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책 읽기
취재 조나리 기자 jonr@naeil.com
특수교육과는 장애가 있거나 발달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을 가르치는 특수교육 교사와 특수교육 전문가를 양성하는 학과다. 이를 위해 특수교육과는 사명 의식과 소양, 전문적이고 인성적 자질을 갖춘 교사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론 강의와 함께 현장 중심의 교육을 시행해 학생들에게 충분한 실습 경험을 제공한다. 학생의 선택에 따라 유아특수 초등특수 중등특수 등의 교사 자격증 취득이 가능하고 연구직이나 장애인종합복지관 등 다양한 분야에 취업할 수 있다.
_ 인제대 특수교육과 전공 가이드북
ONE PICK! 전공 적합書
<하고 싶은 말이 많고요, 구릅니다>
지은이 김지우
펴낸곳 휴머니스트
“지은이는 구글코리아와 유튜브가 ‘유튜브와 함께 성장한 크리에이터 50인’으로 선정한, ‘굴러라 구르님’ 채널을 운영하는 유튜버다. 저자는 뇌병변 장애인, 20대 여성, 대학생으로, 자신이 정규 교육과정에서 유일한 장애인이었던 경험과 장애 여성으로 겪었던 일들을 기록했다. 일반학교 특수학급 즉 통합교육에서 장애 학생의 마음을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막연히 동정하는 것이 아니라 장애 학생이 실제 겪는 어려움을 관찰하고 예비 특수교사로서 대안을 찾아보는 연구 활동을 전개해봐도 좋을 것 같다.”
_ 자문 교사단
ONE PICK! 책 속으로
휠체어 위의 다르지만 같은 사람들의 이야기
“‘고난은 앞으로 나아갈 원동력이니까요’ ‘저의 장애는 절대 장애가 될 수 없어요’ 정도의 내레이션을 넣는 건 어떨까. 깔깔깔.”
뇌병변 장애인으로 휠체어를 타는 유튜버이자 대학생인 지은이는 친구들과 유튜브 영상을 기획한답시고 이 같은 우스갯소리를 늘어놓기도 한다. 하지만 실은 전혀 웃기지 않는다는 그는 “슬픔의 주인공이 되는 것보다는 흔한 주변인 1 정도의 삶을 살 수 있는 사회를 꿈꾼다”고 말한다.
이 책은 ‘장애여성’으로서의 삶을 결코 무겁거나 우울하게 표현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보기 좋은 장애인’이나 ‘잘 팔리는 장애인’으로 비치고 싶진 않다는 그는 유년기부터 대학생이 된 현재까지의 삶을 유쾌하면서도 덤덤하게 말한다. 장애로 인해 겪는 불편함에 대해 풀어내는 방식도 마찬가지다. 대중교통 이용의 어려움을 설명할 때는 버스와 지하철, KTX, 장애인택시 중 ‘뭐가 뭐가 제일 불편할까?’ 경영대회가 벌어진다. 자신이 나온 영상의 댓글이나 남자친구와 데이트할 때 사람들의 반응을 3~4개 부류로 펼쳐놓는데, 웃음이 나오기도, 덩달아 얼굴이 화끈거리기도 한다.
연애, 우정, 성적, 입시 생활, 진로 등 학생들이 공감할 고민들이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특히 고3 시절 야자 시간에 잠든 친구를 깨울지 말지 고민하는 자신의 모습에 자괴감과 죄책감을 느꼈다는 이야기나, 다리가 아픈 척하고 야자를 빼먹고 나왔다는 고백(?)은 그와 독자를 더욱 가깝게 만들어주는 듯하다.
특수교육과를 비롯해 교사를 희망하거나 사회복지, 복지 정책 등에 관심이 있는 학생이라면 ‘행운이 함께(해야만)하는 입학’ ‘학교에 대한 단상’ 챕터를 읽어보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공존하는 학교와 지은이가 상상하는 ‘더 많은 사람이 함께 배우고 자라는 환경’이 무엇인지 고민해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
나는 ‘장애 체험’ 활동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중략) 정말 장애 체험을 하고 싶다면 눈을 가리고 편의점에 가서 원하는 제품을 사보고, 휠체어를 타고 충무로역에서 환승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이 ‘안전하지 않은’ 일상의 공간에서 장애가 ‘불편’해지는 이유는 장애 그 자체가 아니라는 것을 바로 눈치 챌 수 있을 것이다. _<하고 싶은 말이 많고요, 구릅니다> 93쪽
선배의 독서와 진로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관심 분야 독서로 채워갔어요
배해리
가톨릭대 특수교육과 1학년
특수교육과 전공을 결심한 계기는?
학창 시절 내내 특수학급이 있는 학교를 다녔어요. 때문에 장애가 있는 친구들과 함께하는 일이 자연스러웠지요. 고등학생 때는 특수학급 도우미를 하며 직업 교육을 받는 학생들을 지켜볼 수 있었어요. 덕분에 장애인의 직업 교육 효과를 직접 확인했죠. 그 효과를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어 관련 탐구 보고서도 썼고요. 또 자원봉사센터에서 활동하면서 장애인의 능력 개발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직업 특수교육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대입 준비 과정에서 독서 활동을 어떻게 했나요?
보통 방학 때나 주말에 평소 읽고 싶은 책이나 읽어야 할 책을 적어뒀어요. 그리고 책을 읽기 전 인터넷으로 먼저 검색해서 전체적인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했어요. 학교에서 주제 발표가 있을 때 리스트해둔 책 중에 활용할 내용이 있는지 찾아보기도 했고요. 교과 활동이랑 연계해서 독서를 하면 세부 활동을 채울 수도 있더라고요. 학기중에는 독서 활동이 쉽지 않다 보니 기말고사가 끝나고 방학하기 전, 그사이에 많이 읽었어요. 평소 선생님들께서 요즘 입시에선 한 분야에 치중하기보다 여러 분야에 관심을 둔 인재를 좋아한다고 하셔서 희망 전공 이외의 분야를 독서로 접하려고 노력했어요. 특히 학교에서 배우는 과목과 연계해서 찾아보면 도움이 될 책이 많아요. <확률과 통계>를 배운다면 확률과 관련된 책도 많고요. 생물은 뇌과학이나 심리학 서적도 재밌었어요. 2024년부터 학생부에 독서 활동 기록란이 사라진다고 하는데 오히려 이럴 때 더 많은 책을 읽은 학생이 돋보일 것 같아요. 공부라는 게 체력적으로도 지칠 때가 많잖아요. 문제 풀 힘도 없을 때 독서가 도움이 돼요. 책상에 앉아 있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일부러 책을 항상 들고 다녔어요. 읽고 싶을 때 책이 없으면 아쉬우니까요. 한 번 읽기 시작하면 쭉쭉 읽히고 학업 스트레스도 완화되고요. 뭐든 처음 펼쳐보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선배의 강추 전공 적합書
<세븐 블라인드>
지은이 제 선희, 나윤아 외 5인
펴낸곳 소원나무
고등학교 1학년 때 독서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무작정 도서관에 간 적이 있어요. 그때 그냥 손에 집혀서 읽었던 책이에요. 성매매 도박중독 몰카 따돌림 사생팬 자살 폭력 등 7가지 청소년 문제를 소설처럼 다룬 책이에요. 이 책은 우리 사회나 어른들이 청소년 문제의 가려진 원인은 보려 하지 않고 그저 격리시키기에만 급급하다고 지적해요. 지금의 소년법 논쟁도 마찬가지 시선에서 나온 거라고 봐요. 2학년 때 <정치와 법> 수업에서 소년법에 대해서 토론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됐어요. 청소년도 사회적 약자이기 때문에 장애인 이외의 다른 약자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을 거예요.
<보통이 뭔데?>
지은이 쿠라모토 토모아키
옮긴이 김은진
펴낸곳 한울림스페셜
이 책은 특수교육과 전공자 사이에서도 유명한 책이에요. 현재는 절판됐지만 인터넷으로 중고서적을 구입할 수 있고, 도서관에서도 찾아볼 수 있어요. 작가는 어렸을 때 약시로 지냈다가 성인이 된 후 전맹이 된 일본의 시각장애인인데, 책을 읽으면서 ‘보통’에 대해서 고민하게 됐어요. 우리는 ‘보통 시각장애인은~’ 이런 식으로 말하는데, 장애의 정도는 개인마다 크게 다르기 때문에 섣부른 배려가 오히려 장애인들을 배제할 수 있다는 것을 본인의 경험으로 설명해줘요. 또 청소년을 대상으로 쓴 책이라 내용이 무겁거나 어렵지 않고 쉽게 읽혀요. 이와 비슷한 추천 도서로는 <나는 지금이 더 행복하다>와 <우근이가 사라졌다>가 있어요. 선천적 장애가 아닌 사고로 장애를 갖게 된 이들과 자폐가 있는 아이를 둔 부모의 이야기를 담담하고 유쾌하게 풀어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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