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공학 단일 학부로 첫 신입생 모집, 수시는 학생부 종합 전형 100%
한국에너지공대(KENTECH)가 문을 열었다. 미래 에너지 산업을 이끌어갈 인재 양성을 목표로 올해 첫 신입생을 모집한다. 에너지공학부 단일 학부로 수시 모집 90명, 정원 외 수시 모집 10명, 정시 모집 10명 등 총 110명을 선발할 계획이다. 수시는 전원 학생부 종합 전형으로 선발한다. 특별법에 의해 설립된 과학기술 특성화 대학으로, 카이스트 지스트 디지스트 유니스트 등 4개 과학기술원과 같이 수시 모집 6회 지원 횟수 제한에 해당되지 않는다. 10년간 1조6천억 원이라는 대규모 투자, 다른 대학과는 차별화된 학생 중심 교육과정을 예고하고 있어 이공계 연구·창업에 관심 있는 학생들은 눈여겨볼 만하다. 한국에너지공대 장광재 입학센터장에게 2022 수시 모집 지원 시 알아야 할 주요 사항을 확인했다.
취재 정나래 기자 lena@naeil.com
▒ 분석팀
2022학년에 첫 신입생을 모집한다. 한국에너지공대를 소개한다면?
한국에너지공대는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특별법’에 의해 설립됐다. 입시에 있어서는 카이스트 지스트 유니스트 디지스트 등 종전의 과학기술원과 동일한 지위를 갖고 있다. 다만 이들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로 국립이지만, 한국에너지공대는 국내 최대 공기업인 한국전력과 에너지 관련 공기업이 대거 이전한 나주혁신도시와 전라남도, 에너지 분야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가 공동으로 설립에 참여한 별도 법인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특히 한 해 모집 인원이 110명으로 극소수지만, 투자는 대규모로 이뤄질 예정이다. 2025년 세계 톱 10 공대로 발돋움하는 것을 목표로 10년간 1조6천억 원이 투입되며, 에너지 각 분야의 저명한 교수 10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에너지 분야 연구와 창업을 이끌 인재 양성에 앞장서기 위해서다.
에너지 산업은 우리나라의 미래 먹을거리 중 가장 핵심적인 분야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에너지 시장 규모가 2030년까지 약 3경 원 규모로 성장할 거라 전망한다. 하지만 선도국과 우리나라의 격차는 4.5년 정도로 추산된다. 현 상태로는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기 어렵다. 이 격차를 줄이고 세계 에너지 분야를 선도할 에너지 분야 핵심 연구 인력 양성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향후 우리 대학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카이스트 등 먼저 설립된 4개 과학기술원과 같은 과학기술 특성화 대학이다. 한국에너지공대만의 강점을 소개한다면?
사실상 유일무이한 ‘에너지공학 단일 학부’라는 점이다. 에너지공학 분야는 매우 포괄적이고, 다양한 학문이 유기적으로 연계돼 있다. 특히 미래 가장 중요한 먹을거리 산업이다 보니, 전망 또한 매우 좋다. 이러한 에너지 산업 분야를 포괄적이고 가장 넓고 깊게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춘 곳이 바로 한국에너지공대다.
신설 대학으로 매우 혁신적인 학생 교육을 지향한다는 점도 강조하고 싶다. 학생이 직접 수업 목표를 설정하고 활동해 나온 산출물을 평가받는, IBL(Inquiry based learning) 방식을 도입한다. 종전의 프로젝트 기반 교육(PBL, Project based learning)보다 한걸음 더 나아간 교육으로 보면 된다.
단일 학부 모집은 전문 교육과정을 운영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나, 최근 학문 간 융복합이 강화되는 추세라 우려된다는 시각도 있는데?
매우 중요한 질문이다. 앞서 말했듯 에너지공학은 기계 소재 장비 환경 소프트웨어 등 모든 분야가 집약된 ‘공학계의 종합 예술’ 같은 학문이다. 하지만 일반대학에서 다른 전공 분야가 서로 협력해 에너지공학 분야 연구를 추진하기는 쉽지 않다. 전공 간 장벽이 아직은 견고하기 때문이다.
한국에너지공대는 이 같은 장벽을 없애고, 다양한 분야의 학문적 연계가 가능하도록 교육과정을 설계했다. 110명 규모의 신입생을 선발하는 초소형 대학에 교수 100명을 임용한다는 것부터 혁신적이다. 다양한 전공의 교수들은 다채로우면서도 창의적이고 융합적인 수업을 제공할 것이다.
예를 들어 입학생은 1~2학년 기초 소양을 다진 뒤 2~3학년 때 흥미나 진로를 고려해 에너지AI, 에너지신소재, 수소에너지, 차세대그리드, 환경·기후기술 등 대학이 제공하는 5개 트랙 중 수업을 골라 들을 수 있다. 이때 에너지AI 트랙은 에너지 산업과 AI 기술을 융합한 것이다. 타 대학에 비해 학부 단계부터 에너지 관련 지식을 바탕으로 AI 분야를 다룰 수 있다. 다른 대학에서 경험하기 어려운 전공 간 연계 연구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셈이다. 이는 학생들의 개별 탐구 역량을 높이는 한편, 창업과 연구, 국제 전문가 등 진로를 설계하는 데도 직접적인 도움을 줄 것이다.
수시 모집 인원 모두 학생부 종합 전형으로 선발하는 이유는?
한국에너지공대의 인재상은 ‘인류 공영을 위한 미래 에너지 개발에 도전하는 탁월한 연구 역량과 기업가 정신, 글로벌 시민의식을 갖춘 인재’로 매우 명확하다. 연구 역량을 갖추고 창의성에 기반해 다양한 도전을 즐기는 학생이 입학하길 원한다. 특히 ‘인류 공영’을 고민하고, 그 가치에 동의하는 학생을 선호한다.
에너지는 전망이 밝고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이면서, 인류가 지속적으로 생존할 수 있을지 결정할 분야이기 때문이다. 학생부 교과 전형, 정시 전형의 주요 평가 요소인 학생부 교과 성적이나 수능 점수만으론 이런 인재상에 부합하는 학생인지 판단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학생부 종합 전형인 일반 전형만으로 수시에서 학생을 선발하는 이유다. 지역 균형 전형을 운영해달라는 요구가 있었으나 2023학년 신입생 선발까지는 계획이 없다.
현재 수시 모집 인원이 100명이다. 90명은 일반 전형, 10명은 고른 기회 전형으로 선발한다. 정원 외 선발인 고른 기회 전형은 저소득 학생과 농어촌 학생이 대상이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모집 정원 대비 선발 인원 비율을 높게 설정한 편이다. 여기에 지역 균형 등 또 다른 지원 자격을 고려해 전형 인원을 더 분산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기존의 입학 전형 결과가 없다 보니 종합 전형 평가에 대한 궁금증이 크다. 1단계 서류 평가 요소가 다른 대학과 조금 다른데, 자세히 설명해달라.
단일 학부 모집과 인재상의 특성이 반영됐다. 서류 평가에서 가치 평가, 핵심 역량 평가, 지원 적합성 평가를 한다. 가치 평가는 인재상과 맞닿아 있다. 에너지 분야의 연구·창업을 수행할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탁월한 연구(RE), 기업가 정신(ES), 글로벌 시민의식(GC)을 핵심 가치로 살펴본다.
핵심 역량 평가는 한국에너지공대의 차별화된 교육 방식인 학생 중심 교육과 역량 내재화 교육, 공동체 교육(RC, Residential College)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수학, 과학 등을 학습한 경험’에 대한 수학적 사고(MT), ‘인문학에 대한 관심과 고민’에 대한 인문적 통찰(HI), ‘공감, 정직’ 등에 해당하는 협업적 소통(CC) 역량을 갖췄는지 집중적으로 살핀다.
마지막으로 지원 적합성 평가는 공학, 특히 에너지공학 분야에 대한 진학 의지와 교과 선택, 학습 역량, 공학을 통한 인류 공영에 얼마나 관심을 갖고 있는지 등을 들여다본다.
올해부터 대학이 살필 수 있는 수상 기록이 학기별 1개, 3학년 1학기까지 총 5개로 제한된다. 지원자들이 반영할 수상 내용을 결정할 때 고려할 점을 짚어준다면?
수상 실적은 스펙이 아닌 진로 탐색 활동의 하나로 접근하고자 한다. 종합 전형은 학생의 성장 과정을 중시하는 전형이다. 수상 실적을 정량화 또는 등급화해 반영하거나, 수상 실적만을 별도의 평가 요소로 활용하지 않는다. 교과 선택이나 동아리 활동 등과 더불어 학생의 적성과 태도를 가늠하는 자료 중의 하나로 활용할 계획이다. 다만 대학 특성상, 공학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관련 활동을 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2단계에서 면접의 반영 비율이 50%로 높은 편이다. 지원자들에게 조언해준다면?
앞서 말했듯 대학의 인재상에 맞는, 한국에너지공대만의 교육과정을 잘 이수할 학생들을 선발하려다 보니 면접의 비중이 높아졌다. 수험생 부담을 낮춰주려 수능 이후인 12월 4일 실시한다.
면접은 학생부 기반 면접과 창의성 면접, 2가지로 진행한다. 학생부 기반 면접은 학생부와 자기소개서를 바탕으로 수학·과학 교과의 기본 학업 역량과 지원 적합성을 평가한다.
다른 대학의 종합 전형 면접과 비슷한 형태다. 학생부와 자기소개서 기재 내용을 바탕으로 에너지공학 분야에 대한 이해와 지원 동기, 학업 역량이 드러나는 부분을 잘 숙지하고 조리 있게 설명해주면 좋겠다. 창의성 면접은 우리 대학만의 특성이 반영됐다. 문제를 먼저 주고 30분간 이를 분석한 후, 면접장에서 25분간 답변과 추가 질의를 할 계획이다.
지원자의 과학적 창의성, 문제 해결 능력, 수학적 사고력, 인문적 통찰력, 협업적 소통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출제 문제는 수학·과학 교과의 고난도 문항과는 거리가 있다.
학생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수준에서 전반적인 역량을 평가하는 방식이다. 대학 홈페이지에 창의성 면접 예시 문항을 안내했으며, 유튜브 채널에도 안내 영상이 탑재되어 있으니 꼭 확인하길 권한다. 예시 영상을 참고하되, 실전에서는 주어지는 소재 등을 바탕으로 자신의 사고를 논리적으로 정리해 표현하면 좋은 평가를 받을 것이다.
현재 대학 준공 상황은? 2022학년 신입생들의 기숙사 운영 계획도 들려달라.
내년 3월 개교를 위해 개교 핵심 시설로 강의동, 행정동을 건축 중이다. 2022학년 신입생이 생활할 기숙사는 나주혁신도시에 별도의 장소를 마련해 제공한다. 본교 캠퍼스는 단계별로 기숙사와 학생회관 등을 건설해 2025년까지 시설을 완공하게 된다.
10명을 선발하는 정시에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을 적용했는데?
정시에 최저 기준을 설정한 대학은 거의 없기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 한국에너지공대는 이공계 특성화 대학으로 수학과 과학 분야에서 우수한 학생들이 지원해야 한다. 또 우리 대학이 추구하는 교육 목표를 따라오려면 일정 수준의 학업 역량이 요구된다. 수시 종합 전형에서는 이러한 역량을 서류와 면접을 통해 충분히 검증할 수 있다.
하지만 정시는 수능 성적에 의한 정량 평가라 검증에 어려움이 있어 최저 기준을 설정했다. 한국에너지공대가 요구하는 최소한의 학업 역량이자 지원 자격으로 생각하면 된다.
한편 정시에서는 10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모집 정원 대비 비율로 보면 10%로 많아 보이지만, 절대적인 선발 인원만 따지면 다른 과학기술원과 큰 차이가 없다. 입학 전형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려면 전형에 적합한 정원을 배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점과 수능에 강한 지원자에 대한 배려 등을 고려해 정시 모집 인원을 결정했다.
추후 학부 신입생 모집 인원을 확대할 계획이 있나?
없다. 예산 문제는 아니다. 교육의 질적 하락에 대한 염려가 크다. 학년당 100명 내외의 학생 규모가 ‘핵심적인 연구 인재’ 양성에 가장 적합하다는 판단이다. 수업을 고도화시키고, 소규모 연구·창업 활동을 장려하며, 공동체 교육 활동을 내실 있게 진행하려면 현재 규모가 적합하다. 또한 외국인 학생을 모집 정원의 30% 안팎에서 선발할 계획이다. 전체 정원은 학년 당 140명 내외로 형성된다는 얘기다. 글로벌 캠퍼스를 지향하므로, 학년당 내국인 학생 110명과 외국인 학생 30명이 함께 어우러져 영어를 일상어로 생활할 것이다.
한국에너지공대 수시 전형에 지원할 학생들에게 조언한다면?
한국에너지공대는 세계 무대에서 활약할 에너지 분야 전문가 양성을 위해 학교 차원에서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대학이 제공하는 교육과 각종 활동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성장할 수 있는 학생들을 선발하고 싶다. 이를 위해 평가 과정에서 ‘앞으로 성장할 수 있는 태도를 갖췄는가’를 확인할 것이다.
특히 교과, 수상 실적, 동아리 활동, 자치 활동 등 결과만 내세우지 않길 바란다. 대학은 지원자를 평가할 때 학생 개인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학교생활에 어떤 태도로 임했는지 과정을 살핀다. 학생들도 자기소개서를 쓰기 전 같은 과정을 거치면 좋겠다. 학생으로서의 나는 고교 3년간 어떻게 성장해왔고 대학에서 공부할 준비가 되었는지 스스로 고민해보는 시간을 갖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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