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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Ⅰ+Ⅰ’ 허용 영향 있을까? 2024 입시 변화 따른 과탐 선택법

서울대 ‘Ⅰ+Ⅰ’ 허용 영향 있을까? 2024 입시 변화 따른 과탐 선택법


수능 과학탐구에서 어떤 과목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이 많다. 학교 교육과정에서는 학생부종합전형을 고려해 진로에 맞는 과목을 선택하는 경향이 뚜렷해졌지만, 정시가 확대되면서 수능에서는 전략적인 선택이 필요한 상황이다. 고3 때 과탐 Ⅱ과목을 배우지만 수능에서 과탐 Ⅱ과목을 선택하는 인원은 극소수다. 2023 수능까지 <생명과학Ⅰ> <지구과학Ⅰ> 의 선택 비율은 다른 6과목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 과목들의 독주는 한동안 계속되겠지만 2024 수능 과탐에서는 여러 변화가 예상된다. 그간 Ⅱ과목을 응시해야 자연 계열 모집 단위에 응시할 수 있었던 서울대가 Ⅱ과목 지정을 폐지하면서 일부 모집 단위에 물리학과 화학을 응시하도록 지정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상위권 수험생은 과탐 선택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  특히 4월에서 5월로 미뤄진 경기도교육청 주관 학력 평가에서 과탐Ⅱ의 최고 표준점수가 기이하게 높게 나오고, 등급 컷이나 평균은 기이하게 낮게 나오면서 향후 과탐 선택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관심이 많다. 8개 과탐 과목의 특징과 수능 선택 비율의 변화, 수능과 교육과정에서의 과탐 선택 기준을 살펴봤다.

 

취재 민경순 리포터 hellela@naeil.com

도움말 강현식 교사(서울 동북고등학교)·박세근 교사(충남 호서고등학교)·이만기 소장(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허철 연구원(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교육과정에선 진로에 맞춰 선택하는 분위기 뚜렷


2015 개정 교육과정으로 계열 구분은 없어졌지만 자연 계열 진학을 생각한다면 과학 중심의 과목 선택을 해야 한다. 주요 대학들이 정시에서 자연 계열 지원 시 과학탐구를 지정했고, 수시 학생부 위주 전형에서는 과학 교과로 진로 역량을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충남 호서고 박세근 교사는 “수시 모집에서 학생부종합전형을 염두에 둔 학생들은 대체로 진로와 연계된 과목을 선택한다. 지역의 경우 대다수 학생이 수시 중심으로 대입을 준비한다. 과탐 과목은 진로나 학업 역량과 직결되기 때문에 진학하려는 계열에 맞춰 과목을 선택하는 경향이 강하다. 공학 계열을 생각한다면 물리학을 필수로 선택하고, 의학 계열이나 보건 계열을 생각한다면 생명과학을 우선 선택한 뒤 나머지 과목을 고민한다”고 설명했다.

 

서울 동북고 강현식 교사는 “대학에서 공학 계열에 진학하려면 물리학 과목을 공부하라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전달했고, 학생들 사이에서도 공감대가 형성됐다. 특히 서울대를 비롯해 경희대 연세대 중앙대 등이 전공 연계 권장 과목을 제시하거나 종합전형에서의 선택 과목에 따른 영향력 등을 발표하면서 자연 계열, 특히 공학 계열에 진학하려는 학생들의 물리학 선택 비율이 크게 늘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으로 Ⅱ과목이 진로선택 과목이 되면서 등급이 아닌 성취도로 평가해 학업 부담을 줄여준 것도 진로와 관련있는 과목을 선택하는 분위기로 이어졌다”고 전한다.

 

 

수시냐 정시냐에 따라 과목 선택 기준 달라져


현재 과학 과목 선택과 관련해서는 학생부 위주 전형을 준비한다면 진로와 연계된 과목을, 정시에 집중하는 경우라면 진로보다는 표준점수에서 유리한 과목을 선택하는 분위기다. 보통 고2 때Ⅰ과목 2~3개를 고르는데, 공학 계열을 생각한다면 <물리학Ⅰ>을 기본으로 하고, <화학Ⅰ> <생명과학Ⅰ> <지구과학Ⅰ> 중에서 1~2개를 선택한다. 

 

공학 계열과 의약학 계열 등을 함께 고려할 때는 <물리학Ⅰ> <화학Ⅰ> <생명과학Ⅰ>을 선택하거나 2개 과목은 진로에 맞게 선택하고 수능을 염두에 둬 선택 인원이 많은 <지구과학Ⅰ>을 고른다. 혹은 수시에서의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을 위해 과목을 선택한다면 선택 인원이 많은 <생명과학Ⅰ> <지구과학Ⅰ>을 선택하기도 한다.

 

정시에 집중한다면 진로보다는 선택 인원이 많은 과목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선택 인원이 많다면 그만큼 다양한 성적대의 학생들이 응시해 시험 난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2023학년 수능만 하더라도 Ⅰ과목 중 가장 적은 인원이 응시한 <물리학Ⅰ> 만점자의 표준점수는 70점, 백분위는 99로, <생명과학Ⅰ>의 표준점수 72점과 백분위 100과는 차이가 있었다. 

 

선택 인원이 많은 <생명과학Ⅰ> <지구과학Ⅰ>과 달리 선택인원이 적은 과목들은 그해의 난도에 따라 표준점수가 들쑥날쑥해진다. 다만, 과목별 난도를 예측할 순 없기에 탐구 선택 시 가장 중요한 건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과목을 찾는 것이다. 또한 수능 성적의 목적에 따라, 목표로 하는 점수가 몇 점이냐에 따라서도 과목 선택이 달라진다.

 

 

2024 수능 과탐 선택의 변수,

서울대의 과탐Ⅱ 필수 폐지 영향 나타날까?


과탐은 과목도 많고 난도도 다양해 지금까지 대다수 대학은 국어·수학과 달리 자체 계산식에 의해 변환하는 변환 표준점수를 적용했다. 변환 표준점수를 적용하면 표준점수의 차이를 줄여줘 어떤 과목을 선택했는지에 따라 발생하는 유불리를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다. 

 

서울대는 2022학년 대입부터 탐구 과목에서 변환 표준점수를 적용하지 않고 수능 성적표의 표준점수를 그대로 반영하는 데다 2024학년부터 자연 계열에서 과탐Ⅱ 필수 응시를 폐지하면서 과탐 선택에 일부 변화가 예상된다. 과탐Ⅱ 선택자에게 가산점을 부여하지만, 과탐 Ⅰ+Ⅰ 조합으로도 서울대 자연 계열 진학이 가능해진 상황이다. 물론 과탐Ⅱ 선택자에게는 가산점을 준다. 

 

Ⅰ+Ⅰ 선택 시 가산점은 없고, Ⅰ+Ⅱ는 3점, Ⅱ+Ⅱ는 5점을 부여한다. 예를 들어 <화학Ⅰ>과 <생명과학Ⅱ>를 수능 과목으로 응시한 학생은 3점을, <물리학Ⅱ>와 <지구과학Ⅱ>를 응시한 학생은 5점을 부여받는 식이다.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 이만기 소장은 “고3 때 배우는 과학 과목이 Ⅱ이고, 가산점이 3점, 5점이라 서울대 지원을 염두에 둔 수험생이라면 고민이 될 것 같다. 따라서 과탐Ⅱ 선택자가 다소 줄더라도 그 변화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과탐 Ⅰ+Ⅰ 조합으로 서울대 지원이 가능해졌지만, <물리학Ⅰ>이나 <화학Ⅰ>을 선택해야 하는 모집 단위와 그렇지 않은 모집 단위를 구분하면서 상위권 자연 계열 수험생은 과탐 선택이 고민일 수밖에 없다.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화학부 기계공학부 전기·정보공학부 식물생산과학부 의대 등을 정시로 진학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수능에서 <물리학Ⅰ> <물리학Ⅱ> <화학Ⅰ> <화학Ⅱ> 중 한 과목 이상을 응시해야 한다. 6월과 9월 모의평가, 수능에서의 과탐 Ⅱ과목 인원 감소와 Ⅰ과목 선택 인원 변화도 주목할 지점이다. 

 

 

5월로 미뤄진 4월 모평 결과

과탐Ⅱ 만점자 표준점수 100? 기이한 현상 발생


경기도교육청 주관 4월 모의평가가 5월 10일에 치러졌는데, 과탐에서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기이한 현상이 나타났다.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에서 5월 모평 분석 결과 <화학Ⅱ> <지구과학Ⅱ> <생명과학Ⅱ>의 최고 표준점수가 100점, <물리학Ⅱ>도 98점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한 것이다. 

 

서울대의 Ⅱ과목 필수 응시 폐지에 따른 최상위권 이탈로 인해 과탐Ⅱ 응시자 수가 줄어든 데다 과탐Ⅱ 평균 점수와 표준편차가 낮아지면서 최고 표준점수가 급등했다고 보고 있다. <물리학Ⅰ>의 최고 표준점수가 76점, <화학Ⅰ>은 77점, <생명과학Ⅰ>은 73점, <지구과학Ⅰ>은 72점인 것과 비교하면 20점 이상 차이가 난다. 

 

대다수 대학은 백분위에 따른 변환 표준점수로 환산하기 때문에 표준점수의 차이가 나도 상당 부분 보정이 된다. 다만, 표준점수를 그대로 반영하는 서울대의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 이번 모의평가에서 수학 1등급의 표준점수는 136점, 3등급은 118점으로, 18점 차이였음을 감안하면 과탐Ⅱ의 최고 표준점수의 영향력은 매우 크다. 

 

1등급의 원점수가 <물리학Ⅱ> 31점, <화학Ⅱ> 27점, <생명과학Ⅱ> 26점, <지구과학Ⅱ> 27점, 평균 점수는 10점대로 나온 것을 보며 일부에서는 절대평가로 바뀌기 전의 <아랍어>의 향기가 난다고도 언급한다.

 

이 소장은 “이번 6월 모의평가 결과로 술렁일 필요는 없다. 6월과 9월 모평, 수능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모르지만, 이번처럼 기형적이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허철 연구원도 “과탐Ⅱ 응시 인원이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전년 4월 모평과 비교했을 때 큰 감소는 없었다. 다만 수능이 다가올수록 Ⅱ과목 선택자는 꽤 줄어들 것으로 조심스레 예측해본다. 지금은 평균 점수가 낮지만 수능이 다가올수록 어설픈 재학생이 이탈하고 준비된 졸업생들이 유입되면서 등급 컷도 올라갈 것이다. 단,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평균 점수와 표준편차가 크게 낮아진 걸 보면 ‘꼼수’를 노린 과탐 포기자들도 일부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지금의 현상만으론 준비되지 않은 과탐Ⅱ로의 변경은 신중해야 한다”고 전한다. 


 과학탐구 과목별 특징과 수능 선택 기준 

수능 과학탐구는 1~17번 문제는 대체로 평이하고, 18~20번 문제에서 난도를 조절한다. 30분 안에 20문항을 풀어야 하는데, 보통 17번 문제까지 10~15분 내외로 풀고, 나머지 시간은 3문제에 매달린다. 킬러 문제의 접근성이나 풀이 시간, 목표 등급 등도 과목의 특성과 함께 선택 시 고려해야 한다.

 

 <물리학Ⅰ> 

핵심 개념_ 역학적 에너지, 열역학, 전자기, 파동의 성질, 빛과 물질의 이중성
특징_ 자연 계열, 특히 공학 계열을 진학하고자 한다면 필수다. 어렵다는 선입견이 강하지만 개념이 정확하게 잡히면 학습량이나 난도에 대한 부담이 생각보다 크지 않다. 수능에선 여전히 선택 인원이 적지만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암기보다는 원리를 찾고 응용하는 것을 좋아하는 학생에게 잘 맞는다.

관련 학과_ 물리학 반도체 우주과학 기계공학 전기전자공학 등 공학 계열

 

 

 <생명과학Ⅰ> 

핵심 개념_ 근수축, ATP, 배설, 호흡, 자극과 반응, 방어 작용, 생식, 유전 등

특징_ 의·치·한·약학 계열, 보건 계열뿐 아니라 공학 계열과도 연계가 다양해 교육과정이나 수능에서 선호도가 높다. 인문 전공과도 연계성이 있어 인문 계열 학생들도 교육과정에서 선택한다. 킬러 문항을 제외하면 암기와 기본 개념 공부로 15문항은 무난하게 맞힐 수 있어 3등급을 안정적으로 받기 어렵지 않은 과목이다. 단, 유전이나 신경전달 과정을 묻는 킬러 문항의 난도가 높고, 풀이 시간이 상당해 최고난도 문제는 찍기 실력이 좌우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관련 학과_ 생명과학 생명공학 의생명공학 임상병리학 식품공학 의·약학 원예학 등

 

 

 <지구과학Ⅰ> 

핵심 개념_ 판구조론, 해수의 성질과 순환, 대기의 운동과 순환, 별, 우주 등

특징_ 수능 과학탐구 중 선호도가 가장 높다. 천체, 해양, 대기, 지질, 암석 등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에 대해 공부하는 과목으로 가볍게 접근할 수 있고 학습 부담도 높지 않다. 다른 과목에 비해 난도에 따른 시간 압박도 없다. 선택 인원이 많아지면서 단순 암기로 풀 수 없는 세부적인 지문이 많아졌고, 정확한 개념 이해를 바탕으로 자료 해석이나 실험 등의 문제가 출제되는 분위기다.

관련 학과_ 지질학 지구해양과학 대기과학 우주과학 천문학 등

 

 

 <화학Ⅰ> 

핵심 개념_ 물, 화학반응식, 전자배치, 화학결합, 중화반응, 에너지 출입

특징_ 신소재, 에너지, 환경, 신약 등 다양한 응용 분야를 배워 의·치·한·약 계열이나 공학 계열과 두루 연계할 수 있다. 교육과정에서 선택하면 학과의 선택 폭이 넓어진다. 수능에선 계산으로 인한 시간 압박이 큰 편이다. 주기율표나 화학식에 대한 부담도 있다. 현상을 이해하고 계산 과정을 통해 적용하는 과목으로, 문제를 정확하고 빠르게 푸는 연습과 시간 안배가 중요하다.

관련 학과_ 화학 화학공학 신소재공학 생명과학 의·약학 등

 

 

 <물리학Ⅱ> 

핵심 개념_ 힘, 역학적 에너지, 전자기, 에너지 전환, 파동의 성질, 빛과 물질의 이중성

특징_ 개정되면서 내용이 많이 축소됐다. <물리학Ⅰ>과 연계성이 높아 <물리학Ⅰ>의 개념을 잘 다져놓으면 공부하기 수월하다. 암기량이 적다. 식을 세우거나 계산하는 문제가 많아 수학적 역량이 요구된다. 

관련 학과_ 물리학 반도체 우주과학 기계공학 전기전자공학 등 공학 계열

 

 

 <생명과학Ⅱ> 

핵심 개념_ 세포 특성, 세포 호흡과 광합성, 유전자 발현, 생명공학 등

특징_ <생명과학Ⅰ>과 달리 세포 속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주로 배운다. 화학식이나 분자 이름, 호르몬, 효소 이름 등 낯선 용어와 개념을 잘 이해해야 한다. 

관련 학과_ 생명과학 생명공학 의생명공학 임상병리학 식품공학 의·약학 원예학 등

 

 

 <지구과학Ⅱ> 

핵심 개념_ 한반도 지질, 해수의 운동과 순환, 대기의 운동과 대기 대순환, 우주 등

특징_ 지구, 기후변화, 천체에 관한 내용을 다룬다. 개념이 복잡하거나 암기할 내용이 많지는 않다. 개정 이전의 <지구과학Ⅰ>의 천체 단원이 포함됐다. 물리학 공식이나 수식을 활용해 현상을 설명하기에 부담을 느낄 수 있다. 

관련 학과_ 지질학 지구해양과학 대기과학 우주과학 천문학 등

 

 

 <화학Ⅱ> 

핵심 개념_ 묽은 용액 총괄성, 반응엔탈피, 화학평형, 반응속도, 전기화학

특징_ <화학Ⅰ>의 기초 개념을 토대로 하므로 <화학Ⅰ>을 성실히 공부한 학생이라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으로 학습량이 축소됐고, 다른 과목 대비 Ⅰ과목과의 연계성이 높다. 분석·추론 능력, 계산 실력이 요구된다. 시간 압박이 큰 편이다.

관련 학과_ 화학 화학공학 신소재공학 생명과학 의약학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