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선택 과목 돋보기] 영어권문화

 영어권 국가의 문화 다각도로 들여다보기  공연하고 팸플릿 만들며 글로벌 시민의식 키워요 

 영어교과  선택 과목 돋보기 4  영어권문화

고등학교의 영어 진로선택 과목은 <실용영어> <영어권문화> <진로영어> <영미문학읽기> 등 네 과목이다. <실용영어>가 취업을 목표로 하는 특성화고에 주로 개설되는 데 반해, <영어권문화>와 <영미문학읽기>는 대학 진학 위주의 고교에 많다. 특히 <영어권문화>는 영어를 사용하는 다양한 지역이나 문화권 사람들과의 의사소통 능력을 키우는 데 관심이 많은 학생에게 유용하다. 직접적으로 연계되는 항공 서비스나 관광통역 관련 학과를 희망하지 않아도, 글로벌 시대에 걸맞은 세계 시민의식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된다.  


취재 홍정아 리포터 jahong@naeil.com 

도움말 안세영 교사(대구여자고등학교)·허준석 대표(혼공유니버스)

자료 <2015 개정 교육과정 선택 과목 안내서>

 



활동 중심 수업 위해 교과서 외 다양한 자료 활용


<영어권문화>는 공통 과목인 <영어>와 일반선택 과목인 <영어회화> <영어I> <영어Ⅱ> <영어독해와 작문> 등에서 배운 내용을 활용하는 진로선택 과목이다. 영어로 의사소통 능력을 기르고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주로 2학년에 개설하는 학교가 많다. 


대구여고 안세영 교사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을 반영한 <영어권문화> 교과서는 주로 영국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의 문화를 반영한 글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학생들의 관심사나 수준에 맞춘 활동 중심의 수업을 위해 교과서 외에 다양한 자료를 활용해 진행하는 편”이라고 전했다.


대부분의 학교에서 영어 진로선택 과목으로 편성하는 과목은 <영어권문화>와 <영미문학읽기>다. 안 교사는 “학교마다 상황이 다르지만, 우리 학교의 경우 학생들의 수요를 감안하고 ‘문화’를 기반으로 학생들의 다양한 관심사를 반영할 수 있다는 이점을 고려해 <영어권문화>를 개설했다”고 설명했다. 



3단계 성취도 평가로 부담 줄어, 내실 있는 수업 증가 기대  


<영어권문화>는 인문·사회 계열의 사회과학이나 언어·문학 관련 학과를 희망하는 학생의 진로선택 과목으로 제시되는 경우가 많다. 


전직 영어 교사인 혼공유니버스 허준석 대표는 “실제로 영어에 관심이 많고, 영어 활용 능력이 필요한 직군을 진로 희망하는 인문 계열 학생이 주로 선택한다. 영어와 관련 있는 학과뿐 아니라 경영이나 경제 분야, 국제학이나 국제문화 등의 진로를 희망하는 학생에게도 도움이 되는 과목”이라고 설명했다.  


학교나 교사에 따라 다르지만, <영어권문화>는 지필평가를 비롯해 말하기 쓰기 듣기 등의 수행평가를 골고루 활용해 학생을 평가한다. 현재 진로선택 과목은 등급 산출 없이 3단계의 성취도 평가를 적용하기 때문에, 평가 부담 없이 과목 취지에 맞춘 내실 있는 <영어권문화> 수업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영어’와 ‘문화’ 두 마리 토끼 잡는 수업 목표로

푸드 트럭 상황극 공연·슈퍼 히어로 팸플릿 제작도


대구여고의 <영어권문화> 수업은 원어민 교사와의 협력 수업을 병행해 학생들이 실질적인 현지 문화를 접할 수 있게 진행됐다. 안 교사는 “ ‘음식’이나 ‘공휴일’ ‘10대들의 생활’처럼 가볍고 흥미로운 주제뿐 아니라 ‘전통적 가치’ ‘언어’ ‘다문화’와 같은 진지한 주제도 함께 다뤄 영어권 문화를 다각적인 측면에서 이해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수업 내용과 평가 방법 역시 다채롭다. 예를 들면 교과서의 ‘푸드 트럭’ 관련 글을 읽고 수업을 진행한 뒤, 모둠별로 푸드 트럭을 주제로 구상한 영어 상황극을 공연하는 식이다. 말하기 평가는 공연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쓰기 평가는 교과서의 ‘슈퍼 히어로’ 관련 글을 읽고 문화적 측면에서 슈퍼 히어로를 분석한 뒤, 모둠별로 자신만의 슈퍼 히어로를 만들어 영어로 소개하는 팸플릿 제작 활동으로 진행했다. 교실 안에서 진행하는 수업이긴 하지만, 단순히 이론에 머무르지 않고 현지의 문화를 학생들이 직접 체험하고 느끼게 하는 데 중점을 둔 것이 특징이다. 


안 교사는 “영어권 문화의 특징이 잘 드러나는 주제를 개인별로 선정해 영어 보고서를 작성하게 하거나, 미국 고등학생들의 생활을 잘 보여주는 영화를 듣기 평가에 활용하기도 했다. 이 모든 과정은 다양한 모둠 활동 안에서 학생이 주체가 돼 능동적으로 수업에 참여하는 힘을 이끌어내는 데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Mini interview <영어권문화> 배워보니

 

“사회학에 대한 관심을 더 넓은 세상으로 이끈 수업”

 

송선우

대구여고 졸업

 

Q <영어권문화> 수업을 듣게 된 계기와 인상적인 수업 내용은? 


영어로 말하는 것을 좋아하고, 다양한 문화를 배우는 데 흥미가 있어 선택했다. 1학년 때 세계 문제 탐구 자율동아리에서 활동했는데, 이때 탐구한 주제와 내용을 이어가기에 좋을 것 같았다. ‘나만의 슈퍼 히어로 만들기’ 활동을 통해 단순 오락 영화로만 생각했던 마블과 엑스맨 시리즈에도 ‘2차 세계대전’ 이나 ‘다문화주의 vs 인종차별주의’ 등 미국의 사회문화적 배경이 깔려 있다는 사실을 알게 돼 신선했다. 



Q 자신의 진로와 <영어권문화>의 연결고리가 있다면?


평소 사회학에 관심이 많은데, 수업 시간의 다양한 활동 안에 내 관심 분야를 드러낼 수 있었다. 예를 들면 미국의 9.11 테러가 미국 국민의 정서에 미친 영향을 조사한 뒤, 슈퍼 히어로 만들기 활동에 접목한 경험은 세상을 다각적으로 바라보는 계기가 됐다.



Q 후배들에게 <영어권문화> 수업을 추천해준다면?


<영어권문화>는 다양한 자료를 활용해 우리와 다른 문화에 마음을 여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알려주는 수업이다. 특정 진로와 굳이 연결 짓지 않아도 글로벌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과목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