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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수시 합격생 인터뷰] 한양대 산업공학과 박상욱

교실에서 더욱 빛난 발명·창업 아이디어,스타트업 CEO를 꿈꾸다

박성욱  | 한양대 산업공학과, 대전대신고 졸업

 

 

‘스타트업 CEO’는 학생부 진로 희망 사항에서 줄곧 빠지지 않고 등장한 단어다. 최근 시대를 대표하는 유행어처럼 떠오른 ‘스타트업’에 진작부터 꽂힌 이 학생은 한양대 산업공학과 1학년 박성욱씨다.

 

수시 지원 학과도 산업공학과로 집중할 만큼 성욱씨의 목표는 선명했다. 생활 속 호기심과 아이디어를 구체화해 세상을 바꾸는 방법을 찾는 일이 주된 관심사였다. 특히 학교생활을 즐겁게 하는 데선 그의 아이디어가 더욱 빛을 발했다. 발명과 창업,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대한 열정으로 똘똘 뭉친 성욱씨는 자신의 심장을 뛰게 하는 일이라면 거침없이 도전해야 한다고 말한다.

 

취재 홍정아 리포터 jahong@naeil.com

사진 이의종

 

 

 

내신 부진했지만 수학적 지식 활용하는 탐구 활동에 도전!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만 해도 내신 성적을 더 올려야 할지, 마음이 끌리는 대로 관심 분야를 깊이 파고들어야 할지 고민했어요. 제 결정은 후자였는데, 워낙 저희 학교가 내신 경쟁이 치열하고 공고해 우스갯소리로 ‘시험 공부를 하든 안 하든 내 등수는 똑같다’고 말할 정도였거든요. 내신에 매달릴 시간을 줄여 책을 한 권 더 읽고 창업·발명 아이템을 하나 더 찾는 쪽에 집중하기로 마음먹었죠. 결과적으로는 탁월한 선택이었던 것 같아요. 하하.”

 

대전 지역 광역 단위 자사고이긴 하지만 평균 내신 성적이 3등급 중반이었다. 자연 계열에서 수학과 과학 교과 성적이 부진한 것도 걸림돌이었다. 3학년 <고급수학Ⅰ> 담당 교사가 학생부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에 ‘트라우마처럼 계산 실수를 하나, 문제 해결력과 분석력, 자료 수집, 추론 능력에서 계열 내 가장 뛰어난 학생’이라고 적었을 만큼 이례적이었다.

 

“수학, 과학을 좋아하는데도 성적은 잘 나오지 않았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정해진 시간에 해결해야 하는 문제 풀이보다는 시간을 두고 다양한 방법으로 문제를 분석하고 응용하는 활동이 제겐 더 맞는 것 같아요. 수학에 등장하는 개념이나 이론에 제 아이디어를 얹고 일상생활 속에서 구체화하는 게 훨씬 재미있었으니까요. 수업 시간에 배운 개념을 확장해 생각을 넓히는 활동에 집중했어요.”

 

성욱씨의 이러한 수학적 탐구 역량은 학생부 기록 곳곳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유튜브 광고와 실제 검색량 사이의 관계를 파이썬을 활용한 산포도로 작성해 탁월한 분석력과 논리력을 보임’ ‘비행 경로와 지평면이 이루는 각도를 찾는 계산식을 벡터 성분으로 분해해 선보이는 등 수학적 원리를 적용·분석하는 능력이 매우 우수함’ ‘중·고등학교 수학 교육과정의 수학적 원리를 C언어를 활용한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구현할 줄 아는 학생임’ 등의 표현으로 드러나 있다.

 

 

학습 플래너에 게임화 기법 적용한 소프트웨어 설계

 

성욱씨에게 고교 시기를 관통한 키워드가 뭔지 물었더니 주저없이 ‘창업’이라고 말한다. 3년 내내 ‘창업’과 ‘발명’에 정신 팔려 지냈다고. 마음이 끌려 하는 일이니 학생부에 적을 수 없는 교외 활동이라도 꺼릴 이유가 없었다. 한국과학창의재단의 ‘STEAM R&E’와 유니스트의 ‘국가슈퍼컴퓨팅 청소년 캠프’ 등 다양한 경험이 쌓이면서 스타트업 창업에 대한 확신도 더욱 확고해졌다.

 

“중학교 때 카이스트 IP영재기업인교육원 교육과정에 선발돼 참여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부터 창업의 꿈을 품은 것 같아요. 실제로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은행 송금 과정을 처리하는 창업 모임에 고등학생 신분으로 참여하기도 했죠. 1학년 <진로와 직업> 시간에 블록체인을 활용한 네트워킹 창업에 대해 친구들에게 소개했던 것도 기억에 남아요. 무엇보다 3년 동안 꾸준히 활동한 교내 창업 동아리에 애착이 큽니다.”

 

회장을 맡아 동아리를 이끌며 참여할 수 있는 교내외 창업 관련 대회는 모두 도전했다. 다행히 좋은 결과로 이어져 보람이 더 컸다. 학교생활에 게임의 룰을 반영해 재미와 효율을 높인 ‘게임화 적용 학교생활 서비스 프로토타입’ 프로그램은 특히 성과가 컸다.

 

1학년 때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이 주관한 ‘대한민국 청소년 창업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는가 하면, 2학년 때는 ‘학생 창업 유망팀 300 경진대회’에서 우수작으로 최종 선정됐다. 카이스트 융합교육센터 주관의 ‘한국 청소년 학술 페스티벌’에서는 학습 플래너를 아이템으로 한 연구 계획서로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눈길을 끄는 건 대회나 캠프는 학교 밖에서 열렸지만, 아이디어는 모두 학교 안에서 얻었다는 점.

 

“2학년 때 카이스트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연구 계획서의 주제는 우리 반 친구들을 대상으로 한 ‘학습 플래너의 학업 성취도와 자기 효능감에 관한 연구’였어요. 소프트웨어 개발 방식의 하나인 애자일(Agile) 방법론을 활용해 학습 플래너의 효율을 높이는 것이 목적이었죠. 실험 과정을 통해 실제로 친구들의 수학·영어 성적에 변화가 나타나는 걸 확인하는 순간, 너무 기쁘고 좋았어요.”

 

게임화 기법을 플래너에 응용하는 과정은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교사용 지도서와 학력평가 기출문제를 활용하고, 소프트웨어 개발 전문가와 스타트업 업체를 찾아가 조언을 구하며 열정을 바친 덕분에 프로그램을 무사히 설계할 수 있었다.

 

 

 

관심 분야 탐독 습관, 학급 ‘인문학 독서 활동’으로 확장

 

진로에 대한 목표가 확고해서인지 학교생활이 더 즐거웠다. 교내 창업 동아리와 함께 발명 동아리를 이끌며 3년 동안 학급 반장을 도맡아 했고, 교내 오케스트라에서 테너색소폰 연주자로 바쁘게 생활했다.

 

“학생부 종합 전형과 소프트웨어 특기자 전형을 염두에 두고 있어서 특히 진로와 관련된 책을 많이 읽으려고 노력했어요. 수업 시간이나 탐구 활동 과정에 생긴 호기심을 해결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가지를 뻗듯 읽게 되는 책들도 많았고요.”

 

탐구 활동 한 건을 위해 전문 서적을 10여 권씩 읽는 건 다반사였다. ‘STEAM R&E’에 참가해 ‘분할형 악성 코드를 활용한 사이버 역학 조사의 수학적 모델링에 관한 연구’를 진행할 때도 그랬다. <도시 간 전염병 확산의 수학적 모형>을 비롯해 <한국형 감염병 확산 시뮬레이션을 위한 대용량 공공데이터 활용방안 연구> <의사가 알아야 할 통계학과 역학> <인공지능을 위한 수학> <물리가 쉬워지는 미적분> <파이썬을 이용한 딥러닝, 머신러닝 실전 개발 입문> 등의 책을 탐독했다.

 

“생각해보면 깊이 있는 독서 활동 덕을 많이 본 것 같아요. 어릴 때부터 책을 좋아했는데, 고등학교 입학 이후엔 부족한 내신을 극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독서라고 생각했죠. 책 안에서 도전해보고 싶은 탐구 활동의 아이디어도 많이 얻었지만, 특히 독서는 완성도 높은 보고서나 연구 계획서를 설계하고 구현하는 데도 필수적이었어요.”

 

국어·수학·영어·사회·과학 교과는 물론 <논리학> <소프트웨어공학> <공학기술> <음악과 진로> <일본어> <고급수학> <물리실험> <미술문화> 등 선택 과목에서도 폭넓은 독서를 이어갔다. ‘독서 활동 상황’으로만 학생부 2장을 가득 채웠다. 3학년 땐 반 친구들과 함께하는 독서 프로그램도 기획했다.

 

“위키피디아에 예술사와 미학에 관한 칼럼을 써서 올렸던 경험을 살려 학급 안에서 ‘지옥의 독서 마라톤’이라는 프로그램을 기획했어요. 반 전체 친구들과 매일 책을 읽고 위키피디아에 감상평을 남기는 활동이었죠. 덕분에 인문학 독서 활동은 우리 반의 자랑이 됐고요.”

 

 

스타트업 창업, 혼자 힘으로 성취 이루는 일이라면 뭐든 OK!

 

대학에 진학해서도 성욱씨의 창업에 대한 열정은 여전하다. 한양대의 전공 제도를 십분 활용해 부전공으로는 수학과, 다중전공은 경제학과를 선택하며 스타트업 창업인을 위한 호흡을 고르고 있다.

 

“<산업공학개론>과 <미분적분학> 수업이 가장 재미있어요. 특히 <산업공학개론>은 그동안 막연히 생각했던 전공을 체계적으로 이해하는 수업이어서 더 열심히 공부하고 있어요. 특히 교수님의 수업 방향이 ‘산업공학’이라는 큰 틀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전공자가 지녀야 할 태도는 무엇인지 큰 그림을 그릴 수 있게 하는 쪽이라 앞으로 제 진로 방향을 잡는 데도 큰 도움이 됩니다.”

 

사람들과 어울리기 좋아하는 적극적인 성격 덕분에 동아리 활동도 활발하다. 연합 교육 봉사 동아리에서 중·고등학생의 멘토가 돼 진학과 입시 상담 봉사를 하고 있고, 학과에서 운영하는 밴드에 들어가 기타 연주를 맡았다.

 

“학부를 마친 다음 교육대학원에 진학하거나 미디어아트 같은 예술 분야로 진출하는 선배들도 있더라고요. 원하는 건 뭐든 도전할 수 있는 곳이 대학인 것 같아요. 아직은 스타트업 분야에서 일하고 싶은 마음이 크지만, 혼자 힘으로 성취를 이룰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부딪쳐보고 싶습니다.”

 


 

나를 보여준 학생부 & 자기소개서

1 3학년 <고급수학> 시간에 완성한 ‘최적화 기법을 활용한 <스타크래프트> 전술 운영의 수학적 모형 구현’ 보고서. 선형 회귀 분석 및 란체스터 법칙의 정확한 모형 개발의 예시로 자원과 시간의 최적화 기법을 활용한 <스타크래프트> 전술 운영에 수학적 모형을 도입한 실험을 진행했다.

2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이 주관한 ‘대한민국 청소년 창업경진대회’에 참가해 최우수상을 받은 ‘게임화 적용 학교생활 서비스 프로토타입’ 사업 계획서.

3 카이스트 융합교육센터 주관의 ‘한국 청소년 학술 페스티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게임화 기법 적용 스크럼 기반 보드 게임 플래너 발명품’.

 

학생부

1학년

▒ 창의적 체험 활동 

학급 반장을 맡아 급우들이 소프트웨어에 관심이 많은 점에 착안, 학급의 추억을 기록으로 남기는 취지의 학급 특색사업 ‘7반 위키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행함. 이때 애자일 방법론을 활용해 ‘학급 위키피디아’ 개발에 성공함.


▒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  

<수학1> 여러 가지 부등식 영역을 학습하던 중 선형계획법과 최적화 이론을 탐구하고자 관련 도서를 탐독하는 등 수학에 대한 지적 호기심과 관심도가 매우 높은 학생임.

 

 

2학년

▒ 창의적 체험 활동 

교내 ‘IT학부 체험’에서 정보보안 주제의 강의를 수강한 후, 악성 코드의 전파 과정이 실제 전염병의 감염을 다루는 역학과 유사한 형태를 보이는지 여부에 흥미를 갖고 탐구 활동을 진행함. 역학 서적을 탐독하며 기존 분석 역학의 연구 방법을 응용해 본교 학생을 대상으로 사이버 역학 실험을 계획하고 실행함.


▒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 

<법과 정치> 자유 주제 발표 시간에 19대 대선과 2018 지방선거의 정당별 창업 관련 정책을 정당 누리집의 정책자료집을 통해 분석함. 이후 법령 제안서를 작성하는 수행평가에서 데이터 규제 개선을 위한 개인정보 보호법 개정안을 작성함.

 

 

3학년

▒ 창의적 체험 활동 

진로 탐색 활동으로 레이저 조각기와 3D 프린터를 활용해 땅따먹기 방식을 이용한 보드게임 플래너 시제품을 직접 제작함. 이 시제품을 교내 담당 교사에게 제안하고 1, 2학년 학급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진행함.

 

▒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 

<수학연습Ⅰ> <상상이 현실이 되는 3D 프린팅>이라는 책을 읽고 3D 프린팅의 원리와 사용 분야 등을 알아본 뒤, 인터넷에서 구한 ‘영주 부석사 석등’ 모델링 파일을 출력하고 미적분이 어떻게 활용됐는지 참고 보고서를 작성. <사회·문화> ‘사회 불평등 현상의 이해’ 단원을 배우며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읽고 영화 <설국열차>에서 앞 칸의 지배 계층과 꼬리 칸의 피지배 계층의 투쟁과 혁명 등을 비교하는 ‘마르크스가 감상한 <설국열차>’ 보고서를 작성함.

 


자기소개서

▒ 1번 학습 경험 

부등식의 영역에서 최적화 이론의 선형계획(LP)을 떠올려, 유닛과 건물의 적절한 생산이 승리의 관건인 <스타크래프트> 게임을 LP의 예시로 탐구한 경험을 정리. 이후 <미적분Ⅰ·Ⅱ> 함수의 최적화 기법도 탐구하면서, 학문의 기초는 교과서 속에 있음을 깨달은 경험을 적었다.


▒ 2번 교내 활동 

교내 플래닝 프로그램이 원활하지 않은 점을 개선하고자, 학급 반장으로서 ‘불꽃남자의 플래너 RPG’ 프로그램을 기획한 내용을 적었다. 동아리 활동에서 착안한 애자일의 게임화 기법을 도입해 앱과 보드게임으로 구성된 플래닝 서비스 앱 개발에 성공하면서, 생활 속에서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기회를 포착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은 경험을 정리.


3번 나눔, 협력, 갈등 관리

창업 자율동아리의 회장으로서 부원들의 협업과 역할을 안배할 때 생기는 갈등을 <애자일, 스크럼 프로젝트 관리> 책을 참고로 개선했던 경험을 정리. 이후 학급 특색사업으로 애자일 기반의 팀 프로젝트 실습을 도입해 진행하면서 자발적인 조직의 변화를 겪으며 느낀 점을 적었다.

 

* 한양대 학생부 종합 전형은 자기소개서를 받지 않아 타 대학 지원 시 작성한 자기소개서를 정리했다.

 


교사의 시선으로 본 수시 합격생

“수학적 지식+아이디어, 구체화 역량이 탁월한 학생”

 

2학년 때 ‘STEAM R&E’를 준비하면서 성욱이를 만났어요. 전통적 역학 연구 방법을 사이버 역학에 적용할 수 있을지 이를 수학적으로 모델링하는 연구였는데, 참여한 4명의 학생 중 가장 탁월한 학생이었죠. 3년 내내 학급 임원을 맡으면서 발명 동아리와 창업 동아리 회장까지 겸임해 대내외 활동을 하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늘 겸손하고 활기찬 모습이었습니다.

 

폭넓은 지식으로 자기 생각을 논리적이고 명쾌하게 얘기했어요. 누구나 몇 마디만 나누면 ‘떡잎부터 다르다’라고 느낄 정도로요. 여러 분야를 유기적으로 융합해 아이디어를 발상하고 구체화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죠. 모둠 프로젝트에서도 주로 리더 역할을 맡았는데, 혼자보다는 협업에서 더 빛을 발하는 학생입니다.

 

성욱이의 바람대로 세상을 바꾸는 데 기여하는 스타트업 CEO로 성장하리라 믿어요!


_ 수학 교과 담당 하진수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