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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수시 합격생 릴레이 인터뷰] 이선아 한국에너지공대

미래에너지 향한 꿈,

스팀 수업·동아리 속 탐구·실험으로 다졌죠  

 

이선아 | 한국에너지공대 (경북 사곡고) 

 

어릴 때부터 수학과 과학을 좋아했다. 어려워도, 틀려도 몇 번이고 다시 고민하며 답을 찾아냈을 때 희열을 느꼈다. 다른 학년, 다른 단원, 다른 교과에서 배운 개념을 끌어와 나만의 풀이법을 찾는 것도 재밌었다. 스스로 배우거나 발견한 내용은 친구들과 나눴다. 함께 공부하고, 서로 다른 생각을 나누는 게 즐거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막연히 수학 과학을 많이 접할 수 있는 진로를 꿈꾸던 때, 우연히 ‘에너지’를 접했다. 진로로 삼아볼까 고민하던 차, 에너지 분야에 특화된 과학기술 특성화대학인 한국에너지공대 설립 소식을 들었다. 자연스럽게 전공·대학에 대한 목표가 생겼다. 이선아씨의 이야기다. 
그를 만나 에너지 분야를 목표로 한 고교생활과 대입 도전기를 들어봤다.      

 

취재 정나래 기자 lena@naeil.com  

사진 이의종

 

 


 

세상을 바꿀 ‘에너지’에 눈뜨다  

 

고1 진로 탐색 시간에 ‘에너지 분야가 유망하다’는 얘기를 들었다.공학을 활용해 에너지 문제에 접근해볼까 생각했다. 특히 수소와 2차전지에 눈길이 갔다. 수소처럼 오래되고 흔한 자원이 새 에너지원으로 부상한다는 점, 그 배경에 과학기술이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수소는 제작 방식에 따라 그린 수소, 그레이 수소, 블루 수소 등 이름이 달라요. 많은 사람들이 편리하고 저렴하게 쓰면서, 환경오염 걱정도 덜 수 있는 수소를 만들려면 지금보다 더 발전된 과학기술이 필요합니다. 2차전지 역시 양극재 음극재 전해액 분리막 등 소재나 부품을 개선해 더 효율적이고 친환경적인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죠. 인공태양, 태양전지도 과학기술의 힘이 크게 발휘된 분야라고 생각했어요. 재미도 있겠다 싶어 진로로 삼게 됐죠.” 


여러 학문을 아우르면서도 실용적인 에너지의 특성도 선아씨와 잘 맞았다. 


“<수학Ⅰ>에서 코사인 법칙을 활용한 삼각형의 넓이 구하기 문제에서 중학교 때 배운 헤론의 법칙을 적용해 풀이 시간을 줄이거나 <물리학Ⅱ>의 도플러 효과를 <지구과학>과 연계해 이해하는 등 과목을 넘나들며 이미 배운 것들로 새로운 내용을 이해하는 편이에요. 친구들과 토론하거나 배운 걸 나누는 것도 좋아하고요. 에너지는 다양한 원료의 특성, 화학 반응 등 과학 지식뿐 아니라 생산·유통·소비 과정에서의 이해 관계에 대한 통찰도 필요해요. 제 성향에 맞다고 생각했어요.”  

 


과학Ⅱ 3과목 이수하며 공학도 기초 다져    

 

에너지에 대한 흥미는 수학 과학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현재 고등학교 단계에서 에너지 관련 지식이나 활동을 직접적으로 접하기는 쉽지 않다. 선아씨는 폭넓은 에너지 분야의 특성에 초점을 맞춰 과학 교과를 두루 이해하기로 마음먹었다. 


“수학 과학 실력을 쌓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과학은 <생명과학Ⅰ> <화학Ⅰ·Ⅱ> <물리학Ⅰ·Ⅱ> <지구과학Ⅰ·Ⅱ> 
<물리학실험>을 이수했죠. 수학 역시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 <심화수학>을 수강했고요. <공학일반>도 들었어요. 공부가 마냥 쉽진 않았는데, 다른 과목과 연계된 스팀 수업이나 실험을 함께하면서 흥미를 유지할 수 있었어요.” 


선아씨가 졸업한 경북 사곡고는 고교학점제 연구학교, 스팀(STEAM) 교육 선도학교로 심화·진로 과목을 다수 편성한 열린 교육과정을 제공했다. 


“과학중점학교도 아닌데 Ⅱ과목이나 실험 과목을 원하는 대로 들을 수 있어 좋았어요. 또 수업 내 탐구 활동도 잦았어요. 신문기사를 활용한 스팀 수업도 많았고요. 저는 현실 속 문제를 주제로 자주 활용했는데요. 코로나19가 한창 기승을 부릴 때 수강했던 <수학Ⅰ·Ⅱ>에서 신문기사에 나온 마스크 사재기 현상과 관련한 수요공급 그래프를 수학적으로 분석하거나 수학적 모델링을 활용해 전염병의 확산을 예측했습니다. 사회 현상을 분석할 때 수학 과학 이론이 어떻게 쓰이는지 경험할 수 있어서 의미 있었어요.”

 


실패 아닌 도전의 연속이었던 실험          

 

과학 수업과 과학실험 동아리에서 다양한 실험 경험도 쌓았다. 특히 실험 과정에서 겪은 수많은 실패는 선아씨가 공학 분야의 적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물리학실험>에서 한‘스페이스 롤러코스터’ 실험이 기억에 남아요. 구슬이 360도로 연속 3회전하는 궤도를 만드는 건데요. 간단해 보이지만 위치에너지와 운동에너지의 관계를 이해하고 개념을 응용해 예측 궤도를 구현해야 해요. 모형을 몇 번이나 부수고 새로 만들었죠. 그런데 그 까다로움이 싫지 않더라고요.”


계속된 실패 속에서도 문제점을 찾아 개선하는 작업이 재밌었다. 성공했을 때 성취감 또한 컸다. 교과서에서 배운 내용을 직접 활용하면서 어렵거나 모호했던 개념이 더 쉽고 명확하게 이해된다는 점도 실험의 소득이었다. 1학년 
<통합과학>에서 간단하게 접한 물리 개념을 실험에 활용해보고, 필요에 따라 더 깊은 내용을 찾아 적용하다 보니 배웠던 것보다 더 깊게 교과 내용을 이해하게 됐기 때문. 


<물리학Ⅰ·Ⅱ>를 공부할 때도 <물리학실험>에서 익힌 내용 덕분에 보다 수월하게 내용을 소화할 수 있었다.  


“실험을 거듭할수록 실험 설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감이 잡히더라고요. 다른 실험의 아이디어를 떠올리거나, 교과서 속 개념이나 일상에서 접하는 현상을 실험과 연계해보는 일도 늘었어요. 수업 후에 돌아보니 실패를 거듭해서 배운 게 더 많았다는 생각이 들었죠. 공학 연구원의 길이 제 적성에 맞다는 사실도 확인했고요.”

 


피드백 주고받은 창의성 면접 인상적  

 

선아씨는 대학 역시 일찍 선택했다. 고2 때 한국에너지공대 설립 뉴스를 접한 후 줄곧 목표로 삼았다. 꿈꾸는 에너지 분야에서 전문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점, 신설 대학인 만큼 오히려 초기 입학생에게 여러 특전이 주어진다는 점에 매력을 느꼈다. 무엇보다 면접 후에 입학 결심을 굳혔다.


“일반적인 학생부 확인 면접 후 창의성 면접이 진행됐어요. 미션 봉투를 열어봤는데 정말 흥미로웠어요. 간단하게 설명하면 세 마을에 화석 연료, 원자력, 풍력, 태양광 발전소 중 하나를 어느 위치에 지으면 좋을지, 또 세 마을에 각각 발전소를 세워 연결해야 하는데 가장 효율적인 연료와 건설 위치를 정하고 이유를 답하라는 질문이었어요. 어렵지는 않았는데 에너지에 대한 관심, 수학 과학 기초 개념이 부족하면 답변하기가 까다로웠어요. 면접관은 제 생각에 피드백을 주며 대화를 유도했고요. 개인적으로 전문가와 실시간으로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어 좋았어요. 압박감 없이 제 역량을 드러낼 수 있어 존중받는 기분이 들었고, 입학 후에 받을 수업을 미리 경험한 것도 같아 꼭 입학하고 싶다는생각이 들더라고요.”  


입학 후 한 학기는 말 그대로 ‘열공’의 연속이었다. 개강 전부터 줌으로 ‘친환경 도시 건설’을 주제로 예비 동기들과 두 달간 수업을 들으며 프로젝트 활동을 했다. 개강 후에는 100% 영어로 진행되는 대학 강의를 소화해야 했다. 방학인 지금도 학교에 머물며 학부 연구생으로 지도 교수의 수소 관련 프로젝트에 참여,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후배들에게는 전공을 너무 좁게 보지 말라고 당부했다. 


“저는 비교적 일찍 전공을 결정했고 그에 맞춰 과목을 선택하거나, 독서·동아리 활동을 했어요. 하지만 학생부를 돌아보니 에너지보다 수학 과학 수업이나 실험 자체에 충실했더라고요. 후배들이 너무 ‘전공’과 직결된 활동에 부담을 갖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현실적으로 어느 정도 성적을 갖춰야 도전할 수 있기도 하고요. 그런 면에서 전공 공부의 기본을 갖출 수 있는 과목을 선택하고 학습에 충실하면서 발표나 주제 탐구 활동 등에서 관심 분야를 드러내면 좋을 거 같아요.”  

 

 


 

나를 보여준 교과 세특 & 선택 과목

 

 


 

학생부


1학년


▒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  <통합과학> 뉴턴의 법칙을 실제 교통사고 상황에 대입해 사고 당시의 속력과 사고의 크기를 예측함, 버려지는 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는 하베스팅의 예를 발표함, 특히 압전 효과나 열정 효과 등의 개념을 시각화된 자료로 보다 쉽게 설명함,  <과학탐구실험> 코일과 자석의 상대적 운동으로 전류가 발생하는 활동을 통해 전자기유도를 학습함, 실생활 속 전자기유도 활용 제품을 찾아 특징을 조사해 발표함 


2학년


▒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  <미적분> 함수의 증감표 작성을 연습한 뒤 극값과 변곡점을 표시해보면서 함수의 난도를 높여가며 그래프에 대한 이해도를 높임, 어려워하던 부분을 친구들에게 알려주며 관련 도서를 찾아 읽고 깊이를 더함, <공학일반> 2차전지 중 리튬이온 전지가 전기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이유와 2차 태양전지인 박막 태양전지가 상용화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질문함  


3학년


▒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  <물리학Ⅱ> 배터리 관련 화제 문제에 관심을 갖고 원인과 해결 방안에 대해 스스로 탐구함, 인공 태양에 대해 상대성 이론과 연결해 핵융합의 원리를 설명하고 KSTAR의 연구과정을 소개함, <화학Ⅱ> ‘발열·흡열 반응 중 더 자발적으로 일어나는 반응은?’이라는 교사의 질문에 답하면서 추가 의문이 생겨 자발성을 결정하는 요인을 확실히 이해하고자 엔트로피하는 개념을 자유에너지변혼식을 활용해 탐구함   

 

 



선택 과목


▒ <물리학Ⅰ> <물리학Ⅱ> 에너지공학 전공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 이수했다. 엑셀로 역학적 에너지 그래프를 그리거나 Tinkercard, glowscript 등을 활용해 물리 법칙을 이해했다. 
대학 전공 수업에서도 물리의 비중이 높고, 내용이 깊다. 과학기술 특성화대학 진학을 염두에 둔 일반고 학생이라면, 좀 더 깊게 공부하길 권한다.   


▒ <화학Ⅰ> <화학Ⅱ> 마찬가지로 공학 전공을 하려면 이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특히 개념 학습 후 다양한 유형·난도의 문제를 접하며 실력을 높였다.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과학실험 동아리에서 아스피린 합성 등 실험 과정이나 분석에 적용했는데, 개념 심화에 도움이 됐다.     


▒ <물리학실험> <공학일반> 공학 전반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려 신청한 과목이다. <물리학실험>은 위치에너지와 운동에너지에 대해 깊게 이해할 수 있게 해 이후 <물리학Ⅰ·Ⅱ> 학습에 도움이 됐다. <공학일반>은 다른 수업보다 더 에너지 분야에 대해 학습·탐구할 기회가 많아 학습은 물론 진로 탐색 면에서 유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