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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 맞춤형 강박 벗기, 진로 역량 드러낼 과목 선택은?

전공 적합성은 학생부 종합 전형의 주요 평가 요소입니다. 이 평가 요소가 앞으로 다른 이름으로 불리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바로 ‘진로 역량’입니다. 건국대 경희대 연세대 중앙대 한국외대 등 5개 대학이 최근 새로운 ‘학생부 종합 전형 공통 평가 요소 및 항목 개선 연구’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종전의 전공 적합성을 ‘진로 역량’으로 변경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조정한 세부 평가 항목을 보면 ‘선택 과목’의 비중이 더 커졌습니다. 학생부 간소화와 자기소개서 폐지, 고교학점제 도입 등 교육·입시 환경의 변화가 숨가쁘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눈여겨볼 지점입니다. 전공 적합성을 대신할 ‘진로 역량’의 의미를 짚어보고,  더 중요해진 선택 과목을 어떻게 골라 공부하면 좋을지 알아봤습니다. 

 

취재 정나래 기자 lena@naeil.com

도움말 강경진 책임입학사정관(서강대학교 입학처)·김용진 교사(서울 동국대학교사범대학부설여자고등학교) 박정선 책임입학사정관(연세대학교)

이만기 소장(유웨이중앙교육 입시평가연구소) 임진택 책임입학사정관(경희대학교)·조만기 교사(경기 다산고등학교) 

자료 <NEW 학생부 종합 전형 공통 평가 요소 및 평가 항목> <학생부 종합 전형 공통 평가 요소 및 평가 항목>

 

 


 Part 1 

전공→계열→진로 

바뀌는 종합 전형 서류 평가? 

 

종합 전형 서류 평가 항목 바뀐다  

 

최근 건국대 경희대 연세대 중앙대 한국외대 등 5개 대학이 ‘학생부 종합 전형 공통 평가 요소 및 항목 개선 연구’ 보고서와 <New 학생부 종합 전형 공통 평가요소 및 평가 항목> 소책자를 펴냈다. 2017년 같은 이름의 보고서와 비교하면, 종합 전형의 평가 요소를 학업 역량, 진로 역량, 공동체 역량 등 3개로 조정했다. 종전의 인성과 발전 가능성을 ‘공동체 역량’으로, 전공 적합성을 ‘진로 역량’으로 변경했다. 2024학년 대입부터 적용되며 일부 대학·전형에서는 2023학년부터도 활용될 수 있다.

 

서울 동대부여고 김용진 교사는 “2017년 보고서는 모든 대학이 종합 전형 서류 평가에 공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4가지 요소를 정의하고, 개별 항목과 세부 내용을 제시했다. 종합 전형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을 때 평가의 큰 틀을 정리했고, 초보자들도 쉽게 전형 방법을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하지만 교육과정이 한 번 바뀌고,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이 적용되는 등 교육 환경이 많이 바뀌었다. 이를 반영한 개정판”이라고 설명했다. 

 

유웨이중앙교육 이만기 입시평가연구소장은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2017년 연구 당시와 현재 교육 환경이 달라지면서 이에 맞게 평가 기준을 정비하고, 연구자들의 의도와 달리 받아들여진 용어나 설명을 조정한 정도다. 하지만 종합 전형 서류 평가의 기본 틀을 확인할 수 있고, 향후 대학의 운영 방향도 알 수 있어 주요 내용을 확인할 만하다”고 평했다.

 

 

전공 적합성→진로 역량 폭넓은 탐색·경험 강조  

 

특히 ‘진로 역량’이 눈길을 끈다. 종합 전형의 주요 평가 요소인 ‘전공 적합성’을 대신해 새롭게 등장했다. 이번 공동 연구의 가장 큰 변화다. 틀이 완전히 바뀐 것은 아니다. 개념을 넓혔다고 보면 된다(표 2). ‘진로 역량’의 정의는 ‘자신의 진로와 전공(계열)에 관한 탐색 정도와 준비 노력’이다. 세부 평가 항목의 ‘전공 관련 탐색과 경험’은 ‘진로 탐색 활동과 경험’으로 변화했다. 

 

연구 책임자인 경희대 임진택 책임입학사정관은 “전공에서 진로로 개념을 확장했다. 학생들의 다양한 탐색을 인정하겠다는 의미다. 지망 대학·전공 맞춤형 활동이 부각된 전공 적합성에 비해 학생의 ‘자기 주도적 선택’을 진로 역량에서 강조한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예고된 변화다. 대학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대체적으로 보다 넓은 의미의 계열 적합성을 강조하는 분위기가 강했다. 예를 들어 고려대는 2021학년 수시에서 전공 적합성을 계열 적합성으로 변경했고, 2022학년에는 계열 적합성을 성장 가능성과 묶어 자기계발 역량으로 통합했다. 서울대와 서강대 등은 전공 적합성이란 표현을 따로 쓰지 않는다.  

 

임 책임입학사정관은 “대학이 말하는 전공이나 진로를 고교 현장에서는 달리 이해한 측면이 있다. 무엇보다 대학이 구분해둔 ‘전공’ ‘학과’ 이름에 매몰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중간에 지망 학과나 진로 계획이 바뀐 학생들은 대입에서의 불리함을 우려하기도 했다. 고등학생들의 진로는 충분히 바뀔 수 있다. 학생들의 고민과 변화는 ‘성장’의 과정으로 대학이 살펴야 하는 ‘경험’에 속한다. 이를 고려해 특히 수요자인 학생들이 쉽게 이해하도록 용어를 바꿨다”고 밝혔다.  

 

 

비중 커진 진로 역량  ‘선택 과목’ 역할도 ↑ 

 

진로 역량으로 바뀌면서 ‘선택 과목’의 비중은 더 커졌다. 세부 평가 항목에서 ‘전공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빠지고 전공 관련 교과목 이수 및 성취도가 ‘전공(계열) 관련 교과 이수 노력’과 ‘전공(계열) 관련 교과 성취도’로 나뉘었다. 필요한 과목을 배웠는지, 충실히 배웠는지 따로 보겠다는 얘기다.  

 

임 책임입학사정관은 “전체 평가 영역에서 진로 역량의 규모·비중이 커졌고, 그 안에서 선택 과목의 역할이 상당해졌다. 큰 변화이자 대학의 도전이다. 학생 선택을 강조하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이미 도입됐고, 현재보다 더 선택권을 넓힐 고교학점제도 시행될 예정이다. 이미 출신 학교가 같아도 이수한 교육과정이 제각각인 학생들이 많다. 앞으로 더 다채로워질 것이다. 과목의 수도 늘고, 수업의 형태도 강의식보다 학생 중심의 활동이 강조된 수업이 더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평가 요소를 정비해 선택 과목을 세밀하게 살필 것”이라고 전했다.  

 

현실적인 문제도 반영됐다. ‘대입 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에 따라 대학에 제공되는 서류의 종류와 양이 줄고 있기 때문. 현재 고 1·2는 방과 후 수업이나 영재·발명 교육, 자율동아리는 물론, 수상 실적, 개인 봉사 활동, 진로 희망 사항, 독서 활동 등을 대학이 확인할 수 없다. 자기소개서도 2024학년 대입에서 사라진다. 대학은 학생부만으로 서류 평가를 진행하게 되는 셈이라 이에 대비한 평가 방법을 찾아야 했다.  

 

이 소장은 “현재 상황에서 학생이 대학에 자신을 보여줄 수 있는 게 정규 교육과정 뿐이다. 대학 역시 그전에는 자기소개서나 추천서를 통해 학생부에 드러나지 않은 학생의 모습을 보완했는데 이제는 그럴 장치가 없다. 학생의 자기 주도적 선택이 반영되고, 세특을 통해 학생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선택 과목’을 보다 집중해서 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Part 2  

더 중요해진 선택 과목 ‘진로 역량’ 드러낼 방법은?

 

 CHECK POINT 01 

폭넓게 탐색하되 ‘필수’ 과목 놓치지 말 것 

 

‘진로 역량’은 전공 적합성이 전공 맞춤형 활동을 강조하는 측면이 있어 더 폭넓은 개념의 용어로 바꾼 것이다. 따라서 진로 ‘맞춤형’으로 선택 과목을 고르려 애쓰지 않아도 된다.  서강대 강경진 책임입학사정관은 “전공이든 진로든 정해진 답은 없다. 실상 고교에서 배우는 교과목은 모든 대학 학문의 기초다. 

 

예를 들어 의사소통 역량과 직결된 국어·영어 과목은 공학 계열 지망 학생에게도 필요하다. 수학도 계열을 불문하고 쓰임이 많은 과목이다. 학생이 스스로의 선택에 가치를 부여하고 필요성을 찾으면 모두 진로 탐색 및 성장 경험으로 볼 수 있다. 대학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학생의 자기 주도적 선택과 폭넓은 진로 탐색을 강조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서둘러 전공·진로를 찾고 그에 직결되는 과목을 배워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폭넓게 접근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만, 마구잡이식 선택을 무조건 허용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학년에 맞게 깊이 있게 공부하고 관심 분야를 좁혀가는 진로 탐색과 과목 선택은 여전히 요구된다. 특히 공학 계열의 <물리학Ⅰ·Ⅱ>, 의약학 계열의 <생명과학Ⅰ·Ⅱ>와 <화학Ⅰ·Ⅱ>처럼 대학 공부에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과목은 놓쳐선 안 된다. 이런 필수 과목은 대학·학과에 따라 다르나 그 수가 많지 않고 비슷한 계열 안에서 중복된다. 따라서 계열을 중심으로 진로를 탐색하면서 개별 과목의 특징을 파악하고, 전공(계열)별 권장 과목을 참고해 배울 과목을 선택해나가야 한다. 서울대의 전공 연계 교과 이수 과목 등 대학의 가이드나 각 시·도교육청에서 발간하는 선택 과목 안내서를 참고하면 도움이 된다. 

 

 

 CHECK POINT 02 

기초 다지는 ‘일반선택 과목’ 중요 

 

선택 과목이 강조되면서 진로선택 과목이 부각된 측면이 있다. 이름에서 진로 연계성이 더 강하다는 느낌을 주는 데다, 상대평가인 석차등급 대신 절대평가인 A~C 성취도로 성적을 산출하는 영향이다. 특목고에서 배우는 전문 교과가 진로선택 과목에 다수 포함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 과목을 중심으로 한 선택은 학습 단계에 맞춰 난도와 수준을 높여갔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대다수 진학 전문가와 대학의 평가다. 위계상 공통 과목에서 일반·진로선택 과목을 거쳐 전문 교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즉, 기초가 되는 일반선택 과목을 제대로 이수해야 한다는 얘기다. 


경기 다산고 조만기 교사는 “기초를 다진 뒤 이를 바탕으로 흥미·적성에 맞는 분야를 확장해나가는 것이 진로 탐색이다. 수학 교과로 보면 <수학Ⅰ·Ⅱ>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다. 특히 자연 계열 전공 희망 학생이 이들 과목을 건너뛰고 <수학과제탐구> <경제수학> <고급수학> 등을 듣는 것은 바람직한 선택으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연세대 박정선 책임입학사정관은 “선택 과목은 기본이 되는 과목들을 얼마나 충실히 했느냐부터 살핀다. 이러한 측면에서 학문의 기본을 이해하도록 구성된 일반선택 과목은 중요한 요소다. 더불어 학생들의 성적은 상대적이다. 학생 수, 교사의 평가 성향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때문에 기재된 성적 외에 수강 인원, 등급·성취도별 분포 비율, 표준편차 등으로 학생의 실질적인 성취를 가늠한다. 난도나 수준이 높아 학생들이 기피하는 소인수 과목을 수강하면 자기 주도적인 학습 태도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즉, 학습 부담이나 석차등급의 유불리 때문에 일반선택 과목을 피해 진로선택 과목을 다수 선택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전했다.   

 

 

 CHECK POINT 03 

‘포장용’ 전문 교과 선택은 NO!   

 

같은 맥락에서 일반고 학생이 전문 교과를 무리하게 선택할 필요는 없다. 

 

임 책임입학사정관은 “진로 역량에서 선택 과목 평가가 세분화됐다. 교과 이수 노력에서 살피는 요소 중 하나가 학습 단계, 즉 위계다. 성취도도 따로 살피는데, 동일 교과목 즉 <고급물리학>을 이수했다면 같은 학교 내 <통합과학> <물리학Ⅰ> <물리학Ⅱ> 과목의 성적 분포 등을 통해 종합적으로 살핀다. 성적 부풀리기를 방지하고, 학생이 제대로 공부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위계에 맞지 않는, 충실한 배움이 확인되지 않는 전문 교과 이수는 의미를 찾기 어렵다. 대학에 보이기 위해 과목 이름이나 양으로 포장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박 책임입학사정관 역시 “일반고에서 난도 높은 전문  교과를 ‘얼마나 많이 들었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대학은 고등학교에서 심화 과정을 이수했는지가 아니라 대학에서 깊어지는 공부를 해나갈 준비가 됐는지를 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학교에서도 선택 과목의 양이나 난도에 너무 집중하지 않았으면 한다. 내실이 부족한 다양성은 높게 평가하기 어렵다”고 조언했다. 

 


 mini interview 선배에게 듣는다! 

 

“<경제> 들은 공대 지망생,  전공 선택 폭 넓어졌어요”

 

이형진

연세대 경영학부 1학년 (서울 한영고 졸업)

 

 

Q. 고등학교 때 어떤 선택 과목을 이수했나? 

 

<수학Ⅰ·Ⅱ> <기하> <확률과 통계> <미적분> <경제수학> <물리학Ⅰ·Ⅱ> <화학Ⅰ·Ⅱ> <생명과학Ⅰ> <경제> <실용경제>를 들었습니다. 인문 계열의 직업들에 흥미를 느꼈지만 취업 전망 등을 고려해 공학과 경영이 접목된 산업공학과를 목표로 삼았습니다. 수학과 경제를 위주로 들었고, 공학의 기본인 물리와 화학도 깊게 공부하려 했습니다.    

 

 

Q. 현재 공대가 아닌 경영학부에 재학 중인데? 

 

생각도 못한 도전이었습니다. 하하. 담임 선생님이 수시 지원 상담 중 경영학과 지원을 제안하셨어요. 경제 과목들을 들었고, 다양한 수학 과목 이수가 강점이 될 것 같다고요. 실제 <수학Ⅱ>에서 ‘미분을 이용해 기업 이윤 극대화하기’를 주제로 탐구 보고서를 쓰거나, 방과 후 영재학급에서 ‘게임 이론을 적용한 2위 기업의 활동 전략 수립과 분석’  활동을 했죠. 

 

고2 때 배운 <경제>의 역할이 컸어요. 팬데믹 전후 주요 도서 판매 사이트의 책과 부대 물품 판매량을 보고 독서 활동 증가 기사의 사실 관계를 확인해 동네 서점의 판매량을 늘리는 방안으로 ‘시리즈물 할인 특전’을 제시하는 등의 활동을 했어요. 

 

이수 인원이 36명이라 성적 면에서 보면 제 평균보다 조금 낮은 2등급을 받았는데요.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나 의사소통 능력이 많이 좋아졌고, 정보를 수집하고 검증해 논리를 세우는 훈련을 해 다른 과목을 공부할 때도 도움이 됐어요. 특히 스스로 주제를 찾아 할 때 덜 어렵더라고요. 자연스럽게 다른 과목의 탐구 활동에 기업 활동·경영을 접목하게 됐고요. 진로와 대입의 키가 된 과목이죠.

 

지난해 수시에서 서울대 산업공학과, 고려대 산업경영공학부, 성균관대 공학 계열, 디지스트와 연세대·한양대의 경영학부에 지원했어요. 서울대 외에 모두 합격했고, 고민 끝에 연세대 경영학부 진학을 결심했습니다.  

 

 

Q. 후배들에게 조언해준다면?

 

우선 수학 과목을 다양하게 듣길 추천해요. 어떤 전공이든 수학을 많이 배우고 잘하는 학생을 선호하니까요. 공학 계열 지망생은 <경제>에 도전해보면 좋겠어요. 강점인 수리적 사고력을 발휘하면서, 취약한 사회의 구조부터 법·윤리·문화 등 다양한 요소를 고민해볼 수 있어요.  

 

무엇보다 선택한 수업에 충실하세요. 고1 국어·수학이 3등급이었지만 졸업 때 평균은 1.6등급이었어요. 일반선택 과목 위주로 이수했고, 지원 대학 중 일부는 지원자 평균보다 낮은 수준이었지만 기대 이상의 결과를 얻은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반면 소위 ‘내신 버리기’를 한 친구들은 후회가 많더라고요. 특히 고1 학생들은 고등학교 시험이 낯설 텐데, 고2부터 직접 선택한 수업을 들을 수 있으니 너무 빨리 포기하진 마세요.  

 


 

“‘등급’보다 ‘필요’로 고른 선택 과목,  대입에서 강점 됐어요” 

 

홍민아

중앙대 건설환경플랜트공학과 1학년 (제주 서귀포여고 졸업)

 

 

Q. 고등학교 때 이수한 주요 과목과 선택 이유는?

 

<물리학Ⅰ·Ⅱ> <생명과학Ⅰ·Ⅱ> <화학Ⅰ·Ⅱ> <과학과제연구> <생태와 환경> <미적분> <기하> <프로그래밍> <여행지리>를 들었습니다. 건설환경공학과 진학에 도움이 될 과목을 골랐어요. 

 

 

Q. 고교 입학 때부터 진로가 뚜렷했나? 

 

원래 초등학교 교사를 꿈꿨어요. 1학년 때 다양한 경험을 쌓자 싶어 공통 과목을 열심히 공부했는데요. 과학 교과의 실험과 탐구가 재밌더라고요. 특히 대기오염 관련 내용을 발표하면서 환경공학도가 되기로 결정했죠. 이후 선택 과목을 배우면서 지식도 쌓고, 꿈도 구체화했어요.

 

‘환경’과 직결된 과목이 많지 않아 찾아보니, 학과가 공대에 속하고 공대는 수학·과학 교과가 중요하다고 해 가능하면 다 들었어요. 또 선배들에게 물어 파고드는 활동을 할 수 있는 과목을 택했죠. 그 과목이 또 다른 과목과 이어졌고요. <수학Ⅱ>의 화학반응 속도 구하기에 미적분이 쓰이는데, 관련 강의를 찾아보고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화학반응 속도를 <화학Ⅱ>에서도 다룬다는 걸 확인했죠. 해볼 만하겠다 싶어 도전했는데 실제 공부가 쉽지는 않았어요. 하하. 

 

또 <물리학Ⅰ>에서 핵융합 기술을 배우면서 환경오염이 적은 에너지 생산 기법을 고민했고요. <과학과제연구>에서는 캡스톤 프로젝트로 고정밀 가속도 센서를 이용한 거북목 교정 장치를 제작하면서 IoT에 눈을 떠 건설 분야와 융합해 환경 문제를 해결해보고 싶었어요.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해 유충 발생을 억제하고, 문제 상황을 예측해 해결할 수 있는 상수도 시설을 만드는 식으로요. 이후 <프로그래밍>과 <생태와 환경>을 들으면서 IoT 기술을 활용한 친환경 건설 기법을 연구하는 환경공학도로 목표를 세웠어요. 사실 지방 학생들은 전공 선택의 폭이 좁아요. 모교가 고교학점제 연구학교라 선택 과목이 다양했고, 수업에서 깊게 탐구해볼 기회도 많아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디지털 트윈’  기계나 장비를 가상 세계에 구현해 결과를 예측하는 기술.

 

 

Q. 후배들에게 조언해준다면?

 

선택 과목에 대한 정보를 꼼꼼히 찾아보세요. 그 과정에서 목표나 진로를 찾고 구체화할 수도 있고요. 수업을 들을 때도 제가 선택했으니, 좀 어려워도 즐겁게 최선을 다하게 되더라고요. 

 

또 일반선택 과목은 수강 인원이 좀 적어도 필요하면 도전하세요. 제가 이수한 <물리학Ⅰ>은 32명 정도였어요. 7등을 해도 4등급이더라고요. 40명 정도였던 <미적분>도 같은 성적을 받았고요. 성적만 보면 아쉬울 수 있지만, 전 관심 분야에 필요한 과목을 선택했고 수업에 최선을 다해 후회가 없었어요. 그점이 종합 전형에서 좋게 평가받은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