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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교육 계열 추천 도서] 의학과

선망받는 직업 넘어  의료·사회 구조  고민하는 독서 

 

취재 정나래 기자 lena@naeil.com

 

 

“의학은 사람 몸에 발생하는 질병이나 상해에 대한 치료·예방을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기계가 의사의 역할을 온전히 해내기는 어렵습니다. 첨단 의학 기술을 환자에게 어떻게 적용할지 결정하고, 발전 방향을 설정하는 일은 결국 인간 의사의 몫이기 때문이죠. 다만 하는 일이 지금과 달라질 수 있겠죠. 미래의 의학도라면 이 점을 알고, 직업적인 측면보다는 새로운 기술을 선도하는 과학자로서 의사의 역할에 대해 생각해봤으면 합니다.”

_ 단국대 의과대학 안승철 교수(본지 1003호 ‘전공 적합書’에서 발췌)

 


 

 ONE PICK!    전공 적합書

 

<갈팡질팡 청년의사 성장기>

지은이 허기영

펴낸곳 푸른들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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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예과 진학 이후에 대해서 생동감 있게 예측해볼 수 있는 책입니다. 의대 생활부터 인턴 레지던트 전문의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촘촘하게 묘사했고, 전문 의료인으로 성장하는 동안 맞닥뜨리게 될 현실적인 고뇌를 구체적으로 그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이 시대의 의사란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깊이 있게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로 삼을 수 있습니다. 이런 고민은 ‘국내외 의료 시스템 분석’이나 그에 대한 개선 방안을 모색하거나, 서울과 지방의 의료 체계를 비교해보는 등 탐구 주제로 활용해볼 수 있죠.” 

_ 자문 교사단

 


 

 ONE PICK!   책 속으로

의대부터 병원까지 의사 성장기에 숨은 사회 문제 직시하기

 

이 책은 현직 의사의 솔직담백한 성장기다. 왜 의과대학에 지원했냐는 질문에 어른들의 권유, 괜찮은 성적과 같은 ‘속된’ 이유를 들 수 없어 난치병과 인류 보건을 내세웠다는 등의 유쾌한 에피소드로 의사가 되는 과정을 가볍고 쉽게 알려준다. 동시에 의사 세계의 구조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의과대학과 병원으로 이어지는 좁고 작은 사회에서 파생하는 문제, 그 사회를 만든 의료 시스템과 정책에 대해 날카롭게 짚어준다. 

 

예를 들어 다른 단과대학과 분리돼 고등학교보다 더 쳇바퀴 같은 생활을 강요받으며 인간관계가 좁아지고, 막대한 암기량과 상대평가·유급 시스템으로 개인주의와 협업 사이에서 방황하며, 대학에서 병원까지 이어지는 군대 수준의 위계질서에서 고군분투하지만 주변에선 장래가 보장된 엘리트의 배부른 투정으로 치부해 더 고립된다는 고백은 ‘선망받는’ 의대생의 민낯을 보여준다. 병원에서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결국 불편한 질문보다 침묵을 택하며 ‘질서’에 길들여진다는 문구는 코로나 팬데믹 초반 사회적 공분을 불렀던 집단 파업의 배경, 즉 ‘의사 집단 이기주의’의 구조적 원인을 돌아보게 한다.    

 

수련의들의 열악한 근로 조건, 서울-지방 의료 격차, 첨단 과학의 발달로 축적되는 의학 지식과 기술의 활용, 존엄한 죽음, 의료보험 등에 대한 이야기도 사례를 들어 쉽게 안내한다. 가볍게 읽히지만 시한폭탄과 다를 바 없는 보건·의료 시스템의 병폐가 무겁게 다가온다. 교육·기술·노동·사회·산업·정보 등 여러 분야와 얽혀 있어 다른 분야를 꿈꾸는 학생들도 새로운 문제의식을 발견할 수 있는 책이다. 

 

 

한국의 의사 인력은 실제로 필요로 하는 상황과 괴리가 큰 수련을 받고 있다. (중략) 각 과에서 4년 이상 수련받은 전문의들이 전공을 살리지 못하고 일차 진료를 하고 있는 것이다. 필요 이상의 전문의 수련을 받으면서도 막상 일차 의료 현장과는 괴리된 상황이 또 다른 비효율을 만들고 있다. _ <갈팡질팡 청년의사 성장기> 166쪽

 

 

 


 


 선배의 독서와 진로 

흥미 따른 꼬리 물기 독서 나도 몰랐던 관심 분야 드러나   

 

박상혁

한양대 의예과 2학년

 

 

의예과에 진학한 계기는?

 

솔직히 말하자면 수능 성적이 생각보다 잘 나왔어요. 연구나 창업 등 의학도의 진로 선택지가 생각보다 넓어 의예과 진학을 결정했습니다. 다만, 소위 ‘정시파’ 학생은 아니었습니다. 공대를 목표로 꾸준히 학교생활을 해나갔죠. 돌이켜보니 현실의 문제, 특히 사람의 생활에 관심이 있었던 것 같네요. 후배들은 <생명과학Ⅰ·Ⅱ>는 꼭 이수하길 권해요. 정시 비중이 높은 학과다 보니, 다른 과학 과목만 듣고 오는 사례가 있는데 기초 수업이 좀 버거울 수 있어요. 

 

 

대입 준비 과정에서 독서 활동을 어떻게 했나? 

 

<데미안> 같은 소설부터 수학 과학 관련 도서까지 다양하게 읽었어요. 진로에 대한 관심과 인문학적 사고력도 드러낼 수 있는 책을 골라 보려 노력한 결과예요. 돌아보니 ‘꼬리 물기 독서’를 했네요. 예를 들어 인공지능에 관심이 커 이 기술을 쓰는 거대 기업들을 다룬 <플랫폼 제국의 미래>를 읽었죠. 구글 애플 아마존이 사용하는 알고리즘과 운영 방식을 알게 됐고, 이들 기업이 관심을 보인 블록체인에 흥미가 생겨 <블록체인 무엇인가?>라는 책을 찾아봤어요.  또 인공지능 자체가 인간의 뇌기능을 재현한 것이라 뇌과학 쪽에 흥미가 생겼어요. <1.4킬로그램의 우주, 뇌> <뇌를 바꾼 공학, 공학을 바꾼 뇌> 등을 읽다 보니 생명과학에 눈길이 갔죠. <이중나선>으로 유전학의 기초, <세포전쟁>으로 면역학을 이해했어요. 이런 과정을 거쳐 <의료 인공지능> <헬스케어 이노베이션> 등 의학과 첨단 기술의 융합 관련 책에 다다랐죠.  다시 보니 첨단 기술과 생명과학 쪽에 치우쳐 있네요. 저도 몰랐던 공학과 의학에 대한 관심이  반영된 것 같아요. 독서는 교과서에 짧게 담겨 있거나 아예 없는 지식을 폭넓고 깊게 접할 수 있는 도구로 유용해요. 교과와 영역을 넘나들며 흥미 분야를 파고드는 경험을 할 수 있어 좋고요. 무엇보다 눈길이 가는 분야의 책들을 보며 관심 가거나 적성에 맞는 분야를 찾을 수도 있을 거예요.

 


 

 선배의 강추 전공 적합書 

 

<10대의 뇌>
지은이 프랜시스 젠슨 외 

옮긴이 김성훈 

펴낸곳 웅진지식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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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기는 심리적으로 사춘기, 신체적으로 제2차 성장기예요. 몸과 마음이 급격하게 변화하는 시기, ‘뇌’ 또한 결정적인 변화가 일어난다는 내용을 담고 있어요. 펜실베이니아대 의과대학 신경학과 교수인 지은이가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15장에 걸쳐 뇌의 발달 과정과 10대가 된다는 것의 뇌과학적 의미, 10대가 고민에 휩싸일 때 뇌의 변화와 원인 등을 다뤄요. 학습, 수면, 흡연, 음주, 스트레스, 스마트폰, 성별 등의 이슈들을 중심으로 소개해 쉽게 읽히죠.  방황하는 10대의 마음을 신경학과 신경과학에 기반한 ‘뇌’의 변화로 설명하고 있어, 청소년들이 스스로를 과학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거예요. 최근 주목받는 뇌과학을 맛보며 생명과학이나 의학 관련한 새로운 지식이나 관점을 얻을 수도 있고요.

 


 

<공부란 무엇인가>
지은이 한근태 

펴낸곳 샘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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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적으로 의학도가 되려면 공부를 잘해야 하잖아요? (웃음) 이 책은 공부의 의미를 스스로 묻고 찾는 계기를 마련해줘요. 우리가 공부를 싫어하는 원인이 ‘해야 하는 이유를 모르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는데요. 공부를 할 때 작은 목표를 정해 달성하면서 효용감을 느끼고, 나중에 특정 과목이 아니라 전체를 묶어 내 인생의 목표에 다가가는 과정으로 만들라는, 뻔한 이야기를 지은이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솔직하고 구체적으로 제시해요. 저도 공부의 목적이 휴식이었던지라 공감했어요.  게임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늘리려고 수업 시간에 더 집중했고, 문제나 과제를 빨리 해결하는 습관을 들였죠. 그게 성적을 비롯해 여러 면에서 저를 성장시킨 것 같아요. 후배들에게 이 책이 공부의 동기나 의미를 찾는 데 도움되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