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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약식 논술 출제 경향 분석

적성 전형 대체, 기존 논술고사와 다른 단답형·약술형 특징 

 

중위권 학생들이 수도권 소재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던 적성 전형이 수능과 비슷하다는 이유로 폐지됐다. 적성 전형을 실시하던 대학들은 2022학년 수시에서 기존의 모집 인원을 학생부 교과 전형이나 정시로 분산하는 한편, 가천대와 고려대(세종), 수원대는 단답형·약술형의 새로운 논술 전형을 신설했다. 이들 대학의 논술고사는 500~1천 자 분량의 답안을 쓰거나 고난도 유형의 수학이나 과학 문제를 풀어야 했던 기존의 논술고사와는 다른 것이 특징이다. 약식 논술 신설 대학의 전형 특징과 출제 문항 분석을 토대로 한 대비법을 알아보자.  


취재 정애선 기자 asjung@naeil.com 

 

 

 CHECK POINT 1  약식 논술 실시 대학 전형 분석

 


가천대와 수원대는 논술 60%와 학생부 교과 성적 40%를 반영해 선발하는 반면, 고려대(세종)은 논술 70%와 학생부 교과 성적 30%를 반영한다.  기존의 적성 전형 역시 적성고사와 학생부 교과 성적을 합산해 선발했지만, 사실상 적성고사 점수에 의해 당락이 결정됐다. 약식 논술 전형 역시 교과 성적보다 논술고사 성적이 당락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약식 논술을 실시하는 대학들의 학생부 교과 성적 반영 방법을 보면 주로 지원할 것으로 예상되는 3~5등급의 등급 간 점수 차가 미미한 편이다. 가천대의 경우 논술 한 문제로 최대 2개 등급 차이를 극복할 수 있다. 실질적인 당락은 논술 점수가 좌우하게 될 것이다. 다만 가천대와 수원대는 7등급부터, 고려대(세종)은 8등급부터 등급 간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지기 때문에 지원 시 유의해야 한다. 

 

 

약식 논술 전형 지원 시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은 수능 최저학력기준이다. 수원대 교과 논술 전형은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없지만, 가천대 논술 전형은 국어, 수학, 영어 탐구(1과목) 중 1개 영역 3등급 이내로 최저 기준을 적용한다. 탐구는 사탐·과탐 구분 없이 한 과목만 반영한다.  그에 반해 고려대(세종)은 모집 단위별로 최저 기준을 제시했다. 인문·체능 계열과 빅데이터사이언스학부·자유공학부는 국어, 수학, 탐구(2과목 평균) 영역 중 1개 영역 3등급 이내 또는 영어 2등급 이내이며, 자연 계열은 국어, 수학, 과학탐구(2과목 평균) 영역 중 1개 영역 3등급 이내 또는 영어 2등급 이내다. 약학과는 국어, 수학, 영어, 과학탐구(2과목 평균) 중 3개 영역 등급 합 5 이내다. 논술고사를 잘 보더라도 최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불합격하기 때문에 남은 기간 최저 기준을 충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CHECK POINT 2    논술고사 출제 유형 분석

 

대학별 출제 범위를 살펴보면, 가천대는 모집 단위 구분 없이 국어와 수학에서 출제한다. 국어는 1학년 국어, 문학, 독서, 화법, 작문, 문법 영역을 출제한다. 수학은 수학Ⅰ, 수학Ⅱ에서 출제한다.

 

수원대는 가천대와 마찬가지로 모집 단위 구분 없이 국어와 수학에서 출제하는데, 다만 국어의 출제 범위가 문학과 독서에 한정된다. 가천대와 수원대는 학생들의 준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EBS 수능 연계 교재를 중심으로 고등학교 정기고사 서술·논술형 문항 정도의 난도로 출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려대(세종)은 인문·체능 계열은 국어·사회·도덕 등 인문 교과가 통합된 형태로 출제하고, 자연 계열은 수학, 수학Ⅰ, 수학Ⅱ, 미적분에서 출제하는 데 반해 약학과는 수학, 수학Ⅰ, 수학Ⅱ,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에서 출제한다. 수리 논술만 치르는 자연 계열은 모집 단위에 따라 출제 범위와 난도에 차이를 둔다. 특히 약학과는 확률과 통계, 기하까지 출제 범위에 포함해 수리과학적 개념에 대한 통합적 이해 정도를 평가한다고 밝혔다. 

 

 

가천대와 수원대는 모집 단위에 따라 인문 계열은 국어 9문항, 수학 6문항을 출제한다. 자연 계열은 국어 6문항, 수학 9문항으로 문항 수에 차이를 뒀다. 배점은 문항 당 10점, 고사 시간은 80분이다. 15문항을 80분 안에 풀어야 하기 때문에 특정 문항에 시간을 쏟기보다 마지막 문제까지 해결한다는 자세로 시험에 임해야 한다.  고려대(세종)은 모집 단위에 따라 문항 수가 다르다. 인문·체능 계열은 4문제 내외이나, 문제별로 소문항이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자연 계열은 8문제 내외로 소문항은 없으며, 약학과는 3문제 내외로 역시 문제별 소문항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 대학별 모의논술 분석 

 

가천대·수원대 

[국어] 가천대와 수원대는 올해 첫 시행되는 논술고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모의논술을 실시했다. 가천대 모의논술 국어 문제 중 독서 영역은 특정 단어나 문구를 제시문에서 찾아 빈칸을 채워 넣거나, 제시문 속에 적용된 특정 개념을 찾아 적는 등의 단답형 문제와 주어진 조건을 바탕으로 제시문에서 설명하고 있는 주요 개념을 연결하는 약술형 문제가 주를 이뤘다.  단답형 문제의 경우 제시문에서 그대로 찾아 적으면 되는 수준이어서 큰 어려움은 없어 보인다. 

 

제시문에서 설명하는 개념의 이해를 바탕으로 새로운 사례를 연결하는 약술형 문제는 단답형보다는 난도가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제시문에 대한 이해가 풀이로 연결되기 때문에 글을 정확히 이해한다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짧은 지문을 반복적으로 읽고 요약하는 연습을 통해 글의 내용과 의도를 파악하는 연습을 꾸준히 한다면 대비가 가능하다.  문학 영역에서는 문학 작품의 구성 요소(시적 대상), 표현법(반어)이 적용된 부분을 찾는 문제가 출제됐다. 

 

구성 요소나 표현법에 대한 개념을 숙지하지 않았더라도 문제에서 기본 개념을 풀어 설명해준다. 다만 평소 시와 소설에서 자주 나오는 개념에 익숙하다면 문제를 좀 더 수월하게 풀 수 있을 것이다.  문법 영역은 출제 범위에 포함돼 있지만, 모의논술에서는 출제되지 않았다. 독서와 문학 영역의 모의논술 문제를 토대로 예측해보면, 문법의 기본 지식이나 개념을 제시문이나 문제에서 설명하고, 적용된 부분을 찾거나 예시를 서술하는 문제 혹은 개념을 바탕으로 문법 현상을 설명하는 문제 유형이 출제될 가능성이 있다.  대학에서 밝히듯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충실히 이수하고, 수능을 착실히 준비했다면 충분히 풀 수 있는 문제들이다. 

 

[수학] 가천대와 수원대 모의논술 수학 영역은 총 4문항씩 출제됐다. 완성형 한 문제와 서술형 세 문항으로 구성됐다. 함수, 수열, 정적분 등 수학의 기본 개념과 관련된 문항을 출제했다. 주어진 시간 동안 문제를 해결하려면 국어와 달리 개념을 숙지하고 있어야 수월하게 접근할 수 있다. 서술형의 경우 문제 풀이 과정을 평가하기 때문에 개념에 대한 정확한 이해는 필수다. 

 

수학의 경우 주어진 시간 내 문제를 해결하는 연습은 필수적이다. 문제 풀이 과정을 논리적으로 작성하는 연습도 중요하다. 응용력이 필요한 고난도 문항보다 EBS 연계 교재, 교과서의 예제 문제와 기본 유형 문제를 중심으로 서술형 문항을 대비해야 한다. 

 

 고려대(세종) 


[교과통합형] 
고려대(세종)은 고교를 방문해 모의논술을 실시한 가천대, 수원대와 달리 입학처 홈페이지에 논술 가이드북을 탑재했다. 인문·체능 계열은 제시문에서 특정 단어나 문구를 찾아 쓰는 ‘단답형’ 문제와 제시문을 토대로 내용을 요약하거나 추론해 50~200자 정도로 서술하는 ‘약술형’ 문제, 300자 내외로 제시문의 주장이나 자료를 바탕으로 비판적, 논리적으로 서술하는 ‘서술형’ 문제로 구성된다. 

 

제시문에서 특정 단어나 문구를 적는 단답형 문제는 가천대, 수원대와 유사하다. 반면 ‘약술형’과 ‘서술형’ 문제의 경우 난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제시문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는 독해력과 문제에서 요구하는 바를 파악하고 답안의 길이에 맞는 답안을 작성하는 문제 해결력이 필요하다.

 

예시 문항의 제시문을 보면 시장 실패, 정부 개입, GDP, 고령화, 양적/질적 정책 등의 사회 교과 개념을 다룬다. 또 사회현상을 분석한 도표나 그래프가 제시되어 있어 이들이 의미하는 바를 해석하는 연습도 필요하다. 고려대(세종)은 국어뿐 아니라 사회 그래프 등을 활용하기 때문에 기존의 논술고사와 가천대, 수원대 약식 논술의 중간 정도 난도로 출제하려는 의도가 보인다. 

 

[수리논술Ⅰ] 고려대(세종) 수리논술Ⅰ의 경우,  수능의 3점짜리 문제 유형과 난도가 비슷하고, 수능 준비를 열심히 한 학생이라면 충분히 문제에 접근할 수 있다. 서론·본론·결론의 형식을 갖춰 서술하거나 복잡한 제시문 간의 관계를 추론해 서술하는 타 대학의 논술에 비해 준비 부담이 적다는 것이 대학 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난도에 따라 20~50점까지 문항별 배점을 달리했다. 수월하게 풀 수 있는 문항부터 상당 시간의 집중력을 요구하는 문항까지 출제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문항을 빠르게 검토한 뒤 자신 있는 문항부터 먼저 해결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수리논술Ⅱ] 약학과에서 실시하는 수리논술Ⅱ는 약식 논술과 달리 기존 대학의 수리논술 유형을 따르고 있다. 대표 문항은 3문항이나, 각각의 소문항이 4~5개씩 포함됐다. 제시문이 상당히 긴 문항도 있어 주어진 시간 동안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에 부담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출제 범위에 수학Ⅰ, 수학Ⅱ 외에 기하, 미적분, 확률과 통계 등 수학의 전 범위가 포함됐다. 실제로 논술 가이드북에서도 기하, 미적분, 확률과 통계에서 각각 한 문제씩 제시됐다. 교육과정 상 이들 세 과목 중 한 과목이라도 이수하지 않은 수험생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약학과 지원을 고려한다면 수학 출제 범위를 반드시 숙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