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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수시 합격생 릴레이 인터뷰]김인애 세종대 경영학부

 경영학 전공에 필요한 <미적분> <경제> 선택,  성적 부담 컸지만 후회 NO! 

김인애 | 세종대 경영학부(서울 금천고) 

 

고교 입학 때까지 자연 계열로 진학할 줄 알았다. 중학교 때 과학을 배우며 물리에 관심이 있었던 터라 막연하게 물리학을 전공하고 싶었다. 수학을 좋아했지만, 성적엔 아쉬움이 남았다. 꼭 자연 계열을 고집할 필요가 있을까 고민하기 시작했다. 자신을 들여다볼수록 오랜 시간 꾸준히 연구하고 공부하는 학자보다는 사람들과 어울리며 새로운 일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데서 에너지를 받는다는 걸 깨달았다. 대신, 공부는 제대로 하자고 마음먹었다. 그렇게 선택한 과목이 <미적분> <경제>였다. 교과 등급의 유불리 때문에 배워야 하는 과목을 포기하고 싶진 않았다는 세종대 경영학부 김인애씨를 만났다. 

 

취재  민경순 리포터 hellela@naeil.com  
사진 이의종

 

 


 

 

진로 부담 컸지만, 덕분에 ‘나’를 돌아본 시간

 

초·중등 때 학생회장을 했을 만큼 리더로서 조직을 이끄는 걸 좋아했다. 혼자 하는 일보다는 여럿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추진하는 것에 보람을 느꼈다. 자신을 들여다볼수록 학자와는 거리가 멀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구실에서 밤낮으로 연구하는 모습과 경영 마케터로 일하는 모습을 상상하며 어떤 쪽이 더 행복할까 생각했어요. 바로 답이 나오더라고요.”

 

경영학의 다양한 영역 중 마케팅에 관심이 컸다. 직업을 소개하는 TV 프로그램에서 영화 홍보 마케터를 접한 뒤 마케터란 직업에 흥미가 생겼다. 특히 일을 즐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영화가 만들어지면 관객을 만나기 전까지 마케터의 역할이 중요해요. 관객들에게 보고 싶은 영화로 어떻게 홍보할 것인가 전략을 세우죠. 삼촌이 게임 회사 마케터인데 좋아하는 분야에서 일해서 그런지 직업 만족도가 굉장히 높더라고요.”  

 

그렇게 마음을 먹고 나니 학교 활동이 힘들지만 즐거웠다. 어떤 일을 기획하고 추진하고 결과를 내는 일련의 과정들이 경영학과에서 필요로 하는 역량을 드러내기에 충분했다.

 

 

“인문 계열이 굳이 <미적분>을?” 

그래도 배우고 싶었다!

 

보통 수학이 싫어 인문 계열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상경 계열에서 <미적분>을 배워두면 도움이 된다지만, 수학에 대한 부담으로 인문 계열을 선택한 상황에서 <미적분>을 선택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수학 성적이 만족스럽진 않았지만, 수학을 좋아했어요. 경영학 공부를 하는 데 <미적분>은 기본이라고 생각했기에 꼭 배우고 싶었죠. <미적분>을 선택한다고 했을 때 선생님들도 말리셨고, 친구들도 ‘인문 계열 지망생이 왜 굳이?’ 하는 분위기였어요. 학생부 위주 전형에서 등급은 정말 중요한데 <미적분>은 등급을 산출하는 일반선택 과목이라 등급 부담이 크긴 했죠. 하지만 교과전형보다 종합전형에 중심을 두고 있었기에 등급의 불리함보다 <미적분>을 선택하면 얻을 게 더 많다고 생각했어요. <미적분> 선택을 말렸던 선생님들도 그렇게 설득했죠.”

 

<미적분>은 배우는 내내 재밌었다. 왜 <미적분>을 고교 수학의 꽃이라고 하는지 알 것 같았다. 공식을 단순 암기하는 게 아니라 우리 생활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 알아보면서 공부해야 할 이유를 찾아나갔다. 

 

“수업 시간에 비용함수를 배우면서 탐구 활동으로 경제학에서 비용함수를 어떻게 접근할 수 있을지 고민했던 기억이 나요. 그때 금천고에서 여의도한강공원, 잠실 롯데월드, 인천 차이나타운 등 몇 곳을 정해 택시 요금 자료를 수집, 비용함수의 최솟값을 구했고, 택시 할증 요금과 기본 요금을 계산, 비교했어요. 일정 거리에 따라 규칙적으로 가격이 상승하는 그래프가 그려질 거라 생각했는데 생각했던 것과 조금 달랐어요. 택시비에는 기본 요금과 할증 요금이 있다는 걸 간과한 거죠. 실제 적용 사례를 통해 <미적분>이 경제 현상을 이해하고 분석하는 도구로 활용된다는 것을 체감했어요.” 

 

<미적분>을 선택할 때 걱정했던 일은 안타깝게도 현실로 다가왔다. 고2 1학기 <수학Ⅰ> 2등급, 2학기  <수학Ⅱ> 3등급, 고3 1학기에 <확률과 통계> 2등급을 받았지만, <미적분>은 4등급을 받았다. 

 

“자연 계열 친구들은 수능에서 <미적분>을 선택하기에 <미적분> 준비의 시작점이 다르잖아요. 성적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그래도 인문 계열에서는 수학 성적이 좋은 편에 속했고, <미적분> 선택은 학업 역량이나 자기 주도성, 발전 가능성 등을 드러내는 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어요.  <미적분> 선택에 후회는 없어요.”

 

 

<경제> <실용경제> 모의 주식 투자를 비롯

사회 흐름 이해에 도움

 

경영학 진로를 생각하고 당연히 배워야 한다고 생각했던 과목이 <경제>였다. 그때 주식 투자가 한창 유행이었는데 수업 시간에 주식 투자 단원에서 주식 시장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주식 종목은 어떤 기준으로 정해야 하는지 배웠다.

 

“교과서로만 주식을 배운 게 아니라 주식 계좌를 개설하고 모의 투자를 해 시장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주식 시장을 이해할 수 있었어요. 실제 돈이 아니기에 많은 돈을 투자해봤죠. 투자한 돈이 많으니 주가가 조금만 상승해도 돈이 빠르게 늘어나더라고요. 실제 주식을 해도 잘할 수 있을 것 같아 용돈으로 주식 투자를 시작했어요. 회사의 규모나 영업 이익, 실적을 찾아보고 위험 요소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들여다보며 나름의 기준을 정해 신중하게 투자할 회사와 종목을 선택했죠. 그런데 모의 투자와 다르게 수업을 듣는 중에도 온통 주식 시장에 관심이 쏠리는 거예요. 조금 오르거나 떨어져도 예민해지더라고요. 손실이 없을 때 주식 시장에서 벗어났죠.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해보고 싶긴 해요.”

 

<실용경제> 시간에도 실생활과 관련된 경제에 대해 배우면서 주식 투자를 배웠다. 수업을 통해 현재 대기업들의 역사나 변화 과정 등을 알게 됐다. 

 

“<정치와 법> 시간에도 유산, 상속, 재산 분할 등 살아가면서 알아두면 쓸모가 있을 내용을 배웠어요. 사회 교과를 배우면서 학교 수업과 일상이 별개가 아니라는 점을 체감했죠. <경제><정치와 법><실용경제> 등을 배우면서 정치 경제를 비롯해 사회의 변화나 흐름에 더 많은 관심을 두게 됐죠.”

 

 

최선 다한 고교 3년,  강점 보여줄 면접형에 도전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으로 처리해야 할 일이 많아졌어요. 음식점에서 만난 키오스크도 그중 하나였지요. 초기에는 저희도 키오스크가 낯설었으니, 나이가 있는 분들은 주문 하나 하는 게 쉽지 않았을 거예요. 그때 전교생을 대상으로 무인 시스템과 이런 마케팅 변화에 대한 인식 조사를 했어요. 사람이 아닌 기계로 주문하는 것이 편하다는 답변도 있었죠.”

 

교과목 시간이나 학교 대회에서 탐구 주제를 발표할 땐 진로에 맞춰진 형식적인 주제보다는 일상에서 관심 있는 주제나 한 번쯤 생각해보면 좋을 주제를 찾으려고 노력했다. 나이키 한정판을 산 뒤 다시 재판매하는 리셀, 교복의 다양화나 학교 굿즈 등도 인애씨에겐 좋은 탐구 주제였다. 

 

“열심히 학교생활을 했지만, 종합전형에서 강점이 있을까 고민하기도 했어요. 세종대는 서류형과 면접형이 있었는데 1단계 서류 평가만 통과한다면 면접은 자신 있었죠. 고교 3년간 어떤 활동도 허투루 하지 않고 최선을 다했거든요. 어찌 보면 종합전형은 열심히 살아온 나에 대한 보상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해요.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고교 3년이지만 얻어가는 것은 모두 달라요. 그 시간을 의미 있게, 치열하게 보냈으면 좋겠어요.”

 


 

 나를 보여준 학생부 & 선택 과목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 

 

 1학년 

<수학> 하나의 문제에 대해 여러 가지 방법으로 해결하고 자신이 해결한 방법의 적절성에 대해 교사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모습을 보임, 자신의 방법을 논리적으로 타당하게 전달함 <영어> 수업 태도가 진지하고 바르며 영어 과목에 흥미와 열정을 지님, 영어 독해 어휘 쓰기 과제에서 높은 성취도를 보임  <통합사회> 사회 현상에 관심이 많고 모범적으로 활동함, 자신의 투자 성향에 따라 투자 계획 및 포트폴리오를 작성하고, 배터리 생산 회사에 모의 주식 투자를 한 뒤 투자 손익 분석 및 소감문을 작성함

 

 2학년 

<수학Ⅰ>실생활 문제에 대해 창의력을 발휘해 적절한 해결 전략을 세워 자기 주도적으로 문제를 해결함 <경제> 시장 실패 유형 중 불완전경쟁 사례를 일상생활 속에서 찾아보고, 국내 대형 포털 회사의 독과점을 조사해 시장 실패의 구체적 문제점을 분석, 해결 방안을 논리적으로 서술함 <생명과학Ⅰ> 세계적 유행병을 치료하기 위한 백신이 의료적 목적과 함께 경제적 가치로도 환산되는 마케팅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역설하며 뛰어난 통찰력과 통합적 사고 역량을 보여줌 

 

 3학년 

<화법과 작문> 인생작과 진로를 엮어 에세이를 쓰는 활동으로 <보랏빛 소가 온다 2>를 읽은 후 광고 마케팅을 할 때 유명인을 내세우는 전략보다 소비자에게 소소한 만족감을 주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을 깨달은 과정을 창의적으로 작성함 <미적분> 경제학의 비용함수를 계산하는 방법을 탐구해 발표함 <확률과 통계> 사회 관련 통계 데이터에서 정규 분포가 나타나는 이유에 대해 고민하고 z값을 구함, OTT 서비스에서 이루어지는 영화 추천 알고리즘의 원리를 실제 사례를 통해 제시한 점이 인상적임 

 


 선택 과목 

 

▒ <경제>  경영학 진로를 정하면서 <경제>는 기본적으로 이수해야 할 과목이라 생각했다. 수강자 수가 워낙 적어 전교 2등을 해도 2등급을 받아 아쉬웠지만, 경제 활동, 현명한 소비, 주식 투자 등 일상과 관련된 경제 활동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 <미적분>  수학을 좋아했다. 인문 계열로 진로를 정했지만, 고교 수학의 꽃은 <미적분>이라 생각했고 꼭 배우고 싶었다. 성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기는 했지만 배우는 내내 너무 재밌었다. 종합전형을 생각하고 있었기에 <미적분> 선택이 도움이 될 것 같았다.

 

▒ <정치와 법>  뉴스에서 접하는 내용들, 살아가면서 알아두면 쓸모있는 법 이야기를 배울 수 있는 과목이라 선택했다. 손해배상, 상속, 형사 절차, 노동법 위반의 실제 사례 등을 배우며 사회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