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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기타 계열 추천 도서] 자유전공

자유로운 선택 위한
다방면의 책 읽기
 

 

취재 김민정 리포터 mjkim@naeil.com

참고 학과 홈페이지·<도대체 전공이 뭐길래>

 

 

전공 파헤치기 

학문 경계 넘나드는 융합형 인재 위한 곳

 

대학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자유전공은 1학년 때 전공을 탐색하고 2학년이 되기 전에 전공을 선택한다. 의·약학, 사범 계열 등 국가가 자격증을 관리하는 일부 전공을 제외하면 자유롭게 전공을 탐색해 보고 선택할 수 있다.

 

서울대, 홍익대는 예체능까지 선택 범위에 포함한다.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관계자는 “학문의 경계를 넘나드는 유연성을 지닌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입학 이후 학생이 주도적으로 자신의 적성에 맞는 전공을 찾아가며 다양한 학문의 융합을 시도 할 수 있는 제도를 운영한다.

 

인문·사회·자연·공학·예체능 분야를 전공할 수 있고, 학생이 직접 전공을 설계할 수 있는 학생설계전공도 가능하다”고 전한다.

 

 

전공 적합‘생’ 되려면?

자기 주도, 소통 능력 갖춘 학생

 

전공을 선택하는 과정이 힘들 수 있다. “정말 하기 싫은 전공을 제외해도 하고 싶은 게 10가지가 넘었다. 고르기 힘들었다”고 말한 자유전공 학생도 있다. 서울대의 경우 주전공을 2개 선택하는 학생이 대부분이다.

 

경제학+컴퓨터공학, 전기정보학+경영학, 생물학+인류학 등 모두 제각각이다. 좋아하거나 잘하는 분야, 취업 등의 이유로 필요한 분야 사이에서 접점을 찾아야 한다. 문제를 해결하는 자기 주도 능력, 교수·선배·친구 등 타인과의 소통 능력도 중요하다. 전공을 탐색하는 1학년 시기에는 특히 더 그렇다.

 

지금 답을 찾진 못했지만 자신의 미래에 고민이 깊고 성찰할 수 있는 학생, 또 정해진 길보다 자신의 길을 만들어가는 데 흥미가 있는 학생에게 적합하다.

 


 ONE PICK!  자유전공 전공 적합서

<도대체 전공이 뭐길래!>

지은이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펴낸 곳 일조각

 

 

 

선택의 고통을 이겨낸 자,

자유의 왕관을 쓰다 <도대체 전공이 뭐길래!>

 

이 책은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학생들이 쓴 ‘전공 분투기’ 중 일부를 모아 구성했다. 특히 “선택을 위해 고민하는 데 시간을 허비하기보다는 어떤 전공이든 일단 배우면서 알아보는 것이 더욱 의미 있다”는 학생들의 말이 인상적이다. 선택한 전공이 자신과 맞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이는 부딪혀야 알 수 있는 문제이며, 세상의 기준에 따라 전공의 유불리를 따지며 망설이면 어떤 분야도 제대로 배우지 못한 채 방황하며 보낼 수 있다는 경고도 담겨 있다.

 

이 책을 펴낸 출판사 일조각 관계자는 “물리학을 공부하면서 미대 수업을 듣기도 하고, 학교에 없는 전공을 스스로 설계하기도 한다. 즐겁고 새로운 교과 과정처럼 보이지만, 사실 학생들도 선택한 전공이 기대와 달라 마음고생을 하고, 부모와 자신의 희망 진로가 달라 갈등을 빚기도 한다.

 

그러다 마침내 원하는 전공을 찾아낸 성취감이란 이루 말할 수 없다며 기뻐한다. 고민 끝에 선택한 전공이지만 졸업 후 전공과 무관한 일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학생들은 자신이 선택한 전공 공부가 헛되지는 않았다고 한다.

 

나와 미래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방황이 어느새 내공으로 쌓여 힘을 발휘했기에 절대 시간낭비가 아니었다는 의미다”라고 말한다. 고통스러운 선택의 시간을 거쳐서였을까. “자전(자유전공)은 양지바른 곳에 내가 판 무덤이다” “자유고민학부다”라고 쓴 글도 보인다.

 

반면 수학·철학·생물학을 공부한 한 학생은 이후 생명과학부 대학원에 진학했는데 수학·철학을 공부했던 융합적 배경이 앞으로의 연구 과정에 큰 도움이 될 거라고 했다. 이 책은 전공 선택 과정에서의 시행착오뿐만 아니라 부모 분통기, 졸업 후의 취업·진로에 관한 글도 포함하고 있다. 자유전공에 관심 있는 중·고등학생, 혹은 관심이 크지 않더라도 진로를 고민하는 학생들이 읽어보면 좋겠다.

 

자유전공 진로를 위한 추천 도서


 

선배가 들려주는 나의 독서와 진로 이야기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2학년 | 이우진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알려준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Q 자유전공학부에 지원하게 된 계기는?

 

A 저는 꿈이 많습니다. 고등학교 때도, 지금도요. 다른 친구들이 응급의학과 의사가 되고 싶다거나, 올바른 법관이 되고 싶다거나, 인공 혈액을 연구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할 때, 저는 그 모두를 꿈꿨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예술, 세상에 도움이 되는 흐름에 함께하는 연구, 제가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삶을 지킬 수 있는 일까지 모두 하고 싶었습니다.

 

가치 있는 삶을 살고 싶었던 저는, 제가 고민하는 많은 부분이 다 저마다의 가치가 있어 갈팡질팡하고 있는 게 아닐까 고민했습니다. 나만의 길을 만들려면 더 고민하고 배울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이르렀죠.

 

그래서 거의 모든 길이 열려 있는 자유전공학부를 선택했습니다. 여전히 어떤 가치를 어떻게 만들어낼 수 있을지는 고민이지만, 고민이 더 자유로워지고 깊어진 것에 만족하며 학교를 다니고 있습니다.

 

 

Q 고교 때 읽은 책 중 진로와 관련해서 도움이 된 책은? 

 

A 명확한 진로를 설정하고 책을 읽지 않아 조심스럽네요. 지금 와서 돌아보니 ‘도움이 된 것 같더라’는 점을 먼저 알아주면 좋겠습니다. 고등학생 때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생각이 많았어요. 당시 도움을 준 책은 정말 많은데요, 존 롤스의 <정의론>, 스테판 에셀의 <분노하라>, 악셀 호네트의 <인정투쟁>… 그중에서도 신영복 교수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첫손에 꼽고 싶습니다.

 

저자가 감옥에 갇힌 20년간 사람, 사랑, 삶에 대해 고민한 것들을 쓴 편지들을 엮은 책입니다. 책을 읽으며, 나는 무엇으로 사람을 대하고 있는지, 어떤 사랑을하고 있는지, 어떻게 삶을 살아갈지를 깊이 고민할 수 있었습니다.

 

 

Q 후배들에게 꼭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 있다면?

 

A 무수히 많은 이야기를 가진 한 사람에게 수많은 책 중 한 권을 추천한다는 것은 참 어렵습니다. 하지만 저는 사람의 삶을 온전히 담아내는 책들을 좋아하고, 그런 책들이 다른 사람의 마음도 울리는 상황을 종종 마주했습니다.

 

J.M 바스콘셀로스의 <나의 라임오렌지나무>가 그랬고,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 조너선 프랜즌의 <인생수정>이 그랬습니다. 모두 완역본으로 읽어야 그대로의 의미를 읽어낼 수 있고, 원서로 읽으면 더 좋을 책들입니다.

 

한국 작가가 쓴 책으로는 이문구의 <관촌수필>과신경숙의 <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특히 신경숙의 단편소설집에는 힘들고 지친 사람들에게 들려주고픈, 경쾌하거나 따뜻한 이야기들이 가득합니다. 제목은 <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이지만, ‘(사랑하는) 딸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실려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여러분의 삶과 마음에 도움이 될 책들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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