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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수시 합격생 릴레이 인터뷰] 전진우 서울과학기술대 화공생명공학과

과학 향한 열정, 에너지·배터리에 닿다

전진우 | 서울과학기술대 화공생명공학과(경기 청북고)

 

주요 과목의 성적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누구보다 과학에 대한 열정과 호기심은 컸다. 주요 과목을 잘하면 좋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강점이 있는 과학에서 독보적인 역량을 보이는 게 학생부종합전형에 유리하다고 생각했다. 모교에서 3~4등급으로 서울 소재 대학에 합격한 건 진우씨가 처음이었다. 전공 적합성을 대학으로부터 인정받은 셈이다. 고1 때 엔트로피 관련 영어 지문을 접할 땐 여러 번 읽어도 이해되지 않는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도서, 논문, 유튜브를 찾아가며 궁금증을 해소해나갔다. 과학 공부를 할수록 에너지공학, 배터리에 끌렸다. 막연하게 공학 계열 진학이 아닌 배터리를 제대로 공부할 수 있는 학과에 진학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렇게 선택한 곳이 서울과학기술대 화공생명공학과였다. 서울과학기술대 화공생명공학과 1학년 전진우 학생을 만났다.

 

취재 민경순 리포터 hellela@naeil.com

사진 이의종

 


에너지, 배터리를 제대로 배울 수 있는 대학은?

 

내 성적에 맞는 대학과 학과를 찾기 위해 대학 학과 홈페이지를 수십 번 드나들었다. 특히나 학생부종합전형은 교과 성적을 정량적으로 평가하지 않기 때문에 지망 대학을 결정하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배우고 싶은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대학과 학과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서울 소재 대학과 수도권 대학을 고민해서 지원 대학 라인을 구성했어요. 에너지, 배터리 분야에 워낙 관심이 많았기에 켄텍과 건국대 서울과학기술대 인하대 가천대 단국대 한국공학대를 지원했어요. 켄텍과 건국대는 1차에서 불합격했지만, 다른 대학은 전부 붙었어요.” 진우씨는 여러 분야를 다양하게 배우는 기계공학이나 전자공학보다 배터리나 에너지 분야에 특화해 제대로 배울 수 있는 대학을 찾고 싶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대학 홈페이지에서 학과 소개와 함께 영상, 개설 교육과정을 꼼꼼하게 살폈다.  “대학마다 교육과정의 차이가 크더라고요. 예를 들어 동국대 기계로봇에너지공학과는 기계와 로봇, 에너지 분야를 폭넓게 배워 제가 원하는 방향이 아니었어요. 건국대 미래에너지공학과는 진학한 고교 선배가 있었는데 화학공학과 에너지공학으로 전공이 세분된다고 하더라고요. 

 

서울과학기술대도 화공생명공학과와 미래에너지융합학과가 있어요. 학과 이름만 보면 미래에너지융합학과가 에너지 분야를 더 전문적으로 배울 것 같지만 교육과정을 보니 신재생 에너지, 새로운 자원, 에너지 정책에 중점돼 있더라고요. 반면, 화공생명공학과는 화학공학과 에너지공학 중심으로 교육과정이 설계돼 있어요. 전공 과목에 <배터리 및 연료전지공학>이 개설돼 있고, 배터리 관련 연구실도 있어 원하는 공부를 하기에 최적이라고 생각했어요.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가천대 배터리공학과, 단국대 화학공학과, 한국공학대 전기에너지공학과를 선택한 것도 같은 맥락이었죠.” 

 

 

높지 않은 성적에도 과학 덕분에 경쟁력 상승 

 

중학교 때부터 국어 영어 수학 등의 주요 과목보다 사회나 과학 교과를 좋아했다. 주요 과목 공부를 열심히 안 한 건 아니다. 고교 3년간 수업 시간에 졸아본 적이 없을 정도로 매 시간 열중했다. 

 

그런 진우씨의 모습은 학생부 교과학습 발달 상황의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에 고스란히 나타나 있다.  “고1 <영어> 시간에 엔트로피와 관련한 영어 지문을 접했어요. 엔트로피를 잘 모르니 해석이 돼도 이해가 안 되더라고요. 제 기억에 열역학 제2법칙, 엔트로피는 항상 에너지가 증가하는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그런 내용이었던 것 같아요. 

 

책을 찾아보고, 선생님들께 여쭤보고, 유튜브를 찾아가며 공부했어요. 선생님들은 <물리학Ⅰ>을 배우면 알 거라고 하셨지만 궁금해서 참을 수가 있어야죠. 뜨거운 차가 시간이 흐르면 식어가는 이유, 산에서 내려올 때보다 올라갈 때 더 힘든 이유 등을 엔트로피와 연결해 발표했어요.” 진우씨는 국어 영어 수학은 3~5등급을 오갔지만 <통합과학>은 전교 1등으로 1등급을 받았다. 고2 때 <생명과학Ⅰ>은 1~2등급을, <화학Ⅰ>은 2등급, <물리학Ⅰ>은 3등급을 받았다. 과학 과목 중 가장 좋아하는 과목은 물리였는데 성적은 다소 아쉬웠다.   “친구들이 물어보는 건 다 알려주고, 누구보다도 학업 역량은 잘 갖췄다고 생각했는데 시험을 보면 이상하게 원하는 성적이 안 나오더라고요. <물리학Ⅰ> 선택 인원이 적기도 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문제 풀이를 무한 반복하면서 개념이나 원리를 적용했어야 하는데 문제를 푸는 스킬이 조금 부족했던 것도 같아요. 물리를 원래도 좋아했지만 배기범 강사의 강의를 들었을 때 물리학이 정말 재미있는 과목이란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어요.”  고2 때 공동 교육과정으로 개설된 <고급물리학>을 선택했다. 물리학을 좀 더 깊이 공부하고 싶었는데 <물리학Ⅰ>을 배우면서 병행하기는 내용이 어려웠다. 

 

2학년에 개설됐기에 <고급물리학>의 교육과정대로 배우기엔 한계가 있었다. <물리학Ⅱ>를 배운 다음이었다면 심도 있는 내용을 배울 수 있었을 텐데 아쉬웠다.  과학에 흥미를 느낄수록 수학 공부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강이나 독학으로 수학 성적을 끌어올리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과학에 쏟아부었던 시간을 수학에 집중 투자하니 수학 성적이 오르기 시작했다. 2학년 1학기에 5등급이었던 수학 성적이 3등급으로 올랐고, <확률과 통계>도 2~3등급을 받았다.  “수학을 싫어하는 줄 알았는데 수학 성적이 오르니 수학이 재밌어지는 거예요. 노력해서 원하는 결과를 얻었던 경험은 굉장히 의미 있었던 것 같아요.”

 

 

동아리 활동으로 과학 공부에 대한 흥미 끌어올려  

 

공학 계열 진학을 생각했기에 동아리에 들어가 코딩을 독학했다. 처음엔 낯설기만 했지만 파이썬을 비롯해 라즈베리파이, 아두이노 등을 하나씩 공부하면서 헤쳐 나갔다. 코딩 공부는 과학 실험이나 결과물을 만드는 데 시너지를 가져왔다. 

 

“고1 땐 UV 램프를 활용해 마스크 살균기를 만들었어요. 이땐 아두이노를 활용했고, 고2 때는 라즈베리파이로 디스플레이가 가능한 미래형 거울을 만들었어요. 거울을 보는 시간이 많은 사춘기 학생들이 검색하고 싶은 영상이나 자료를 거울을 통해 볼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거예요. 인공지능 스피커를 삽입해 말로 원하는 자료를 검색할 수 있도록 코딩했죠. 

 

‘시리야~ 최단거리 검색해줘’ 하듯이요. 여러 데이터가 축적돼야 반응 속도가 향상되기 때문에 시간이 날 때마다 질문하고 목소리를 저장했어요. 어려움도 많았지만 6개월 동안 노력해 결과물을 완성했을 때 진짜  뿌듯했어요.” 진우씨는 전기자동차가 환경친화적이라고 알고 있지만 꼭 그렇진 않다고 설명한다.  “텔레비전 다큐멘터리를 보니 전기자동차의 배터리를 만들기 위해 희토류 금속을 정제하는데, 이 단계에서 엄청난 오염이 발생한다더라고요. 방사능 수치도 높아 희토류 광산이 있는 지역 주민들은 선천성 기형아를 낳거나 백혈병 등 피해가 심각하다고 들었어요. 친환경자동차로 알고 있던 전기자동차의 반전이었죠. 전기자동차가 더 보급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고요. 졸업 후 국제 공업기구에 취직해 이런 문제를 고민해보고 싶어요. 고교 3년동안 해본 것도, 배운 것도 많아요. 서울과학기술대에서 원하는 공부를 하며 나아갈 제 대학생활이 너무 기대돼요.”

 


 

나를 보여준 학생부 & 선택 과목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 

 

 1학년 

<영어> 평소 과학적 배경지식이 많은 만큼, 과학 관련 주제의 영어 지문이 나올 때 두각을 나타냄, <통합과학> 잠자리의 비행 능력으로 패러글라이딩 날개를, 북극곰의 털 구조로 옷 충전재를 새롭게 고안해내고 인류가 자연 모방 신소재처럼 친환경적으로 개발해나가야 한다고 주장함, <미술> 로봇 도우미의 등장, 입체 프린터를 활용한 쇼핑·물류의 대중화 등 2050년의 인간 삶을 상상해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함


 2학년 

<문학> 소설 내면화하기 활동에서 <회색인간(김동식)>이라는 작품을 감상, 사회를 바라보는 안목과 이를 문학적 관점으로 해석하는 능력이 뛰어남, <물리학Ⅰ> 이공계 학생에게 부족한 사회성이 뛰어나고 자신의 진로와 호기심을 수업 시간에 다양한 단원에서 드러냄, <화학Ⅰ> 원자력 배터리의 효율성과 지속성과 관련해 발표함, 원자력 배터리가 물리 화학 생명과학 지구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 고민함

 

 3학년 

<확률과 통계> 화학에서 배운 오비탈이 원자구조에서 전자가 존재할 확률을 나타낸 확률밀도 함수임을 설명함, <미적분> 천문학, 전자기학, 경제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미적분이 활용되고 있음을 체감하고 수학 공부의 필요성과 즐거움을 표현함, <사회문제 탐구> ‘전기자동차의 환경오염’을 주제로 친환경자동차의 환경보호와 환경오염 요인을 소개함, 친환경자동차의 두 얼굴에 대해 탐구·발표함 


 선택 과목 

 

▒ <고급물리학>  물리학을 너무 좋아해 고2 때 경기도교육청 공동 교육과정으로 이수했다. <물리학Ⅱ>를 선이수하지 못한 채 <고급물리학>을 배워 한계가 있었지만 고3 때 배울 <물리학Ⅱ>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


▒ <물리학Ⅰ· Ⅱ> <화학Ⅰ· Ⅱ>  공학 계열 진로를 생각했기에 큰 고민 없이 선택한 과목이다. 두 과목을 배우면서 배터리의 효율성과 환경 영향성 등 다양한 관심을 확장할 수 있었다. 


▒ <사회문제탐구>  자연 계열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었던 유일한 과목이었지만, 사회 교과를 좋아했기에 기억에 남는 과목이다. 특히 친환경자동차로 알고 있는 전기자동차의 배터리 생산 과정에서 환경오염이 발생한다는 걸 알았고, 다각도로 과학을 접근할 수 있어 의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