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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과 선택 과목 돋보기] 여행지리

과학·예술·문화가 어우러진 여행 여행과 지리가 만나 

사회 교과 선택 과목 돋보기 | 여행지리 


통합적 사고 UP! 지치고 힘들 때 사람들은 여행을 떠난다. 여행은 우리 생활에서 힐링 그 자체다. 하지만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즐길 수 있는 게 여행이다. <여행지리>가 단순히 떠나고 즐기는 과목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착각이다. <여행지리>는 여행이라는 형식을 빌려 자연환경 및 인문 환경을 통합적으로 담을 뿐 아니라 그 지역의 지형, 역사, 문화 등을 종합적으로 다룬다. 따라서 진로와의 연계성을 찾기도 좋은 과목이다.  <여행지리>, 학교 현장에서는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아봤다. 

 

취재 민경순 리포터 hellela@naeil.com

도움말 김하나 교사(충남 공주여자고등학교)·서태동 교사(광주 전남대학교사범대학부설고등학교) 최학모 교사(경기 의정부중학교)

 


 

여행과 지리의 조합으로 탄생한 <여행지리>


<여행지리>는 지리를 기반으로 하지만, 기존의 지리 과목과는 차별화된다. 특정 지역의 단순한 지형 구조나 지리적인 위치만을 다루는 게 아니라 ‘여행을 왜, 어떻게 해야 할까’ ‘매력적인 자연을 찾아가는 여행’ ‘다채로운 문화를 찾아가는 여행’ ‘인류의 성찰과 공존을 위한 여행’ ‘여행자와 여행지 주민이 모두 행복한 여행’ ‘여행과 미래 사회 그리고 진로’ 등 다양한 관점으로 다룬다. 

 

광주 전남사대부고 서태동 교사는 “<여행지리>를 선택하는 학생들의 진로도 다양하다. 지리에 관심이 많은 학생뿐 아니라 여행 작가, 사진 작가 그리고 관광 계열 진로를 꿈꾸는 학생, 경제·경영 계열을 생각하는 학생 등도 진로 연계가 가능한 선택 과목이다. 최근에는 유튜버를 꿈꾸는 학생이 많아지고, 브이로그에 관심이 커지면서 <여행지리>에 관한 흥미도 많아졌다”고 전했다. 

 

처음에는 <여행지리>를 여행지를 소개하는 과목으로 생각하기도 했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 지리적인 내용이나 지역을 이해하는 부분에서는 상당히 전문적이고 내실 있는 과목이다. 

 

경기 의정부중 최학모 교사는 “<여행지리>는 <한국지리>와 <세계지리> 과목과 관련이 많다. 다양한 자연환경과 인문 환경을 만나는 여행을 통해 지리적 관찰력, 감수성, 상상력, 다문화적 가치뿐 아니라 공동체 의식 등을 배울 수 있다. 내용이 단순하지는 않지만 다른 과목에 비해 눈과 귀가 즐거운 수업임은 확실하다”고 설명했다. 

 

 

멀리 떠나는 것만이 여행 아냐,  낯설게 바라보면 바로 여행의 시작!


서 교사는 “여행은 단순히 공간적, 지리적인 이동만을 뜻하지 않는다. 집 밖을 나서는 순간, 여행이 시작될 수 있다. 자기가 사는 지역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충분히 여행지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19로 직접 여행을 다니기는 어렵지만, 책이나 대중매체 또는 유튜브 영상을 통한 간접 여행은 충분히 가능하다. 특히 여행 관련 프로그램이 많아지면서 가고 싶은 나라나 도시에 관한 영상을 시청한 뒤 특징이나 감상 등을 공유하고, 여행을 떠나는 목적, 바람직한 여행이 되기 위한 조건 등 여행 자체의 의미를 생각해볼 수 있다. 보통 여행자가 여행의 주인공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여행지 그리고 그곳에 사는 사람들 모두 행복한 여행이 진정한 여행임을 수업을 통해 공유했다. 

 

최 교사는 경기 송우고 재직 당시 “책이나 대중매체를 골라 여행을 떠나는 이유 찾기, 여행자의 시각으로 일상공간 바라보기, 자신의 진로와 관련된 장소와 이미지 설명하기 등의 수행평가를 했다. 특히 여행자의 시각으로 일상생활 공간을 바라보며 학생들은 지금껏 느껴보지 못한 새로움을 느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진로와 연결된 장소 수행평가에서는 큐레이터가 되고 싶었던 학생이라면 큐레이터가 박물관에서 아이들에게 설명하는 사진과 함께 큐레이터는 어떤 직업인지, 설명하고 있는 유물은 무엇인지, 큐레이터의 전망은 어떤지 등을 알아본다. 

 

건축가가 꿈인 학생이라면 평소 보고 싶었던, 혹은 인상적이었던 건축물의 구조, 지역의 특징과 건축물의 관계, 건축가, 그리고 미래에 만들고 싶은 건축물 등으로 다양하게 확장해갈 수 있다. <여행지리> 수업은 다양한 영상 자료를 통해 여러 나라와 도시의 지형, 사람들의 생활 모습을 살펴보며 소통과 공감을 중시한다. 

 

 

 


 과목 특징 한 눈에 정리 

 

✚ 핵심 영역 및 개념
여행의 의미, 지도 및 지리정보시스템, 자연 환경과 인간 생활, 자연 환경의 다양성과 지속 가능성, 문화 지역과 문화 전파, 산업 유산과 기념물 여행, 여행 산업과 지역 변화, 여행 산업 특성

 

✚ 관련 학과

지리학과 지리교육과 정치외교학과 국제학과 호텔경영학과 관광학과 문화인류학과 도시계획학과 건축학과 부동산학과 등

 

✚ 관련 직업
여행 작가, 관광통역가, 국제 분쟁 전문가, 해외 시장 정보 분석원, 증강현실 전문가, GIS(지리 정보 시스템) 전문가, 빅데이터 전문가, 국책연구소 연구원(국토지리정보원,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물류관리전문가 등

 


 MINI INTERVIEW 

 

“낯선 지역으로의 여행을 오감으로 느끼는 과목”

 

김하나 교사 충남 공주여고

 

 

Q. <여행지리> 과목 특성을 소개한다면?


단순히 여행을 가는 행위에 국한된 교과목이라기 보다는 일상 같은 ‘여행’을 하고, 여행 같은 ‘일상’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과목이다. 여행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지리적 지식이나 여행 시 필요한 다양한 정보,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을 깨닫는 ‘철학적 성격’도 담고 있다.

 


Q. 수행평가 주제나 수업 활동을 설명한다면?


‘오감을 활용한 여행 지도 만들기’라는 주제로 수행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낯선 나라 또는 낯선 지역으로 여행을 떠나 그 곳에 도착하는 순간, 우리 눈에 보이는 ‘시각’적인 요소 뿐만 아니라  음식의 맛(미각), 냄새(후각), 소리(청각), 심지어는 우리 손에 닿는 다양한 느낌(촉각)을 다양하게 생각해보자는 의도로 진행했다. 최근 지리학에서는 사운드스케이프(soundscape, 청각(소리)경관)라는 개념과 관련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데, 수행평가 초반부에 다양한 지역의 소리를 들려주면서 시각뿐만 아니라 청각에 귀기울여 볼 수 있는 시간을 제공했다. 모둠별로 희망하는 지역을 한 곳 선정해 ‘오감’을 느낄 수 있는 곳을 찾아 그 장소 및 감각의 특징을 정리한 다음 지도에 표시해 여행 지도를 완성한다.

 

 

Q. 어떤 학생이 선택하면 좋을까?


여행을 즐길 줄 아는 친구들이나 지리, 관광 분야에 관심이 있는 친구들은 선택하면 좋다. <세계지리>나 <한국지리> 교과 내용과도 연계되는 부분이 많다. 지리는 땅 위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다루는 과목으로 다양한 과목과 연계될 수 있다. 어떤 진로와도 연결고리를 찾을 수 있다. 조금 더 연결성이 짙은 분야는 경제학 경영학 건축학 사회학 문화인류학 등이다. 교과서에 담긴 지식이 지나치게 깊거나 어렵지 않아 새로운 ‘장소’에 대한 호기심을 갖고 탐구해보고 싶다면 선택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