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VS 2022 수시 원서 6장 + α
정부의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에 따라 2022학년 수시에서는 수도권 소재 대학의 학생부 교과 전형 선발 인원이 크게 증가했다. 그동안 교과 전형을 운영하지 않았던 대학들이 학생부 교과 성적을 중심으로 한 지역 균형 선발 전형을 신설·확대한 데 따른 것으로, 대부분 학교 추천 형태로 자격 기준을 제한한 점이 특징이다.
그동안 상위권 대학들은 교과 전형을 실시하지 않아 교과 성적이 좋은 학생들은 학생부 종합 전형을 위주로 지원하고, 중상위권 대학의 교과 전형을 적정 혹은 안정으로 지원하려는 경향이 뚜렷했다. 반면 중위권 학생 혹은 수시로 반드시 합격해야 하는 학생들은 수도권 소재 혹은 지역 거점 국립대의 교과 전형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한데 올해부터 수도권 소재 대학 역시 모집 인원의 10% 이상을 교과 전형으로 선발할 것을 권고하면서 교과 전형 운영 대학의 폭이 넓어졌다. 이제 교과 전형은 수시 합격을 위한 안정 지원용 카드가 아닌, 6장의 수시 원서를 결정할 때 기본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전형으로 급부상한 셈이다.
교과 전형은 단순히 교과 성적만 반영하는 쉽고 간단한 전형이 아니다. 수능 성적만 활용하는 정시보다 훨씬 복잡하다. 올해부터 석차등급뿐 아니라 진로선택 과목의 성취도를 반영하는 등 대학마다 교과 성적을 산출하는 방식도 달라졌다. 경기도 공교육 진학 전문 교사들과 함께 수도권 소재 대학의 교과 전형 특징을 집중 분석했다. 내게 맞는 교과 전형을 올해 수시 지원에서 어떻게 활용할지 찾아보자.
취재 정애선 기자 asjung@naeil.com
STEP 1
교과 전형의 수능 최저 학력 기준 충족 여부 확인하기
학생부 교과 전형에서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요소는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이다. 최저 기준을 적용하지 않는 교과 전형은 경쟁률과 합격선이 모두 높은 반면 최저 기준이 있는 전형은 경쟁률과 합격선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난다. 교과 전형의 주요 전형 요소는 교과 성적이지만, 당락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요인은 최저 기준 충족 여부다. 교과 성적이 아무리 좋아도 최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불합격하기에 6월 모의평가 성적을 토대로 최저 기준 충족 여부를 냉정하게 판단해 지원해야 한다.
올해는 수능도 교육과정에 맞춰 선택형으로 변경됐다. 국어와 수학이 공통 과목+선택 과목 체제로 치러지고, 탐구 영역은 사탐·과탐 구분 없이 2과목을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대학의 모집 단위는 여전히 계열에 따라 구분되기에 최저 기준에도 자연 계열의 경우 <미적분> 혹은 <기하>, 과탐을 지정한 대학들이 상당수다.
특히 상위권 대학과 의예과 등 일부 모집 단위는 대부분 수능 응시 과목을 지정했다. 교과 전형 지원 시 수능에서 자신이 선택할 과목과 대학에서 제시한 지정 영역이 일치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특히 국어와 수학의 경우 서로 다른 선택 과목을 응시하는 수험생들의 성적을 통합 산출해야 하기에 점수 산출 방식도 복잡해졌다.
선택 과목별 응시자 집단의 공통 과목 점수를 활용해 다시 선택 과목 점수를 조정하기 때문에 어떤 과목을 선택했는지에 따라 표준점수와 백분위, 등급이 결정된다. 공통 과목 점수가 높은 응시자 집단에 일정 정도의 가점을, 낮은 집단에는 감점을 주는 개념이다. 선택 과목에 따른 등급 분포에 차이가 클 것으로 예측되지만, 대학이 제시한 최저 기준은 예년과 큰 변화가 없다. 주로 수학에서 <확률과 통계>를 선택하는 학생들의 최저 기준 충족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역으로 최저 기준을 충족하면 그만큼 합격 가능성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수시 결과를 보면 고려대 학교 추천형, 학업 우수형 전형의 최저 기준 충족률은 인문 계열 60.2%, 자연 계열은 55.3%로, 실질 경쟁률은 절반으로 떨어졌다. 인하대 학생부 교과 전형의 경우 전체 경쟁률은 8.3:1이었지만 최저 기준 충족 비율은 35.3%로, 실질 경쟁률은 2.9:1이었다. 안정 혹은 적정 지원 성향이 강한 전형의 특성상 충원율이 높게 나타나는 교과 전형에서 추가 합격까지 고려하면 최저 기준 충족 여부는 당락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STEP 2
지난해 입시 결과 확인하기
학생부 교과 전형은 교과 성적 100% 혹은 교과+면접 형태가 주를 이뤄 전년도 입시 결과를 토대로 지원 가능 대학을 판단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학에서 발표하는 전년도 입시 결과를 참고하되, 대학에 따라 최종 등록자의 평균, 상위 70%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점수를 공개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또 올해는 성취도로 평가하는 진로선택 과목을 반영하는 대학도 있기 때문에 전년도 입시 결과를 볼 때, 올해 반영 방식과 다르게 산출된 결과임을 감안해야 한다. 지난해 진로선택 과목은 상대평가 9등급제로 성적이 산출됐기 때문이다. 올해는 진로선택 과목이 A/B/C 성취도 3단계로 반영되기에 교과 성적이 상대적으로 좀 더 높게 산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각각의 진로선택 과목이 어떻게 반영되는지 일일이 대입해 대학별 환산 점수를 구하는 방법은 굉장히 어렵다. 대입 정보 포털 어디가(www.adiga.kr)에 탑재된 성적 분석 메뉴를 활용해 올해 산출점수를 찾으면 된다.
수시 지원 시 학과 선호도 변화 등을 고려해 최소 3년치의 경쟁률과 합격 결과를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 수도권 주요 대학이 발표한 자료를 토대로 2020학년과 2021학년 학생부 교과 전형의 합격선을 비교했다. 대학 및 계열별로 선발 인원이 가장 많은 TOP 3 모집 단위를 기준으로 했다. 제시된 자료는 주요 교과의 단순 등급 평균이 아닌, 대학별 내신 성적 산출 방법에 따른 것이다.
2020 VS 2021 인문 계열 모집 단위 합격선 비교
전체적으로 2020학년보다 2021학년의 합격선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자연 계열 선호 현상, 선택형 교육과정에 따른 과목별 이수자 수 분산, 코로나19로 인한 재학생들의 수능 성적 하락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수능 최저 기준을 제시하지 않은 대학 및 모집 단위는 합격선이 대체로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양상은 올해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최저 기준을 적용하지 않는 교과 전형의 경쟁률이 오를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최저 기준이 있는 교과 전형의 경우 이를 충족할 수 있다면 2020, 2021학년 전형 결과를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지원해볼 만하다. 단, 인문 계열 모집 단위의 합격선 하락은 수능 최저 기준 미충족, 선택 과목에 따른 이수자 수 감소로 인한 교과 등급 하락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다. 단순히 합격선이 하락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지원하기보다 수능 최저 기준 충족 여부, 최근 2~3년치 합격선을 참고해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020 VS 2021 자연 계열 모집 단위 합격선 비교
자연 계열은 인문 계열의 합격선 변화와 다른 양상을 나타냈다. 상위권 대학의 경우 전년보다 합격선이 상승한 학과들이 다수 있었으나, 중위권 대학으로 갈수록 합격선이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상위권 대학의 합격선 상승은 자연 계열에 더 많은 상위권 학생들이 분포해 있고, 인문 계열에 비해 수능 최저 기준이 낮아 이를 충족한 학생이 많았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올해 자연 계열 교과 전형에서는 학부 모집으로 전환된 약학대학에 최상위권 학생들이 어떤 지원 양상을 보일지에 따라 모집 단위별 합격선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중위권 대학은 코로나19로 인한 재학생들의 수능 성적 하락이 최저 기준 미충족으로 이어져 충원 합격이 증가하면서 교과 성적 합격선이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올해도 최저 기준에 대한 부담은 여전하다. 다만 수학의 경우 원점수가 같더라도 <확률과 통계>를 선택한 학생보다 <미적분>이나 <기하>를 선택한 학생들의 성적이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에 비해 최저 기준을 통과한 학생들의 비율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단, 상위권 대학 및 모집 단위에서는 수학과 탐구 영역에 특정 과목을 지정한 경우가 많아 인문 계열보다 충족률이 높아질 것으로 예단하기는 쉽지 않다. 최저 기준을 통과한 학생들이 늘어나고, 상위권 대학의 모집 단위 합격선이 상승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자연 계열에서는 지원 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STEP 3
2022 수시 지원 조합 재구성하기
학생부 교과 전형을 중심으로 지원했던 학생들이 수시 원서 6장을 어떻게 구성했는지 경기도 학생들의 2021학년 지원 패턴을 기준으로 정리했다. 이에 더해 올 수시에서 고려해볼 만한 대학 및 전형을 추가했다. 2021학년 지원 패턴을 분석해보면 교과 전형을 중심으로 지원한 학생들은 학생부 종합 전형에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모습을 보였다. 단, 특정 지역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자료이기 때문에 중하위권 대학으로 갈수록 통학거리 중심의 지원 패턴이 나타났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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