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환경+인도’ 나만의 스토리로 경쟁력 높였죠
강윤화 | 한국외대 인도어과 (전북 전주사대부고)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고 했다. 강윤화씨는 고3 때 모교에서 열린 한국외대 입시 설명회에 참석한 후, 한국외대 진학이라는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 어문 계열 진학을 결심한 시기가 다른 학생들보다 다소 늦은 감이 있었지만, 학급 실장, 동아리, 학교 홍보 모델 등 다양한 학교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쌓아온 경험이 그의 큰 자산이 됐다. 비록 진학하고자 하는 학과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활동은 많지 않았지만, 평소 관심과 열정을 보였던 활동들을 통해 다른 나라의 언어와 문화에 대한 깊은 관심을 드러낼 수 있었다. 결국 고교 시절의 다양한 경험과 시행착오가 더해져 윤화씨는 간절히 바라던 한국외대 인도어과에 합격하는 꿈을 실현했다.
취재 오승주 기자 sj.oh@naeil.com
사진 배지은
환경법원 알아보다 인도어과 발견
고3 초, 윤화씨는 교환학생과 어학연수 프로그램이 체계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한국외대의 매력에 푹 빠졌고, 이곳이 윤화씨의 새로운 꿈이 됐다. 목표 대학을 정한 후에는 어느 학과에 지원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언어 과목의 성적이 뛰어나지 않았고, 학생부에도 언어에 관한 관심이 크게 드러나지 않아 고민은 깊어졌다. 평소 법에 관심이 많았지만, 관련 학과에는 오랜 기간 준비해온 학생들이 많아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특수한 전공을 선택해 경쟁력을 높이기로 결정했어요. 3학년 때 영어 동아리 시간에 자율 주제로 보고서를 쓰던 중, ‘환경’과 ‘법’이라는 키워드로 구글 검색을 하다가 환경법원의 존재를 알게 됐어요. 환경 분쟁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상급 법원인 환경법원이 있는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가 바로 인도였죠. 이를 계기로 인도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어요. 또한 인도가 영어권 문화에 속해 있고, 인도의 공용어인 힌디어가 전 세계에서 사용자 수 4위를 차지하는 언어라는 점, 그리고 인구수와 경제성장률을 고려했을 때 인도의 잠재력이 매우 높다는 점도 흥미로웠죠. 1학년 때는 법에 관련된 내용을, 2학년 때는 법과 평소 관심이 많았던 환경 관련 내용을 추가했고, 여기에 3학년 때는 인도를 법과 환경적 측면에서 바라보며 탐구했어요. 저의 관심사가 확장되고 구체화했다는 점을 드러내려 노력했어요.”
윤화씨는 특히 1학년 때부터 활동한 영어 동아리가 대학 진학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단순히 언어를 좋아해서 참여했던 영어 동아리를 통해 목표 대학을 설정하고, 그 목표 대학에 가까워질 방법을 그려나갈 수 있었어요. 진로에 맞춰 한 활동이 아니라 그저 좋아서 시작한 일이었는데 해외 학교와 펜팔, 영어 동화책 제작 등의 활동이 언어에 대한 저의 관심을 보여줄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진로와 흥미 고려해 과목·활동 선택
윤화씨는 교과목을 선택할 때 ‘내 진로에 도움이 되는 과목인가’와 ‘내가 흥미를 느끼는 과목인가’를 고려했다. 흥미 있는 과목에 집중하는 것이 공부에 대한 열정을 높이고, 결국 좋은 성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탐구 과목으로는 <사회·문화> <정치와 법> <생활과 윤리>를 이수했고, 진로선택 과목으로는 <영어권 문화> <중국문화> <사회과제연구> <국제법> <국제정치> 등을 선택했다. <국제법>은 공동 교육과정으로 이수했는데, 진로와 연관된 과목이라 흥미로웠다. <국제정치>는 2학년 때 <정치와 법>과 <국제법>을 재미있게 들었고, 진로와도 관련이 있을 것으로 생각해 선택했다. 특히 인도어과 지원을 결심한 후, 교과목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에 전공과 관련된 탐구 활동을 최대한 담고자 했다.
“<영어독해와 작문> 시간에는 인공지능에 관한 지문을 학습한 후, 인도 저작권청이 인공지능 저작권과 관련해 내놓은 입장을 탐구했어요. <중국문화>에서는 발표 시간에 중국과 인도의 인구 문제를 주제로 선정해, 두 나라의 인구 증가 배경과 산아 제한 정책, 인구 문제로 인한 문제점과 해결 정책을 비교·탐구했죠. 또한 <영어권문화>에서는 여행지 추천 발표 활동을 통해 인도 여행 코스를 계획하고 인도의 종교 문화, 특히 시크교에 대해 깊이 있는 탐구 활동을 진행했어요. 특수어과를 지원하는 학생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학과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드러내는 것으로 생각했기에, 최대한 많은 관심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어요.”
인도어과 꿈꾸며 서류형·면접형 모두 지원
윤화씨는 한국외대 진학을 가장 원했기에 수시 원서 6장 중 2장을 한국외대 인도어과에 종합전형 서류형과 면접형으로 지원했다. 그 외 서강대 종교학과와 동국대 법학과는 종합전형으로, 서울과학기술대 영어영문학과와 국민대 중국학부 중국어문전공은 교과전형으로 지원했다. 결과적으로 한국외대 인도어과 두 전형 모두와 동국대, 서울과학기술대에 합격했다.
“한국외대의 합격 확률을 조금이라도 높이고자 두 전형에 모두 지원했어요. 이때 전형별로 평가 요소에 따른 평가 비율이 다르다는 점을 중요하게 고려했어요. 처음에는 말하기에 자신이 있어 면접형을 선택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전형 내용을 살펴보니 평가 요소와 비율에 차이가 있음을 알게 됐죠. 서류형이 학업 역량을 더 많이 반영하고 있었어요. 내신 성적이 2등급 초반대로 3년간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려왔기에 서류형이 더 적합하다고 판단했어요. 저는 간절한 마음에 면접형에도 지원했지만, 같은 대학에 전형이 서류형과 면접형으로 나뉘어 있다면 평가 요소별 반영 비율과 면접 날짜 등 차이점을 잘 살펴보고 선택하는 것이 중요해요.”
환경 문제를 해결하고 발전시키는 국제적인 법조인이 되고 싶다는 윤화씨. 인도어과에서는 단순히 언어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그 나라의 문화와 지역, 종교, 인문학 등을 함께 배울 수 있기에 국제적인 활동을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수어과에 입학하는 학생들 대부분은 해당 언어를 아예 모르는 상태에서 시작해요. 저도 처음 접하는 언어의 자음, 모음부터 배우기 시작해 간단한 문장을 만드는 수업을 듣고 있죠. 생각보다 어렵지만 새로운 언어를 배운다는 점이 흥미로워요. 고등학교 시절을 되돌아보면 학생부에 무작정 진로에 관련된 내용만 채우려는 조급함이 있었어요. 쫓기는 기분으로 학생부를 채우려고 하면 창의적인 주제를 생각하지 못할 수도 있고, 자신의 관심사가 드러나지 않은 꾸며진 세특이 나올 수 있으니 자신만의 목표와 이야기를 담는 데 집중하는 게 좋아요. 학생부가 대학을 가기 위한 원서일 뿐만 아니라 자신을 드러내는 기회라고 생각하고, 나의 관심사와 태도, 진로 목표 등을 표현하는 장으로 활용하면 좋겠어요. 학과나 진로 선택에 정답은 없지만, 이 같은 고민의 시간을 통해 스스로에 대해 최대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진다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분명 성장해 있을 거예요. 열린 마음으로 여러 학과와 진로를 비교하고 고민하며 성장하는 시간을 즐기기 바랍니다.”
나를 보여준 학생부 & 선택 과목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
1학년
<영어> 환경오염 관련 창의적 에세이 쓰기 활동에서 소음 공해에 대해 조사하고 이로 인한 악영향과 해결책을 제시함 <통합사회> 인권 보장과 헌법에 관심을 가지고 기본권 보장 및 시민 참여에 대해 조사함 <통합과학> 지구 온난화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점에 관한 기사를 찾아 읽고 지구 온난화가 한반도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해 추론하는 활동에 적극 참여함
2학년
<정치와 법> 노키즈존을 주제로 쟁점 제안 활동을 진행함. 노키즈존에 대한 개념을 명확히 하고 찬반 양측의 주장을 균형 있게 제시, 헌법 11조의 평등권을 근거로 노키즈존이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함 <사회·문화> ‘고등학교 2학년의 수면 시간’을 주제로 질적 연구를 진행하며, 질적 연구의 특징과 양적 연구와의 차이점을 분석함 <국제법> 세계 유행병 대비의 날에 관한 기사를 읽고 프랑스 대사 역할을 맡아 세계 유행병 대비 방안을 탐구함
3학년
<영어독해와 작문> 인도 저작권청이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 페인팅 앱에 공동 저작자 지위를 인정한 것을 비롯해, 세계 여러 나라에서 AI 관련 저작권법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음을 조사함 <영어권문화> 여행지 추천 글쓰기 활동을 통해 인도의 관광 명소, 음식, 화폐, 종교 등을 영문으로 작성하고 여행 코스를 계획해 발표함 <중국문화> ‘중국과 인도의 인구 문제’라는 주제로 두 나라의 사회, 정책, 경제적 측면을 비교·분석함
의미 있었던 선택 과목
▒ <정치와 법> <사회·문화> 일반 사회 과목에 흥미가 많아 선택했다.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모습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 <국제법> <국제정치> 진로와 보다 직접적으로 연관된 과목들을 선택했다. <국제법>은 2학년 때 공동교육과정으로 이수했는데 수업을 매우 흥미롭게 들었다. 이를 계기로 3학년 때 <국제정치>도 선택했다.
▒ <영어권문화> <중국문화> 다른 나라의 언어와 문화에 관심이 높아 선택했다. 해당 과목의 수업에서 인도와 관련된 주제로 발표를 진행하며 관심사를 발전시켰다.
교사의 눈으로 본 수시 합격생
열정과 창의성이 돋보인 학생
“윤화는 학교생활에 굉장히 열정적이었어요. 1학년 때부터 학교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학급 실장으로서 모범적인 역할도 야무지게 해냈죠. 주변을 살피며 학급에 도움이 되는 활동을 스스로 찾아 나서는 모습은 다른 학생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줬어요. 처음에는 법에 관심이 많았지만, 3학년 때 인도 관련 활동을 접하게 되면서 진로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습니다. 법, 환경, 인도라는 3가지 주제를 창의적으로 엮어내 자신만의 독특한 스토리를 만들어냈죠. 항상 자신의 삶에 열정적인 학생이었기에 대학에서도 다양한 경험을 즐기며 보람찬 날을 보낼 것이라 믿어요. 윤화의 꿈이 현실로 펼쳐지기를 응원합니다.” _ 전북 전주사대부고 이미숙 교사(3학년 담임, 영어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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