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물리학> <물리학실험> <과학과제연구> … 학업 역량·진로 의지 뒷받침된다면!
선택 과목 바로 알기 | 과학 계열 전문 교과
2015 개정 교육과정으로 과학 교과는 선택 과목이 다양해졌다. 공통 과목인 <통합과학>을 배운 뒤, 일반선택 과목으로 <물리학Ⅰ> <화학Ⅰ> <생명과학Ⅰ> <지구과학Ⅰ>, 진로선택 과목으로 <물리학Ⅱ> <화학Ⅱ> <생명과학Ⅱ> <지구과학Ⅱ> <과학사> <생활과 과학> <융합과학>뿐 아니라 전문 교과Ⅰ에 해당하는 과목도 있다. 일반고에서도 과학 계열 고교가 개설하는 전문 교과Ⅰ을 보통 교과의 진로선택 과목으로 개설해 운영할 수 있고, 정규 교육과정뿐 아니라 공동 교육과정으로도 활발하게 운영 중이다. 진로와 연관된 심화 학습이 가능한 전문 교과Ⅰ에 해당하는 과목들의 종류와 특징을 담았다.
취재 민경순 리포터 hellela@naeil.com
도움말 고민성 교사(경기 풍산중학교)·손성만 교사(충남 당진고등학교)·정경락 교사(충남 논산대건고등학교)·교육부 교육과정정책과
자료 교육부 <과학 계열 교등학교 전문 교과 교육과정>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평가 기준(과학 계열 전문 교과)>
전문 교과Ⅰ, 일반고에서는 보통 교과의 진로선택 과목으로
전문 교과Ⅰ은 과학 계열 고교 학생이 ‘과학과’의 기초 학습을 바탕으로 심화한 내용을 학습하는 교과로, <심화수학Ⅰ> <심화수학Ⅱ> <고급수학Ⅰ> <고급수학Ⅱ> <고급물리학> <고급화학> <고급생명과학> <고급지구과학> <물리학실험> <화학실험> <생명과학실험> <지구과학실험> <정보과학> <융합과학탐구> <과학과제연구> <생태와 환경> 등이 속한다.
특이하게 과학 계열 전문 교과에 수학 관련 과목이 4개 포함돼 있다. 이는 전문 교과Ⅰ이 특수목적고교를 위한 교과로 과학, 체육, 예술, 외국어, 국제 계열만 개설돼 일부 수학 심화 과목이 과학 계열 전문 교과에 편성된 것이다. <심화 수학Ⅰ> <심화 수학 Ⅱ> <고급 수학Ⅰ> <고급 수학Ⅱ>는 수학 일반선택 과목의 주요 내용을 압축해 빠르게 심화 학습을 할 수 있도록 편성돼 있어 실제 과고나 과학영재학교에 주로 편성된 과목이다.
교육부 교육과정정책과 관계자는 “일반고에서도 전문 교과Ⅰ을 개설할 수 있다. 이때는 전문 교과가 아닌 보통 교과의 진로선택 과목이다. 따라서 전문 교과에 속한 수학 과목은 일반고에서는 수학 교과의 진로선택 과목으로 편성된다. 평가 역시 진로선택 과목과 같게 적용된다”고 전한다.
일반고에서 진로선택 과목의 성적은 원점수, 과목 평균, 3단계 성취도, 수강자 수, 성취도별 분포 비율만 기록된다(표 1). 전문 교과는 강의식 수업보다는 학생 스스로 연구하여 그 결과를 발표하고 토의하는 수업이나 실험 수업이 접목돼 진행된다.
진로선택 과목은 3학년 때 개설, 선택 과목 다양
과학 교과는 수학 교과와 마찬가지로 어느 정도 위계가 존재한다. 따라서 1학년 때 <통합과학>, 2학년 1년 동안 <물리학Ⅰ> <화학Ⅰ> <생명과학Ⅰ> <지구과학Ⅰ>을 이수한 뒤 3학년 때 진로선택 과목이 편성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다 보니 보통 Ⅱ과목과 전문 교과의 과목들이 3학년 때 함께 편성되는 경우가 많다.
충남 논산대건고 정경락 교사는 “보통 <화학Ⅰ> <화학Ⅱ>를 들은 뒤 <고급화학>을 들으면 좋지만, 고교 과목 편성상 모든 과정을 단계별로 편성해 선택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러다 보니 보통 과학 Ⅱ과목과 전문 교과 과목 중에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 고급 과목이 대학에서 배우는 과목인 <일반물리>나 <일반화학>과 비슷해 과학 Ⅱ과목보다 어려운 게 사실이다. 학생 입장에서는 좀 더 깊이 있는 공부를 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Ⅱ과목 대신 전문 교과 과목을 선택하기도 한다. 이는 학생의 선택 기준에 따라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고급 과목은 과학 Ⅱ과목을 듣지 않아도 이수할 수 있을까? 교육부의 ‘과학 계열 고등학교 전문 교과 교육과정’에 따르면 가능하다. 과학 Ⅰ과목 또는 Ⅱ과목을 이수한 후에 심화된 수준으로 공부하는 과목으로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Ⅰ과목 이수 이후 고급 과학 수업을 바로 듣는 것이 무리가 되는 것은 사실이다.
경기 풍산중 고민성 교사는 “교육과정은 다르지만, 경기 저현고에 재직한 2018년 당시 고3 학생의 교육과정에 고급 과목을 편성해 운영했다. 학업 역량이 있는 학생이 선택하는 과목이지만 Ⅰ과목만 공부한 뒤 바로 고급 과목을 배우니 학생은 어렵게 느낄 수밖에 없다. 수업하는 교사로서도 학생 수준을 고려해 수업해야 해서 어려움이 많았다. 고민 끝에 이후 학생들은 고급 과목 대신 실험 과목과 Ⅱ과목 중 선택하도록 교육과정을 변경해 편성했다”고 전한다.
참고로 학교에 따라서는 2학년 1학기에 <물리학Ⅰ> <화학Ⅰ> <생명과학Ⅰ> <지구과학Ⅰ>을 집중 이수제로 운영해 2학년 2학기부터 진로선택 과목을 편성하기도 한다.
Ⅰ+Ⅱ+실험의 과학 개념을 압축한
<고급물리학·고급화학·고급지구과학·고급생명과학>
고급 과학은 공통 과목인 <통합과학>을 배우고, Ⅰ과목 또는 Ⅱ과목을 이수한 후에 배우는 과목이다. 고급 과학은 관련 과학 기술과 관련된 전공 분야로 진출하는 데 필요한 Ⅰ·Ⅱ과목의 심화 내용으로, 대학 1학년 때 배우는 <일반물리학> <일반화학> <일반생명과학> 등과 비슷한 수준이다. 따라서 고급 과학을 제대로 이수했다면 과학 역량이 상당하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
고 교사는 “일반고에 고급 과학 과목을 편성한 고교가 많지는 않다. 편성돼 있어도 선택하는 학생은 일부다. 진로가 확고해 해당 과학 Ⅱ과목과 전문 교과 과목을 함께 선택해 제대로 심화 공부를 하기 위해 선택한 학생 또는 학생부 종합 전형을 고려한 전문 교과 선택으로 해당 분야의 역량이나 도전 의식을 보여주기 위해 선택하는 경우로 나눌 수 있다. 학업 역량이 뛰어나고 공대나 의학 계열처럼 진로가 명확해 <고급물리학>이나 <고급생명과학>을 선택한 경우라면 종합 전형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과목 자체가 난도가 있으므로 일반고에서 무리하게 고급 과목을 선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고급 과목을 선택해 이수했어도 학업 역량이 뒷받침되지 못한다면 의미가 없다는 게 교사들의 설명이다.
정 교사는 “역량이 된다면 고급 과목을 듣는 게 종합 전형에서 유리할 수는 있다. 하지만 이는 실력이 뒷받침된다는 가정 하에서다. 심화 과목이지만 공부를 하면서 궁금증을 해결해내고, 노력한 과정이 학생부에 기록된다면 분명 의미는 있다”고 전했다. 고급 과목들의 영역과 핵심 개념은 표에서 간단하게 언급했다(표 2).
심화된 과학 과목을 실험으로 만나는
<물리학실험·화학실험·생명과학실험·지구과학실험>
실험 과목은 고급 과학과 마찬가지로Ⅰ과목 또는 Ⅱ과목을 이수한 후에 선택할 수 있는 과목으로, 일반고에 고급 과목보다는 편성이 많은 편이다. 실험 과목인 만큼 각 과목 1단원에서 실험 장비 사용법과 자료 해석과 처리, 실험 보고서 작성에 관한 내용을 공부한 뒤 영역별로 실험을 한다. 예를 들면 <물리학실험> 역학 영역에서는 운동과 에너지의 핵심 개념인 등가속도 직선 운동, 뉴턴 운동 법칙, 마찰력, 자유 낙하 운동, 포물선 운동, 원운동, 주기 운동, 운동량 보존, 2차원 충돌, 일과 에너지 관계, 역학적 에너지 보존 등을 실험을 통해 알아간다(표 3).
고 교사는 “실험 과목은 교과서가 만들어져 있고, 실험 주제가 정해져 있어 그 틀 안에서 수업이 진행된다. 제시된 실험 중에서 Ⅰ·Ⅱ와 연관성이 높은 실험 중심으로 진행한다. 특정 과학 과목의 실험을 제대로 하고 싶은 학생, 종합 전형을 고려해 실험 과정을 통해 과학 역량을 드러내고 싶은 학생, 정시 전형을 고려해 Ⅱ과목 대신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어 선택한 학생 등 실험 과목 선택 이유는 다양하다”고 설명한다.
실제 Ⅱ과목이나 고급 과목과 비교하면 부담은 적으면서 관련 분야에서 학업 역량을 드러낼 수 있기에 실험 과목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어떤 이유에서 선택했든 실험 과목은 실험을 설계하고 결과를 도출하는 과정을 통해 해당 개념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험과 관련 있는 이론을 찾아 실험 보고서의 완성도를 높이고, 이런 모습이 학생부에 기재된다면 진로에 관한 관심과 학업 역량을 드러내기 좋은 과목임은 분명하다.
충남 당진고 손성만 교사는 “과학 실험 과목은 글로만 접하던 이론을 실험을 통해 배우는 것으로, 관심 영역을 깊이 있게 보여주기 좋다. 따라서 소속 고교에서 편성되지 않았지만 배우고자 한다면 공동 교육과정으로 이수하는 것도 고려해보면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진로와 관련된 심도 있는 주제 연구가 가능한
<융합과학탐구> <과학과제연구>
<융합과학탐구>와 <과학과제연구>는 관심 주제를 선정하고 관찰 또는 실험을 통해 얻은 자료를 표나 그래프로 변환해 분석하는 과정을 통해 결과를 도출한다. 이 과정에서 의사소통 능력이나 과학적 사고력, 문제 해결력을 키울 수 있다. <과학과제연구>는 관심 있는 특정 분야에 대한 호기심과 역량을 드러낼 수 있다면, <융합과학탐구>는 <물리학><화학><생명과학><지구과학><수학> 등의 학습 내용을 기술, 공학, 예술과 연계된 융합 탐구를 한다는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경계가 명확하지는 않다.
정 교사는 “<융합과학탐구>와 <과학과제연구>까지 고교에서 정규 과정에 편성하기가 쉽지 않지만 두 과목 중에는 <과학과제연구> 개설이 좀 더 많은 것 같다. 실험과목들은 실험해야 할 주제가 정해져 있지만 <과학과제연구>나 <융합과학탐구>는 실험 주제가 정해져 있지 않다. 따라서 본인이 관심 있는 영역의 주제를 정해 심도 있게 탐구하고 보고서를 작성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한다. <과학과제연구>는 수학 교과의 <수학과제탐구>와 비슷한 과목이다.
생태계와 환경, 정보에 대한 관심의 확장
<생태와 환경> <정보과학>
<정보과학>은 2015 개정 교육과정에 <정보> 과목이 교양 과목으로 편성돼 공학 계열이나 컴퓨터공학, 소프트웨어 관련 진학을 생각하는 학생들이 선택하는 과목이다. 디지털 사회에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를 분석해 구조화하고, 효율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알고리즘을 설계하고 이를 프로그래밍을 통해 해결한다. <정보과학>은 프로그래밍, 자료 처리, 알고리즘, 컴퓨터 시스템 영역으로 구분돼 있다.
손 교사는 “수행평가를 통해 기본 코딩을 작성, 응용해 올바른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지, 아두이노를 이용해 전기 회로를 구성하고, 아두이노 코딩을 활용해 전자기기를 제어하거나 코딩을 변형해 다른 환경에 적용할 수 있는지를 평가한다. 또한 아두이노 주변 기기를 활용해 RC자동차 회로를 구성하고, 아두이노 코딩을 활용해 RC자동차를 제어하는 등 다양한 수행평가가 가능하다. 실제 공대 진학을 염두에 둔 상위권 학생들이 많이 선택하는 과목”이라고 설명했다.
<생태와 환경>은 생태와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환경 문제의 원인과 해결 방안을 과학적으로 접근하는 과목으로 환경과 인간, 자원과 에너지, 환경 문제와 대책, 환경 보전 등의 영역으로 구성된 과목이다. 예를 들면 자원과 에너지 영역에서는 유전자 재조합 식품(GMO 식품)의 의미와 장단점, GMO 식품 사용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과 사례를 조사하고, 해결 방안을 모둠별로 토의, 발표하는 수행평가를 할 수 있다. 따라서 에너지나 환경, 생명공학 등과 관련된 진로를 생각한다면 다양한 주제 탐구가 가능해 도움이 되는 과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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