있었다. 진짜 받는 것처럼 뿌듯했다. 하하. 



Q <경제수학>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수학이 실생활에 얼마나 중요하게 사용되는지를 <경제수학>을 배우면서 가장 크게 느낄 수 있었다. 특히 <경제> 시간에 배운 내용을 <경제수학>에서 수학적으로 풀어내니 이해도 쉽고 재밌었고, 진로에 관한 관심도 확장할 수 있었다. 교과서에서 ‘농부의 역설’이라는 제목으로 수요와 공급의 탄력성에 관한 내용을 배웠는데, 수업을 들으며 농부의 안정적 수입을 위해 다양한 국가 정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적에 대한 부담 없이 진로에 관한 관심을 키울 수 있어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