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 과거·현재·미래 고찰하는 책 읽기
취재 백정은 리포터 bibibibi22@naeil.com
도움말 김세헌 교수(고려대학교 식품공학과)·문갑순 명예교수(인제대학교 식품생명과학부)
자료 커리어넷 학과 정보·각 대학 학과 홈페이지
전공 파헤치기
식품에 관한 A to Z
식품공학이 어떤 학문인지 궁금하다면? 편의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수많은 즉석 조리 식품들을 떠올려보면 바로 알 수 있다. 식품공학은 식품의 원료·개발·가공·유통·소비 등 식품에 관한 모든 것에 대한 연구를 통해 더 맛있고 몸에 좋고 편리하고 안전한 식품을 만들어내는 학문이다.
대부분의 식품 원료가 동식물에서 유래하므로 식품공학을 공부하려면 화학·미생물학·물리학 등의 기초과학부터 생명공학·유전공학·전자공학·영양학·경제학 등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분야의 지식을 필요로 한다. 식품공학과 함께 인간 생존의 필수 요소인 식품을 대상으로 하는 학문으로 식품영양학이 있다.
식품영양학은 영양학적으로 건강한 식생활을 연구하는 데 초점을 둔다는 점에서 식품공학과 차이가 난다. 이 밖에도 식품자원경제학과 식품산업관리학과 식품산업외식학과 식품유통학과 등 식품 관련 학과들이 다양하게 개설돼 있다.
전공 적합'생' 되려면?
도전 정신·창의성·응용력 있다면 OK
"우리가 일상에서 맛있게 먹고,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하고 있는 여러 가지 신선 식품과 가공 식품들은 모두 식품공학자들의 끊임없는 도전으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식품공학과 진로에 관심이 있다면 더 나은 식품을 개발하고자 하는 도전 정신, 다양한 첨단기술을 식품에 적용할 수 있는 창의성과 응용력을 갖추도록 노력해보세요.근래 들어 1인 가구의 증가 등과 같은 사회 변화로 인해 식생활도 많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단순 조리 과정을 거치거나 별도 조리 없이 바로 섭취할 수 있는 형태로 제조된 HMR(가정 간편식·Home Meal Replacement)의 생산과 소비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을 예로 들 수 있어요. 생활 수준의 향상으로 맛있으면서도 안전하고 건강에 좋은 식품에 대한 요구도 높아지고 있죠. 이에 따라 식품 관련 분야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식품공학의 중요성이 더 커지면서 식품공학과 졸업생들의 미래도 활짝 열렸습니다."_ 고려대 식품공학과 김세헌 교수
ONE PICK! 식품공학과 전공 적합서
<사피엔스의 식탁>
지은이 문갑순
펴낸 곳 21세기북스
식품의 문명사적 의미 짚어보기
이 책은 인류의 삶을 지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온 밀·쌀·옥수수 등 3대 작물과 감자, 콩, 소금, 생선, 설탕 등 9가지 식품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인류의 역사를 ‘굶지 않고 살아남기 위한 투쟁’으로 바라보며 역사적으로 큰 의미를 가진 식품들을 담론의 장으로 끌어낸다.
인류가 식품을 차지하기 위해 노력해온 과정은 사실상 인류의 진화를 이끌고 문명을 발전시킨 가장 큰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중요성에 비해 식품에 대한 문명사적 고찰이나 미래의 식량 환경에 대한 논의가 아직은 부족하다고 지은이는 지적한다.
책을 쓴 인제대 식품생명과학부 문갑순 명예교수는 “스스로를 호모 사피엔스라고 부르며 고귀한 존재라고 믿는 인간이, 먹어야 한다는 동물적인 욕구를 애써 외면한 결과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음식은 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문명 발전의 원동력인 만큼 그 중요성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인류가 현재의 풍요로운 식생활을 얻기 위해 매진하는 동안 삶의 근간인 지구에 엄청난 부담이 가해졌고 환경적으로 많은 문제가 불거졌다. 많은 문제를 지닌 현재의 식량 시스템에서 방향을 바꿀 수 있을지, 현재의 풍요로움을 유지하려며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해봐야 할 때라고 문 교수는 강조했다.
식품공학과 진로에 관심이 있다면, 이 책을 통해 인간이 존재하는 한 모든 때, 모든 곳에 존재할 식품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는 계기를 가져보자.
네 꿈을 응원해! 선배의 독서와 진로 이야기
고려대 식품공학과 조성준
"<배신의 식탁> <같기도 하고 아니 같기도 하고> 추천해요"
Q. 식품공학과에 진학하게 된 동기는?
A. 어린 시절부터 세상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식품공학과가 제가 활약할 수 있는 학과라는 생각이 들었죠. ‘I am what I eat(먹는 것이 바로 나 자신이다)’라는 말처럼 식품이 세상에 미치는 영향력과 중요성이 크다는 걸 느꼈거든요.
마침 화학과 생물에 대한 흥미도 많았고요. 고교 때 식품과 관련된 연구·독서·동아리 활동 등을 활발하게 하면서 식품 개발 연구원의 꿈을 키웠고, 식품공학과 진로에 확신을 갖고 진학하게 됐습니다.
Q. 후배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A. 식품공학은 화학과 생명과학을 기본으로 해서 수학과 물리 등 공학적 요소의 비중이 큰 학문입니다. 화학과 생명과학에 관심이 없거나 잘하지 못하면 전공 공부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요. <화학Ⅰ·Ⅱ> <생명과학Ⅰ·Ⅱ>를 열심히 공부해두면 좋을 것 같아요. 제 경우 실험 수업과 동아리 활동을 통해 더 깊게 이해하려고 노력했죠. 수시를 준비하는 후배들도 저처럼 이 과목들을 식품과 연결시켜 깊게 공부한다면 도움이 될 거예요.
<배신의 식탁>
지은이 마이클 모스
옮긴이 최가영
출판사 명진출판
"고등학교 때 식품공학으로 진로를 결정하고 해당 분야를 더 깊이 알기 위해 관련 도서를 찾다가 알게 된 책입니다. 처음에는 가볍게 훑어볼 생각이었는데 너무 재미있어서 꽤 두꺼운데도 끝까지 읽었어요. 재미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어요. 영어 제목인 <sugar, salt, fat>에서 알 수 있듯이 다국적 식품 기업에서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를 세 가지 조미료를 통해 적나라하게 보여주죠. 식품공학이라는 학문이 식품 기업과 소비자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깨달았어요. 식품 개발자라는 진로에 확신을 갖게 해준 책입니다."_ 조성준
<같기도 하고 아니 같기도 하고>
지은이 로얼드 호프만
옮긴이 이덕환
출판사 까치
"식품공학에서 배우는 과목들은 다양한 분야의 지식이 혼합돼 있어서 읽고 싶은 분야의 책을 자유롭게, 폭넓게 읽으면 좋아요. 하지만 가장 중요한 화학, 생명과학 관련된 책들을 특히 많이, 깊게 읽을 것을 권해요. 이 책은 제가 고등학생 때 읽었는데 대학교 1학년 화학 강의에서 교수님도 언급하셨을 정도로 유명한 책입니다. 고등학교 화학뿐만 아니라 식품공학의 전공 과목과도 깊은 연관이 있어요. 쉬운 책은 아니지만 천천히 읽으면서 이해하려고 노력한다면 전공 공부에 큰 도움이 될 거예요. 식품공학도로서 화학의 과학 윤리와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도 생각하는 계기를 주는 책이라서 추천해요."_ 조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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