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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수시 합격생 릴레이 인터뷰] 김도연 숙명여대 프랑스언어·문화학과

 프랑스어를 도구로 문화 외교에 앞장서고 싶어요 

김도연 | 숙명여대 프랑스언어·문화학과 (서울외고)

 

언어는 한 나라나 문화권을 이해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도구다. 외국어고에서 3년 동안 공부한 프랑스어는 외교관을 꿈꾸는 도연씨에게 더할 나위 없는 강력한 무기가 됐다. 불리했던 내신 성적을 자신의 꿈과 치열하게 엮은 탐구 활동으로 보란 듯이 극복한 도연씨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취재 황혜민 기자 hyemin@naeil.com  

사진 배지은

 

 

김도연 ❘ 숙명여대 프랑스언어·문화학과 (서울외고)

 


 

한 번도 흔들린 적 없는 꿈, 외교관


도연씨의 꿈은 중학생 때부터 확고했다. 친구들이 대부분 진로를 일찍 정했기에 도연씨도 자극을 받아 중학생 때부터 적극적으로 진로를 찾았다. 처음엔 방송국 PD가 되고 싶어서 교내 방송반에 들어갔지만 상상과 현실은 조금 달랐다. 

 

영어 공부를 좋아했고 진로 검사 결과를 참고하거나 선생님의 조언도 귀담아들은 끝에 내린 결론은 바로 ‘외교관’이었다. 고등학교에 진학할 때가 되자 다른 언어도 공부해보고 싶다는 호기심에 외고에 진학하기로 했다. 프랑스어는 유엔 공용어이자 국제기구에서 영어 다음으로 많이 사용되는 언어이기에 선택했다.  

 

“언어 교육에 집중하는 외고의 특성상 사회 과목이 많이 개설되지 않아 최대한 학교 수업과 정치외교 분야를 엮으려고 노력했어요. 정치외교 분야 탐구에만 집중해 편협하게 주제를 선정한 건 아닐까 걱정도 했어요. 하지만 우리의 많은 선택이 정치적이잖아요. 글로벌 시대에는 국내 문제가 국제 이슈와 연결되는 지점도 많아서 주제를 선정할 때 한계를 두지는 않았어요. 오히려 자유롭게 탐구할 수 있었죠.”

 

정치외교 분야에는 국가 간 첨예한 갈등이 많고 해결하는 데 정답이 없는 문제라 도연씨는 탐구 활동을 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많이 피력했다. 그중 <한국지리>는 맨땅에 헤딩하듯이 스스로 교과서 안에서 정치외교와 연결 지점을 찾아 탐구했던 과목. 유럽과 유라시아 대륙, 아시아를 도로로 연결하는 세계적인 프로젝트인 ‘아시안 하이웨이’를 주제로 선택했다. 

 

“워낙 자료를 찾기가 쉽지 않아 맨땅에 헤딩하듯이 탐구했던 기억이 나요. 한반도와 일본, 러시아, 중국과 중앙아시아와 인도, 중동까지 잇는 거대한 도로망인데 통일이 된다면 우리에게 외교·경제적인 이득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차로 유럽을 갈 수도 있고 유라시아 횡단 열차도 함께 개통된다면 시너지를 낼 수 있겠죠.”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특성상 통일 문제도 빼놓을 수 없었다. 교내에서 진행된 통일 수업에서는 남북 정상 회담에 대해 조사했고, 역대 대통령의 통일 정책을 알아보고 결과를 정리했다. 남북한 최고 지도자의 만남이니 국제적으로도 중요한 이슈임을 알게 됐고 보다 열린 대화의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기본적으로 저나 친구들은 통일에 찬성하는 입장이었어요. 아무래도 분단된 시간이 길었으니 교육을 도구로 남북한이 서로를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랐죠. 러시아, 중국, 일본 등 주변국에 대한 대응도 고민해야 했어요. 어찌 보면 한반도 분단의 시작은 일제 침략이었으니 한일 관계를 재정립하는 일도 중요했어요. 한반도가 통일이 되면 일본도 경제적으로 이득을 보게 될 거라고도 생각했고요.” 

 

 

바칼로레아 주제를 정치외교와 연결, 논리적으로 결론 내는 연습해


외고에서의 전공이 프랑스어였던 만큼 프랑스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탐구도 놓치지 않았다. 3학년 <진로와 직업> 시간에는 선생님이 수업 시간에 설명했던 프랑스의 팍스(PACS)를 살폈다. 결혼하지 않고 동거하는 커플의 법적 지위를 인정하는 제도인데 도연씨는 보다 폭넓은 개념으로 해석해 최근 1인 가구가 늘어가는 우리나라의 상황에 대입했다. 

 

“팍스 제도를 행정력이 미치지 않는 소외 계층을 돌보는 복지 제도로 활용하면 좋겠더라고요. 아프거나 어려운 일을 당했을 때 보호자가 없으면 여러모로 불리하거나 힘든 경우가 많잖아요. 당장 병원을 가도 서류 작성처럼 보호자가 처리해야 하는 일이 많으니까요.”

 

<프랑스어독해와 작문Ⅰ> 수업에서는 프랑스 학생이 대학 입학을 위해 치르는 시험인 ‘바칼로레아’에 출제된 주제 중 하나를 선택해 탐구했다. ‘지금의 나는 과거의 총합인가’ ‘언어는 오직 의사소통만을 위한 것인가’ 같은 주제가 제시됐는데 도연씨는 그중에서 정치외교 분야와 연결할 수 있는 주제인 ‘법에 복종하지 않는 행동도 이성적인 행동이 될 수 있는가’를 골랐다. <정치와 법> 수업을 듣고 싶었지만 학교에 개설되지 않아 선택한 주제다. 

 

“탐구하면서 가장 고민했던 부분은 ‘내가 너무 편협하게 사고하진 않는가?’였어요. 법은 시대에 따라 변하고 그에 따른 판단도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했죠. 일제 강점기의 독립운동, 독재 정권의 민주화 운동은 당시 법에 따라 처벌을 받을 수 있는 행동이지만 나라의 독립과 민주주의라는 대의를 위해서였으니 충분히 이성적이었다는 근거를 들었죠.” 

 

 

종합전형 준비한다면 협업 배우는 조별 과제 추천


도연씨는 내신을 관리하기 어려운 외고의 특성상 면접을 보는 학생부종합전형에 다수 지원했다. 그동안 차곡차곡 쌓은 정치외교 분야의 탐구 활동을 충분히 살려 면접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면접에서는 주로 어떤 방식으로 탐구했는지, 그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이 많았다.

 

“외고의 장점을 살려 어문학과와 희망 진로였던 정치외교학과에 지원했는데 어문학과의 면접을 보려니 정치외교 분야에 집중된 학생부가 걱정됐어요. 면접 때 외교관이 되면 어떤 일을 하고 싶냐는 질문을 받았는데 프랑스어를 도구로 우리의 전통 문화를 알리는 문화 외교를 하고 싶다고 대답했어요.”

 

도연씨는 가장 도움이 된 학교 활동으로 친구들과 함께했던 조별 과제를 꼽았다. 3학년 1학기까지 학교에서 매주 관심 주제가 비슷한 친구와 모여 탐구한 후 보고서를 제출했다. 덕분에 자료 조사나 보고서 작성 실력이 많이 늘었다고.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한다면 꼭 ‘팀플’을 해보길 바라요. 저는 동아리나 학교 활동으로 다양한 ‘팀플’을 했는데 주제를 떠나서 여러 친구와 협업해본 경험이 나중에 많이 남더라고요. 학기 전에 열린 세미나나 모의 국제 회의도 적극 참여해 학술 탐구도 하고 국제 시사도 공부했죠. 탐구 활동을 할 땐 해당 주제를 왜 선정했고 공부하는 과정에서 무엇을 배우고 느꼈는지를 정리해보면 많은 도움이 될 거예요!”

 

 

 의미 있었던 선택 과목 

◼︎ <사회·문화> 책을 많이 읽게 된 수업이다. 덕분에 사회 문제 연구 방법도 배웠고 연구할 때 어떤 시선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배울 수 있었다. 실생활에서 활용하기도 용이했던 과목이다. 

 

◼︎ <진로와 직업> 다큐멘터리 <하나뿐인 지구>를 보고 우리나라의 지방 소멸 문제를 탐구했다. 마츠다 히로야의 <지방 소멸>을 읽고 일본의 현황을 분석해 우리나라의 현실과 비교했다. 두 나라 모두 고령화와 지방 인구 감소 문제를 겪고 있어 정책상 참고할 만한 내용이 많았다. 

 

◼︎ <프랑스어권문화> 프랑스 문화를 배우는 시간이라 문법 수업보다 재미있었다. 외교에는 상대 국가의 문화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기 때문에 불어권에서 통용되는 제스처나 예절, 인사법 등을 배웠다.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 

 1학년 

<한국사> 독립운동의 방향을 설득하는 연설문 쓰기 활동에서 외교 운동론을 선택해 외교의 중요성을 설득력 있게 주장함 <통합사회> 북한 이탈 주민의 어려움을 주제로 이들이 남한에 잘 정착하려면 사회적인 노력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발표함

 

 2학년 

<생활과 윤리> 인간의 과시적 소비와 유행에 대해 분석하고 현 상황에 필요한 새로운 윤리 의식에 대한 논리적인 글을 작성함 <심화영어Ⅰ> 북한과 미얀마의 고립 이유를 찾아보고, 고립 국가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함 <프랑스어회화Ⅱ> 프랑스 혁명이 오래된 사회를 완전히 바꿨고 전 세계적으로 영향을 끼쳤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강조함

 

 3학년 

<확률과 통계> 선거 후 출구 조사를 통해 전체 투표 결과를 추측할 때 임의 추출을 해야 정확하게 추측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함 <보건> 국가별 초국경 합동 수사의 기반 마련과 마약범 체포에 대한 국제 참여의 필요성을 발표함 

 주요 창의적 체험 활동 

◼︎ 동아리 활동(1학년)  정치외교 연구반에서 기조 연설문 작성을 담당함. 한국 정치 문제의 원인과 해결 방안을 찾는 과정에 흥미를 느낌. 모의 유엔 활동으로 세계 환경 기후 변화에 대한 국제적 대응 결의안을 작성함

 

◼︎ 자율 활동(2학년)  모의 행정부 각료 학술 탐구 모임의 외교부 기획 부서로 참가함. 효과적인 문화 교류 시행 방안으로 민간 외교 프로그램의 확대와 다양성 증진을 제시함 

 

◼︎ 진로 활동(3학년)  젠더 갈등과 정치가 어떤 관계인지, 젠더 갈등이 정치와 어떤 영향을 주고받는지 궁금증이 생겨 자료를 참고해 자율 탐구 활동을 수행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