쌤과 함께! 교과 연계 적합書 | 사회⑥ <정치와 법> 사회생활과 법
취재 김한나 ybbnni@naeil.com·정나래 기자
사회 교과 자문 교사단
박진 교사(경기외국어고등학교)
승지홍 교사(경기 풍산고등학교)
허균 교사(서울 영동고등학교)
개념 Check! ✔︎ 심급 제도는 법원을 상급 법원과 하급 법원으로 나누어 한 사건에 대해 여러 번 재판을 받을 수 있게 한 법규. 우리나라는 동일 안건으로 세 번까지 재판을 받을 수 있는 ‘3심 제도’를 실시함 ✔︎ 판결의 공정성을 해칠 수 있는 ‘앵커링 효과’ 알아보기 ✔︎ 관련 전공: 법학과 법경찰학과 행정학과 정치외교학과 사회학과 사회교육학과 수학과 등 |
<판결의 재구성>
★
지은이 도진기
펴낸곳 김영사
※★의 개수는 난도를 의미. 적을수록 읽기 쉬운 책.
“중형을 예상했던 사안에 ‘무죄’가 선고돼 당황했던 경험, 아마도 한 번쯤 있을 거예요. 이 책은 20년 동안 판사로 일했던 지은이가 사회적 논란이 컸던 ‘김성재 살인사건’ ‘낙지 살인사건’ ‘이태원 살인사건’ 등 30건의 판결을 꼽아 과정과 결과를 분석하고 재조명한 에세이입니다. 사법부의 판단과 대중 간의 괴리를 큰 뿌리로 삼아, 대중의 주목을 받는 사안일수록 왜 무죄추정 원칙이 지켜지기 어려운지, 직접 증거가 없을 때 재판부는 어떤 판단을 내리는지 등을 들려주죠. 상식에 동떨어진 판결이 왜 자꾸 반복되는지 알고 싶거나 미래의 솔로몬을 꿈꾸고 있다면 꼭 한 번 읽어보세요. 어느 순간 ‘아하!’하며 무릎을 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겁니다.”_ 자문 교사단
ONE PICK! 함께 읽기
비판받지 않는 논리의 위험성 판결의 ‘안쪽’ 들여다보기
사회 시스템상 사법부는 최종 판단자다. 판결에 대한 비판은 판사들 사이에서조차 금기 중의 금기다. 이 책은 ‘판사들이 무풍지대인 판결의 안쪽에 안주하며 내적 연마를 게을리하고 있진 않은가?’라고 물으며 1995년에 벌어진 ‘인기 가수 김성재 살인사건’으로 포문을 연다.
당시 김성재는 졸레틸이라는 약물로 사망했는데, 여자친구 김씨가 졸레틸 한 병을 구매한 사실이 확인됐다. 한데 법원에서는 ‘한 병은 치사량에 못 미친다’는 논리로 그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판사는 법에 있어 전문가지만 그 때문에 ‘논리 협곡’이라는 맹점에 빠지기도 한다고 책은 지적한다. 개별 증거에 집착하다 전체적인 그림을 보는 시야가 좁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책은 총 3부로 구성돼 있다. 1부에선 광기와 잔혹함으로 세상을 놀라게 한 사건과 이해할 수 없는 논리로 공분을 산 판결을 다룬다. 2부에 나온 ‘<즐거운 사라> 사건’을 주목하자. 창작과 예술의 영역에 국가 형벌권력이 동원되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명쾌하고도 신랄하게 풀어낸다. 노벨 문학상 수상에 빛나는 한강 작가를 비롯해 정부가 주도한 ‘블랙리스트’에 거론됐던 창작자들의 얼굴이 겹치며 더욱 공감이 간다.
3부에서는 재심 끝에 뒤늦게 진실이 밝혀진 사건 등 9건의 재판을 통해 판결의 내일을 내다본다. 판결이 정의에 눈감지 않고, 외곬 논리에 빠지지 않으려면 시민이 깨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유익을 넘은 ‘재미’다. ‘그때 그 판결에 동의하지 못한’ 모두에게 권한다.
한걸음 더 ✔︎‘정당방위’의 국내외 법적 기준이 어떻게 다른지 실제 사례를 들어 비교·분석해보기 ✔︎ ‘일사부재리의 원칙’과 ‘공소시효 법안’에 관해 친구들과 찬반 토론해보기 ✔︎ OECD 국가별로 판사 1인이 담당하는 연간 사건 회수를 조사해보고, 판사의 업무 환경이 판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발표해보기 |
대학생 선배의 독서 이야기
연계 전공 | 정치외교학과
“지문으로 만난 흥미로운 소재, 독서로 교과와 다시 연결했어요”
김지혜
숙명여대 정치외교학과 1학년
(대전 충남여고)
Q. 전공을 결심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고2 때 국제 네트워크 프로그램 IVECA를 통해 외국 고교생과 화상으로 발표·토론하는 동아리에서 활동했어요. 모교인 충남여고가 학교 특화 프로그램으로 2·3학년 때 국제 사회반을 운영해, <국제경제> <세계문제 와 미래사회> <국제법> <국제관계와 국제기구> 등을 배웠고요. 어릴 적 부모님과 시사 프로그램을 즐겨 봐 사회와 세계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지라, 고교 수업과 활동으로 좀 더 깊게 국제 문제를 파고들 수 있었죠. 특히 “의사는 생명을 살리지만 정치·외교 전문가는 한 나라와 사회를 살 린다”라는 <정치와 법>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단순한 관심을 넘어 진로 로 삼기로 결심했죠.
Q. 고교에서 독서 활동을 어떻게 했나요?
수업에서 배운 내용이 흥미로우면 그와 관련된 책을 찾아 읽었어요. 단 순히 읽는데 그치지 않고, 관련 교과 개념과 연계하거나 사회 현상과 접 목해 탐구 활동을 했고요. <동물농장>을 읽고 독재 정치가 형성되는 과 정을 탐구한 후 심화 보고서를 작성했고, <세계문제와 미래사회>에서 ‘셰일 가스’ 를 배울 때 <국제정세의 이해>를 읽고 국제 유가에 대한 심 화 탐구를 진행했죠. 단순한 자료 정리가 아니라 제 고민과 아이디어를 반영하고, 독서로 얻은 폭넓은 지식을 활용하니 질 좋은 탐구 활동을 할 수 있었어요. 학생부에 그런 내용이 반영돼 입시에도 좋은 영향을 미쳤 다고 생각해요. 인터넷을 조금만 뒤져봐도 관심 분야나 전공 추천 도서 목록을 구할 수 있으니, 이를 참고해 흥미 있는 책부터 도전해보면 좋겠 어요.
추천 도서
<프로테스탄티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지은이 막스 베버
펴낸곳 계명대출판부
고교 시절 <정치와 법>은 물론 윤리 과목에서도 막스 베버가 자주 등장하더라고요. 프로테스탄티즘 윤리 가 뭔지, 그 개념을 정확히 알고 싶어 읽은 책입니다. 막스는 자본주의가 자리 잡는 데 서구의 문화·종교적 요인이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프로테스탄티즘 중에 서도 특히 칼뱅주의가 자본주의 정신 형성에 기여했 다고 주장해요. 대학 전공 수업에서 막스의 책을 읽 고 독후감을 쓰라는 과제가 있었는데, 이 책을 읽어 둔 덕분에 어렵지 않게 수행했죠. 현대 정치는 자본 주의와 밀접히 연계되고, 이 관계를 짚은 막스의 정 치 철학이 중요하게 다뤄져요. 특히 대학에서는 철학 적 관점에서 정치를 깊이 접근하고요. 정치외교 분야 에 관심 있다면 꼭 읽어보세요.
<국가란 무엇인가>
지은이 유시민
펴낸곳 돌베개
국가에 대한 궁금증으로 찾아본 책입니다. 훌륭한 국가에 도달하기 위한 요소를 짚어 주는데, 지도자의 역량도 중요하지만, 시민 의식과 민주주의의 성숙도 등 다양한 요소 가 작동한다는 사실을 짚어줘요. 우리나라 에서 일어난, 가까운 현대사를 배경으로 해 다른 정치 서적보다 생생하게 다가오고요. 무엇보다 생각할 거리가 많 더라고요. 정치라고 하면 뉴스에서 보는 정당들의 볼썽사나운 힘겨루 기만 생각하기 쉬운데 몇 명의 개인이 모인 집단에서도 정치력이 필요 할 때가 있어요. 더 나은 공동체로 나아가기 위한 합리적인 판단이 무 엇인지, 올바른 정치가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하는 이유죠. 정 치나 사회 문제에 관심 있는 후배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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