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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과목 바로 알기] 기술·가정

과학·공학 개념 담은 진로선택 과목 포함  내가 배워야 할 기술·가정 과목은?

 

선택 과목 바로 알기 | 기술 가정

고등학교 교과군 중 기술·가정에는 일반선택 과목으로 <기술·가정> <정보>가, 진로선택 과목으로 <가정과학> <공학일반> <지식재산일반> <창의경영> <농업생명과학> <해양문화와 기술> 등 총 8과목이 속해 있다. 이들 과목은  ‘가정생활’과 ‘기술의 세계’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다루고 있지만, 진로선택 과목의 경우 실제 수업을 개설해 운영하는 학교가 많지 않아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다. 2015 개정 교육과정 편제상 기술·가정이 생활·교양 교과 영역에 속해 있는 데다, 성격이 다른 ‘기술’과 ‘가정’이 한 과목으로 통합돼 있는 것도 걸림돌로 꼽힌다. 각 과목의 개념과 특징, 수업 내용과 학생 평가, 교육과정과 수업 편제의 개선 방향 등에 관해 짚어봤다. 

 

취재 홍정아 리포터 jahong@naeil.com 

도움말 김범수 교사(경기 위례한빛고등학교)·김주현 교사(서울 영등포고등학교)·김용상 교사(충남 논산대건고등학교)·왕석순 교수(전주대학교 가정교육과)

자료 <고등학교 기술·가정과 선택 과목 운영 실태 및 재구조화 방안>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선택 과목 안내서> 

<2015 개정 교육과정 평가 기준_고등학교 기술·가정>

 



입시와는 거리 멀지만,  우리 삶을 바꾸는 실용 학문 


2015 개정 교육과정 총론에 따르면 고등학교의 기술·가정 교과는 생활·교양 영역에 포함돼 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교과별 교수·학습 자료’ 개발 연구에서 고등학교 기술·가정 교과의 연구책임을 맡은 전주대 가정교육과 왕석순 교수 역시 “기술·가정은 우리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실용 학문이다. 일례로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른 저출산·고령화 문제의 관련 내용과 해결 방법을 직접적으로 다루는 인구 교육도 <기술·가정>에서 다루고 있다. 실질적으로 우리 삶의 질을 바꾸고 행복감을 줄 수 있는 내용을 배우는 과목이 바로 기술·가정 교과”라고 강조했다. 

 


기술·가정 교과 진로선택 과목  운영 학교는 극소수


고등학교 기술·가정 수업 중 일반선택 과목에 속하는 <기술·가정>과 <정보> 수업은 상대적으로 개설한 학교가 꽤 있다. 반면 진로선택 과목은 <가정과학> <공학일반> <지식재산일반> <창의경영> <농업생명과학> <해양문화와 기술> 순으로 매우 낮은 비율로 개설돼 있다. 


경기 위례한빛고 김범수 교사는 “우리 학교는 2018학년에 고교학점제 연구 학교와 과학·공학 융합 중점 학교로 지정되면서 기술·가정 교과의 진로선택 과목인  <공학일반>을 가르치고 있다.  <기술·가정>을 1학년 1, 2학기에 배우고 진로선택 교과로  3학년 과정에 <공학일반>을 편성했다”고 전했다.  

 



기술 영역에 속하는

<공학일반> <지식재산일반>


<공학일반>을 학습하기 위해 필요한 역량은 기술적 소양, 창의력, 문제 해결 능력, 정보처리 능력, 진로 개발 능력 등이 있다. 이 과목은 학생의 미래 직업 선택을 위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체험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의미 있다. 김범수 교사는 “공학의 원리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과정에서 창의력은 물론 문제 해결·정보처리 능력 등을 기를 수 있고, 공학 관련 취업과 진로 방향성 등도 모색할 수 있는 과목”이라고 소개했다.  다만 <공학일반>과 <지식재산 일반> 등 진로선택 과목이 2~3학년에 매우 낮은 비율로 선택 운영되는 상황이라는 것은 개선해야 할 점이다. 

 


가정생활의 실천적 문제 해결을 위한 

<가정과학>


<가정과학>은 크게 인간 발달과 가족, 자원관리와 생활문화의 두 축을 중심으로 발달, 관계, 관리, 생활문화를 핵심 개념으로 하는 과목이다. 학생들 입장에서는 이 과목을 통해 가정생활 각 분야와 관련된 직업을 탐색하고 자기 적성에 맞는 진로를 찾는 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행복한 결혼생활을 비롯해 요리와 인류, 의생활, 주거 공간 등 가족과 사회 공동체가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실천적 학문을 배우는 것이 특징이다. 


왕 교수는 “저출산·고령 사회, 다문화 사회로 급변하면서 다양한 가정생활문화와 가치관의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가정생활에 대한 실천적 문제를 해결하는 ‘생활문화’를 배워 생활 자립과 관계 형성·진로 개발 능력 등을 기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성화고 전문 교과와 유사? 

<농업생명과학> <창의경영> <해양문화와 기술> 


<농업생명과학>과 <해양문화의 기술>은  학생들에게 급격히 변화하는 미래 산업 사회에서 농업과 해양·수산업의 중요성과 역할을 인식하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지만, 일반고에 수업이 개설된 경우는 거의 없다. 그나마 <창의경영>은 경영에 관한 기본 지식 습득을 비롯해 기업가 정신과 창업 등의 내용을 배우기 때문에 극소수이긴 하지만, 경상 계열을 진로 희망하는 학생들의 전공 적합성 측면에 도움이 될 것이란 판단으로 개설돼 있는 학교가 더러 있다. 


서울 영등포고 김주현 교사는 “현재 교육과정 편제 안에서는 학생의 진로에 맞춰 기술·가정의 진로선택 교과 중 특정 과목을 이수한다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기술·가정 교과의 진로선택 과목이 건축 토목 기계 설계 전기 전자 컴퓨터 등 기술이라는 교과에 속하는 모든 학문 분야로 더 분화돼야 한다는 것이 개인적 의견이다. 관련 특성화고의 진로선택 과목 수업이 산업 현장이 요구하는 숙련된 기능을 위한 실습 위주의 반복 작업 중심이라면, 일반고의 기술 수업은 나중에 이공 계열 대학으로 진학했을 때 실제 활용할 수 있는 지식과 정보를 다룬다는 점에서 차별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학생 참여형 수업과 수행평가 사례로 이해하는 기술·가정 교과   

 

# <기술·가정> 수행평가 문항과 결과물 예시


<기술·가정> 수업의 ‘인간 발달과 가족’ 단원에서 평가 준거 성취 기준 [12가정-01-05-02]에 근거해 가족원 간의 권리 보장과 평등을 실현하고 가족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는 문항 예시다. 수행평가 문항이지만 동시에 수업과 연계해 실시할 수 있는 과정 평가형 문항이다. 

 


# <정보> 수행평가와 결과물 사례 


충남 논산대건고 김용상 교사가 <정보> 시간에 진행한 수업 사례다. 김 교사는 “‘정보과학과 우리 삶은 어떤 관련이 있을까’ 단원을 배우면서 정보과학 분야의 직업과 진로를 탐색하는 활동의 일환으로 플레이봇을 활용해 수행평가를 진행했다. 자신의 진로 또는 관심 분야와 관계된 월드를 프로그래밍 언어로 제작해봄으로써 관심 있는 직업을 탐색할 수 있었다. 프로그래밍 과정을 통해서는 컴퓨팅 시스템을 창의적으로 구현하는 경험도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