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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수시 합격생 릴레이 인터뷰] 김강민 서강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연흔 사진으로 시작한 꼬리에 꼬리를 무는 탐구,  공학의 매력 알았어요

김강민 | 서강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경남 창원과학고)

 

과제 연구 활동으로 만든 파도감쇄장치는 관련 분야 전문가로부터 뛰어난 아이디어라는 평가를 받았다. 관련 자료도 부족했고 실험 설계도 어려워 절망하기도 했지만 강민씨는 호기심 하나로 3년간 탐구를 이어갈 수 있었다. 1학년 때 막연하게 생각했던 연흔 연구는 2학년 때 파도감쇄장치 개발로 이어졌고 3학년 때는 이 파도감쇄장치를 CAD로 그린 후 3D 프린터로 출력해 실험했다. 파도감쇄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과정을 통해 공학의 매력에 푹 빠졌다.

 

취재 김민정 리포터 mjkim@naeil.com

사진 이의종

 


사진 한 장에서 출발한 파도감쇄장치

 

1학년 초부터 시작한 과제 연구 활동은 3년 내내 이어졌다. ‘연흔과 파도의 관계’ ‘연흔 분석법을 통한 최적의 파도감쇄장치 개발’이라는 주제였다. 시작은 지구과학 책에서 본 연흔 사진이었다. 

 

퇴적물이 물·바람에 의해 흔들리는 과정에서 생기는 연흔에 호기심을 느꼈고, 어떤 경우 연흔이 잘 생기는지 친구들과 함께 실험했다. 1학년 때는 정상파 상황에서 연흔이 잘 형성되고, 파도의 세기가 약해지거나 정상파가 아닌 경우에는 연흔이 다시 흐려진다는 결론을 내렸다. 바닷 속 연흔에 관한 국내 논문이 부족한 탓에 해외 자료를 찾아볼 수밖에 없었고, 실험 설계나 실험과정 자체도 힘들었다.  “사실 주제를 잘못 선정한 것이 아닌가 고민도 했습니다. 하지만 실험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너무 궁금해 계속 진행했어요. 

 

2학년 때도 과제 연구 활동이 있었는데, 보통 주제를 바꿔 진행하지만 이 주제를 좀 더 심화시켜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1학년 때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파동의 성질(상쇄간섭)을 이용한 파도감쇄장치를 연구했습니다.” 파도에 대한 정보를 연흔이라는 척도로 분석하는 아이디어였다. 해안침식이 심각하다는 뉴스를 본 뒤, 파도의 반사파를 이용해 해안침식을 감소시키는 구조물을 구상했다.  “정확한 실험을 위해 파도의 진폭과 진동 수를 조절하는 정상파발생장치를 제작했고 구조물 조건을 달리하며 실험했어요. 이 실험을 통해 파도의 감쇄 효과를 최대로 이끌어낼 수 있는 구조물의 길이와 구조물이 물에 잠겨야 하는 깊이를 구해낼 수 있었습니다. 

 

첫 실험에서는 한 종류의 파장으로만 실험했지만 실제 구조물이 적용되는 바다에서는 다양한 파장의 파도가 존재한다는 문제점을 파악했죠. 구조물에 기울기를 도입해 여러 파장에서 의미 있는 상쇄 효과를 도출했습니다. 파도가 얼마나 감쇄하는지는 연흔으로 유추할 수 있었고, 다른 장치들(PASCO MOTION SENSOR) 정보와 교차검증해 파도감쇄장치를 개발했습니다. 이런 파도감쇄장치는 양식장에서도, 활어차에서도 응용될 수 있겠더라고요. 공명으로 발생하는 정상파로 인해 물고기들이 스트레스를 받는데 양식장에서는 발육 저하를 막을 수 있고, 활어차에서는 폐사를 막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 3학년 때는 석유를 시추하는 해양 플랜트와 해상도시 등에서 파도감쇄장치를 장착한 구조물을 설치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파도감쇄장치를 직접 CAD를 이용해 그린 후 3D 프린터로 출력해 학교에 있는 조파장치로 실험했다.  “대형 조파장치에서 실험했고 파도감쇄 효과가 있었습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시작한 탐구 과정이 연흔분석법과 최적의 파도감쇄장치 개발이라는 유의미한 결과로 이어졌죠. 자연에 대한 관찰이 탐구를 통해 지식이 되었고, 더 나아가 공학으로 적용시켜보는 소중한 경험이 되었습니다.”

 

 

수학적 모델링 통해 최적의 항공기 배치 연구 

 

또 다른 탐구 활동은 비행기의 항속거리에 관한 연구였다. 어릴 때는 조종사를 꿈꿨을 정도로 비행기를 좋아했다. 한 번 연료를 주입하면 얼마나 운행할 수 있는지 궁금했는데, 비행기가 이륙한 순간부터 연료를 전부 사용할 때까지의 비행거리를 예측할 수 있는 브레게 방정식(Breguet Range Equation)을 알게 되면서 호기심을 느꼈다. 

 

“브레게 방정식을 유도하는 과정이 생각보다 많이 어려웠어요. 이 과정에서 항공기에 작용하는 항력과 추력을 유도해보면서 이 힘들이 속도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공부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2학년 때 미분을 활용한 프로그래밍을 통해 비행기가 어떤 속도로 날아야 가장 효율적인지 구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는데요. 3학년 때는 브레게 방정식이 유도되는 과정을 탐구하다가, 이륙할 때 기름을 많이 사용하는 변수를 고려하지 않은 점을 발견해 이를 보완한 식을 만들어서 발표했어요. 

 

더 나아가 이 식을 활용해 항공사가 어떻게 비행기를 배치해야 최고 효율의 항속거리가 나오는지, 수학 시간에 배운 모델링 과정을 통해 연구했습니다. 알고 보니 항속거리는 항공기의 성능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항목이더라고요.” 이렇게 3년간 실험하고 탐구한 내용을 적다 보니 대입 자기소개서의 제한된 글자 수가 아쉬웠다. 자기소개서는 학생부에 간단히 기록된 탐구 활동을 자세히 설명해줄 수 있는 기회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글자 수가 넘쳐서 내용을 줄이고 또 줄일 수밖에 없었어요. 3년간 좌충우돌 지속했던 탐구 활동을 짧은 분량에 다 담으려니 힘들더라고요.”

 

 

계약학과라는 매력과 물리 화학 수학에 대한  관심으로 시스템반도체 선택  

 

“물리가 좋아서 대학도 물리를 중점적으로 공부하는 학과로 진학하고 싶었어요. 에너지 관련 학과에도 흥미를 느꼈는데 2학년 때 타 대학 반도체 계약학과에 다니던 선배의 소개로 반도체공학 전공을 알게 됐습니다. 반도체의 종류와 전망 등을 찾아보며 관심을 가졌고, 최종 선택했습니다. 서울에서 생활하며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었고, 4년 전액 장학금에 취업을 보장하는 계약학과라는 점에 매력을 느껴 서강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를 선택했어요. 지금도 반도체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고교 시절 물리 화학 수학을 놓치지 않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해 공부했고, 또 좋아해서 별로 걱정하진 않아요. 과학고 시절 선생님들이 무조건 박사 학위까지 받아야 한다고 강조하셔서 계속 공부할 생각입니다.”

 

 

힘들었지만 3년간 탐구 활동 지속할 수 있어 만족스러웠던 과학고 생활 

 

선생님의 권유로 영재원 시험을 봤고 합격해 중학교 때 경남과학고 영재교육원을 다녔다. 실험을 통한 탐구 과정이 무척 재밌었고 이는 과학고 진학을 결심한 계기가 됐다.  “물·주스·차 등 음료수의 종류, 온도를 각각 다르게 해 소화에 미치는 영향을 설계해 실험했습니다. 많이 어설펐지만 재밌었어요. 실험을 통해 탐구해나가는 과정이 저와 잘 맞는다고 생각해 과학고 시험을 봤는데요. 예상치 못하게 덜컥 합격한 후 많은 내용을 빠르게 공부해나가는 과학고의 특성상, 고교 시절 내내 공부하느라 힘들었어요. 

 

그래도 꾸준히 공부하니 조금씩 성적이 올랐습니다. 수학 상·하만 선행을 하고 입학했는데 이 진도는 1학년 1학기에 끝나버려 허탈하더라고요. 하지만 3년 내내 과학동 건물의 교실 한 곳을 점령해 친구들과 함께 실험할 수 있었던 건 과학고였기 때문이지 않았을까요? 다시 중3이 되어 같은 상황에 놓인다면 또 과학고를 선택할 것 같습니다. 단, 선행은 좀 하고 진학할 것 같아요. 하하.”

 


 

나를 보여준 학생부 & 선택 과목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 

 

 1학년 

<물리학Ⅱ> 롤러코스터 만들기 실험을 통해 높이와 회전반경 관계를 고민한 후 레일을 만들어봄. 회전반경을 조절함으로써 문제를 해결. <화학Ⅱ> 어는점 내림 측정 실험에서 MBL 장치를 사용해 그래프를 그리고 이론값과 실제값의 오차 원인을 분석함. 아세트산의 어는점 측정 시 아세트산은 이합체를 형성하므로 예상한 반트호프 인자 값보다 작아짐을 실험을 통해 증명함. <생명과학Ⅱ> 세포막의 유동성을 알아보는 형광표백법의 결과 그래프를 작성할 때 세포막에 고정되어 있는 막단백질과 인지질의 유동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사실을 정확하게 인지해 표현함. <지구과학Ⅱ> 오토마타를 통한 천체의 운동 표현하기 활동에서 축과 기어를 만들어 기어의 운동이 원판 운동이 되도록 하는 등 공학적 설계 활동에 열심히 참여한 후 결과물을 전시함.


 2학년 

<고급물리학> 미지의 액체 굴절률 실험을 통해 스넬의 법칙 활용법을 학습했고 정확한 측정에 다소 어려움을 겪었지만 실험 후 스넬의 법칙에 대해 다시 고찰해 실험 완성도를 높임. <고급화학> 정류상태근사법을 이용해 미카엘리스 멘텐식을 유도하고 기질 농도에 따라 반응 속도식을 나타냄. <고급생명과학> 코로나19 백신 플랫폼 개발 투자 사업 모의 설명회 프로젝트에서 단일 단백질 분자인 단백질 서브유닛, PS 백신은 B-Cell이 인식하는 특정 항원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몸속에 주입함을 발표. <고급지구과학> 쓰레기 중 가장 큰 피해를 입히는 것이 폐그물이라는 점에 착안해 분해되는 그물을 연구. 삼베로 그물을 제작하고 광학현미경을 사용해 크기가 줄어들었음을 확인. 

 


 선택 과목 

 

▒ <일반물리학Ⅱ> <일반화학Ⅱ>  3학년 선택 과목으로 물리와 화학을 선택해 이수했다. 1, 2학년 때 물ㆍ화ㆍ생ㆍ지 네 과목을 모두 공부해본 결과, 암기가 적은 물리와 화학이 적성에 맞았다. 또한 반도체공학과 혹은 물리 관련 학과에 진학할 때도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했다.


▒ <AP일반화학Ⅰ> <AP일반물리학Ⅰ> <AP미적분학Ⅰ>  과학기술원 진학에도 관심을 두었기 때문에 선택했다. AP 과목을 들으면 과학기술원 진학 시 학점을 인정해준다. 에너지 관련 학과 진학에도 관심을 가졌는데 결국 4년 전액 장학금을 지급하는 계약학과에 매력을 느껴 시스템반도체공학과를 선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