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0 수시 합격생 인터뷰] 성균관대 스포츠과학과 조형서

정치 경제 문화와 연결된 스포츠에 눈뜨다!

조형서 | 성균관대 스포츠과학과, 강원 강릉명륜고 졸업 

 

 

고1 2학기 때 “지금처럼 해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고1 담임 교사의 얘기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잘할 수 있고,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 뭘까 고민하다 스포츠 관련 진로를 생각했다. 청소년기의 보통 남학생처럼 축구를 비롯해 스포츠를 좋아한 데다 선수의 이적과 관련된 ‘보스만 판결’에 대해 알게 되고, <스포츠 에이전트 천사인가, 악마인가?>를 읽으며 선수의 권익과 미래를 생각하는 스포츠 마케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성균관대 스포츠과학과에 학생부 종합 전형으로 합격한 조형서씨의 얘기다. 학생부 종합 전형에서 실기를 보지 않는 체육 관련 대학이 많다는 것을 알았기에 실기보다 성적 향상과 학교생활에 집중했다. 그 결과 성적은 상향 곡선을 그렸고, 학교 스포츠클럽 활동 경험, 교과와 연계한 활동 등을 학생부 곳곳에 녹일 수 있었다. 

 

취재 민경순 리포터 hellela@naeil.com

사진 이의종

 

 

 

스페인의 두 구단은 왜 라이벌 관계가 됐을까?


자기소개서 1번에 <세계사> 시간에 스페인을 배우며 스페인 문화에 관심을 가졌던 과정을 담았다. 스페인은 유럽에서 왜 축구를 잘하는 나라가 됐으며, FC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 구단은 왜 라이벌 관계가 됐는지, 그리고 왜 지금까지 두 팀이 앙숙인지 궁금증이 풀렸다.

 

“<세계사> 시간에 카스티야 왕국이 카탈루냐를 지배하면서 이베리아 반도의 스페인 지역을 통일하는 과정을 배웠어요. 중세 시대에 바르셀로나는 카탈루냐 왕국의 수도였고, 마드리드는 스페인을 통일한 카스티야 왕국의 도시라고 배우면서 두 구단의 관계와 스페인 문화에 관심이 생겼지요. <세계 문화여행 스페인>을 읽다가 카탈루냐 사람들은 자신들을 스페인 사람이라 생각하지 않으며 독립을 원한다는 것을 알았어요. 이런 배경을 알게 되니 바르셀로나 구단과 레알 마드리드 구단이 라이벌인 이유가 이해되더라고요.”

 

특히 루이스 피구가 바르셀로나를 거쳐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했을 때 바르셀로나와의 경기에 나올 때마다 왜 관중들이 경기장에 쓰레기를 투척하고 소동을 벌였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정치에서 비롯된 두 구단의 관계를 보며 우리나라와 일본 간에 스포츠 경기가 열릴 때마다 과열되는 분위기가 떠올랐다. 

 

스포츠는 단순한 경기가 아니라 정치, 경제, 문화 등 다양한 분야와 연결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스포츠 마케터라는 목표가 생긴 뒤 공부에 재미를 붙이기 시작하자 성적도 덩달아 올랐다. 학생부 종합 전형으로 스포츠과학과를 찾아보니 실기를 보지 않는 대학도 있고, 실기보다 학교 성적의 영향력이 더 큰 것 같아 실기 준비보다 공부에 집중하려 노력했다.

 

“스포츠과학과를 검색했는데 대학마다 학과명에 차이가 있고 교육과정도 조금씩 다르더라고요. 성균관대 스포츠과학과와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의 교육과정을 살펴보니 스포츠 마케팅을 집중적으로 배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동아리 활동과 영어 모의고사 지문 분석으로 진로 구체화


1학년 1학기, 공부에 재미를 느끼지 못했을 때도 영어 성적은 다른 과목에 비해 우수했고, 2학년 때는 두 학기 모두 1등급을 받았다. 다른 과목보다 성취도가 높아 영어에 자신감이 붙었다. 영어 경시대회, 영어 교과 우수상을 빼놓지 않고 받았다. 

 

“1~2학년 모두 동아리 활동으로 영자 신문 읽기를 했어요. 포그바가 유벤투스 구단과 계약할 때 에이전트가 과도한 수수료를 챙겼다는 영국의 스포츠 기사를 읽으며 에이전트의 올바른 역할에 대해 동아리원들과 토론을 한 적이 있어요. 토론을 준비하면서 <스포츠 에이전트 천사인가, 악마인가?>를 읽고 에이전트들이 더 많은 수수료를 챙기기 위해 유망한 선수를 유럽의 명문 구단이 아닌 중국과 계약시키고 있다는 현실을 알게 됐지요. 그때 눈앞의 돈이 아닌 선수의 미래를 생각하는 스포츠 마케터가 돼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한편으로 에이전시를 운영하는 회사의 입장이라면 회사의 이익보다 선수의 권리 보호에 집중할 수 있을지 생각하니 자신이 없었다. 독서를 통해 스포츠 마케터나 스포츠 에이전트의 현실적인 부분을 함께 생각해볼 수 있었던, 뜻깊은 경험이었다. 스포츠 선수들의 부상과 평소 자세와의 관계를 다룬 영어 모의고사 지문을 읽고 선수들의 부상 원인과 예방법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졌다. 친구들의 평소 자세를 휴대전화로 찍어 모션블러라는 베가스 프로그램으로 비교 분석한 뒤 생활 습관과 자세와 건강, 부상과의 관계를 발표해 좋은 호응을 얻었다. 

 

“성균관대 1차 합격 후 2차 시험인 면접에서 영어로 자기소개를 하거나 자유롭게 하고 싶은 걸 하라고 하셨는데 `<오아시스>라는 팝송을 불렀어요. 면접관들이 웃으시더라고요. 영어와 관련한 진로 연계 활동, 면접에서 당당함을 보이면 좋은 영향을 주는 것 같아요.”

 

 

 

다양한 스포츠리그 활동으로 협업, 적극성 등 드러내 


1학년 때는 공부를 열심히 하는 대신 다양한 활동을 했다. 학생 자치회 학예 차장, 교내 스포츠 리그대회 심판으로 활동하면서 스포츠리그 활성화에 앞장섰다. 보통 스포츠리그는 심판 없이 시합이 이뤄졌는데 그러다 보니 반별로 여러 다툼이 생기기도 했다. 

 

“경기를 하다 보면 다툼이 자주 일어났어요. 제지할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 싶었고, 학생들이 직접 심판을 보면 어떨까 생각했죠. 그래서 제안을 했고, 심판을 볼 학생들을 추려 경기 규칙에 대해 공부하도록 했어요.”

 

스포츠리그가 시작되기 한 달 전부터 매주 2번씩 모여 각 상황에 따라 어떻게 판정해야 하는지 교육을 받았다. 그때 심판 관련 서적도 찾아 읽고, 축구 심판 자격증을 준비하는 친구의 도움도 받아가며 열심히 공부했다. 처음에는 같은 학생인데 무슨 심판을 보느냐는 불만도 있었다. 하지만 교육을 받은 덕분에 경기 진행이 매끄러워졌고, 불필요한 신경전이나 싸움 없이 팽팽한 승부를 겨룰 수 있게 되자 선수로 뛰는 친구들의 불만도 줄었다. 

 

“한 번은 심판을 보다가 골을 인정하는 행동을 한다는 게 오프사이드 깃발을 들어버린 거예요. 순간 실수한 걸 알았죠. 그때 바로 실수를 인정했어요. 골도 당연히 인정됐고요. 큰 갈등 없이 경기를 마칠 수 있어 다행이었죠. 그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정신이 번쩍 들어요.” 

 

2학년 2학기 <스포츠문화> 시간에 반 대항 농구 리그전이 진행됐다. 코치로 활동하며 끝까지 경기에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팀원들을 격려하고 다양한 작전을 펼쳐 좋은 결과를 끌어내기도 했다. 고교 3년간 학생 자치 활동, 교내 스포츠클럽 활동 등을 통해 적극성, 소통 능력, 협업 능력, 리더십 등을 잘 드러냈던 것도 서류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던 요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체해부학, 운동심리학 등 다양한 분야 배워


스포츠 마케터는 여러 사람을 만나고 협의하는 것이 주된 업무기 때문에 소통, 협업 능력, 실행 능력 등이 중요하다. 상황 판단도 정확해야 한다. 영화 <머니볼>과 드라마 <스토브리그>를 재밌게 봤는데, 스포츠 마케터의 역할을 잘 드러낸 것 같다고. 최근에는 스포츠 통계학 연구원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체대는 여러 종목의 운동 중심으로 공부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 대학 입학처 홈페이지에서 스포츠과학과의 교육과정을 살펴보면 인체해부학, 운동심리학, 스포츠마케팅, 스포츠통계학 등 다양한 과목을 확인할 수 있다. 

 

“드라마 <스토브리그>에서 단장 동생이 했던 역할이 스포츠 통계학 연구원이에요. 다양한 통계 수치를 활용한 세이버매트릭스를 기반으로 선수들의 사이클과 역량을 파악하고 최적의 포지션을 배정하는 등 통계를 통해 경기를 지배하는 사람이죠.”

 

체대 준비를 하는 후배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는 형서씨는 체대 입시를 준비한다고 실기에 너무 일찍,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지 말라고 당부한다.

 

“실기보다 성적이 대학을 결정해요. 그리고 체대에 관심이 있다면 지망하는 대학의 교육과정을 꼭 살펴봤으면 좋겠어요. 비슷한 것 같지만 조금씩 차이가 있으니 자신이 더 신나게 공부할 수 있는 대학과 학과를 찾는 데 도움이 될 거예요.”

 


나를 보여준 학생부 & 자기소개서

 

 

학생부

1학년

▒ 창의적 체험 활동 

영자 신문 읽기 동아리에서 조장으로 활동. 조원들과 소통하는 능력이 뛰어나고 토론 주제를 선정할 때 뛰어난 영어 실력으로 기사의 내용을 빨리 파악해 주도적으로 이끌어감. 엘리트 체육이 학생들의 인성 교육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기사를 소개하고 토론을 진행함.

 

▒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 

 <실용영어Ⅰ> <세계사를 품은 영어 이야기>를 읽고 한글 창제와 비교해 독후 활동을 함. <과학> 수업 중 집중력이 흐트러진 친구의 어깨를 주물러주고 학습 도구를 챙겨주는 등 수업 활동을 잘 따라오지 못하는 친구를 도와주는 모습은 타인에 대한 배려와 따뜻함을 보여줄 뿐 아니라 반장으로서의 주도력을 보여줌. 

 

2학년
▒ 창의적 체험 활동  

영자 신문 읽기 동아리의 부장으로 성실하게 맡은 일을 수행할 뿐 아니라 통솔력이 뛰어나 부원들의 신뢰가 두터움. 이슈 주제를 선정하고 토론을 효과적으로 이끌어감. 교내 스포츠 리그대회의 심판으로 리그를 운영하면서 스포츠클럽 리그 활성화에 기여함. 

 

▒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  

<영어Ⅱ> My happiest moment in my life를 주제로 한 쓰기 수행평가에서 중학교 시절 축구 리그전에 참가하면서 자신이 건강해지는 순간을 통해 느끼게 된 즐거움을 조리 있게 작성. 문법적 완성도, 내용 이해도, 분량 등의 측면에서 최고점을 획득함. <스포츠문화> 농구 리그전 경기에서 코치 역할을 맡아 팀원들에게 레이업 슛을 정확하게 지도함. <융합교과 주제 탐구 활동> 체육의 다양한 활동과 연관된 수학에 대해 탐구 활동을 진행하면서 좌전굴 측정과 수열과의 관계, 가속도와 점프력을 활용한 수열 개념 등을 이해함. 

 

3학년
▒ 창의적 체험 활동  

전교 1학기 학생자치회 3학년 학년장으로 학년 회의를 진행하며 학급에서 전달하는 건의 사항을 듣고 이견을 조율함. 농구반 동아리에서 근성 있는 플레이를 펼치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이상적인 모습을 보임. 

 

▒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  

<실용영어독해와 작문> 스포츠와 부상과의 관계를 다룬 지문을 읽고 부상 사례를 설명했으며, 부상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선수를 보호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힘. <세계사> 책 <세계 문화여행 스페인>을 읽고 스페인 문화를 통해 스페인이 축구 강국이 된 이유를 주도적으로 찾아 나감.


자기소개서

▒ 1번 학습 경험 

<세계사> 시간에 스페인 지역을 통일하는 과정을 배우면서 <세계 문화여행 스페인>을 찾아 읽었던 경험을 적었다. 그 과정에서 명문 축구 구단인 FC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가 서로 라이벌이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 스포츠가 단순히 경기, 문화를 뛰어넘어 도시, 국가 간의 정치, 경제, 사회 등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담았다.

 

▒ 2번 교내 활동 

영자 신문 읽기 동아리 활동에서 에이전트의 횡포를 엿볼 수 있는 기사를 읽고 토론을 진행한 경험을 풀어냈다. 선수의 권익을 보호하면서 회사의 처지를 대변해야 하는 에이전트의 고충을 설명하며 윤리의식과 준법정신을 갖춘 스포츠 마케터가 되겠다는 다짐을 적었다. <영어> 시간에 ‘선수들의 부상과 생활 자세’에 대한 지문을 읽고 친구들의 자세를 사진으로 찍어 모션블러라는 베가스 프로그램으로 비교하는 등 호기심을 확장해나갔다.

 

▒ 3번 나눔, 협력, 갈등 관리 

학생자치회 3학년 장으로 체육대회를 기획하면서 많은 학생이 참여할 수 있도록 경기 종목을 확대하고 운영 방법을 제안했던 경험, 학생 심판 제도 제안 후 경기 운영을 하면서 느꼈던 일, 스포츠를 통해 유대감을 갖고 노력했던 경험 등을 적었다. 

 


교사의 시선으로 본 수시 합격생

“목표를 설정하니 무섭게 성장한 친구예요”

 

미래에 대한 목표를 설정하면서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어요. 수업 집중력은 물론이고, 주어진 과제에서 자신의 부족한 점을 파악하고 이를 보완하려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수업 시간에 수행한 과제를 결과물 제출로 끝내지 않고 독서, 자료 분석 등의 심화된 노력을 통해 깊이 있게 이해하려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러한 노력은 자연스럽게 성적 향상으로 이어졌고, 모든 면에서 자신감 있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평소 생활에서도 친구들과 배려하고 함께하려는 노력을 보여주었고, 학습 과정에서도 모둠원과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문제점을 잘 해결해나갔습니다. 이러한 노력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형서의 발전하는 모습의 토대가 되었고 대입에서도 좋은 결실로 나타났습니다. 겸손하지만 자신감을 갖고 노력하는 형서의 모습을 통해 미래의 훌륭한 사회인의 모습을 기대해봅니다.  

_1학년 담임 진수환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