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을 주도할 감각 키우는 책 읽기
취재 김지영 리포터 janekim@naeil.com
도움말 정인희 교수(금오공과대학교 화학소재공학부)
참고 대학 전공 안내서
전공 파헤치기
태생이 ‘융합’인 의류학
영화 속 인물의 옷차림을 보면 배경이 되는 시대를 짐작할 수 있는 것처럼, 의류는 시대를 읽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신체를 보호하고 개성을 표현한다는 익숙한 옷의 의미에 더해 사회·경제·문화·예술·과학기술과 유기적인 융합 학문으로 의류학을 소개하는 이유다.
의류학은 트렌드를 분석해 옷을 디자인하고, 적절한 소재로 구현해 제품으로 생산하며, 판매를 위해 마케팅하는 전 과정을 다룬다. 최근엔 환경을 생각해 지속가능성을 고려하거나 신기술이 접목된 원단을 사용하는 등 새로운 트렌드를 창조하고 반영한다.
의류 관련 직업은 방대한 패션 산업만큼이나 다양하다. 자신의 역량을 개발해 수많은 선택지 중 하나에 도전해보자.
전공 적합‘생’ 되려면?
패션에 대한 관심과 열정은 기본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있고 다양한 시도를 즐기며 세상에 흥미가 많다면 의류학을 즐겁게 공부할 수 있다.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를 반영하려면 유행을 읽는 관찰력과 분석력, 새로운 것을 창작하고 응용하는 힘, 개방적인 사고도 도움이 된다.
글로벌 시대에 발맞춰 외국어 능력을 갖춘다면 기회는 늘어난다. 드로잉 실력이 있다면 도움이 되지만 필수조건은 아니다. 창의성만 있다면 이를 표현하는 방법은 연습으로 개발할 수 있다고 선배들은 조언한다. ‘쇼핑도 공부가 될 수 있다’는 말처럼 모든 새로운 것을 열린 시각으로 배워보자.
ONE PICK! 의류학과 전공 적합서
<패션 시장을 지배하라>
지은이 정인희
펴낸 곳 시공아트
패션 마케팅 백과사전
<패션 시장을 지배하라>
의류학은 대표적인 융합 학문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사회과학적 관점에서 학문을 다루는 ‘패션 마케팅’ 입문서로 이 책을 추천한다. 책을 지은 금오공대 화학소재공학부 정인희 교수는 “유독 옷만 패션 마케팅으로 특화해 구분하는 것은 제품의 특성 때문이다.
가구나 가전을 살 땐 계절을 생각하지 않는다. 계절 가전이라도 사용 여부의 차이뿐이다. 반면 옷은 사시사철 다르게, 시기에 맞게 기획해야 한다. 또 옷은 마음에 드는 사이즈를 고르는 게 아니라 내 몸에 맞게 입어야 한다는 특징이 있다. 의류 브랜드들은 이를 고려해 작은 사이즈까지 판매할 수도 있고 그러지 않을 수도 있다.
타깃 고객층을 정할 때부터 다른 제품이라면 고려하지 않아도 될 변수가 많다”고 설명한다. 책에는 패션 마케팅 전략의 기초를 세우는 법, 상품·가격·유통·촉진 등 ‘4P’로 불리는 마케팅 요소, 패션이기에 더 중요하게 고려되는 트렌드 등 패션 마케팅 전반을 다루고 있어 백과사전 역할을 톡톡히 한다.
평소 의류에 관심이 많아도 책을 한 번에 이해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정 교수는 “책을 읽다가 재밌어 보이는 주제에 멈춰 정독하면 좋겠다. 한 주제에 흥미가 생기면 책의 다른 주제에도 흥미가 생길 것이다. 전체 내용의 흐름을 체계적으로 볼 수 있도록 책 앞머리에 ‘책의 구성’을 마련해뒀으니, 읽다가 궁금한 부분은 뒤에 해당되는 내용을 살피면 전체적인 윤곽 안에서 세부적인 내용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책에 나오는 SWOT 분석을 자신에게 대입해볼 것도 권했다. 정 교수는 “수업 때도 학생들에게 자신의 강점(S), 약점(W), 기회(O), 위협 요인(T)을 분석하고, 강점을 살려 기회를 포착하는 SO 전략이 좋을지, WO 전략이 좋을지 따져보라고 한다. 대입을 앞둔 학생들의 진로 설계 방법으로도 추천한다”고 강조했다.
네 꿈을 응원해! 선배의 독서와 진로 이야기
숙명여대 의류학과 유아진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의류 산업의 미래
<콘텐츠가 왕이라면 컨텍스트는 신이다>"
Q 의류학과에 지원하게 된 계기는?
A. 어릴 때부터 인형 옷을 만들어 개인 블로그를 통해 ‘나눔’하고 패션 트렌드를 관찰하며 드로잉하는 게 취미였어요. 옷과 관련된 일을 쭉 꿈꿔왔죠.
고등학생이 돼선 단순히 옷을 좋아하는 것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저만의 특색을 갖기 위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패션 산업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가졌어요. IT, 미디어를 이용한 기업과 소비자의 쌍방향 소통에 대한 발표를 준비하고, 인공지능을 통해 파악한 소비자 개인의 선호도나 의도(context)를 이용해 패션계를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했죠.
이 과정에서 옷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패션 산업과 대중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패션 MD가 되겠다고 결심했고, 의류학과 진학에 이르렀어요.
Q 고교 때 읽은 책 중 진로와 관련해서 도움이 된 책은?
A. 패션 산업을 활성화하는 MD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을 때 <콘텐츠가 왕이라면 컨텍스트는 신이다>의 도움을 받았어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패션 산업은 다른 분야와 융합해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는데 그 핵심은 ‘빅데이터’와 ‘컨텍스트’예요.
일례로 아마존은 회원들의 소비 성향을 빅데이터로 파악하고 인공지능으로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선별해 추천·배송하는 ‘아마존 프라임 워드로브 서비스’를 제공 중이죠. 패션 산업의 미래가 궁금하다면, 스티치 픽스, 아마존, WGSN 같은 패션 선도 기업의 사례를 통해 전망해보면 어떨까요?
<나는 왜 패션을 사랑하는가>를 읽고 스스로에게 ‘왜 패션을 사랑하는지’를 질문하며 옷에 대한 열정을 확인했어요. 지금도 며칠씩 밤새며 실습할 때가 있는데 힘들기보다는 보람 차고 행복할 때가 많아요. 한편으로 ‘의류 직종은 옷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없으면 버티기 힘들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패션이란 단순히 옷을 파는 것이 아니라 꿈을 파는 것이다”라는 지은이의 자서전 속 구절은, 진로에 대한 확신을 줄 거예요.
Q 후배들에게 꼭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 있다면?
A. 저는 의류 분야 전반에 흥미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패션 마케팅에 관심이 커서 경영학을 복수 전공하고 있어요. 패션 산업은 어떤 분야보다도 유행에 민감한 만큼 소비자의 니즈를 빨리 파악해서 마케팅 전략을 발 빠르게 적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고3이 되면서 패션 마케팅 실무를 자세히 알고 싶어서 <패션브랜드와 커뮤니케이션>을 읽었어요. 쉽게 읽히지는 않지만 여러 패션 브랜드의 전략 개발 사례를 통해 패션 마케팅에서 커뮤니케이션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어요. 훗날 패션 MD로서 어떻게 커뮤니케이션을 활용할 것인지 생각해볼 수 있고 실무를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 같아 추천해요.
<콘텐츠가 왕이라면 컨텍스트는 신이다>
지은이 박창규
펴낸 곳 클라우드나인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패션 산업은 빅데이터와 컨텍스트로 다른 분야와 융합해 발전할 가능성이 커요. 패션 산업의 미래가 궁금하다면 도움이 될 거예요."_ 유아진
<패션브랜드와 커뮤니케이션>
지은이 고은주·이미아·이미영
펴낸 곳 교문사
"패션 브랜드의 전략 개발 사례를 통해 패션 마케팅에서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강조해요. 패션 MD의 실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책이에요."_ 유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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