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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공학 계열 추천 도서] 생명공학과

생명공학 원리와 윤리 함께 탐구하는 책 읽기

 

취재 정나래 기자 lena@naeil.com

 

 

“생명공학은 생명 현상에 대한 연구로 얻은 기초과학 지식을 인간에게 유익하게 사용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응용 학문입니다. 21세기 들어 건강·식량·환경 등과 같은 인류의 당면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미래 경제의 핵심 산업으로 바이오 산업이 떠오르고 있죠. 따라서 생명공학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은 앞으로 더 커질 전망입니다. 생명공학도를 꿈꾼다면 독창적인 바이오 기술의 새 지평을 열 수 있는 융합적인 사고력과 안목을 기르기 위해 노력하길 바랍니다.”

_ 인천대 생명공학부 김정완 교수(본지 998호 ‘전공 적합書’에서 발췌)

 


 

 ONE PICK!   전공 적합書

 

<이기적 유전자>

지은이 리처드 도킨스

옮긴이 홍영남·이상임

펴낸곳 을유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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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체는 어떻게 생성됐고, 어떻게 변화해왔을까요? ‘진화’에 답이 있음을 누구나 알고 있죠. 그렇다면 진화의 주체는 무엇일까요? 이 책에서는 유전자를 꼽습니다. 그런데 유전자의 이기심과 이타심은 무엇일까요? 인간은 유전자의 이기적인 자연 선택의 결과물일 뿐일까요? 이 책은 생물학적 유전자뿐만 아니라 문화적 유전자까지 언급하며 인간의 진화를 해석합니다. 책의 내용을 따라가려면 진화, 유전자, 자기 복제 등과 같이 잘 알려진 단어 외에 생존 기계, 밈, 죄수의 딜레마, 확장된 표현형 등과 같은 낯선 개념을 명확히 이해해야 해요. 한층 나아간 생명과학 개념을 접하면서 깊어진 사고를 바탕으로, 사회의 존속을 넓고 길게 보면 과연 이기심이 해답인지도 한 번 고민해보세요.”

_ 자문 교사단

 


 

 ONE PICK!    책 속으로

생명과학부터 문화 현상까지  세상 바꾼 과학적 사고 경험하기

 

밈(meme). 이 말은 1970년대 세상에 등장했다. <이기적 유전자>에서 처음 썼다. ‘문화적 진화를 이끄는 새로운 복제자’라는 의미로, 오늘날 인터넷에서 문화 요소로 유행하는 모든 것을 지칭한다.    

 

이렇듯 <이기적 유전자>는 세상을 바꿨다. 이 책은 다윈의 ‘적자생존과 자연선택’이라는 개념을 유전자 단위로 끌어내려 진화, 그리고 인간과 생명체의 본질을 밝힌다.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는 DNA 또는 유전자에 의해 창조된 ‘생존 기계’이며, 자신의 유전자를 후세에 남기려는 ‘이기적인’ 행동을 하는 존재라는 것. 지은이는 이를 ‘사람은 왜 존재하는가?’란 질문에서 시작해 생명체의 자기 복제를 좌우하는 유전자의 역할과 진화 과정을 게임 이론, 죄수의 딜레마, 박쥐·꿀벌 실험 등 다양한 실험과 방대한 이론을 바탕으로 차근차근 설명한다.

 

유전·진화 관련 주요 개념과 이론의 기초를 쌓는 데 도움이 된다. 존재의 본질, 생명 윤리를 돌아볼 수 있고, 암수·세대 경쟁이나 인구계획, 노화 등 현대사회의 쟁점도 다뤄 진로를 불문하고 교양서로 읽어볼 만하다. 특히 지은이는 30주년 기념판 서문에서 “이 책은 유전자 그룹 간의 협력을 다룬다”고 강조했다. ‘인간은 이기적으로 태어났다’는 초판의 문장을 삭제하고, ‘책의 제목을 ‘이타적 협력자’ ‘협력적 유전자’로 했어야 했는가’라는 지은이의 고민을 품고 책을 읽다 보면 생존을 위해 다른 유전자들을 배척·소멸시키는 것이 아닌 각자 자기 목표대로 나아가는 ‘이기적’ 유전자의 진의에 다가설 수 있다.  

 

이는 인간의 본질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이 무엇인지부터 경쟁이 강화되는 현대 사회의 해법은 무엇인지까지 해답을 찾는 또 다른 방향키가 되어줄 것이다.

 

유전자는 생존을 놓고 그 대립 유전자와 직접 경쟁한다. 유전자 풀 내의 대립 유전자들은 다음 세대의 염색체 위에 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 경쟁하는 경쟁 유전자이기 때문이다. 유전자 그 속에서 대립 유전자 대신 자기의 생존확률을 증가시키는 유전자는 어느 것이든 그 정의상 오래 살아남을 것이다. 유전자는 이기주의의 기본 단위인 것이다. _ <이기적 유전자> 102쪽 

 

 

 


 

  선배의  독서와 진로 

지망 전공 다른 친구들과 함께 읽기 과학에 대한 통찰력 키워줬죠

 

조윤진

숙명여대 화공생명공학부 1학년

 

 

화공생명공학부에 진학하게 된 계기는? 

 

학급 특색 활동을 하다 접한 ‘눈 모사칩’이 진로를 바꿨죠. 일종의 장기칩인데 플라스틱 위에 세포를 배양해 인체 조직이나 장기를 모사한 실험 장치로 동물 실험을 대체하는 데 유용하게 쓰이겠더라고요. 원래 동물에 관심이 커서 눈여겨보고 탐구·발표하면서 이런 인공생명체를 개발하고 싶다는 생각에 다다랐어요. 생명과학과 화학이 결합된 바이오신소재 분야에 특히 관심이 많아 화공생명공학부에 진학하게 됐고요.  

 

 

대입 준비 과정에서 독서 활동을 어떻게 했나요?

 

독서를 통해 생명과학 분야의 지식을 보다 풍부하게 쌓았어요. 동시에 한 주제를 여러 시각에서 깊이 보는 것도 익히게 됐죠. 특히 고2 때 친구 다섯 명과 함께한 ‘5인의 책 친구’라는 자율 활동이 기억에 남아요. 제가 선정한 책은  <시민의 물리학>이었는데요, 인문사회 성향이 강한 친구들이 많이 꺼려했거든요.(웃음) 물리를 재밌어하는 제가 친구들이 모르는 부분을 설명해주고, 만화로도 표현해 이해를 도왔어요. 그 과정에서 친구들이 ‘아주 살짝 재미를 느낀 부분이 있다’고 말해 기뻤고요.  

 

저 역시 <동물을 위한 윤리학> <어떻게 동물을 헤아릴 것인가>를 읽으며 무분별한 동물 실험은 나쁘다고 봤는데, 친구들은 수입품에 동물 실험 인증을 필수적으로 요구하는 국가가 있는 만큼 국제 공통의 동물 실험 윤리나 지침 혹은 제제 방안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부터 동물과 인간의 건강권을 어떻게 볼 것인가까지 경제 교역 사회 문화적으로 깊게 보더라고요.  또 후배들은 책을 읽고 나서 간단히 메모라도 해두길 권해요. 어렵게 읽은 책인데, 시간이 지나면 내용이 희미해져요. 고1 때 선생님께서 추천해주신 방법인데, 포스트잇이나 별도의 독서기록장에 책 제목과 함께 인상 깊었던 구절과 페이지, 감상이나 아이디어를 써넣으니 나중에 찾아보기 훨씬 수월하더라고요.  

 


 

 선배의 강추 전공 적합書  

 

<팩트풀니스>
지은이 한스 로슬링 외 

옮긴이 이창신 

펴낸곳 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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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 계열 진로를 희망한다면 꼭 읽었으면 하는 책이에요. 데이터를 보고 스스로 분석·검증하는 능력도 키울 수 있고요. 세상을 보는 통찰력을 얻는 건 덤이고요.  특히 생명공학을 공부하려는 친구들은 환경이나 생명에 민감한 편인데 인간 생활, 과학기술의 발전이 환경오염과 빈부 격차 등의 문제를 키운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고민이 클 거예요. 저는 이 책을 통해 세상이 과학기술의 발전과 함께 보다 나은 방향으로 바뀌어왔음을 통계와 그래프를 통해 확인했어요. 막연한 불안감이나 불확실한 정보에 근거한 과학 혐오에 빠지지 않고, 친환경적이고 생명을 존중하는 과학기술을 개발하겠다는 나름의 목표도 다시 세웠고요.  

 


 

 

<사소한 것들의 과학>
지은이 마크 미오도닉 

옮긴이 윤신영 

펴낸곳 M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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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에 대한 책으로, 유리 스틸 등 일상 곳곳에 쓰이는 재료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분자 단위를 다루는 세밀한 공정을 알려주는 흥미로운 책이에요. 흔히 접하는 다양한 재료가 물체의 기능에 깊은 연관이 있음을 깨달으면서, 사소하지만 중요한 과학의 쓸모를 깨닫는 재미도 느낄 수 있죠. 개인적으로 새로운 기술이나 유망 기술을 다뤄 좋았어요. 지금의 생명공학은 바이오신소재, ICT 헬스케어 등으로 폭넓게 나아갈 수밖에 없는 만큼 보다 넓은 시야를 얻는 데 도움이 돼요. 특히 <팩트풀니스>는 과학을 포함해 사회 전반을 조금 멀리 떨어져 넓게 보고, <사소한 것들의 과학>은 과학을 아주 세밀하게 들여다볼 수 있게 해줘요. 함께 읽으면 과학의 생동감을 느끼면서 더 깊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