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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수시 합격생 릴레이 인터뷰] 김다인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사회 이슈 탐구한 창체 활동으로 뮤지컬 연출가 꿈꿨죠 

김다인 |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서울 수도여고) 

 

한 번 빠지면 답이 없다는 뮤지컬의 맛을 중3 때 경험해버렸다. 창작의 재미, 여럿이 모여 치열하게 고민한 끝에 작품을 완성했을 때의 짜릿함은 뮤지컬 연출가 외엔 다른 길을 생각할 수 없게 만들었다. 앞으로 사람 냄새나고 희노애락이 가득한 작품을 만드는 게 꿈이라는 다인씨를 만났다. 

 

취재 민경순 리포터 hellela@naeil.com  

사진 이의종

 

 

김다인 ❘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서울 수도여고)

 


 

연출자의 꿈 구체화해준 연극 동아리

 

뮤지컬 연출가, 콘텐츠 제작자가 꿈인 다인씨는 연극반 동아리 활동에 최선을 다했다. 영화를 각색한 뮤지컬을 공연하기 위해 스토리를 구성하고 노래를 고르고 무대 장치나 조명을 고민하는 시간이 힘들었지만 즐거웠다. 

 

“비슷한 진로를 꿈꾸는 친구들과 함께 활동할 수 있어서 재밌었어요. 뮤지컬이 무엇 하나 소홀할 수 없는 종합 예술이란 걸 제대로 경험했어요. 작은 소품, 음악 한 곡이 얼마나 많은 고민에서 탄생한 결과인지 알게 되니 뭐 하나 허투루 볼 수 없었죠.”

 

다인씨의 관심은 사회와 인간관계뿐 아니라 음악, 미술 등 다양한 분야로 이어졌다.

 

“공연이 흥행하려면 탄탄한 콘텐츠가 기본이잖아요. 사람들이 관심을 갖거나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콘텐츠를 찾아내야 해요. 사람이나 사회에 대한 관심이 없다면 절대 불가능하죠. 중학교 때까지는 겉으로 보이는 작품에 관심을 가졌다면 고등학교 때는 시야가 넓어진 셈이에요. 같은 사회 문제를 다루더라도 연출에 따라 전혀 다른 작품이 된다는 것도 깨달았고요.”

 

학교에서 진행하는 전환기 프로그램 중 하나인 영화 예술 수업에서 영화 제작과 관련된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미디어 리터러시’ 강연에서는 미디어 콘텐츠를 생산하는 능력이나 비판적으로 수용하는 능력도 중요하다는 걸 알았다.

 

“학교폭력을 주제로 시놉시스를 작성하고 영화, 드라마, 뮤지컬 등으로 구현할 때의 차이점을 고민했어요. 영화 예술 창체 활동에서는 영화의 제작 과정과 이야기의 기본 원리를 배우고 습작을 거쳐 짧은 영상을 만들었죠. 새로운 결과물을 창조할 때의 성취감이 정말 크더라고요.”

 

 

사회 문제와 콘텐츠 연결한 교과 활동  

 

학교에서는 진로 활동이나 자율 활동으로 강연회를 비롯해 학생의 진로와 관련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다인씨는 청소년 노동 인권 교육, 학생 인권 교육, 자기 인식 활동, 학기별 전환기 프로그램인 예술 영화 활동 등에 열심히 참여했다. 진지하게 생각해보지 못했던 인권, 노동의 가치를 비롯해 사회의 모습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수도여고는 공유 캠퍼스를 운영한다. 공유 캠퍼스는 학교 간 공동 교육과정으로, 인근 학교를 캠퍼스로 묶어 교육과정을 공유한다. 학교에 개설되지 않은 교과 수업뿐 아니라 진로를 탐색할 수 있는 수업이 개설돼 있는 점도 좋았다. 

 

“콘텐츠학과에 진학하려면 사회 문제에 대한 관심은 물론, 인문학적 배경지식을 넓히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때 공유 캠퍼스 교육과정인 ‘인문학 4중주’ 수업을 발견했죠. 학교에 개설돼 부담 없이 선택할 수 있었어요.” 

 

기후위기를 소재로 한 책을 읽고 포스터를 제작했고, 세계 이주민의 역사, 무의식, 분배불평등 지표 등을 배우며 사회 문제에 대한 관심을 키웠다. 과학 아카데미 행사에서는 다양한 콘텐츠를 추천하는 OTT에 알고리즘의 원리에 대해 심층 조사·발표했다. 모의고사 지문이나 교과서에서 접하는 사회 현상과 배경도 콘텐츠와 연결된다는 생각에 소홀히 하지 않았다.  

 

“아무리 연출이 화려해도 알맹이가 없는 콘텐츠는 완성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수업 시간에 최선을 다했어요.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며 배울 수 있는 데다 자료를 조사하고 심화 학습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거든요.”

 

<영어> 수업에서는 교과서 지문으로 대중문화가 그리는 여성 캐릭터를 접하며 미디어 속 여성의 이미지와 편견을 탐구했다. 미디어가 편견을 만들거나 없애는 데 어떤 영향을 주는지도 심층 조사했다. <세계사>를 비롯해 사회 교과에서는 나라 간의 갈등이나 사회 문제에 대해, <일본어Ⅰ> 수업에서는 우리나라와 일본의 사회 문제로 대두되는 ‘은둔형 외톨이’ 현상을 조사하고 해결 방안을 고민했다. <수학Ⅱ> 시간에 미분을 배우면서 가짜 뉴스가 확산되는 양상을 미분으로 분석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흥미를 느꼈다. 

 

 

학과는 소신 지원, 수능 최저 기준과 면접 고려

 

콘텐츠학과, 미디어학과,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과는 인문 계열 성향의 학생이 가장 선호하는 모집 단위다. 그만큼 합격선이나 경쟁률이 높다. 때문에 학과보다는 대학을 우선하는 인문 계열의 특성과 복수전공이 활발하다는 점을 들어 합격선이 높은 학과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는 조언도 많다. 그럼에도 다인씨는 고교 3년간 진로를 고민한 적이 없다. 

 

“관심이 온통 뮤지컬, 콘텐츠, 미디어 분야에 맞춰져 있는데 합격선이 낮다고 해서 다른 학과를 종합전형으로 지원해 합격하는 건 어려울 것 같더라고요. 종합전형은 학업 역량뿐 아니라 관련 학과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중요하니까요. 대신 수능 최저 기준이 있거나 면접이 있는 대학도 고려해서 지원 대학을 정했죠.”

 

다인씨는 수시 종합전형으로 경희대 미디어학과,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홍익대 자율전공학부, 동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를, 교과전형으로 숭실대 영어영문학과를 지원했다. 그 결과 건국대 이화여대 숭실대에 최초 합격했다. 건국대와 이화여대를 두고 고민이 많았다. 친구들은 건국대를, 선생님과 부모님은 이화여대를 추천했다. 두 곳 모두 너무 가고 싶은 학과였지만 앞으로 다양한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아 이화여대를 선택했다. 

 

“다양한 교육과정이 장점으로 느껴졌어요. 컴퓨터와 인공지능이 아무리 발달해도 인간이 만들어내는 콘텐츠는 대체하기 어렵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사람들과 소통하고 희노애락을 담아내는 무대 연출자가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죠.”

 

 


 나를 보여준 학생부 & 선택 과목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 

 

 1학년 

 

<영어> 영화의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로 시작해 미디어가 편견을 만들어 내거나 깨는 과정을 다루며 발표를 이끌어감 <미술> 뱅크시의 <풍선과 소녀>를 통해 자본주의 사회와 미술의 상업성을 비평하는 보고서를 씀

 

 2학년 

 

<문학> 수행평가에서 좋아하는 시인 박노해의 <꿈은 간절하게>를 발표함. 뮤지컬 제작·연출을 꿈꾸는 자신이 시를 통해 힘을 얻을 수 있었다는 점을 강조 <수학Ⅱ> 루머 확산 모형으로 SIR 모형을 소개하고 루머 확산을 막는 방안에 대해 고찰함 <실용영어> 자신을 설명하는 핵심어로 뮤지컬, 리더십, 창의성을 꼽고 영어로 설명함

 

 3학년 

 

<언어와 매체> 모의고사 지문에서 인터넷 밈에 관한 도킨스 이론을 접하고 비언어적 요소의 부재와 밈 발달 과정의 연관성을 탐구함 <생활과 윤리> 문화 산업의 소수자 우대 정책에 대한 궁금증이 생겨 관련 주제로 심화 탐구함 <사회·문화> 개인정보 보호 방안을 학습하고, 문화콘텐츠 분야의 활용 방안을 모색한 보고서를 작성함

 

 의미 있었던 선택 과목 

 

▒ <세계사> <한국사>처럼 재미있을 거란 기대와 <정치와 법>보다는 맞을 것 같다는 이유로 선택했다. 내용이 방대해 세계의 숨은 역사를 접할 시간은 많지 않았지만 국가 관계나 국제 정세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 

 

▒ <사회문제탐구> 사회의 여러 문제 중 주제를 정해 여러 관점에서 들여다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인터넷 매체, SNS 광고 등이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며 무의식적으로 보는 광고, 매체 기사를 비판적으로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함을 깨달았다. 

 

▒ <실용영어> 학생부에서 영어 역량을 보완해야겠다는 생각에 선택했다. 영어 에세이를 설명문, 묘사문, 논술문 등 다양한 장르로 작성했다. 글의 종류에 따른 문장 구조를 이해하거나 어휘력을 향상시키기 좋은 과목이었다. 

 

 

 

 교사의 눈으로 본 수시 합격생 

잠재력과 열정이 가득했던 학생

 

“다재다능, 다인이를 잘 표현해주는 말입니다. 교내 활동에 성실히 열정적으로 임했고, 남다른 재능을 뽐내며 두루 성과를 이루어냈습니다. 통찰력과 창의성은 다인이가 지닌 무기입니다. 교과 내용을 미디어와 연계해 자율적으로 탐구하고 이를 콘텐츠 기획에 적용했으며, 나아가 AI 융합까지 꾀하며 이러한 역량을 드러냈습니다. 또한 꿈에 확신을 가지고 이에 파고드는 강한 집중력을 보였습니다.  직접 기획하고 연출한 뮤지컬이 축제에서 호평을 받은 기억이 나네요. 잠재력이 큰 학생이기에 원하는 분야에서 무한한 재능을 펼치리라 확신합니다.” _ 서울 수도여고 윤현아 교사(국어 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