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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수시 합격생 릴레이 인터뷰] 황효진 이화여대 사회복지학전공

사회복지 정책 연구로 누구나 행복을 누릴 수 있게

황효진 | 이화여대 사회복지학전공 (서울 동대부여고)

 

수학을 가장 좋아하고 잘했기에 1학년 때만 해도 자연 계열 진학을 생각했다. 상대적으로 과학은 썩 좋아하지 않았기에 수학을 살려 컴퓨터공학과를 고민하던 시기도 있었다. 한데 사회적 약자를 만드는 구조적 모순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복지 정책을 통해 이런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아 사회복지학과에 눈길이 갔다. 과학 중심으로 골랐던 선택 과목을 다시 사회 과목 중심으로 바꿨다. <사회·문화>를 비롯한 사회 과목에서 복지 제도를 둘러싼 다양한 양상을 조사하고, 진로 분야 책 읽기 활동을 통해 고독사를 다룬 책 <시간이 멈춘 방>을 읽으며 진로에 대한 생각이 또렷해지기 시작했다. 사회복지 정책 연구를 통해 누구나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사회를 구현하고 싶다는 이화여대 사회복지학전공 황효진씨를 만났다.

 

취재 정애선 기자 asjung@naeil.com 

사진 이의종

 

 


 

강렬했던 한마디  “나의 가난을 끊임없이 증명해야 했다”

 

학교에서 열린 ‘진로 체험의 날_ 전문 직업인 특강’에서 사회복지사를 선택해 강의를 들은 효진씨에게 이날의 기억은 강렬하게 남았다. 집안 형편이 좋지 않아 지원금을 신청해야 했지만, 절차가 너무 복잡해 ‘자신의 가난을 끊임없이 증명해야 하는 과정이 상처로 남았다’는 강사의 이야기에 깊이 공감했기 때문이다. 


사회복지 정책을 연구하는 사회복지학과에 관심이 생기면서 선택 과목도 사회 교과 중심으로 결정해나갔다. 


“<정치와 법>은 정책 연구에 꼭 필요한 과목일 것 같아서 선택했고, ‘생산적 복지’라는 단원명이 있는 <사회·문화>와 기업 윤리 등을 포함한 <생활과 윤리>는 기본적으로 배우고 싶었어요. 복지 문제와 직결되지는 않지만, 인간에 대한 거시적 이해에 도움이 된다는 <세계사>는 선생님께 추천을 받아 선택했고, <윤리와 사상>도 다양한 사상가들의 철학을 접할 수 있을 것 같아 정했어요. <통합과학>을 배울 때 가장 재미있기도 했던 <생명과학Ⅰ>에서는 유전 단원을 배우면서 맞춤형 아기에서 발생하는 윤리적 문제를 들어 반대하는 주장을 펼친 보고서를 쓰기도 했죠.” 

 


한 학기 내내 온전히 탐구에 몰두할 수  있었던 <사회문제탐구> 

 

<사회·문화> 수업에서 ‘근로 장려금 제도와 생산적 복지’에 대해 배우며 사회복지 정책을 더 깊이 생각해볼 수 있었다. 사회복지는 단순히 사회 취약 계층에게만 혜택을 주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복지 제도는 사회 전체 구성원들의 삶에 긴밀하게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근로 장려형 복지 제도를 주제로 발표한 적이 있어요. 이 제도는 소득 하향 신고라는 단점이 있을 수 있지만, 저소득 가구의 자활 노력을 장려해 복지와 경제적 효율성을 함께 실현하는 생산적 복지의 이념을 반영한다는 장점이 있더라고요. 저소득 근로 가구를 폭넓게 지원하도록 근로 장려금 대상자 범위를 확대하되,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대상자 수급을 수월하게 하려면 절차적 간소화가 필요하다고 결론을 내렸죠. 사회복지사 특강을 들으며 생각했던 지점이기도 했고요. 힘들게 일하지만 소득이 적은 근로자들을 위한 제도를 만들어 빈부격차를 줄이고, 저소득 근로 가구가 의욕과 희망을 품고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든다면 우리 사회의 복지와 삶의 질을 함께 높일 수 있을 것 같았어요.” 


3학년 때 이수한 <사회문제탐구>는 수행평가 100%로, 한 학기 내내 한 편의 보고서를 완성하는 데 온전히 몰두할 수 있었던 수업이다. 


“정말 ‘빡세게’ 진행했던 수업이었어요. 하하. 매 수업 시간마다 주제를 잡는 날, 서론을 적는 날, 본론을 적는 날 등 순차적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꽉 채워서 집중해야 마무리할 수 있었거든요. 조사도 모두 수업 시간에 했고요. 1학년 <통합사회> 시간에 ‘10년간 100조 원 퍼붓고도 출산율 꼴찌 한국’이라는 기사를 읽고 발표한 적이 있었어요. 당시에는 이 문제를 얕게 접근했다면, 좀 더 심화해 탐구해보고 싶더라고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복지 정책과 효과’를 주제로 잡고, 여러 자료를 찾아보면서 출산 양육비 부담 완화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는 점, 주거 환경과 자녀 수 사이의 상관관계 분석을 통해 주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점, 안전한 돌봄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점, 다문화가정에 대한 지원 정책을 개선해야 한다는 점 등을 결론으로 도출했어요.” 


특히 가족친화인증기업 지원 제도가 확대되어야 할 필요성을 느끼면서 미래에 사회를 이끌고 결혼과 출산의 가능성이 있는 고등학생들은 이들 기업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설문 조사도 진행해봤다.  


“자녀 출산과 양육 지원, 유연근무 제도, 가족친화 직장 문화 조성 등 가족친화 제도를 모범적으로 운영하는 기업과 기관 등을 심사해 여성가족부가 인증을 부여하는 제도더라고요. 우리 학교를 비롯해 다른 학교 학생들의 협조를 얻어 약 5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했어요. 대체로 잘 모르고 있었지만, 어떤 제도인지 설명하고 이 기업들이 직업 선택에 영향을 미칠 것 같냐는 질문에 절반이 넘는 학생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어요. 선생님께서 <사회·문화> 수업 때 배운 자료 조사 방법 중 면접 심층 인터뷰 기법을 연결해 설명해주셨기 때문에 진행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되더라고요. ‘만만치 않은 수업’으로 유명했기에 이 과목을 선택한 학생이 33명 정도였지만, 진짜 ‘공부’를 하는 느낌이어서 정말 재미있게 했던 것 같아요.” 

 


선택 과목 통해 구체화된  우리의 진로


학교 수업과 활동에 늘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만큼 학생부 종합 전형으로 지원하겠다는 생각은 일찌감치 했지만, 수시에서도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이 적용되는 전형이 있다는 것은 3학년이 되어서야 알았다. 수능 준비는 이때부터 시작한 셈이다. 끝까지 기복이 심했던 과목은 영어였다. 1~3등급을 오락가락했기에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고. 


“사실 영어를 썩 좋아하지 않았거든요. 3학년 때 선택한 <영어권문화>는 그래서 더 도전했던 과목이에요. 이겨보고 싶었으니까요. 하하. 인문학보다는 사회과학이 더 성향에 맞았기에 그랬던 것 같아요. 수능을 며칠 앞두고는 빈칸 추론이나 순서 배열 등 유형별로 정리한 문제집을 집중적으로 풀었는데, 조금씩 잡히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다행히 수능 영어는 1등급을 받을 수 있었어요. 제가 지원한 이화여대 미래 인재 전형은 최저 기준이 있었는데, 결과적으로 영어가 톡톡히 역할을 해줬죠.” 


막연히 컴퓨터공학과를 생각했다가 사회복지학과로 정하기까지 자신 역시 선택 과목 결정을 몇 번이나 번복했지만, 수업을 들으면 들을수록 잘 맞겠다는 확신이 들었다는 효진씨는 일단은 자신의 성향과 잘 맞는 과목을 고르는 게 출발점일 것 같다고 했다. 


“대학 전공을 어느 계열로 지원해야 할지도 정하지 못했던 친구가 있었는데, 2학년 선택 과목을 과학과 사회 각 두 과목씩 고르게 선택하더라고요. <윤리와 사상> <정치와 법> 두 과목을 공부해보니 사회 과목들이 더 잘 맞는다는 걸 느꼈다며 3학년 때는 경영학과로 최종 결정하는 모습을 봤어요. 선택 과목을 통해 공부를 해나가면서 자신의 성향과 관심 분야를 찾는 게 지금 교육과정의 취지와도 더 맞는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수학을 좋아했던 저는 지금 사회복지 재정 정책 쪽에 특히 관심이 많거든요. 복지 정책은 예산만 많이 들고, 경제와는 먼 개념으로 여기는 분위기도 있잖아요. 정확한 통계 분석으로 효과가 별로 없는 예산은 줄이고, 경제적 효율성은 살려 재원을 제대로 확보하는 사회복지 재정 정책을 세우는 일도 중요하겠더라고요. 그런 면에서 저는 제 길을 잘 찾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나를 보여준 교과 세특 & 선택 과목


학생부


1학년


▒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  <통합사회> ‘10년간 100조 원 퍼붓고도 출산율 꼴찌 한국’ 기사를 주제로 잡아 저출산의 문제점과 원인, 정부의 정책 지원과 당사자들이 원하는 정책의 차이를 비교, OECD 국가들의 출산율 정책 소개, ‘고령화로 인한 경제적 문제’ 탐구, ‘복지국가의 유형별 특징’을 주제로 탐구 보고서 발표 


2학년


▒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  <언어와 매체> 매체와 매체 비교하기 활동으로 ‘보편복지와 선별복지’ ‘만 18세 선거권 부여’에 대해 발표, <수학Ⅱ> 소득 재분배를 통해 경제적 불평등을 해결하기 위한 누진세의 역할을 주제로 에세이 작성, <확률과 통계> ‘사회복지 활동을 완성시키는 통계’를 주제로 탐구 보고서 작성, 한정적 자원을 정확하게 제공하고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통계를 쓴다는 것을 알게 됨 


3학년


▒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  <생활과 윤리> 존 롤스의 ‘정의론’을 통해 분배적 정의의 개념을 바탕으로 ‘학생의 입장에서 본 정의로운 합리적 경영’을 주제로 보고서 작성 및 발표, <현대문학감상> 문학 작품을 시대별 복지 정책과 연관 지어 발표, <스포츠생활> 사회복지 측면에서 바라본 ‘발달장애 아동과 장애인의 스포츠 참여 실태와 한계, 극복 방안’ 주제로 발표

 


선택 과목


▒ <세계사>  보편적 윤리와 인간에 대한 시야를 넓힐 수 있을 것 같아 선택한 과목. 민중의 편에 섰던 묵자의 사상에 대해 조사하고, 영화 <쉰들러 리스트>를 감상하며 현대 사회에도 나치즘의 차별과 혐오를 답습하는 형태가 여전히 남아 있다고 생각, 세대와 계층 간 화합과 통합이 시급하다고 발표했다. 


▒ <정치와 법>  정책 연구에 관심이 많았기에 필수적으로 배워야 한다고 생각했던 과목이다. 잇따라 발생한 아동학대 사건을 보면서 이를 막기 위한 법 개정과 부모 교육, 지원 등 근본적인 해결책을 고민해본 시간이다.


▒ <생활과 윤리> <윤리와 사상>  분배의 정의와 기업 윤리 등을 다양한 사상가를 통해 생각해볼 수 있었던 과목이다. 사회복지 정책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과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두 과목을 함께 이수하면 연결고리가 많아 도움이 된다고.

 

▒ <사회·문화> <사회문제탐구>  근로 장려형 복지 제도를 주제로 발표한 <사회·문화> 수업에서는 자료 조사 방법을 배웠는데, <사회문제탐구>에서 보고서를 작성할 때 도움이 많이 됐다. 역시 연결고리가 많다고 느낀 과목이다. 

 

▒ <생명과학Ⅰ>  1학년 때 <통합과학>을 배우면서 생명과학이 가장 재미있게 느껴져 선택했다. 유전 단원을 학습하면서 맞춤형 아기에 대한 찬반 이유를 알아보고, 유전자 편집이 발생시키는 윤리적 문제를 들어 반대 입장을 밝히는 보고서를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