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형&모집 단위별 경쟁률·교과 등급 차이 꼼꼼히 분석해야
전북의 4년제 국립대로 전북대와 군산대가 있다. 경기 침체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지역 학생들의 국립대 선호 현상은 최근 몇 년 사이에 상당히 높아졌다. 하지만 두 대학 모두 지역 학생들의 수요를 충족하기에는 아쉬움이 있어 보인다. 전북대의 경우 지역 학생들의 성적을 고려하지 않은 수능 최저 학력 기준 설정 등으로 이미 여러 차례 도마에 올랐고, 군산대는 소극적인 입시 전략으로 국립대에 맞는 위치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북대_ 지역 인재 전형 확대, 자기소개서 폐지, 면접 변경
전북대의 2022학년 수시 전형에는 몇 가지 변화가 있다. 먼저 학생부 교과(일반 학생) 전형에서 반영 교과가 달라졌다. 작년까지 계열별로 각각 사회와 과학을 반영하는 등 차이가 있었지만, 올해는 2015 개정 교육과정 취지에 맞게 계열 구분 없이 국어·영어·수학·사회·과학·한국사를 반영한다. 교과 전형인 지역 인재 전형을 확대한 것도 눈에 띈다. 작년에는 26개 모집 단위에서 137명을 선발했는데 올해는 대폭 확대해 47개 모집 단위에서 387명을 선발한다.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은 일반 학생 전형과 동일하다.
학생부 종합 전형에서는 제출 서류와 면접 방법이 바뀌었다. 자기소개서를 제출하지 않으며, 면접은 제시문 기반 면접에서 서류 기반 면접으로, 면접 시간은 15분 내외에서 10분 내외로 변경됐다.
치의예과의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이 변경됐다. 4개 영역 등급 합(탐구 절사)이 일반 학생은 5등급, 지역 인재는 6등급, 큰사람 전형은 7등급이었는데 수학 포함 3개 영역 등급 합(탐구 절사하지 않음)이 일반 학생은 4등급, 지역 인재는 5등급, 큰사람 전형은 6등급으로 변경됐다. 탐구를 절사하지 않지만 반영 영역 수가 줄어 수험생의 부담이 조금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그 외에 약학과를 신설해 33명(교과 4명, 지역 인재 15명, 종합 2명, 정시 9명 등)을 선발하고, 수시에서 선발하던 특기자 전형(체육)을 폐지했다. 또 일부 모집 단위 명칭을 변경(글로벌프런티어칼리지 → 글로벌융합대학, IT정보공학과 → IT지능정보공학과, 무용학과 발레·컨템포러리재즈 → 무용학과 발레)했다.
학생부 교과 전형의 전년도 경쟁률을 살펴보면 치의예과(51.2:1)가 독보적인 경쟁률을 보인 가운데 의예과, 수의예과, 간호학과 등 의학 계열과 지리교육과, 일반사회교육과 등 일부 사범대학이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반면 공과대학 등 자연 계열 모집 단위는 낮은 경쟁률을 보였다.
2020학년과 2021학년 경쟁률 편차를 살펴보면, 치의예과(16:1▲)가 가장 많이 상승했고, 지리교육과와 심리학과가 뒤를 잇고 있다. 치의예과를 포함한 의학 계열의 경우 지속적으로 경쟁률이 높은 모집 단위지만 지리교육과나 심리학과는 매년 차이가 있어 주의를 요한다.
경쟁률이 하락한 모집 단위는 주거환경학과(24.14▼)가 압도적이다. 2020학년의 주거환경학과 경쟁률 상승 원인을 대학이나 고교에서 파악하기 힘들었던 게 사실이다. 전년도 입시 결과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듯하다. 그 외에 전체적으로 자연 계열 모집 단위의 경쟁률이 많이 하락했다.
학생부 교과 전형의 등급을 살펴보면 전년에 비해 성적이 가장 많이 상승한 모집 단위는 화학교육과(0.51▲)다. 뒤를 이어 심리학과, 생물환경화학과, 일반사회교육과의 성적이 상승했다. 화학교육과의 성적 상승은 전년 입시 결과가 과학교육과 중 가장 낮은 데 따른 현상으로 보인다. 심리학과, 생물환경화학과, 일반사회교육과는 전년에 비해 경쟁률이 2배 이상 상승했다. 경쟁률 상승이 성적 상승으로 이어졌을 것이다.
성적이 가장 많이 하락한 모집 단위는 과학학과(0.89▼)다. 뒤를 이어 동물자원과학과, 일본학과, 원예학과의 성적이 하락했다. 이들 모집 단위는 지속적으로 수험생들의 선호도가 낮은 편이었다. 참고로 합격자가 3명 이하인 모집 단위는 성적을 공개하지 않다보니 사범대 모집 단위 상당수가 분석에서 빠졌다.
학생부 종합 전형에서 경쟁률이 높은 모집 단위는 의예과, 역사교육과, 소프트웨어공학과 순이었다. 학생부 교과 전형과 비교해보면 의학 계열, 소프트웨어공학과, 심리학과의 인기는 종합 전형에서도 여전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역사교육과, 신문방송학과, 문헌정보학과가 뒤를 이었다. 이 학과들은 경쟁률이 들쭉날쭉한 편이어서 3년 치 입시 결과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참고로 역사교육과는 작년에 큰 폭으로 경쟁률이 하락한 모집 단위였다. 경쟁률이 낮은 모집 단위는 대부분 자연 계열이다. 의학 계열의 인기가 여전히 높고 올해부터 약대 선발 등으로 자연 계열의 공과대학이나 자연과학대학은 올해도 경쟁률이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군산대_ 전형 간 모집 단위별 입시 결과에 차이
군산대의 2022학년 수시 전형에서 가장 큰 변화는 학생부 교과 전형에서 학생부 반영 방법이 대폭 달라졌다는 점이다. 학년별 반영 비율을 없애고, 성적 반영 학기를 졸업 예정자/졸업자 모두 3학년 1학기로 변경했으며, 반영 교과에 인문, 자연 계열 모두 한국사를 포함시켰다.
학생부 종합 전형에서는 자기소개서를 폐지했고, 면접을 확인 면접+제시문 면접에서 확인 면접으로 단일화해 수험생들의 부담을 덜어주었다. 또 작년까지 지원이 불가능했던 검정고시생도 지원이 가능해졌다. 그 외에 특기자 전형(체육학과)에 검정고시생이 지원 가능해졌고, 반영 비율을 입상 실적 50%+면접 30%+학생부 20%로 변경했다.
지난해 전북 지역 학생들은 일반 전형과 지역 인재 전형을 놓고 고민이 많았을 것이다. 입시 결과에서도 고민의 흔적이 보인다. 일반 전형(587명)이 2배 정도 모집 인원이 많기는 하지만 지역 인재 전형은 지원 풀에 제약이 있다는 장점도 있다. 실제 입시 결과를 살펴보면 특정한 패턴을 찾기가 어려워 매해 지원자의 성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경쟁률과 등록률을 살펴보면 일반 전형은 4.8:1, 83.8%, 지역 인재 전형(전 지역 고교 출신자)은 5.1:1, 88.3%로 지역 인재 전형이 경쟁률도 높고 등록률도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일반 전형의 경쟁률이 지역 인재 전형보다 높았던 모집 단위는 미디어문화학과, 경제학전공, IT융합통신공학전공, 정보제어공학전공 등이다. 특히 미디어문화학과는 일반 전형의 경쟁률이 6.8:1 높게 나타났다. 반면 지역 인재 전형의 경쟁률이 높았던 모집 단위는 기계에너지공학전공, 경영학과, 아동가족학과, 의류학과 등이다. 특히 기계에너지공학전공은 7.1:1 높게 나타났다.
등급 차도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영어영문학과, 사회복지학과는 지역 인재 전형의 등급이 거의 1등급 이상 좋았고, 전기공학과, 정보제어공학전공, 중어중문학전공, 식품생명공학전공 등은 일반 전형이 1등급 이상 좋았다. 정보제어공학전공, 전기공학과, IT융합통신공학전공, 생물학과, 미디어문화학과, 기계공학전공은 일반 전형의 경쟁률이 높았던 만큼 평균 등급도 올랐던 것으로 보이지만, 행정학전공의 경우 지역 인재 전형의 경쟁률이 더 높았음에도 일반 전형의 등급이 더 좋았다. 식품영양학전공과 아동가족학과는 지역 인재 전형의 경쟁률이 높아 평균 등급도 좀 더 좋았다고 추측해볼 수 있다.
학생부 종합 전형의 경쟁률이나 입시 결과가 일반 전형이나 지역 인재 전형보다 낮다는 편견도 버려야 한다. 간호학과나 사회복지학과의 경우 새만금 전형의 경쟁률이 가장 높았으며 미디어문화학과, 소프트웨어융합공학과, 기계공학전공의 경우도 지역 인재 전형보다 새만금 전형의 경쟁률이 높았다.
평균 등급을 살펴보면 식품생명공학전공, 미디어문화학과는 새만금 전형의 입시 결과가 지역 인재 전형보다 거의 1등급이 좋았다.
일반 전형보다 성적이 좋은 새만금 전형 모집 단위는 사회복지학과(일반 4.44, 새만금 3.89)가 유일했다. 간호학과의 경우 일반 전형(6.7:1)과 새만금 전형(14.8:1)의 경쟁률은 2배 이상 차이가 났지만, 평균 등급은 새만금 전형(3.73)이 일반 전형(2.51)보다 1등급 이상 낮게 나타났다. 따라서 지역 학생들이 지역 인재 전형과 새만금 전형을 지원할 때 좀 더 숙고할 필요가 있다.
지역대학의 위기라는 말이 언론을 통해 많이 나온다. 실제로 작년 등록률을 보면 실감이 나기도 한다. 지역대학을 살리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 하나는 지역대학의 잠재적인 수요층인 지역민, 지역학생들과 소통하며 그들의 요구를 반영해 상생하는 입시 정책을 세우는 것이다. 이렇게 상생의 길을 찾는다면 학생 모집뿐 아니라 수준 높은 지역 학생들의 수도권 유출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지역 학생이 줄어드니 타 지역 학생을 유치하려는 전략은 둘 다 잃을 수 있다는 점을 국립대 입학 관계자들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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