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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수시 합격생 릴레이 인터뷰] 손건영 동국대 AI소프트웨어융합학부

“나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게임·프로그래밍’ 파고들었던 고교 3년

손건영 | 동국대 AI소프트웨어융합학부 (경기 인창고)  

 

어릴 때부터 집에 친구들을 불러 같이 게임을 하는 게 일상이었다. 닌텐도부터 PC게임까지 다양하게 즐겼다. 다행히 부모님도 게임을 하는 걸 크게 반대하진 않으셨다. 이러한 환경 덕분에 자연스럽게 게임과 컴퓨터에 관심을 갖게 됐다. 중학생 때 전자 제어기인 아두이노와 간단한 컴퓨터 언어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상상한 것을 현실로 만들 수 있는” 코딩의 매력에 푹 빠졌다. 고등학교에서도 이러한 열정은 계속됐고, 실제 게임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자신이 걸어야 할 길임을 확신했다. 그렇게 고교 생활 동안 컴퓨터 프로그래밍과 게임 개발에 집중한 결과, 동국대 AI소프트웨어융합학부에 합격했다. 손건영씨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취재 오승주 기자 sj.oh@naeil.com   

사진 이의종

 

 

손건영 ❘ 동국대 AI소프트웨어융합학부 (경기 인창고)

 


 

흥미로운 게임 속 수학에 눈뜨다

 

건영씨는 누구보다 학교 수업 시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학생이었다. 모든 수업에 성실히 임하다 보니, 관심 분야인 컴퓨터, 게임, 인공지능(AI)과 관련된 내용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특히 수학과 과학에서 이들에 적용된 기초 이론을 접할 수 있어 흥미로웠다.

 

“<수학> 개념은 게임에 정말 많이 활용되더라고요. <기하>에서 배운 벡터의 내적은 게임 캐릭터의 시야각을 결정할 수 있어요. 외적은 빛의 방향과 각도를 계산하고, 보이지 않는 물체의 뒷면을 제거하는 컬링 기법을 이끌어낼 수 있죠. 둘 다 게임 프로그래밍에서 중요한 부분 중 하나예요. 이런 사례들을 유튜브에서 직접 찾아가며 학습했더니 게임 프로그래밍에 대한 이해는 물론, 수학 개념에 대한 이해도 높일 수 있었죠. 탐구 내용을 수업 시간에 발표해 친구들에게 공유했더니 반응도 좋았고요.”

 

같은 방식으로 <미적분>에서는 딥러닝 인공지능의 최적화 알고리즘으로 사용되는 ‘기울기 하강법’에 미적분이 어떻게 활용되는지도 조사했다. 뿐만 아니다. AI 윤리에 대한 고민도 수업을 통해 풀어냈다. <독서>에서는 AI를 다루는 사람의 윤리적 기준의 중요성을, <생명과학Ⅰ>에서는 뇌·기계 인터페이스(BMI) 기술의 장점과 윤리적 문제를 살펴보며 과학 기술의 양면을 깊게 고민했다.  

 

 

게임 창작 열정 더하고 리더십 키운 동아리 활동  

 

건영씨의 모교인 경기 인창고는 과학중점학교이자, 혁신학교다. 과학중점과정을 밟은 건영씨는 수학·과학에 집중된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했기에 과목 선택의 폭이 좁았다. 게임 등 관심 분야와 직접적으로 관련한 교과목이 현재 고교에서 만나기 어렵다 보니, 교내의 다채로운 창의적 체험 활동을 적극 활용했다. 동아리 활동이 대표적이다.      

 

2학년 때는 ‘겜창동(게임창작동아리)’에서 활동하며 여러 게임을 직접 제작했다. 게임 개발 도구인 ‘유니티’를 사용해 캐릭터, 사물, 지형 등 게임의 다양한 요소를 조작하고 물리 법칙을 적용해 게임 제작에 필요한 기법을 탐구하는 등 관심사를 확장해갔다. 코딩 실력은 주로 유튜브와 구글, 전문도서를 활용해 키워나갔다. 

 

“지역 시민들에게 공개하는 오픈랩 행사에서 동아리가 제작한 게임을 선보인 것이 특히 기억에 남아요. 2차원 지도에서 진행하는 간단한 점프 게임이었어요. 저는 게임 기획, 장애물 부분의 코드 작성, 디자인 등을 담당했고요. 학교 인근 경기 구리역 근처에 부스를 마련해 일반 시민들에게 저희가 만든 게임을 소개했죠. 이때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이 저희 게임을 굉장히 재미있게 하는 모습을 보면서 게임 개발 분야에서 계속 일하고 싶다는 확신을 갖게 됐어요. 동아리 활동으로 다양한 팀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누군가는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러한 역할을 자처하다 보니 3년간 진로 관련 활동을 많이 쌓은 것은 물론 스스로도 크게 성장할 수 있었어요.” 

 

3학년 때는 코딩과 프로그래밍에 관심 있는 친구들과 함께 직접 ‘코드메이커’라는 동아리를 만들고 동아리장을 맡았다. 동아리원의 관심 분야에 따라 게임 개발, 웹 개발, AI 연구 등의 조로 나눠 활동을 조직했다. “프로그래밍 관련 진로를 생각하고 있어도 모든 친구가 코딩을 할 줄 아는 건 아니었어요. 코딩을 모르는 친구들에게는 로고 제작이나 이미지, 음악 관련 업무를 맡겼습니다. 게임 제작 자체보다 친구들의 능력과 관심사를 종합적으로 파악해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들였어요. 이것이 리더로서 더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했죠.”

 

 

학교생활에 대한 자신감, 종합전형 지원·합격 이끌어  

 

수시 원서를 작성할 때, 건영씨는 ‘근거 있는 자신감’으로 가득했다. 2년 반 동안의 활동이 학생부에 탄탄하게 기록돼 있었기 때문. 학생부종합전형을 선택하는 데 망설임이 없었다. 프로그래밍과 게임 분야에 관심이 많아 관련 학과들을 추린 후 건국대 동국대 서울과학기술대 광운대 세종대는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상명대는 학생부교과전형으로 지원했다. 2곳은 안정 지원, 4곳은 소신 지원이었다. 이 중 동국대 세종대 상명대에 합격했다.

 

“동국대 AI소프트웨어융합학부는 컴퓨터공학, 인공지능, 멀티미디어소프트웨어공학 등 여러 학과가 모여 있어요. 관심 분야인 프로그래밍과 게임, 인공지능을 모두 다루고 있어서 제게 딱 맞는 학부라고 생각했어요.”

 

동국대 학생부종합전형은 1단계 서류 종합 평가와 2단계 서류 성적(70%) 및 면접 평가(30%)로 진행된다. 학생부 외에 면접도 중요한 평가 항목인 것. 건영씨는 면접에 대한 큰 두려움은 없었다. 학생부를 꼼꼼히 분석하며 면접을 준비했다. 실제 면접에서는 학생부에 기록된 활동과 역할, 결과에 관한 질문이 이어졌다. 인공지능 기술을 게임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도 받았다.

 

“고교 생활 내내 제 관심사와 관련 활동을 학생부 곳곳에 담으려 노력했어요. 수능은 3년간의 노력을 단 하루에 평가받는 것이라 위험 부담이 큰 반면, 종합전형은 지속적으로 쌓은 활동으로 평가받기에 위험이 적은 편이에요. 후배들도 학교생활을 하며 자신의 관심사를 꾸준히 탐구해보길 추천합니다.” 

 


 나를 보여준 학생부 & 선택 과목 

 

 의미 있었던 선택 과목 

 

▒ <미적분> <확률과 통계> 3학년 때 두 과목 중 하나를 선택해 듣는 게 일반적이지만, 컴퓨터공학 관련 진로를 고려하고 있어서 확률을 배워두면 도움이 될 것 같아 두 과목을 모두 선택했다. 

 

▒ <물리Ⅱ> <화학Ⅱ> <지구과학Ⅱ> 인창고는 과학중점학교다. 과학Ⅰ은 4과목을 모두 배우지만 Ⅱ 과목은 세 개를 선택하면 된다. 물리가 어렵고 성적을 받기도 쉽지 않지만, 희망 전공인 컴퓨터공학에선 물리 법칙이 필수이므로 선택했다. 프로그래밍이 사용되는 분야인 양자역학에 관심이 있어 흥미로웠다.  

 

▒ <화법과 작문> 맞춤법과 중세국어를 배우는 <언어와 매체>보다는 글의 전체 내용을 파악해서 이해하는 학습이 더 잘 맞아 이를 선택했다.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 

 

 1학년 

 

<국어> 컴퓨터와 인터넷 분야에 대한 관심으로 <메타버스>를 읽고 증강현실, 라이프로깅, 거울시계, 가상세계 등의 정의와 활용성에 대해 알게 되었다는 내용의 서평을 작성함 <수학> ‘다이나믹 프로그래밍으로 피보나치 수열 구하기’를 주제로 자유 주제 탐구 활동을 실시함. 피보나치 수열을 점화식으로 표현하고 파이썬 프로그램으로 수열을 구현해봄 <한국사> ‘한국 게임의 역사’를 주제로 한국 게임의 발전을 탐구한 보고서를 작성함 

 

 

 2학년 

 

<독서> ‘AI는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강연을 듣고 AI를 다루는 사람의 윤리적 기준이 왜 중요한지를 중심으로 보고서를 작성함 <생명과학Ⅰ> AI를 통한 단백질 구조에 대한 예측의 발달을 통해 암세포의 구조를 알아내고 제거하기 위해 이용될 수 있는 부분의 활용성을 조사함 <지구과학Ⅰ> ‘펄린 노이즈의 작동 원리 파악 및 구동’이라는 주제로 게임 맵의 지형을 비교하는 실험을 수행함

 

 

 3학년 

 

<화법과 작문> 컴퓨터공학 분야의 ‘절차적 생성 방식에 대한 탐구’를 주제로 절차적 콘텐츠 생성을 생성, 테스트, 탐색 기반 알고리즘으로 분류해 특징과 원리를 설명함 <미적분> 딥러닝 인공지능의 최적화 알고리즘으로 사용되는 ‘기울기 하강법’에 미적분이 활용되는 과정과 절차를 조사함 <과학융합> 컴퓨터공학과 생명과학을 융합한 ‘게임으로 코로나 단백질을 만든다. 그리고 실패 이후 다시 대두된 인공지능의 가능성’이라는 주제로 탐구 프로젝트를 진행함 

 

 

 

 

 교사의 눈으로 본 수시 합격생 

 

“꾸준히 발전하고 신뢰감 주는 학생”

 

건영이는 스스로 할 일을 찾아서 하는 믿음직한 학생입니다. 선생님의 요구사항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분석해 결과물을 산출해내는 능력이 뛰어난 학생이었어요. 내신이 특별히 뛰어난 학생은 아니었지만, 항상 자신이 하고 싶은 컴퓨터공학 분야 활동을 스스로 찾아 도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또한 희망 전공과 관련해서는 전문적인 지식을 보유하고 특별한 능력이 있는 학생이에요. 계속해서 새로운 개념과 이론을 탐구하고 지식을 확장해 실력을 향상하는 모습을 보여줬죠. 전공 관련 책도 많이 읽고요. 어려운 과제가 제시돼도 주저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탁월한 능력이 있었어요. 고3 때 담임이었지만, 1학년 때부터 동아리 지도를 맡으며 3년간 성장하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봤는데, 한 해 한 해 꾸준히 성장하고 있음을 깊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_ 경기 인창고 유희정 교사(정보 담당, 고3 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