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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수시 합격생 릴레이 인터뷰] 고려대 사회학과 민하선

‘사회학적 상상력’ 토대 된 나의 고교 3년

민하선 | 고려대 사회학과, 서울 덕원여고 졸업

 

중학교 때 또래 상담을 하면서 심리상담가를 꿈꿨다. 다른 이들의 얘기에 공감하고 대화를 나누며 도움이 되는 것이 좋았다. 고교에 입학한 후부터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가 커지면서 밤잠을 설칠 때가 많았다. 친구들 상황도 비슷했다. 고려대 사회학과 민하선씨가 우울증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다. 처음에는 우울증이 개인의 문제라 생각했지만, <피로사회>를 읽고 우울증은 단순히 개인의 심리적인 문제가 아니라 사회 구조적인 관점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개인에 맞춰졌던 시선과 관심이 사회 구조, 사회 변화로 확장됐으며, 사람들의 행동학과 사회학을 연결 짓기 시작했다. 


취재 민경순 리포터 hellela@naeil.com  

사진 이의종

 

민하선 고려대 사회학과, 서울 덕원여고 졸업


우울증을 사회학적으로 접근한 신선한 경험


‘기분이 언짢아 명랑하지 아니한 심리 상태로 고민, 무능, 비관, 허무 관념 따위에 사로잡힌다.’ 우울증의 사전적 의미다. 하선씨도 우울증을 개인의 문제, 심리적인 현상으로 생각했다. 부모님의 책장에서 찾은  <피로사회>는 우울증이 만연한 이유를 성과 위주의 현대 사회에서 찾고 있었다. 


“과거는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이 정해진 사회였다면 현대 사회는 성과 중심으로 더 열심히, 더 잘해야 한다는 마음이 강해지는 자기 착취 시대라는 거예요. 성과의 극대화를 위해 자신에게 채찍을 가하지만 그게 성과로 이어지지 않을 때 생기는 자책이 우울증으로 인식된다는 건데 읽다 보니 성적에 대한 끝없는 불안감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제 모습과 비슷하더라고요. 이 책을 읽으며 사람의 심리에 대한 관심이 사회 구조, 사회 가치관으로 이어졌죠.”


이 시기 하선씨는 <우울할 땐 뇌과학>이라는 책도 읽었다. <피로사회>가 우울증을 사회 구조, 사회학의 관점으로 설명했다면 <우울할 땐 뇌과학>은 우울증이 왜 생기는지, 우울증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과학적으로 접근한 책이다. <피로사회>와 <우울할 땐 뇌과학>이 우울증이라는 주제를 전혀 다른 각도로 다루니 책을 읽는 내내 신선했다. <독서> 시간에 현대 사회에 우울증이 만연한 이유를 여러 책에서 찾았던 경험을 토대로 발표했다. 이는 <독서> 시간에 배웠던 주제 통합적 관점으로 이어졌다. 


“개인의 감정을 사회의 가치, 구조와 연결해 생각할 수 있다는 걸 처음 느꼈던 것 같아요. 이 책들을 읽으며 심리상담가라는 꿈이 사회연구원, 사회학자로 바뀌었지요. 사람의 감정을 사회 체제와 정책 속에서 바라보면서 사람들에게 힘이 되는 정책을 제안하는 연구원이 되고 싶어졌어요.”



사회·경제·문학의 시선으로 본 ‘사회’


사회 변화, 사회 구조에 관심을 두게 되니 사회 과목들이 새롭게 와닿았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와 문화를 거시적, 미시적으로 접근하는 <사회·문화>를 비롯해 사회가 사람들에게 실제 어떤 영향을 주는지 배우는 <경제>와 <정치와 법>, 사회적 약자의 인권 보호에 대한 윤리적 관점을 탐구할 수 있었던 <윤리와 사상> 등 연결되지 않은 과목이 없었다. 사회 과목은 보통 수강자 수가 200명이 넘었지만 <경제>는 47명만 선택했다. 소수 과목이라 등급에 부담이 있었지만, 배우고 싶었던 과목이었기에 흔들림 없이 선택했다.


“<수학>을 좋아하진 않았지만 <경제> 과목은 참 재밌게 배웠어요. 경제학은 이성적이며 합리적 인간을 전제로 하는 학문인데, 경제학과 심리학이 결합한 행동경제학에 더 관심이 생기더라고요. 일반 경제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합리적이지 않은 선택의 이유를 인간의 심리에서 찾는 거예요. 예를 들어 가격이 오르면 수요가 낮아지는 수요 법칙과 달리 가격이 올라도 수요가 계속 올라가는 베블런 효과도 있거든요. 합리적인 선택은 아니지만 그런 행동을 하는 이유를 찾는 학문이 바로 행동경제학인 거죠.”


현실에서 경험하지 못한 세계, 다양한 타자를 만날 수 있는 <문학>을 통해서도 사회 구조를 바라보는 힘을 키울 수 있었다.


“<문학>에 소개된 작품을 통해 난민, 인종차별을 겪는 흑인, 세대 간 갈등 등 우리가 경험해보지 않은 다양한 계층과 사회적 약자를 만날 수 있었어요. 또한 문학 작품은 시대의 사회상을 반영하기 때문에 삶의 다양성과 타자에 대한 이해를 통해 사회 구조가 사람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제대로 들여다보는 힘을 키웠던 것 같아요. 전혀 연결고리가 없어 보였던 과목들이 한 흐름으로 읽히더라고요.”



코로나19가 바꾼 세상


3학년 1학기에 <생활과 과학>을 선택했다. 개념, 원리로만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 속 과학을 알아보는 과목이라 과학에 대한 관심이 많지 않은 인문 계열 성향 학생들도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알짜 과목이다.

 

“자유 주제 발표 시간에 코로나19 때문에 달라진 사회 현상, 사회 문제를 발표하면서 역사적으로 코로나19와 비슷한 영향력을 가졌던 질병을 찾아봤어요. 그런데 질병이 꼭 우리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만 주는 건 아니더라고요. 예를 들어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수업이 활성화되면서 미래 교육의 방향성을 찾게 해주었잖아요. 흑사병이라 불리는 페스트로 노동자 계급이 중요해지면서 자본주의사회가 등장했고, 후천성면역결핍증이라 불리는 에이즈 역시 동성애자의 권리를 공론화하고 생각해보게 한 계기가 됐거든요.

 

<수학Ⅰ>에서는 ‘빅데이터의 이면’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빅데이터의 개념과 용도, 수학적 원리로 데이터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설명하면서 개인 정보 노출이나 사생활 침해 등 부정적인 측면과 빅데이터로 인한 정보 격차가 야기하는 불평등을 조사해 수학과 사회를 연관 짓는 경험도 했다.


하선씨는 어떤 현상이든 여러 관점에서 바라봐야 제대로 볼 수 있다고 전한다. 그래서 책을 읽을 때나 수행평가, 발표 자료를 준비할 때도 다양한 관점에서 접근하려고 노력했다. 대입에서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때도 다면적인 시선으로 사회를 바라볼 줄 아는 사람임을 강조했다. 



커피를 마시는 행위, ‘사회학적 상상력’으로 본다면?


하선씨는 학교의 차별금지교육, 학교폭력예방교육도 가볍게 지나치지 않았다. 차별금지교육 이후 창의적 체험 활동 시간을 활용해 차별받은 타인을 이해하자는 취지의 수업 실험인 ‘신발 바꾸기’를 제안했다. 


“신발 바꾸기라는 이름은 영어영문학 진로를 생각하는 친구가 제안했어요. 영어 관용어에 ‘~의 입장이 되어, 입장을 바꿔놓고’라는 의미로 ‘in one`’s shoes`’를 사용한다더라고요. 얼마나 차별을 인식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사회적 약자인 외국인 노동자, 몸이 불편한 장애우, 여성 등의 입장이 되어보는 실험을 진행했는데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되어보자는 취지에 잘 맞는 것 같아 신발 바꾸기라는 이름을 붙였어요.”


실험을 준비하는 사람은 차별을 가하는 사람이 되고, 반 친구 중 일부는 차별을 당하는 사람으로 참여했다. 예를 들어 외국인 노동자에겐 국내 노동자와 같은 일을 하면서도 현저하게 낮은 임금을 받는 상황을 설정하고, 기업 면접을 보는 여성에겐 ‘결혼 계획은 있나? 임신해도 일을 제대로 할 수 있겠나?’ 등의 차별적 질문을 하는 식이다. 


“실험에 참가한 친구들은 여성으로서 받은 차별에는 분노하고, 말도 안 된다는 격한 반응을 보였어요. 그러나 외국인 노동자나 장애우의 차별에는 생각보다 분노나 공감의 정도가 떨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역할극을 했지만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들의 차별을 온전히 공감하긴 어려웠던 거죠. 그래서 정기적으로 이런 인식 교육이 이루어진다면 학생들이 차별을 당하는 사람들의 처지를 이해하고 차별 사회가 문제라는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그래야 조금이라도 차별 없는 사회가 될 수 있고, 그들을 이해하는 사회 정책이 만들어질 테니까요.”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여전히 사회적 약자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미국에서도 흑인 사망자 수가 많은데, 이는 사회적·경제적으로 약자인 흑인들이 건강보험의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면서 죽음으로 이어진 비율이 높았기 때문으로 이해했다. 하선씨는 사회학적 상상력이 풍부한 사회학자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사회학적 상상력이란 어느 하나의 현상을 보더라도 피상적인 사실관계만 인지하는 게 아니라 그 행위 내에 숨겨져 있는 의미, 관습, 상징 등을 연결 지어 사고하는 거예요. 커피를 마시는 행위를 예로 들면 단순히 커피가 마시고 싶어서일 수도 있지만, 누군가를 만나기 위한 사회적 행위일 수도 있고, 공정 무역이나 빈부 격차를 떠올릴 수도 있거든요. 사회학적 상상력이 풍부한 사회학자가 되어 사회 구석구석에 긍정의 에너지를 내뿜고 싶어요.”


나를 보여준 학생부 & 선택 과목

 

 

 


선택 과목


▒ <경제>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가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공부할 수 있는 과목이라 선택했다. 야영에 필요한 물품을 구매하는 시뮬레이션 상황에서 물품의 순위를 정하고 구매 계획표를 작성하면서 희소성과 합리적 선택의 의미를 이해했다. 경제학과 심리학이 만난 행동경제학의 전망 이론을 조사하고 설명했다. 

 

▒ <윤리와 사상> 
난민, 여성 인권,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의 인권 보호에 대한 윤리적 관점을 탐구해 발표했다. 자본주의의 발전과 인간소외 현상의 관계를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 <사회·문화> 
수능을 염두에 두고 선택한 과목이기도 했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를 바라보는 거시적, 미시적 시선에 대해 배웠다. 개인과 사회 구조를 바라보는 관점을 비교하고 인간의 사회화 과정을 알아봤으며, 대중 매체가 사회에 주는 영향을 분석했다.

 

▒ <언어와 매체> 
일본식 표현 사용에 대한 실태조사와 함께 일본식 표현이 우리 문화와 사고방식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살펴봤다.


▒ <심화영어Ⅰ> 
코로나19 시대에 새롭게 대두한 사회 문제를 다양한 영문 기사로 접했으며, 이를 분석해 발표했다. 고용 취약 계층이 경제적 어려움뿐 아니라 감염 위험도가 높다는 사실을 통해 고용 복지 확대의 중요성을 발표했다. 

 

▒ <생활과 과학> 
생활과 관련한 다양한 과학 이야기를 접할 수 있었고, 과학이 우리 생활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 질병과 인류의 역사에 대한 주제 발표로 질병이 인류의 사회와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 배울 수 있었다.

 


학생부


1학년


▒ 창의적 체험 활동  
놀이치료사 특강을 통해 상담심리학뿐 아니라 임상심리학, 심리 통계 등 과학적인 영역에도 관심이 확장됐으며 진로를 구체화함, 진로 발표 시간에 <피로사회>를 소개하며 사회 속에서 사람을 이해하는 심리 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밝힘

 

▒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 
<통합사회> 청소년 아르바이트 십계명과 근로기준법에 대해 학습하면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청소년 노동의 문제점과 해결 방안 모색,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서울 지하철의 안전 문제와 노동 문제의 요인을 파악해 발표, <영어> 협동 단원을 학습한 후 이솝우화 <토끼와 거북이>의 결말을 재구조화하는 브레인스토밍 활동을 통해 영화 시나리오 창작·영상 제작

 

 

2학년


▒ 창의적 체험 활동 
심리 전문가와의 대화를 통해 심리와 관련된 다양한 직종을 알게 됐고, 사회 심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 <나는 행복한 불량품입니다>를 읽고 현대 사회와 자본의 관계에 대한 토론 등 독서 토론 동아리 활동, 교육심리를 주제로 한 ‘창체 시간을 활용한 정의적 영역 교육 활성화 방안’에 대해 탐구

 

▒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  
<독서> 현대 사회에 우울증이 만연한 이유를 분석, 사회적 관점에서 바라본 <피로 사회>를 읽고 규율과 통제의 사회에서 성과 사회로의 변모를 원인으로 파악, <우울할 땐 뇌과학>을 읽고 우울증의 원인을 과학적으로 접근, <문학> 난민, 흑인 등 현실에서 만날 수 없는 다양한 타자를 문학을 통해 이해했던 경험 소개, <수학Ⅰ> 빅데이터의 개념과 용도, 수학적 원리를 비롯 범죄 발생, 불평등 등 빅데이터의 이면을 발표, <경제> 경제학과 심리학의 만남에 흥미를 갖고 행동경제학의 전망 이론 설명

 

 

3학년


▒ 창의적 체험 활동  
<편견>을 읽으며 편견이 적대적인 말·차별적 행위·물리적 공격으로 발전해 심각한 사회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을 인식. 사회적 약자에 처한 노동자들의 현실을 탐구, 동아리 활동으로 코로나19로 여러 사회에서 인종차별 문제가 부각되는 현상을 파악해 토론

 

▒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  
<확률과 통계> ‘사회 현상 속의 확률’을 주제로 확률과 통계를 이용해 사회를 개선한 사례와 계산 사회학 관련 보고서 작성, 사회 현상과 관련된 통계의 실용성 탐색, <심화영어Ⅰ> 인종차별로 인한 조지 플로이드 사건, 코로나19가 촉발한 재난 불평등, 불안한 사회 시스템 관련 영문 기사 분석 발표, <생활과 과학> ‘질병과 인류의 역사’를 주제로 과거의 전염병이 현대 인류 사회에 끼친 영향 발표, 코로나19로 인한 세계적인 경제 침체와 재난 불평등, 비대면 기술 등 사회의 변화 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