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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수시 합격생 릴레이 인터뷰] 이현수 동국대 경찰행정학부

우리 힘으로 지역 문제 해결해본 경험,  경찰이 되겠다는 확신으로 이어졌어요

이현수 | 동국대 경찰행정학부(강원 양양고)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스쿨폴리스’ 제도를 통해 만난 전담 경찰관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중학생 때부터 경찰이 되고 싶다는 꿈을 키웠다. 특히 청소년과 여성들의 안전을 담당하는 생활안전국 소속 경찰들이 하는 일에 관심이 많았다. 3학년 1학기 때 학교에서 전체 학생들이 참여하는 ‘체인지 메이커’가 열렸다. 학교와 지역 사회 등 우리 주변의 문제를 찾고, 직접 해결해보는 활동이었다. 동국대 경찰행정학부 1학년 이현수씨에게는 지역 사회의 심각한 불법 주정차 문제가 눈에 들어왔다. 직접 돌아다니며 불법 주정차 지역을 사진으로 찍고, 원인을 파악해 지도를 제작했다. 현수씨와 친구들이 생각했던 문제 해결 방안은 안전 표시를 위한 고깔 모양의 러버콘과 화분을 결합한 ‘꽃깔’이었다. 지역 내 도시재생센터와 군청에서도 좋은 아이디어라며 극찬을 해줬다. 우리 힘으로 지역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던 경험은 경찰이 되겠다는 확신으로 이어졌다. 

 

취재 정애선 기자 asjung@naeil.com  
사진 이의종

 


민식이법 이후, 왜 위반 사례가 더 늘었을까? 

 

2학년 시사 토론 동아리에서 찬반 토론의 주제로 잡은 것은 ‘민식이법’이었다. 당시 스쿨존에서 안전운전을 위반해 어린이를 사망하게 하면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한 법안이 운전자에게 지나치게 가혹하다는 논란이 일었기 때문이다. 찬성 측에서 토론을 준비하며 관련 자료를 찾다 보니 스쿨존 내 신호등과 과속 단속 장치 설치만으로는 효과가 미미할 것 같았다. 

 

이 고민은 3학년 <심화국어> 수업의 글쓰기 주제로 이어졌다. 민식이법 관련 기사를 찾다 보니 부산과 인천지방경찰청 자료 분석 결과 민식이법 제정 이후 오히려 스쿨존 내 속도 위반과 신호 위반이 전년에 비해 40%나 증가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다른 나라의 스쿨존 운영 방식이 궁금해져 논문 검색 사이트를 뒤져보다 ‘어린이 보호구역의 운영 개선 방안에 관한 연구’ 논문을 찾았다. 그중 인상 깊었던 것은 각 나라의 사회적 특색에 맞춰 교통안전 시설물이 발전했다는 사실이었다. 

 

“일본에서는 지역 주민들이 함께 참여해 초등학생을 위한 ‘통학로 안전 지도’를 만들어 배포하더라고요. 미국에서는 스쿨버스가 정차하면 뒤따르는 차들은 무조건 추월 금지, 멈춰야 해요. 지역 특색에 맞춘 교통안전 시설물을 만들면 강압적인 규제와 달리 속도 제한을 자발적으로 유도할 수 있겠더라고요. 운전자의 반감을 줄임과 동시에 보행 안전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지방자치단체와 경찰서가 협력해 지역 특색을 반영한 안전 지도를 제작하고 안전 시설물을 설치하도록 제안하는 건의문을 작성했죠.” 

 

 

세상을 바꾸는 체인지 메이커!

 

‘꽃깔’의 탄생  마침 이 생각을 실제로 구현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3학년 전체 학생들이 참여하는 ‘체인지 메이커’ 활동의 목표는 주변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찾아 직접 해결해보는 것. 팀장을 맡은 현수씨는 ‘도로 교통 문제 개선’을 주제로 지역 내 안전 지도를 만들어 배포하는 활동을 제안했다. 

 

“우리 지역에는 경찰서가 없어요. 파출소가 전부죠. 그렇다 보니 단속이 쉽지 않아 불법 주정차 문제가 심각했어요. 오일장이 열리는 양양전통시장 주변이나 남대천 둔치 쪽이 특히 심했는데, 시장 상인 분들과 주민들에게 설문조사를 해보니 실제로 굉장히 불편을 느끼고 계셨어요. 불법 주정차 지역을 직접 다니면서 사진으로 찍고, 발생 이유를 첨부해 지도를 제작했죠. 양양군에는 도시재생지원센터가 있는데, 학교에서 열리는 체인지 메이커 활동을 적극적으로 도와주셨어요. 안전 지도를 제작할 때 많은 도움을 주셨죠. 우리가 만든 지도를 센터에서 팸플릿으로 제작해 주민들에게 배포하는 활동까지 진행할 수 있었어요.” 

 

아이디어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불법 주정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안전 시설물 설치로 의견이 모아졌다. 운전자의 반감을 사지 않으면서도 효과를 거둘 수 있어야 했다. 관련 기사를 찾다 보니 창원시 오동동에서 폐타이어를 활용한 화분을 설치, 실제 불법 주정차가 줄어든 사례가 있었다. 

 

“기존 고깔 모양의 러버콘을 화분으로 만들면 어떨까 싶은 거예요. 불법 주정차를 막으면서도 도로 미관 개선에 도움이 되겠더라고요. 친구들과 서로 말장난하다가 우연히 ‘꽃깔’이라는 단어가 나왔는데, 생각할수록 괜찮았어요. 하하. 도시재생센터 관계자 분들도 당장 실현할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라고 칭찬해주셨고요. 꽃깔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담은 건의문을 작성해 군청에도 보냈어요. 추후 도시 계획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는 답변을 보내주셨죠.” 

 

스쿨존 안전 환경 조성을 위해 시작된 문제의식이 지역 사회로 확장돼 이뤄낸 결과였다는 현수씨는 지역 사회를 바꾸는 데 우리가 배우는 공부가 실제 적용된다는 것을 깨달은 게 무엇보다 큰 소득이었다고 했다. 이 과정은 현수씨의 학생부와 자기소개서에도 오롯이 담겼다. 

 

 

선택 과목 정할 때도 경찰 분야와 연계성 고려 

 

현수씨는 선택 과목을 정할 때도 경찰 분야와의 연계성을 생각했다. 사회 현상을 이론적으로 해석하고 싶어 ‘낙인이론(최초의 범죄에 대해 사회와 사법기관이 부여하는 낙인이 2차 범죄로 이어지는 원인이 된다고 보는 이론)’을 다루는 <사회·문화>를, 경찰행정 분야에 꼭 필요할 것 같아 <정치와 법>을 선택했다. ‘민식이법의 문제점과 해결 방안’을 주제로 글을 쓸 기회가 되어준 <심화국어>도 빼놓을 수 없다. 

 

지리를 좋아하기도 하고, 지역 사회에 대한 관심을 풀어내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 <한국지리>에 이어 <여행지리>도 선택했다. 여행 관련 진로 계획 발표 주제로 한국을 방문하는 이들의 불편사항을 개선하고 다양한 관광 서비스를 제공하는 ‘관광경찰’에 대해 소개했는데, 동국대 경찰행정학부 지원 당시 면접에서 이 과목을 왜 선택했는지 질문을 받기도 했다. 

 

경찰에 대한 꿈이 확고했던 만큼 현수씨는 가장 가고 싶었던 동국대 경찰행정학부에 수시 원서 3장을 모두 집중했다. 교과와 서류 종합 평가가 결합된 학교장 추천 인재 전형으로 가장 먼저 합격했지만, 학생부 종합 전형인 두드림 인재 전형과 불교 추천 인재 전형도 활용했다. 경찰을 키워드로 한 활동이 학생부 곳곳에 보였던 만큼 결과가 좋았던 것 같다고. 

 

“선택 과목을 정할 때나 동아리 활동, 수행평가 등을 할 때도 경찰 분야와의 연관성을 생각하긴 했어요. 종합 전형을 생각한다면 전 그중에서도 우리가 배우는 내용을 실생활에 접목해볼 수 있는 경험을 꼭 해보길 추천하고 싶어요. 보통 이공 계열로 갈 친구들은 실험을 통해 눈에 보이는 결과를 낼 수 있지만, 인문사회 계열을 생각하는 친구들은 막연하기 쉽잖아요. 그럴 때 ‘체인지 메이커’ 같은 활동이 실마리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뿐만 아니라 학교 안에 장애인을 위한 경사로를 설치한 친구들은 사회복지학과에 합격하기도 했어요. 대학에 입학해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는데, 실제로 제가 했던 체인지 메이커 활동에 관심을 많이 보이시더라고요.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해도 괜찮아요. 우리 힘으로 주변의 작은 것부터 바꿔나가보는 경험을 꼭 시도해보길 바라요!” 

 


나를 보여준 교과 세특 & 선택 과목

 


 학생부 


 1학년 

 

▒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  <국어> 삶의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방법을 학습하며 교내 흡연 문제를 주제로 건의문 작성, 작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효과적 의사소통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게 됐다는 소감 밝힘, <수학> 프로젝트 수업에서 ‘복소수 나라의 학교폭력 범인을 찾자’를 주제로 선정, 학교폭력의 실태와 복소수 내용을 연관 지어 문제를 만듦 

 

 2학년 


▒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  <수학Ⅰ> ‘소리의 단위 데시벨을 측정할 때 상용로그가 이용된다’는 사실을 조사, 경찰 사이렌 소리가 목적에 따라 다르게 사용되는 사례를 함께 작성, <수학Ⅱ> 무인 과속카메라에 쓰인 미분을 조사, <사회·문화> ‘경찰이 바라보는 탈선 청소년에 대한 인식’을 주제로 선정, 현직 경찰관들과 면담하며 질적 연구 수행

 

 3학년 


▒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 <언어와 매체> 새 말 만들기 활동에서 경찰이 사용하는 ‘테이저건’의 새 말로 ‘호신용 전압 방어기’를 제안, 불법도박 근절을 주제로 카드뉴스 제작, <확률과 통계> 도로교통 문제에 대한 관심으로 국가통계포털 자료에서 교통사고 통계를 찾고 원인 분석, <정치와 법> 소년범의 보호처분 유형 조사, 성범죄와 관련된 법률 분석, 학생자치회 규정 중 현실과 동떨어진 조항 수정  

 

 

 선택 과목 

 

▒ <사회·문화> <정치와 법>  경찰이 되려면 사회 현상을 이론적으로 해석할 수 있어야 할 것 같아 ‘낙인이론’을 다루는 <사회·문화>를 선택했다. 대학에 와서 배우는 전공과목 중 <범죄학개론>에는 통계적 해석이 더해진 낙인이론이 다시 등장해 더 흥미로웠다. <정치와 법>은 경찰행정과 가장 연관성이 높은 과목이라 무조건 배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 <한국지리> <여행지리>   지역 특색을 알 수 있는 지리 과목을 원래 좋아해 선택했다. <여행지리>도 연장선에서 택한 과목이다. 대학 면접 때 이 과목을 왜 선택했는지 질문을 받기도 했다.


▒ <생활과 윤리> <윤리와 사상> <철학>  경찰행정학을 공부하는 데 있어 사상가들의 이론을 알면 도움이 될 것 같아 선택한 과목들이다. 대학 전공 과목에서도 벤담의 공리주의 등 이때 배운 이론들이 다시 나와 이해하는 데 좀 더 수월했다. 

▒ <생명과학Ⅰ>  경찰이 수행하는 영역 중 과학수사대에서 쓰이는 법의학 등과 연관 지을 수 있을 것 같아 선택했다. 과학 중에서는 인문 성향 학생들과 가장 접점이 많은 과목이기도 했다. 법의학과 생명과학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비교하는 자료를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