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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교과 추천 도서] <문학> 시의 이해

쌤과 함께! 교과 연계 적합書  국어 ① <문학> 시의 이해

 

취재 정나래·이수린 기자 lena@naeil.com 

 

교과 연계 적합書 국어 교과 자문 교사단

김용진 교사(경기 동국대학교사범대학부속영석고등학교)

우보영 교사(서울 원묵고등학교)

최원준 교사(충북대학교사범대학부설고등학교)


 

개념 Check! 

시: 지은이가 자신의 생각·느낌을 운율이 느껴지는 말로 함축해 표현한 운문 문학


작품 ‘전체’ 살핀 후 구성 요소 따져야 올바른 감상·이해 가능!  


관련 전공: 국어국문학과 문예창작학과 언어학과 미디어콘텐츠학과 등

 

 

 ONE PICK! 교과 연계 적합書 

 

<교과서 시 정본 해설>

 

★★★

지은이 이숭원 

펴낸곳 휴먼앤북스

 

“교과서나 인강으로 배우는 시를 떠올려보세요. 주제, 시어의 함축적 의미와 심상, 운율 등 시의 개념들이 제각기 분절돼 머릿속에만 남지 않았나요? 이 책은 시의 핵심 개념들이 이야기와 어우러져 가슴에 남도록 이끕니다. 앞뒤 문맥과 전체 시상의 윤곽을 파악함으로써 시를 쉽고 제대로 이해하게 하죠. 비평가의 눈으로 깊게 읽는 경험도 제공하고요. 각 시 해설의 핵심인 밑줄 친 문장을 주목하세요. 지은이가 담고자 한 의미를 되새겨보고, 자신이 느낀 것을 설명해보세요. 자신만의 감상이 있다면 글로 남기는 것도 좋아요. 이를 친구들과 함께 나누면 시 감상의 폭이 더욱 넓어질 겁니다.” 

_ 자문 교사단


 

 ONE PICK! 함께 읽기 

쪼개지 말고 ‘전체’를 보라!  시어 아닌 시 마주하는 책 읽기   

 

시는 어렵다. 짧긴 하지만, 시구 하나 시어 하나의 의미를 지칠 때까지 찾는다. 이는 시에 담긴 다채로운 표현, 시인의 고뇌를 흐릿하게 만든다. 교재마다 해석도 다르다. 지은이는 이런 시 교육의 문제점을 제기하며, 시를 제대로 읽는 법을 안내한다. 특히 작품 전체를 읽게 한 뒤 이야기하듯 시인의 삶과 시를 쓴 상황, 혹은 시어와 시구를 풀어나간다. 우리가 오랫동안 놓쳤던, 시의 아름다움을 오롯이 느끼도록 돕는 것.  

 

정지용의 <유리창>은 어린 자식을 잃은 아버지의 비통한 마음을 예술로 승화한 작품이다. ‘새까만 밤이 밀려 나가고 밀려와 부딪히고,/ 물 먹은 별이, 반짝, 보석처럼 박힌다.’에서 ‘물 먹은 별’을 이상 세계로 해석하기도 한다. 한데 시 전체를 보면 동의하기 어렵다고 이 책은 지적한다. 절망스러운 마음과 닮은 새까만 밤. 겨우 발견한 반짝이는 별 하나가 잃은 아이 같은 아버지. 눈물이 번진 눈에 별이 흐릿하게 보여도, 별빛만큼은 ‘반짝’ 유리창과 화자의 마음에 박힌다는 해설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기본 개념도 놓치지 않는다. 별과 새까만 밤의 대조 등 시의 구조적 완성도까지 짚어주는 식이다. 핵심 내용은 밑줄까지 더해 강조한다. 해설에 그치지 않고, 독자에게 질문을 던지며 읽는 이 스스로 생각하게 만드는 것도 이 책의 장점이다.  99편의 시를 담은 만큼 책은 다소 두껍다. 하지만 관심 있는 시인, 익숙한 시부터 찾아 읽으면 그리 부담스럽지 않다. 작품의 정서를 즐기거나, 번뜩이는 표현에 감탄하다 보면 현대 시가 우리말을 얼마나 예리하고 아름답게 벼려 쓰고 있는지, 시대를 초월해 공감을 이끄는지 체감하게 된다. 문학 언어에 관심 있는 학생은 물론, 우리말·글을 쓰는 누구나 읽어볼 만하다.  

한걸음 더 

99편의 시 중 마음에 드는 작품의 생각 거리에 답해보기 


책 속 시들과 정서·표현 방식이 비슷한 케이 팝 가사를 찾아 비교해보기


책 속 서정주의 <자화상>과 윤동주의 <참회록>을 교차해 읽어보고, 화자의 정서가 어떻게 다른지 답해보기     

 


 

연계 전공 | 문예창작학과

 대학생 선배의 독서 이야기 

“폭넓게 읽고 기록하고 느끼며 보는 눈, 쓰는 힘 길렀어요”

김희수  |  동국대 국어국문문예창작학부 2학년

 

 

Q. 문예창작학과 진학을 결심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유치원생 때부터 일기나 소설을 썼어요. 초등학교를 졸업할 땐 다 쓴 공책이 무릎까지 쌓였었죠. 책 읽기도 좋아했어요. 주로 소설과 시집을 봤지만 천문학, 심리학, 과학이나 철학 도서도 읽었어요. 좋은 작품을 읽고 나면 저도 그런 것들을 쓰고 싶은 기분이 들었어요.  이런 시간이 쌓여 대학 입시가 가까워졌을 즈음, 문예창작 공부를 하고 싶어 진학을 결정하게 됐어요. 문예창작학과에 가면 활동 중인 시인과 소설가가 교수님으로 계시잖아요. 수업을 통해 방법론적인 면도 알고 싶었고 전공 공부도 많이 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공부와는 별개로, 글을 잘 쓰고 글쓰기에 진심인 친구들을 사귀고 싶다는 마음도 컸고요.

 

 

Q. 고교에서 독서 활동을 어떻게 했나요?


책은 매일 한두 권씩 꾸준히 봤어요. 책을 고르는 기준은 크게 없었는데요. ‘도서관 8.136(한국문학) 서가를 정복하겠다!’는 나름의 야망이 있었어요. (웃음) 저는 실기 전형으로 문예창작학과에 들어왔는데, 다양한 독서를 한 게 입시에도 도움이 됐어요. 여러 관심사를 접하면 소재를 찾거나 상상력을 키우는 데도 도움이 되거든요. 책을 읽고 나면 독서감상문을 쓰는 것과 별개로 마음에 와닿는 문장들을 스크랩했어요. 기록들이 쌓이니 제가 어떤 단어랑 문장에 마음이 동하는지, 어떤 어조를 좋아하는지 파악할 수 있더라고요. 취향을 아는 게 저만의 표현 방식을 찾는 데도 도움이 됐어요.  또 생경하게 느껴지는 단어는 따로 수집했어요. 사전에서 찾은 뜻과 제가 알고 있던 뜻을 비교하기도 하고요. 단어를 꼼꼼히 들여다보면서 시적인 의미를 발견하려고 노력했어요. 가장 추천하고 싶은 활동은 ‘비문 찾기’예요. 비문을 체크할 수 있는 책이 있는데요. 그걸 보면서 주어와 서술어의 호응이 맞는지 보고, 문장 길이도 줄여보곤 했어요. 꼭 창작이 아니라도 글쓰기의 기초를 다지기에 좋다고 생각해요. 기본기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니까 많은 학생들이 해봤으면 좋겠어요.


 

 추천 도서 

 

펭귄뉴스

지은이 김중혁 

펴낸곳 문학과지성사

 

2006년에 출간돼 지금은 조금 오래됐다고 말할 수 있는 작품인데요. 맨 앞에 실린 <무용지물 박물관>과 표제작인 <펭귄뉴스> 두 소설을 특히 추천해요. 저는 이 책이 오감의 최대화를 도와주는 소설집이라고 생각해요. 또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아날로그 박스’라고도 부르는데요. 책에 라디오, 타자기, 지도, 오래된 음악 같은 아날로그적인 소재가 계속 나와요. 예전에 쓰인 소설이잖아요. 그래서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 밖에 있는 어떤 진동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라디오는 오로지 듣는 것만 가능하고, 타자기는 그 자리에서 잉크가 종이에 찍혀 나오죠.  모든 게 간단하게 이뤄지는 지금과 다른 점이 오히려 특정 감각을 깨우는 데 도움이 됐어요. 라디오 DJ의 말소리, 타자기 자판을 두드리는 손가락, 동공 위로 뻗는 지도의 길들, 노래를 흥얼거릴 때 움직이는 혀끝…. 이런 식으로, 책을 읽는 동안 여러 방면으로 감각해볼 수 있었어요.

 

 

마르지 않은 티셔츠를 입고

지은이 김이듬 

펴낸곳 현대문학

 

여성 화자가 많이 나오는 것과 거침없는 발화가 특징이에요. 페미니즘을 다루는 시도 많이 있고요. 최근 학교에서 페미니즘에 관한 시 수업을 듣고 있어요. 이런 시들은 주로 공격적이고 과잉된 감정을 가질 때가 많은데, 김이듬 시인의 작품은 조금 결이 다르더라고요. 외부에 대한 분노를 표출한다기보다 자신의 심지를 갖고 힘 있게 주장하는 느낌이라 좋았어요. 이 책을 비롯해서 현대 시집을 많이 보라고 추천하고 싶어요. 문예창작학과에 오려면 실기 시험을 봐야 해요. 그런데 막상 진학을 준비하면서도 현대 시를 잘 안 읽는 학생이 많은 것 같아요. 학교에서 배우는 것도 앞으로 써야 할 것도 전부 현대 시인 만큼 현대 시의 감각이 필요해요. 교과서에 실려 있는 지나간 시들만 보면 그런 이해를 쌓을 수 없죠. 최근의 책들을 많이 읽어야 쓰는 것도 는다고 생각해요. 트렌드를 배울 수 있고, 또 표본을 많이 보는 게 보는 눈을 기르는 데도 도움이 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