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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 교과 추천 도서] <생명과학Ⅱ> 진화

쌤과 함께! 교과 연계 적합書 생명과학 ③ <생명과학Ⅱ> 진화

 

취재 김한나 ybbnni@naeil.com 

 

교과 연계 적합書 생명과학 교과 자문 교사단
이영구 교사(서울 선덕고등학교)
이제현 교사(서울 선덕고등학교)
안경호 교사(서울 선덕고등학교) 

 


 

개념 Check!

진화: 생물이 생존에 유리한 방향으로 몸의 구조나 형태 등을 조금씩 변화시켜 자손에게 그 형질을 유전시키는 현상을 말함 

진화의 기본 토대인 <생명과학Ⅰ>의 유전 단원 톺아보기

관련 전공: 생명과학과 생화학과 생물학과 유전공학과 해양생명과학과 바이오생명정보과 농업교육과 한약학과  

 

 

ONE PICK! 교과 연계 적합書


<인간은 왜 인간이고 초파리는 왜 초파리인가>


★★★☆
지은이 이대한 
펴낸곳 바다출판사


“진화는 모든 생명체와 생명 현상의 생성 원리입니다. 모든 생물은 진화를 통해 오늘날의 꼴을 갖추었고 모든 종은 지금 이 순간에도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정신은 물론 인류를 위협하는 온갖 질병과 생명 다양성도 모두 진화의 작품이자 부산물인 셈이죠. 진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유전학을 배워야 합니다. 때문에 이 책은 <생명과학Ⅰ>에서 학습한 멘델의 법칙 등 유전 원리에서 출발해 <생명과학Ⅱ>의 변이와 자연선택으로 매끄럽게 넘어갑니다. 그렇게 유전학과 진화학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임을 들려주죠. 나아가 유전자 발현 조절과 핵심 조절 유전자, 연구에 이용된 생명공학 기술까지 언급하며 <생명과학Ⅱ>에서 학습한 개념들을 더욱 확장시킬 기회까지 제공합니다. 생명의 레시피가 궁금한, 미래 유전학자들에게 일독을 권합니다.”_ 자문 교사단

 



ONE PICK! 함께 읽기


우연과 필연이 빚어낸 ‘진화 레시피’ 마주하기 


1990년대 후반, 과학자들은 인간을 포함한 생명체의 모든 유전자 비밀을 담은 지도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13년에 걸친 ‘게놈 프로젝트’다. 연구가 마무리되자 놀랍게도 초파리와 인간의 유전자 수는 2배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음이 밝혀졌다. 비슷한 재료의 두 존재가 어쩌다 이렇듯 다른 운명을 맞게 된 걸까? 책은 생명을 만드는 재료는 다 같지만, 생명의 운명이 이토록 다채로운 이유는 40억 년 동안 진화가 만들어온 ‘레시피’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 덕분에 인간은 인간답게, 초파리는 초파리답게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유전학은 생명의 역사에서 세포만이 할 수 있었던, 생명의 레시피를 해석하고 편집하는 작업을 인간이 할 수 있게 했다. 이제 레시피의 산물인 인간은 자신의 레시피를 들여다보며 생명의 진화는 전적으로 우연인지, 아니면 발생할 수밖에 없었던 필연인지, 그것도 아니면 우연과 필연의 절묘한 조합인지 그 답을 찾아나가고 있다.


이 책은 진화유전학 분야의 중요하고도 논쟁적인 주제들을 다룬다. 자연선택은 생명의 레시피를 만드는 핵심인가? 질병과 지능은 유전되나? 유전자에 본능이 쓰여 있는가? 노화유전학은 노화의 지연을 넘어 회춘을 가능하게 하는가? 암은 정복 가능한가? 왜 인간의 젠더는 다양한가? 진화는 반복 가능한가? 이러한 질문들은 그 자체로 생명의 기원과 의미를 곱씹어보게 할 뿐만 아니라 우리가 더 나은 삶, 더 행복한 삶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를 고민하게 한다. 


완독 후 생명의 신비가 ‘하찮게’ 보일까 봐 우려할 필요는 없다. ‘이해된 신비는 이해되지 않는 신비보다 더 경이롭다’는 걸 알리기 위해 쓰여진 책이기 때문이다. 자신이 어떤 레시피로 창조(?)됐는지, 더 나아가 생명의 근원을 들여다보고픈 이들에게 훌륭한 길잡이가 돼줄 것이다.

 

한걸음 더 

DNA와 RNA의 차이 이해하기  

다윈 진화론의 핵심 요소 중 하나인 ‘변이의 유전’ 알아보기

생명공학 기술이 제재 없이 발전을 계속하면 어떤 현상이 벌어지게 될지 친구들과 토론해보기  

 

 



연계 전공 | 생명과학 

대학생 선배의 독서 이야기

“머리가 아닌 가슴을 움직이는 힘, 책 읽기의 최대 매력”

안희영 겐트대 글로벌캠퍼스 1학년



Q. 생명과학 분야 전공을 꿈꾸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초등학교 6학년 때 할아버지가 희귀 질병으로 발병 일주일 만에 돌아가셨어요. 무엇보다 마음이 아팠던 건 치료제가 있었지만 쓸 수 없었다는 거였죠. 약이 단 한 종류였는데, 적용 범위가 한정돼 있어 고령에 당뇨까지 있던 할아버지는 치료 대상이 될 수 없었거든요. 그때 새로운 치료제 개발을 넘어 특정 질병에 대한 ‘제약 없는 약’을 만들고 싶다는 소망이 생겼어요. 
그 덕분인지 고교 시기 가장 좋아하고 깊이 파고든 과목이 <생명과학>이었어요. <생명과학Ⅰ·Ⅱ>를 수강하고 외부 수업인 <고급생명과학>까지 찾아 들을 정도였으니까요. 특히 수업 중 배운 ‘면역 체계 이상 반응’이 흥미로웠어요. 대학에 진학하면 면역학을 연구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 만큼요. 뜻이 있으면 길이 보인다더니 운명처럼 고2 때 생명과학 분야에서 명망 높은 겐트대 글로벌캠퍼스를 알게 됐고 망설임 없이 지원했죠.

 


Q. 고교에서 독서 활동을 어떻게 했나요?

 

과학은 이성적이어야 하지만 과학자는 따뜻한 가슴을 지녀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공계 지망생임에도 인문학적 소양을 쌓을 수 있는 도서를 신중하게 골라 탐독한 이유죠. 고교 시절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하나만 꼽자면 ‘나만의 무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에요. 학생부에 자신만의 역량을 드러내는 데 책만 한 도구는 없다고 보거든요. 제 경우 동물을 좋아해 반려견을 키우고 있는데요, 그러다 보니 동물들이 신약 개발 실험에 희생된다는 사실이 가슴 아프더라고요. 때문에 관련 내용을 <과학과제연구>의 소논문 주제로 정했는데 당시 읽었던 <문밖의 동물들>이 큰 도움이 됐어요. 제목만 보면 단순히 ‘유기견을 다룬 책’이라고 여기기 쉽지만 이 책이 다루는 동물들은 말 그대로 문밖의 동물들이었어요. 집에 있는 반려동물도 같은 공간에 있는 듯하지만 실상은 ‘내 문밖’에 있는 타자란 거죠. 읽기 전엔 깨닫지 못했던, 아니 알고는 있었지만 깊이 있게 들여다보지 않았던 동물권에 대해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하는 계기를 심어줬죠. 덕분에 평가에서도 좋은 결과를 받을 수 있었답니다.  

 


추천도서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지은이 올리버 색스
펴낸곳 알마


신경장애라는 전문 분야를 대중이 읽기 쉽게 문학적으로 풀어낸 책입니다. 신경과 전문의였던 지은이가 경증 환자부터 중증 정신질환자까지 관찰하며 그들이 겪는 각 증상과 혼란, 성장 이야기들을 묶어낸 책이에요. 아내를 모자로 착각하는 사람부터 몸의 일부가 없다고 느끼거나 없는 신체의 일부가 있다고 느끼는 사람, 젊은 시절 기억만 남아 있는 사람, 반복적인 신체 행동을 하는 투렛 증후군을 가진 사람, 특정 영역에 천재성을 띠는 자폐증이 있는 사람, 사전이나 달력을 통으로 외우지만 다른 것은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 등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인간의 뇌와 정신 활동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전달하죠. 책을 읽고 ‘정신질환 환자가 겪는 망각은 그 사람에겐 현실’이라는 생각이 들어 다소 충격을 받았어요. 그럼에도 환자 하나하나를 ‘질병을 가진 치료 대상’이 아닌 영혼을 지닌 ‘사람’으로 대하는 지은이의 시각에 읽는 내내 가슴이 따뜻했습니다.  

 

 


톡톡톡
지은이 공지희
펴낸곳 창비


우리 사회가 소위 ‘음지의 영역’으로 치부해 드러내지 않는, 청소년의 임신과 낙태를 주제로 한 판타지 소설입니다. 저를 울게 한 최초의 책이기도 하고요. 어른들이 모르는 척, 안 본 척하고 싶을 뿐 실상 우리 모두의 청소년기는 결코 어리지 않은 시기라고 생각해요. 때문에 이 책은 이를 양지로 꺼내지 않으면 ‘사고’는 계속해서 반복될 것이고 그로 인한 상처도 점점 더 깊어질 거라는 메시지를 주죠. 
‘잘난 언니’와 비교당하며 가슴 아파하는 중3 소녀 ‘달림’은 어느 날 놀이터에서 ‘톡톡톡’하며 인사하곤 엄마를 찾아달라는 한 아이를 만나게 돼요. 그리고 그 꼬마를 ‘보푸라기’라고 부르며 동생 마냥 챙겨주죠. 결론을 말하자면 보푸라기는 사실 달림의 조카예요. 언니가 낙태한. 책은 무참하게 소외당하는 존재인 ‘보풀들’을 통해 말로만 ‘생명윤리’를 강조하는 현 사회에 따끔한 질책을 가해요. 청소년 도서지만 그 의미만큼은 여느 철학서 못지않은, 울림을 주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