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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수시 합격생 릴레이 인터뷰] 숭실대 벤처중소기업학과 서예령

약자 돕는 사회적기업인의 꿈 
미디어 스타트업으로 실현하고 싶어요

서예령 | 숭실대 벤처중소기업학과, 강원 원주여고

중3 겨울방학에 집 근처 ‘아름다운가게’에서 봉사 활동을 하며 사회적기업을 처음 접했다. 사회적 약자를 위한 일에 관심을 품었고 그때부터 고교 3년 내내 진로 희망은 ‘사회적기업가’로 흔들림이 없었다. 올해 숭실대 벤처중소기업학과에 입학한 서예령씨는 ‘독도의 날’ 홍보 배지를 제작해 크라우드 펀딩 방식으로 판매한 동아리 활동과 사회적 소수자를 위한 영상 제작 등을 경험하면서 자신의 꿈에 한발짝 다가설 수 있었다. 그가 세상에 뛰어들어 바꾸고자 하는 우리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학과 학생회와 창업 동아리, 대학 홍보 서포터즈 활동으로 다시 분주한 일상을 보내는 예령씨를 만났다.


취재 홍정아 리포터 jahong@naeil.com  
사진 이의종

 



‘아름다운가게’ 봉사로 운명처럼 다가온 사회적기업의 의미


봉사 활동을 시작할 때만 해도 꼬박 3년을 채우게 될 줄은 물랐다. 일주일에 한 번씩 ‘아름다운가게’ 매장을 찾아 물품 정리와 계산대 봉사를 맡았다. 단짝 친구와 함께하는 봉사라 더욱 즐거웠다. 


“어릴 때부터 막연히 성공한 사업가를 동경했어요. 봉사 활동을 하며 세상에 도움되는 사업이 뭔지, 더 나아가 사회적기업의 역할과 취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됐죠. 고등학교 3년 내내 사회적기업가로 진로를 정하고 경영학과 진학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학과에 대한 확신이 있었지만 막상 여러 대학의 경영학과 교육과정을 살펴보니 잘 모르겠더라고요. ‘과연 이 공부를 내가 재미있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죠.”


고민 끝에 6장의 수시 원서 중 5장을 경영학과에 지원했고 한 장의 카드는 숭실대 벤처중소기업학과로 결정했다. 최종적으로 4개 대학에 복수 합격했지만, 예령씨는 고민 없이 숭실대를 택했다.


“학과 소개 블로그를 보고 지원했는데, 처음부터 꼭 합격하고 싶은 일순위였죠. 경영학을 기반으로 창업에 관한 실무 역량을 익힐 수 있다는 점에서 확 끌렸어요. 스타트업 디자인 싱킹과 창업 아이템 개발을 접하고 기업인들을 직접 만나는 전공 수업이 있는 것도 좋았고요. 먼 훗날 창업이 목표인 제게 이보다 안성맞춤인 학과는 없을 것이란 확신이 들었습니다.”  

 


‘엽기댄스 동아리’로 소통 기술과 즐기는 법 배워  


수시 원서를 모두 학생부 종합 전형으로 채웠지만, 처음부터 계획했던 건 아니다. 엽기댄스 동아리부터 크라우드 펀딩, 학급 실장까지 매 순간 최선을 다했을 뿐이라고.


“지원 전형의 유불리를 따지기보단 하고 싶은 학교 활동에 참여해 그때그때 최선을 다했어요. 내신 성적이 2등급 중후반대로 뛰어나진 않았지만 리더십과 적극성이 묻어나는 다양한 활동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아요. 지원 학과와 크게 관련 없을 것 같은 엽기댄스 동아리 활동으로 즐기는 법을 배웠죠. 리더십을 쌓고 친구들과의 소통 능력을 기르는 데도 큰 도움이 됐어요.”


동아리 활동을 하며 교내 축제와 지역 청소년 축제는 물론 외부 행사에 초청받아 무대에 오른 경험이 그에겐 소중한 자산으로 남았다. 


“의외로 나서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에요. 즐겁고 신나는 일에는 빠지는 법이 없는데 엽기댄스 동아리 활동도 그중 하나죠. 무대 기획부터 안무, 의상, 분장까지 직접 챙기며 재미있게 놀았어요. 학창 시절 중 가장 의미 있었던 활동으로 꼽을 만큼요.”

 

‘독도의 날’ 홍보 배지 크라우드 펀딩 판매로 성취감 UP! 

 

평소 즐겨 보던 유튜브 채널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만든 자율동아리 ‘공감’도 예령씨의 자랑거리다. 사회적 이슈를 주제로 배지를 만들어 판매하고 그 수익금을 기부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첫 기획은 2010년에 제정된 ‘독도의 날’을 지역 고등학생들에게 홍보하는 일이었다. 


“‘독도의 날’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친구가 많더라고요. 그래서 이걸 주제로 배지를 제작해 크라우드 펀딩 형식으로 판매했습니다. 홍보 포스터를 만들고 SNS로 지역 내 고등학교에 공지했지만, 공교롭게 시험 기간과 겹쳐 많은 관심을 끌진 못했어요. 하지만 ‘독도의 날’에 관심을 갖게 된 주변 친구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보면서 큰 성취감을 느꼈어요. 학생들의 참여 기간을 늘리고 판매 플랫폼을 다양화하는 등 프로젝트의 보완점을 찾는 과정도 의미 있었고요.”


수업 시간에 발표 기회가 있을 때마다 미디어를 활용해 사회 문제를 공론화하는 방법에 몰두했다. ‘청소년 투표권 관련 선거 방법’ 안내 영상이나 학교 체육복 디자인 변경을 주제로 한 사회 UCC 대회 영상도 그런 열정 속에서 탄생했다. 


“더 전문적으로 영상 제작을 익히고 싶어 소인수 교육과정으로 <영상제작의 이해> 과목을 수강했어요. 단편 영화와 여행지 홍보 영상을 분석하고 ‘코로나와 고3’을 주제로 영상을 제작하면서 영상 구성 방법과 다양한 앵글 연출을 연습할 수 있었죠.”



학급 실장으로 리더십 발휘한 ‘강낭콩 관찰 일지’ 활동

 

그렇게 영상이라는 미디어가 지닌 힘을 경험하고부터는 미디어를 통해 사회에 알려지지 않은 소수자들을 대변하는 일에 빠져들었다. 


“이 분야의 대표적 유튜브 채널인 ‘닷페이스’의 운영 방식에 궁금증이 생겨 직접 그 회사에 메일을 보냈어요. 영상을 활용해 사회 문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전파하는 방법과 미디어 스타트업 운영의 어려움 등을 취재하고 보고서로 작성해 발표했죠. 경영학을 차용해 새로운 플랫폼을 구축하는 사회적기업 설립에 대한 의지를 다질 수 있었어요. 특히 앞으로 공부해야 할 방향을 구체적으로 그려보는 계기가 됐죠.”


3학년 학급 실장을 맡았을 땐 코로나로 등교 수업이 줄어 친구들을 만날 기회가 별로 없었다. 어색하고 서먹한 학급 분위기를 바꿔보고자 예령씨는 관찰 메모 활동을 기획했다. 


“교실에서 서로를 관찰하고 메모해 전달하는 ‘강낭콩 관찰 일지’를 만들었어요. 나중엔 여기에 마니또를 결합해 내가 제비뽑기한 친구를 관찰하면서 인사하기, 청소 시간 의자 올려주기, 편지 쓰기 등 비밀 미션까지 추가하니 더 흥미진진하더라고요. 미션을 수행하고 비밀을 유지하는 과정에서 친하지 않았던 친구들과 소통하는 기회도 생겼고요. 처음 시작할 때의 불안과 걱정들이 큰 보람과 안도감으로 돌아왔습니다. 학급 실장으로 공약을 실천했다는 사실도 뿌듯했어요.”

 

미디어 활용해 소수자 위한 사회적 변화 이끌고파 


예령씨는 대입 면접장에서 자기소개를 하며 “파도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부드럽지만 쉴 새 없이 물살을 일으켜 그 방향대로 단단한 돌을 다듬는 파도의 힘을 빗댄 것이라고.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끊임없이 사회에 잔잔한 물결을 일으키는 파도 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래서 우선 대학 재학 중에 창업을 경험해보려고요. 대학생은 창업하기 좋은 때라는, ‘실패하면 경험, 성공하면 대박’이라는 교수님 말씀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학교에서 지원하는 창업 대회나 창업 캠프에 참여해 구상 중인 아이디어에 대한 교수님들의 피드백도 받고 싶어요.”


2학년을 보내며 기회되는 대로 창업 대회에 지원해볼 생각이다. 따지고 보면 그 출발은 고등학교 2학년 진로 시간에 유기견 문제를 주제로 작성한 사회적기업 사업 계획서에서 시작됐다. 


“그때 유기동물을 위한 사회적기업 ‘견생견사’ 사업 계획서를 만들었는데, 실제 사회적기업의 사례와 인증 요건, 육성 방법에 대해 탐구하며 많이 배웠어요. 대학에 들어와 유기견 센터 봉사를 하고 있기도 한데, 미디어와 연결해 이쪽 분야에 대한 창업 구상도 고려 중입니다. 지난 겨울방학 학과 학생회와 학생부 종합 전형 서포터즈, 창업 동아리, 생협 학생위원회 활동으로 정신없이 바쁘게 지냈어요. 최대한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어요. 무엇보다 미디어 스타트업이라면 어떤 일이든 제 가슴이 뛰는 대로 열정을 다할 생각입니다.”



나를 보여준 학생부 & 선택 과목

 

 


 

 학생부 


 1학년 


▒ 창의적 체험 활동  경영에 관심을 보이는 학생으로 기부로 이뤄진 상품을 판매하며 그 수익금을 사회에 반환하는 사회적기업에 흥미를 느껴 관련 기관에서 봉사 활동을 함. ‘흥미분야 현재와 미래 탐구하기’에서 사회적기업의 유형·사례 등을 조사·발표하면서 자신이 육성하고 싶은 사회적기업에 대해 목표를 세움.


▒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  <국어> ‘제우스처럼 경영하고 헤라처럼 협상하라(사이토 다카시)’를 읽고 신들의 경영 철학을 주제로 토론함. <통합사회> ‘사회적 소수자’를 주제로 타인에 무관심한 현실을 비판하고 서로 배려하는 사회를 만들자는 ‘공익광고 콘티’를 제작함. 

 


 2학년 


▒ 창의적 체험 활동  댄스 자율동아리 부장으로 동아리 홍보와 안무, 음원 편집 등을 도맡아 완벽한 공연을 함. 동아리 ‘감성’의 차장으로 ‘독도의 날’ 기념 배지 제작에서 창의적인 배지 디자인 구상부터 홍보 포스터 제작, 크라우드 펀딩을 통한 자금 조달과 수익금 기부 계획 등을 주도적으로 이끌며 성공적인 제작 활동에 큰 기여를 함.


▒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  <영어Ⅰ> 실패를 통한 도약에 대해 다룬 글을 읽은 뒤 한 B2B 기업 경영자의 잇따른 실패와 끝없는 도전에 관해 영어로 발표함. 동물을 이용한 특색 있는 마케팅 방법을 주제로 발표하고, 특히 동물실험에 반대하며 이를 기업 홍보에 활용한 브랜드를 예로 들어 마케팅의 뛰어난 효과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함.

 

 

 3학년 


▒ 창의적 체험 활동  학급 실장으로서 코로나19로 등교 개학이 늦어져 분위기가 서먹했을 때 ‘강낭콩 관찰 일지’ 활동을 제안해 돈독한 학급 분위기를 만드는 데 상당히 일조함. ‘나의 롤모델 찾기’ 활동으로 유튜브 ‘닷페이스’ 채널 대표를 조사해 보고서를 작성함. 

 

▒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  <생활과 과학> 신문 제작 활동에서 ‘경제’를 주제로 코로나 장기화로 인한 소상공인과 경제계의 어려움을 소개하며 경제 분야에 대한 관심을 드러냄. <정치와 법> 경제적 사회적 불평등에 대한 문제의식으로 ‘공존하당’이라는 나만의 정당을 구상하고, 청소년의 정치 참여에 대한 실천 가능한 정책 방향을 제시함. 

 

 

 선택 과목 


▒ <경제> 가장 기대했던 과목으로 멘티 친구와 함께 수요 공급의 관계에 대해 서로 물어보는 놀이를 하며 공부했던 기억이 난다. 경영학과 진학을 위해서는 필수라고 생각해 신청했다. 설레는 마음으로 공부했는데, 경제의 기초를 접한 경험이 지금 배우는 <경제학원론> 수업에 큰 도움이 된다.

 

▒ <정치와 법> 법정 드라마를 보며 잠깐 검사의 꿈을 품은 적이 있는데 우리나라 법의 기본적인 구성 체계를 배우고 싶었다. 배운 내용이 실제로 뉴스에 나오면 뭔가 많이 알게 된 것 같아 가장 뿌듯했던 과목이었다.

 

▒ <사회 문제탐구> <사회·문화> 수업 시간에 다양한 사회 문제를 접하고 이를 나만의 생각으로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사회적기업가를 꿈꾸는 입장에서 사회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기에 선택했다.

 

▒ <영상제작의 이해> 소인수 교육과정 수업으로 이수한 과목이다. 영화 제작을 할 때 배우 섭외가 잘 안 돼 직접 배우 역할을 맡기도 했다. 시나리오 기획을 비롯한 영상 제작 전반의 흐름을 익힐 수 있었고, 영상을 통해 사회 문제를 시사하고 해결할 수 있음을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