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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변화 반영한 전공 교육과정, 선택 과목으로 읽는 법

사회 변화 반영한 전공 교육과정

선택 과목으로 읽는 법 

2015 개정 교육과정으로 대입 수시 전형에서 선택 과목이 중요해졌습니다. 지원하고자 하는 전공에서 필요한 과목을 선택해 어느 정도의 성취도를 냈는지가 서류 평가의 핵심이 되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전공에 맞는 활동이나 과목 선택에 대한 고민은 많이 하지만, 정작 대학의 학과 교육과정을 살펴보는 데는 소홀합니다. 그러다 보니 학과에서 필요로 하는 역량이나 과목 선택이 맞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다른 학과에도 통하는 전공 적합성을 갖춰놓고도 알지 못해 지원을 못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대학과 고교에서는 대학 학과 홈페이지에서 특성과 교육과정을 확인해보라고 당부합니다. 일단, 전공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져야 합니다. 그럼, 학과 정보를 어떻게 찾아야 할까요? 비슷하지만 다른 학과들의 예시를 통해 핵심 선택 과목을 제시합니다.


취재 민경순 리포터 hellela@naeil.com

도움말 박희진 학부장(한양대학교 데이터사이언스학부)·박정선 입학사정관실장(연세대학교)

방유리나 입학사정관(건국대학교) 이주영 교수(서울대학교 의류학과 학과장)·정지택 교사(서울 한영고등학교)·조용상 교수(고려대학교 심리학부) 전천석 소장(삼선입시연구소)·조진표 대표(와이즈멘토)

 

 


 이론 편 

비슷한 듯 다른 학과명  확인해 전공 관심 갖기


학생부 종합 전형 확대됐지만, 전공 이해도 부족

학생부 종합 전형으로 진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전공 적합성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진로에 대한 이해가 필수다. 그러나 여전히 수박 겉핥기 식으로 학과를 이해하는 학생들이 많다.


삼선입시연구소 전천석 소장은 “진로 교육이 강조되고 있지만, 학과나 직업에 관한 관심은 여전히 부족하다. 과목 선택에 앞서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한 충분한 고민과 전공 탐색이 필요하다. 하지만 과목을 선택하는 고1~2 초반까지 별 관심이 없다가 원서를 쓸 때가 돼서야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 문제는 자연 계열의 경우 선택한 과학 과목에 따라 지원 전공이 어느 정도 결정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건국대 입학처 방유리나 입학사정관은 “대학에선 설명회를 통해 학과 지원 전에 학과 교육과정을 꼭 살펴보라고 권한다. 건국대의 경우, 학생들이 학과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대표적인 학과로 사회환경공학부와 글로벌비즈니스학과를 꼽을 수 있다. 사회환경공학부를 지원하는 학생은 상당수가 환경 보호와 관련된 학과로 생명과학이 교육과정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회환경공학부는 환경을 바탕으로 사회 기반을 계획하고 설계, 유지하는 학과다. 즉, 건설공학이나 토목공학과 관련이 깊다. 따라서 생명과학이 아닌 물리학이 중심이다. 글로벌비즈니스학과도 학과명을 보고 영어와 무역, 경영에 관심이 많은 학생이 지원하는데, 이 학과는 건국대에서 2년, 중국 남경대에서 2년의 교육과정을 통해 복수 학위 과정으로 운영된다. 즉, 중국어, 중국 문화, 중국인, 중국 경제 등 중국과 관련된 역량이 핵심이다. 학과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알고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전공 제대로 이해해야 선택 과목 결정 수월


학생부 축소와 성취도 평가, 자기소개서 폐지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고교학점제를 고려하면 서류 평가의 핵심은 ‘선택 과목’일 수밖에 없다. 한편에선 고교 3년간 진로가 달라질 수 있는데 선택 과목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데 부담을 표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학은 진로에 따른 전문 교과목을 이수하라는 것이 아니라, 대학 수학이 가능하도록 일반선택 과목을 충실하게 공부하라는 메시지를 계속해서 전달하고 있다. 또한 모든 전공에서 선택 과목을 강조하기보다는 자연 계열의 수학과 과학 교과에 대한 선택 과목을 강조하는 정도다. 


연세대 박정선 입학사정관실장은 “이전 교육과정에서는 학생이 과목을 선택할 여지가 없었다. 학교가 편성한 교육과정을 따라 계열에 맞춰 공부하면 됐지만, 2015 개정 교육과정은 그렇지 않다. 학교에 따라 상황은 다르지만, 학생들의 선택 폭이 확실히 넓어졌다. 학생이 지원한 전공과 고교 교과목의 연관성을 세밀하게 살펴볼 수밖에 없는 입시 환경이 마련됐다. 선택 과목을 대학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준비 정도로 이해해주면 좋겠다. 어떤 계열을 선택하든 기본적인 국어, 수학, 영어 역량을 갖춰야 한다. 거기에 인문·사회과학, 상경·공학·자연과학 계열이냐에 따라 수학의 비중이나 사회, 과학 선택 과목이 달라진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전한다.  


인문 계열에서도 상경 계열은 <확률과 통계><미적분> 등의 수학 역량이 중요하며, 공학 계열에서는 <물리학Ⅰ·Ⅱ>를 강조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와이즈멘토 조진표 대표는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의 교육과정을 살피는 게 가장 좋지만, 대학마다 교육과정을 살펴보기 힘들다면 적어도 서울대가 발표한 ‘2024학년 대학 신입생 입학 전형 예고’에 포함된 전공 연계 교과 이수 과목 안내를 참고하면 좋겠다”고 조언한다. 


서울대는 학과(부)에서 공부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이수를 권장하는 과목인 ‘핵심 권장 과목’과 학과(부)에서 공부하기 위해 이수를 권장하는 ‘권장 과목’으로 구분해 전공 연계 교과 이수 과목을 밝혔는데 대학별로 그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게 조 대표의 설명이다.



학과명 같아도 교육과정 다를 수 있어 


조 대표는 “외국 대학들은 고전적인 학과명을 유지하는 한편 우리나라 대학들은 학과명을 시대 흐름에 맞춰 또는 멋스럽게(?) 바꾸는 경우가 많다. 서울대 에너지자원공학과만 해도 광산학과, 자원공학학과, 지구환경시스템학과에서 바뀌었다. 대학에 따라서 학과명은 동일하지만 핵심 교육과정이 다른 경우도 있다. 따라서 학과명만으로 전공의 특징이나 교육과정을 짐작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전했다.


박 입학사정관실장은 “인문 계열의 경우 수학 역량이 중요한 상경 계열을 제외하면 선택 과목의 영향력이 크지 않다. 인문 계열은 국어, 영어, 수학 등 기본 교과에 충실하면서 문장 해석력을 키워나가면 된다. 사회 교과는 본인의 관심 분야에 따라 선택해도 크게 유불리가 없다”고 설명했다. 인문 계열 중 심리학과나 경영학과, 디지털미디어학과 등 일부 학과를 지원할 때는 특히 수학 역량을 보여주는 게 중요할 수 있다. 인문 계열 학생들의 선호도가 높은 디지털미디어학과를 예로 들어보자.


디지털미디어학과를 운영하는 명지대와 서울여대의 교육과정을 보면 같은 학과인가 싶을 정도로 교육과정이 전혀 다르다. 명지대 디지털미디어학과는 저널리즘, 영상, 광고 홍보를 비롯해 인터넷이나 모바일 등 뉴미디어를 이용한 커뮤니케이션을 전반적으로 교육한다. 흔히 생각하는 언론홍보학과와 유사하다. 반면 서울여대 디지털미디어학과는 프로그래밍과 소프트웨어 관련 교육과정에 집중한다. 만약 언론홍보학과를 염두에 둔 학생이 서울여대 디지털미디어학과를 지원했다면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


조 대표는 “서울여대처럼 소프트웨어 성격이 강한 디지털미디어학과라면 <확률과 통계>를 비롯한 수학적 역량이 중요하다. 특히 서울여대의 경우 교차 지원이 허용되기에 수학 역량이 우수한 학생들이 선발될 가능성이 크다. 기술·가정 교과에서는 <정보> 과목을 선택해 듣는 것도 전공과 연계해 역량을 보여줄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학과 홈페이지에서 교육과정과 교수 전공 살필 것 


연세대 화공생명공학부를 예로 들어보자. 학과명을 보면 화학과 생명과학 중심의 학과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물리학과 화학이 중요한 학과다. 연세대 2022 수시 모집 요강을 보면 자연 계열 모집 단위별 논술 응시 가능 과학 과목에서도 화공생명공학부는  물리학과 화학 중 선택해야 한다.


박 입학사정관실장은 “논술 과목을 정할 때 해당 전공 교수의 의견을 구했다. 화공생명공학부는 화학공학에서 시작된 학과다. 또한 연세대에는 생명시스템대학이 따로 존재해 시스템생물학과, 생화학과, 생명공학과가 있다. 화공생명공학부는 생명과학의 포지션이 크지 않다. 전기전자공학부도 논술 과목으로 물리학과 생명과학 중 선택해야 한다. 이는 최근 전기전자 분야가 생체, 바이오, 로봇과 연계가 활발하고 의료 기기 등 의대와의 협업 연구가 많아지는 흐름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교육과정으로 구분이 어렵다면, 교수들의 전공 분야를 확인하는 것도 방법이다. 연세대 화공생명공학부의 경우 물리, 화학 전공의 교수들이 주를 이룬다. 앞에서 설명한 서울여대 디지털미디어학과의 경우 교수들의 전공 분야가 대부분 컴퓨터그래픽스, 가상현실, 인공지능 등 공학 계열이다.


서울 한영고 정지택 교사는 “고교에서 진로 교육을 열심히 하고 있지만 고3이 되기 전엔 학생들의 관심이 높지 않다. 학과나 전공 연계 과목에 관한 생각을 넓힐 필요도 있다. A라는 과목이 B학과에 적합하지만, 생각지 못했던 C학과에도 적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의공학과를 생각했던 학생의 학생부가 재료공학에서도 경쟁력이 있을 수 있다. 고1~2학년 때는 세부 전공에 너무 매달리기보다는 그 전공이 속한 계열 중심으로 과목과 역량을 키워나가면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실전 편 

학과 교육과정 통해  선택 과목 핵심 역량 키우기

 

CASE 1

생명과학 중심의 의생명공학 VS물리학 중심의 생체의공학

의학, 약학 계열을 염두에 둔 수험생이 많아지면서 의생명공학, 생명공학, 생체의공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그러나 ‘의공학’ ‘생명공학’이라는 단어가 들어갔다고 해서 비슷한 학과는 아니다. 또 의생명공학도 대학에 따라 배우는 범주가 다를 수 있다.


건국대 의생명공학과, 경희대 생체의공학과, 동국대 의생명공학과를 살펴보자. 건국대 의생명공학과는 생명과학과 화학을 중심으로 컴퓨터, 정보통신이 결합한 학과다. 반면 경희대 생체의공학과는 물리학 즉 공학을 중심으로, 인체의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하드웨어를 연구하는 학문이다(표 1). 

반면 동국대 의생명공학과는 재생융합바이오 트랙과 헬스케어디바이스 트랙으로 구분돼 있는데 재생융합바이오 트랙은 건국대 의생명공학과, 헬스케어디바이스 트랙은 경희대 생체의공학과와 유사하다. 이들 전공 모두 데이터를 해석하는 역량이 중요해 <확률과 통계>를 비롯해 <미적분> 등 수학적 역량이 서류 평가의 핵심 요소가 된다.


방 입학사정관은 “서류 평가를 하다 보면 건국대 의생명공학과를 지원한 학생 중 의수, 의족 연구를 생각하고 지원한 경우가 꽤 많다. 하지만 건국대 의생명공학과는 물리학이 근간이 아니라 진단이나 치료에 필요한 정보와 현상을 연구하는 학과로 생명과학이 중심이다. 학교에 개설돼 있다면 과학 교과의 경우 <생명과학Ⅱ> <화학Ⅱ>까지 이수하길 권한다. 또 수능에서 <확률과 통계>를 선택하지 않더라도 고교 교육과정에선 <확률과 통계>를 기본적으로 이수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교수진의 전공을 보면 더 확연한 차이가 보인다. 건국대 의생명공학과 교수진의 연구 분야는 분자바이러스학, 분자세포생물학, 미생물학, 시스템유전체공학, 진단단백체학 등 생명과학 중심인 반면, 경희대 생체의공학과 교수들의 전공은 생체역학, 재활공학, 초음파 의료 영상, 생체자기 시스템, 신호/영상 처리, 바이오포토닉스, 신경공학, 생체전자소자, 의료 인공지능 등 물리학 중심이다.


CASE 2

의류학과, 섬유 가공 중심의 자연 계열 VS 패션 중심의 예체능 계열

의류학과는 대학에 따라 자연 계열과 예체능 계열로 구분돼 있다. 다만 자연 계열이어도 생활과학대학에 속해 대부분 교차 지원이 가능하다(표2).


서울대 의류학과 학과장인 이주영 교수는 “대학에 따라 의류학과, 패션디자인학과, 의상학과 등 여러 이름으로 사용되지만, 속한 단과 대학을 알면 학과의 특징을 이해하기 쉽다. 자연 계열에 속한 의류학과들은 대부분 디자인부터 섬유 소재 등 의류학의 전반적인 내용을 다룬다. 패션 마케팅이나 비즈니스 관련 내용도 공부하는 등 배우는 범위가 다양하다”고 전했다. 의류학과 진학을 염두에 둔 학생들의 선택 과목에 대해서는 자연 계열 학생이라면 수학과 과학의 다양한 과목을 이수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서울대가 발표한 전공 연계 교과 이수 과목 안내에는 의류학과의 핵심 권장 과목은 없지만, 권장 과목은 <화학Ⅱ><생명과학Ⅱ> 또는 <확률과 통계>라고 명시돼 있다.


또한 서울대 수시 모집 요강에서도 의류학과의 선택 과목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수시 모집 일반 전형의 구술 및 면접을 보면 의류학과는 ‘① 화학, 생명과학 관련 제시문을 활용하여 전공 적성 및 학업 능력 평가, ② 사회과학, 수학(인문) 관련 제시문을 활용하여 전공 적성 및 학업 능력 평가(영어 또는 한자 활용 가능) 중 선택’이라고 기재돼 있다.


이 교수는 “최근 복수 전공을 권장하는 분위기라 의류학과 학생들도 재료공학이나 미학과 등 다양하게 복수 전공을 선택한다. 따라서 의류학과를 전공하려면 특정 과목을 이수해야 한다기보다 자연 계열 학생이라면 수학과 과학 과목에서 역량을 충분히 키우길 권한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의복에 대한 관심도 높다. 따라서 고교 교육과정에서 코딩이나 프로그래밍을 배운다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인문 계열 학생 중에서 의류학과를 생각하는 경우 과학 교과 중 <생활과 과학>을 많이 선택한다. <생활과 과학>의 아름다운 생활 단원에서 의복의 소재와 기능 등을 비롯해 과학이 의복의 발달에 미친 영향 등을 배운다.


CASE 3

‘생명’ 명시됐지만 화학과  물리학 비중 큰 화공생명공학

화공생명공학은 화학공학을 바탕으로 생명 분야를 묶은 전공이다. 다만, 학과명에 ‘생명’이 포함됐다고 해서 무조건 생명과학 관련 학과로 생각하면 안 된다. 연세대 화공생명공학부 홈페이지에선 전자, 시스템공학, 화학, 환경공학, 물리, 재료, 환경 에너지, 기계 등을 배우는 학과로, 물리학과 화학의 원리를 응용해 인간에게 유용한 물질을 생산하는 시스템을 설계하고 화학 공정을 구축하는 학과라고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생명과학보다는 물리학과 화학, 수학 역량을 중요하게 평가한다. 교육과정도 공업수학, 공업물리화학, 공업분석화학, 고분자화학, 생물화학공학, 화공열역학, 화공유체역학, 에너지공학, 촉매공학, 반응공학, 반도체 공정 개론 등 물리학이 바탕이다(표 3).


그렇다고 생명과학과 전혀 관련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숙명여대 전공 안내서에서는 화공생명공학부의 인재상을 수학, 물리, 화학, 생명과학 분야에 관한 관심이 있는 자라고 명시했다. 서울대 전공 연계 교과 이수 과목에서도 화학생물공학부의 핵심 권장 과목으로 <물리학Ⅱ> <미적분> <기하>를, 권장 과목엔 <화학Ⅱ> 또는 <생명과학Ⅱ>를 명시했다.


박 입학사정관실장은 “공학 계열은 기본적으로 <물리학>이 핵심이다. 따라서 과학 선택 과목에선 <물리학Ⅱ>를 우선으로 선택하는 게 대학 수학에 도움이 된다. 거기에 학과 특성에 맞는 과목이 화학인지 생명과학인지를 따져보면 된다. 공학 계열이나 자연 계열에서는 수학이 핵심 기본 교과다. 적어도 일반선택 과목인 <확률과 통계> <미적분>, 진로선택 과목인 <기하>는 선택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CASE 4

인문학적 심리학에서 뇌과학으로  영역 확장하는 심리학과

심리학은 인간에 대한 공감, 소통이 중요하지만 과학 연구 방법과 통계가 기반으로 수학적 역량도 중요하다. 심리학은 임상심리학, 상담심리학, 산업 및 조직심리학, 사회 및 성격심리학, 발달심리학, 인지 및 생물심리학, 문화 및 사회문제심리학, 소비자 광고심리학, 건강심리학, 여성심리학, 학교심리학, 법정심리학, 중독심리학, 평가측정 심리학 등 15개 영역으로 나뉜다. 과거에는 사회 및 성격심리학, 산업 및 조직심리학, 소비자 및 광고심리학, 임상 및 상담심리학 등 인문 영역의 비중이 컸다면 최근에는 행동인지 심리과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고려대 심리학부 조용상 교수는 “최근 심리학은 뇌과학과 인지과학이 융합한 행동인지 신경과학으로 확장되는 분위기다. 인문과 자연 계열의 융복합인 셈이다. 이런 추세에 맞춰 고려대는 우리나라 최초로 학생이 이수한 과목의 성격에 따라 문학사나 이학사 중 학위를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어학, 철학, 인문사회 관련 과목을 선택해 이수한다면 문학사를, 수학·통계학, 생명과학, 공학 전공 과목을 선택해 자연과학적 심리 역량이 높다면 이학사를 수여하는 형태다. 이때 과목은 심리학부에서 편성한 과목이 아닌, 관심 전공에서 선택해 이수하면 된다. 심리학의 범주가 굉장히 넓어진 셈”이라고 전했다.


서울대가 발표한 전공 연계 교과 이수 과목 안내에 심리학과는 핵심 권장 과목이나 권장 과목이 특별히 명시돼 있지 않다. 서울대와 고려대의 교육과정과 교수들의 전공 비율을 살펴봤다. 두 대학 모두 심리통계학, 성격심리학, 신경과학, 발달심리학, 조직심리학, 임상심리학, 응용발달심리학, 인지신경과학실험 등 교육과정은 비슷하다. 다만 고려대는 14명의 교수 중 6명의 전공 분야가 행동인지 신경과학이지만, 서울대는 교수들의 전공 분야가 모든 심리학 관련 영역에서 고른 편이다.


조 교수는 “심리학이 인공지능, 데이터 과학과 연계성이 높아졌지만, 학부 과정에서 특정 선택 과목을 이수해야 한다고 말하기는 조심스럽다. 학생이 진로에 맞춰 자유로운 과목 선택이 가능하다면 <생명과학>이나 프로그램을 다루는 <정보>, 데이터를 활용하는 학문이기에 <확률과 통계>를 선택하면 전공 공부에 도움이 된다. 사회 교과에서는 특정 과목을 선택하기보다 흥미 있는 과목에서 심리학과 관련된 관심을 드러내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CASE 5

데이터사이언스, 인공지능과 소프트웨어의 결합 VS 소프트웨어 분석·개발

한양대 데이터사이언스학부 학부장인 박희진 교수는 “데이터사이언스는 금융, 통계학 방법론, 소프트웨어, 인공지능과 소프트웨어가 결합한 분야 등 영역이 다양하다. 한양대는 데이터사이언스학과와 심리뇌과학과를 통합해 2022학년부터 데이터사이언스학부로 선발한다. 지원 자격은 <미적분>이나 <기하> 중 1과목 이상, 과학 Ⅱ과목에서 1과목 이상 이수한 자로 제한했다”고 설명한다.

 

데이터사이언스학과를 운영하는 대학은 한양대 세종대 인하대 서울여대 등이다. 일반적으로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금융, 에너지, 교통, 유통, 서비스 등 여러 분야에서 얻어낸 데이터를 분석하는 방법을 연구한다. 한양대는 인지과학, 인간과 컴퓨터 상호 작용 등 인공지능 기술이 한층 더해진 형태다.


박 교수는 “고교 과정에서 프로그래밍이나 코딩을 배우는 <정보>나 <정보과학>을 접할 수 있다면 좋지만 그러지 않아도 괜찮다. 대학에서 배우면 된다. 하지만 수학 역량은 중요하므로 <미적분> <확률과 통계>는 꼭 배우고 오면 좋겠다. <기하>도 가능하다면 배우길 권한다. 과학 과목에서는 <지구과학>을 제외한 <물리학> <화학> <생명과학>이 직간접적으로 도움이 된다. <물리학>과 <화학>은 자연과학의 기초 과목이고, <생명과학>은 뇌과학이나 인공지능과 관련해 연결고리가 있다. 영어 교과도 중요하다. 영어 수업이 많고 원서를 봐야 하기에 영어 지문을 빠르게 읽고 해석하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