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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수시 합격생 릴레이 인터뷰] 최지웅 숭실대 기계공학부

레고부터 주식, 스마트팜·인공지능까지

호기심 만렙 기계공학도

 

최지웅 | 숭실대 기계공학부 (광주 숭덕고)

 

수학과 물리학 과목을 좋아했지만, 경제에도 관심이 많았다. 2015 개정 교육과정으로 계열 구분 없이 교육과정이 운영되고 있지만, 실제 고교에서 과목을 자유롭게 선택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여러 분야에 관심이 있었지만, 진로를 정해야 과목 선택이 가능했기에 기계공학 또는 로봇공학 분야로 마음을 정했다. 레고나 과학 상자를 5~6시간 이상 조립해도 즐겁고 뿌듯했던 경험이 판단의 기준이 됐다. 
숭실대 기계공학부에 입학한 최지웅씨의 얘기다. 지웅씨는 과학 다큐 감상 동아리에서 접한 다큐멘터리에서 과학 시간에 배웠던 원리와 가설을 확인하며 과학적 호기심을 확장했고, <로봇 다빈치, 꿈을 설계하다> <김대식의 인간 VS 기계> 등의 과학 도서를 읽으며 작가의 생각과 경험을 간접 체험했다. <지역이해> 교과서의 한 귀퉁이에서 읽었던 스마트 팜에 대한 관심은 공동 교육과정으로 선택했던 <과학과제실험>에서 과학 기술의 관점으로 확장해나갔다. 


취재 민경순 리포터 hellela@naeil.com  

사진 이의종

 

 

 


 

과학 다큐로 바라본 세상, 과학적 호기심 키워

 

하나의 진로를 정하고 고교 3년간 그 길을 걸어가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아직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막연할 땐 더욱 그렇다. 지웅씨는 중학교 때까지 즐겁게 했던 레고 조립 경험을 바탕으로 기계공학, 로봇공학으로 진로를 정했다. 


“5~6시간씩 한 가지 일에 몰입하는 게 쉽진 않잖아요.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 무엇을 하면 행복할까 고민하던 중에 6시간이 넘도록 타워크레인과 6족 보행 꿀벌을 만들었던 기억, 제대로 될까 조마조마해하며 작동시켰던 중1 때가 떠올랐어요.”


지웅씨는 1학년 때 ‘과학 다큐 감상 및 토론’과 ‘꼬꼬 독서(꼬리에 꼬리를 무는 독서)’ 활동으로 과학과 관련한 관심을 키워나갔다. <지구의 자전이 멈춘다면?>이라는 과학 다큐멘터리를 통해 지구의 자전이 실제 생활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확인했다. 핵 관련 다큐멘터리를 본 뒤엔 ‘원자력 발전 계속해야 할까’에 대한 찬반 토론을 이어나갔다. 찬성과 반대의 입장에 서서 토론하는 과정은 자신과 다른 이들의 생각을 알 수 있기에  즐거웠다.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결을 다룬 다큐 <알파고>를 감상하면서 AI는 학습을 통해 발전해나간다는 걸 실감했습니다. 이후 친구들과 AI 개발에 대해 찬반 토론을 했어요. AI 개발을 반대하는 친구 중 일부는 로봇이 인간을 뛰어넘어 지배하게 될 세상에 우려를 표했죠. 전 인간이 아시모프의 로봇공학 3원칙을 제대로 지킨다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우려보다는 제대로 개발하고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이죠. 긍정적인 측면이 더 많으니까요.”


지웅씨에겐 데니스 홍이 <로봇 다빈치, 꿈을 설계하다>에서 소개한 시각 장애인을 위한 자율주행자동차가 신세계로 다가왔다. 앞을 보지 못하는 시각 장애인이 직접 운전할 수 있는 자율주행자동차를 개발한 데니스 홍의 업적은 단순한 자율주행자동차 개발뿐만 아니라 장애인들과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만드는 데 앞장선 사회적 관점이 더 큰 것 같다고 설명한다. 


“데니스 홍의 책을 읽으며 발전하는 과학 기술의 이익을 누리지 못하는 약자와 소외된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로봇과 기계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게 어떤 형태인지는 아직 정하지 못했지만요.”

 


학생부 기재 안 되지만 방과 후 활동으로 듣고 싶었던 <경제> 수강

 

지웅씨는 중3 때 주식에 관심을 가졌다. 부모님께 받은 용돈을 주식에 투자하면서 주식 시장을 경험했다. “어떤 주식을 살까? 주식 시장에 영향을 주는 건 뭘까? 궁금한 게 많았어요. 다른 이들이 다 사는 국민주를 고민 없이 사는 것보다 주식 관련 책을 읽으며 경제 흐름에 관심을 가졌죠. 지금도 주식을 조금씩 하고 있는데 주식 시장이 좋지 못한 상황이지만 수익률은 괜찮은 편이에요.”


주식 얘기를 하며 씩 웃는 지웅씨는 자연스레 경제에 관심을 가졌지만, 고교에서 <경제> 과목을 선택할 수 없었다고 아쉬워했다. 경제학과와 기계공학 분야 중 진로를 고민하다가 공학 계열로 정했기 때문이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은 공부하고 싶은 과목을 선택할 수 있다고 하지만, 학교에선 그런 선택이 허락되지 않았어요. 자연 계열 진학을 희망하는 경우 고2 때 과학 Ⅰ과목 중 3과목을 선택해야 했어요. 심리학도 배우고 싶었는데 개설되지 않았고요. 대신 학생부엔 기록되지 않았지만 방과 후 수업으로 개설된 <경제> 과목을 수강했어요. 시장 경제의 흐름, 가격이 어떻게 결정되는지, 수요 공급 법칙 등을 배웠지요. 고3 때 과학 과목도 <물리학Ⅱ>와 <화학Ⅱ>를 선택하고 싶었지만, 이 두 조합을 선택한 학생이 적어 반 편성이 어렵다고 해서 <물리학Ⅱ> <생명과학Ⅱ>로 변경해야 했죠.” 


고3 때 진로선택 과목인 <지역이해>를 배워야 했다. 자연 계열 학생들이 의무적으로 들어야 했던 사회 과목이었지만 덕분에 스마트 팜에 관심을 갖게 됐다.  


“교과서 한 귀퉁이에 스마트 팜에 대한 설명이 있었어요. 농업 분야의 공장 자동화, 즉 사물인터넷을 이용해 농장을 자동화하는 스마트 팜은 공동 교육과정으로 이수한 <과학과제연구>에서 사물인터넷을 적용한 스마트 팜에 대한 탐구 조사로 연결됐어요.”

 


전기자동차가 달리면서 충전하는 세상이 곧!

 

고2 때 <물리학Ⅰ>에서 전자기 유도 현상에 대해 배웠다. 지웅씨는 전자기 유도 방식의 예로 무선 충전 방식의 스마트폰과 자기 공진 방식의 전기자동차 충전 원리를 발표했다. 


“전기자동차 보급의 가장 큰 걸림돌이 충전이잖아요. 현재는 연결 잭을 꽂아 충전하는 방식이지만 무선 충전이 가능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무선 충전의 기본 원리는 전자기 유도예요. 코일에 전기를 흘려보내면 전기가 코일을 따라 돌면서 자력이 생겨 전자기를 만들어낼 수 있어요. 특정 주파수의 진동하는 자기장을 통해 전력을 만들어내는 것이지요. 이 경우엔 어느 정도 떨어진 물체에도 전기에너지를 전달할 수 있어요.” 


도로를 주행하면서 전자기 유도 방식에 의해 충전이 가능한 방식도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주차 장소에 충전소 역할을 하는 패드를 설치하고, 자동차 하부에 패드를 부착해 서로 전자기 유도를 발생시켜 충전하거나 도로에 묻혀 있는 전선로에서 발생하는 자기장을 자동차에 장착된 집전장치를 통해 동력으로 변환하는 방식 등 다양하다. 


“전기자동차의 축전기에도 관심을 가졌어요. 축전기에 전기에너지를 저장하는데, <물리학Ⅱ>에서 절연체에 따라 축전기의 종류와 저장할 수 있는 에너지의 용량이 다르다는 것을 배웠죠.”

 


로봇과 기계공학 사이에서 고민, AI에 강점 있는 숭실대 기계공학부 선택

 

고2 때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온라인 수업이 진행됐다. 온라인 수업을 하면서 학습 습관은 엉망이 됐고, 성적은 떨어졌다. 고2 2학기쯤 많은 친구들이 정시로 무게중심을 옮겼지만, 지웅씨는 오히려 학교생활에 최선을 다했다.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동아리 활동이나 수업 시간에 적극적으로 임했고, 성실하게 학교생활을 했다고 생각했어요. 모의고사 성적에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끝까지 학교 활동에 집중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죠. 결과적으로 현명한 선택이었어요.”


지웅씨는 인공지능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숭실대 기계공학부의 교육과정이 마음에 들었다. 합격하기엔 성적이 부족했지만, 성실과 열정, 잠재력을 알아봐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지원했다. 


“기계공학부에선 공학의 기본을 배울 수 있는 데다 숭실대는 1학년 때 프로그래밍이 교양 필수예요. 학기마다 프로그래밍 및 실습, AI 및 데이터 분석 기초, 컴퓨팅적 사고, 응용 프로그래밍 등이 편성돼 있어 AI에 관심이 많은 제 진로를 찾아가는 데 최적이라고 생각했어요. 합격하고 진짜 기뻤죠. 아직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명확하진 않지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무언가를 만들고 있지 않을까요?”

 

 


 

나를 보여준 교과 세특 & 선택 과목

 


 

학생부


1학년


▒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  <영어> 과학의 발전이 인간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기술하는 작문에서 분사 구문, 관계사 구문을 이용해 짜임새 있는 글을 완성함, <과학탐구실험> ‘왜 구슬 아이스크림이 일반 얼음보다 잘 녹지 않을까?’ 라는 주제로 실험함, 액체 질소의 유무를 독립 변인으로 녹은 시간을 측정하는 연역적 탐구 활동을 함

 


2학년


▒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  <수학Ⅱ>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과 태풍의 이동 경로를 알아내는 방법에 활용되는 극한의 개념을 설명함, 생활 속에서 미분을 활용한 사례를 찾고 적분의 원리를 탐구함, <영어Ⅱ> 교과서 본문 주제인 통계 오류와 관련 해외 사례를 조사한 후 영어로 장문의 글을 분석해 보고서를 제출함, <물리학Ⅰ> 수업 시간에 간단하게 다룬 무선 충전 방식 스마트폰이나 자기 공진 방식의 전기자동차 충전 원리를 상세하게 조사, 발표함

 


3학년


▒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  <영어독해와 작문> 차량 통합 제어 시스템과 관련한 신문 기사와 TED 등을 통해 자동차 회사들의 관련 기술을 찾아 조사, 발표함, <지역이해> ‘인간과 환경의 상호 작용으로서의 지역이해’ 단원에서 스마트 팜 주제로 PPT 자료를 발표함, 세계 여러 나라의 사례를 들어 식량 부족과 자연환경의 변화를 극복할 방안으로 제시함, <과학과제연구> 스마트 팜 시스템에 과학적 관심이 높아 연구·활용 사례를 발표함, 농업 분야와 ICT 기술이 접목된 사례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자기 주도적 학습 역량이 돋보임 

 

 


 

선택 과목


▒ <물리학Ⅰ> <화학Ⅰ> <생명과학Ⅰ> 자연 계열 진학을 고려한다면 고2 때 과학 세 과목을 선택해야 했다. 개념이나 원리를 이해하는 과목에 흥미가 있어 물리학과 화학을 좋아했다. 기계공학과 로봇공학에 관심이 있었고, 인체 구조나 생명 현상을 이해하는 것이 로봇이나 기계 분야에 도움이 될 거라 판단했다. 


▒ <지역이해> 과학 교과 위주로 과목을 선택한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는 사회 과목이었지만 교과서의 스마트 팜 관련 내용을 접하며 흥미를 갖게 됐다. 세계 여러 나라의 사례를 접하며 첨단 기술을 활용해 식량 부족과 자연환경의 변화를 극복할 방안을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 <과학과제연구> 공동 교육과정으로 선택한 과목으로, <지역이해>에서 관심 있던 스마트 팜 활용에 대한 탐구를 진행했다. 작물에 따라 재배 방식의 차이가 필요한 이유, 첨단 ICT 기술과 스마트 팜의 융합 사례를 조사했다. 하나의 주제를 정하고 논문을 찾아 읽는 경험을 통해 탐구 역량을 키울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