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관람에 빠져들면서 꿈꾸게 된 공연기획마케터
김새아 | 숙명여대 경영학부(충남 북일여고)
우연히 접한 뮤지컬 관람에 푹 빠졌다. 친구들과 함께하고 싶었지만 뮤지컬에 관심이 없는 친구들을 보면서 뮤지컬 관람객 저변 확대에 관한 통계 포스터를 만들었다. 시각 장애인의 공연 관람 권리를 고려해 시각정보를 청각정보로 바꾸는 음성해설 기술이 포함된 ‘배리어 프리 공연’에 대한 보고서도 작성했다. 뮤지컬 관람층 확대에 대한 고민은 공연기획마케터라는 꿈으로 이어졌다. 문제가 보이면 회피하지 않고 직접 부딪혀 해결하려는 자세로 고교 생활을 보낸 숙명여대 경영학부 김새아씨를 만났다.
취재 김민정 리포터 mjkim@naeil.com
사진 이의종
발표력 향상에 수시 면접까지 도움 준 토론 동아리 활동
고교에서는 중학교에 비해 발표 활동이 많았다. 발표에 자신이 없었던 새아씨는 자신의 약점을 회피하지 않고 오히려 토론 동아리에 가입했다. 논리적 말하기 연습을 통해 발표력도 키울 수 있겠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처음 토론에 참여할 때는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자신의 생각을 말로 펼쳐나가는 것이 어렵게만 느껴졌다.
“꾸준히 토론 노트를 작성하면서 토론 내용을 복기했어요. 토론 중 제가 했던 주장을 성찰하며 실력 향상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다행히 토론을 거듭할수록 즐기게 됐어요. 토론 동아리에서 연습할 수 있었던 논리적 말하기는 수행평가를 위한 발표뿐 아니라 수시 면접 합격에도 큰 영향을 줬다고 생각해요. 숙명여대 학생부종합전형은 면접 비중이 40%로 높고, 또 어렵다고 소문이 났거든요. 토론 동아리에서 ‘기본소득제를 도입해야 하는가’ ‘주 52시간 근무제를 시행해야 하는가’ 등 다양한 시사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토론하면서 다양한 시각을 경험할 수 있었어요.”
새아씨는 주 52시간 근무제를 찬성하는 측에서 주장을 펼쳤다. 근로자의 삶의 질 향상에 큰 영향을 미치며, 노동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산업재해를 감소시킨다는 근거를 들었다. 주 52시간 근무제는 노동자와 기업 모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제도라고 생각했다.
“반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주 52시간 근무제는 건설, 금속 가공 등 일부 산업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는 등 다양한 한계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주 52시간 근무제 보완을 위해 일이 많은 주와 적은 주의 근로시간을 탄력적으로 배치하거나, 근로자가 출퇴근 시간을 조정하는 안을 포함하는 유연근로시간제에 대해 조사했고, 반대 측의 반론에 대비할 수 있었습니다. 토론을 하다 보면 내 생각과 다른 입장 측에 서야 할 때도 있는데 이런 상황도 큰 공부가 됐어요. 상대방이 입장을 생각해볼 수 있어 역지사지의 자세를 배울 수 있었고, 좀 더 깊은 사유를 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뮤지컬에 대한 관심, 탐구 프로젝트로 이어져
뮤지컬 관람에 푹 빠져 한 달에 한두 번은 혼자 천안에서 서울로 올라왔다. 뮤지컬 음악, 스토리, 배우의 연기, 무대 장치 등 모든 요소가 좋았다. 친구들과 함께 관람을 즐기고 싶었지만 주변 친구들은 뮤지컬에 관심이 없었다. 어떻게 하면 많은 사람들이 뮤지컬을 보게 할 수 있을까, 왜 뮤지컬 관람의 벽은 높을까 여러 생각이 들었다. 친구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해보기로 했다. 이를 토대로 <뮤지컬 접근성의 문제 분석과 관객 증진 방안>이라는 제목의 통계 포스터를 작성했다.
“관심 있는 주제로 설문 조사를 하고 답변을 분석해 통계 포스터를 제작하는 ‘교내 심화진로탐구 프로젝트 반’에 소속돼 있었어요. 학창 시절 내내 뮤지컬에 대한 관심이 컸기 때문에 관련 주제로 통계 포스터를 만들었죠. 설문 조사를 통해 스타 마케팅은 뮤지컬 관람층을 확대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실력을 고려하지 않은 무분별한 캐스팅으로 관객 만족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또 설문 조사 결과를 보니 지인 추천을 통해 뮤지컬을 접하게 된 응답자가 34%에 달했고, 티켓값에 부담을 느낀다는 응답자는 53%더라고요. 이 답변을 보고 힌트를 얻어 ‘추천인 할인 제도’라는 마케팅 전략을 기획했죠. 공연을 본 관객이 티켓에 기재된 할인 코드를 타인에게 공유하고, 피추천자가 공연을 관람할 때 할인 코드를 제시하면 추천인과 함께 포인트 누적과 할인 혜택을 제공받도록 하는 제도였어요. 하지만 통계 포스터를 만드는 과정에서 여러 한계도 느꼈어요. 경영학과를 진학해 경영통계학, 마케팅 등에 대해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3학년 때 이수한 <한국사회의 이해> 수업에서는 ‘사회문제와 진로 탐색’을 주제로 한 수행평가가 있었다. ‘우리가 온라인 공연에 집중하지 못하는 이유’를 주제로 잡고 탐구 보고서를 작성했다.
“코로나19의 유행으로 공연계가 큰 타격을 받은 사실을 잘 알고 있었죠. 공연이 중단된 상황에서 온라인 공연에 열광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공연 특유의 현장감을 느끼지 못해 아쉽고, 온라인 공연에 집중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많았어요. 함성 소리 등 현장 공연의 음향을 재현하는 이머시브 사운드와 가상현실 기술인 VR 등을 활용해 관객의 몰입도를 높이는 방안을 해결책으로 제시했어요. 또한 온라인 공연을 현장 공연의 대체제로 생각하기보다, 현장 공연과 서로 상호보완하며 함께 발전해나가야 한다는 내용도 담았죠. 뮤지컬 관람객 저변 확대에 대한 고민은 공연기획마케터가 되고 싶다는 꿈으로 이어졌습니다.”
경영학과와 콘텐츠, 미디어학과 사이에서
수시 6장을 모두 경영학과로 지원했지만, 교과 성적으로 충분히 합격할 수 있겠다고 예상한 몇몇 대학들의 1차 서류 전형에서 불합격하기도 했다.
“뮤지컬에 푹 빠져 있었기 때문에 공연 기획, 공연 마케팅과 관련 있는 학생부 기록이 많았어요. 장애인의 공연 관람 권리를 고려해 시각정보를 청각정보로 바꾸는 음성해설 장치와 기술이 포함된 ‘배리어 프리 공연’에 대한 탐구 보고서도 작성했었죠. 서류 전형에서 불합격한 뒤 생각해보니 문화콘텐츠학과나 미디어학과였다면 오히려 합격 가능성이 높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물론 ‘우크라이나 전쟁: 기업의 손실과 대처’와 같은 발표나 재정관리 능력을 키우기 위해 동아리 예산을 관리하는 등 경영학과와 관련 있는 활동도 있었지만요. 종합전형 합격을 위해서는 학생부가 좀 더 경영학과 맞춤형으로 기록돼야 했을까 어렴풋이 짐작하기도 했는데, 숙명여대 경영학과는 다행히 제가 경영학을 공부하고 싶은 이유를 잘 들여다봐준 것 같아요.”
강한 책임감 느꼈던 어르신 자서전 쓰기 봉사 활동
어르신을 대신해 자서전을 쓰는 봉사 활동도 기억에 남는다. 친구들과 함께 직접 어르신을 찾아뵙고 그분이 살아온 얘기를 들었다.
“긴 생애를 혼자 쓰는 건 아무래도 부담이 커 생애 주기별로 나눠서 친구들과 함께 썼습니다. 어르신들은 ‘내가 살아온 얘기를 하면 책 한 권은 된다’고 말씀하실 정도로 많은 일을 겪으며 긴 시간을 살아내신 거잖아요? 자서전 쓰는 봉사 활동은 시간도 무척 많이 걸렸지만 책임감이 강하게 느껴져 50쪽 정도를 써내려가는 일이 참 힘들었어요. 하지만 완성 후 책으로 제작해 할아버지께 드렸을 때 너무 좋아하셔서 제게도 매우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뮤지컬 관람을 위해 혼자서 오고가던 서울이었는데, 숙명여대 경영학과 학생으로 서울살이를 하게 돼 정말 기뻐요. 먼 훗날 미래의 제 자서전에 담을 수 있는 멋진 대학생활을 하고 싶습니다.”
나를 보여준 학생부 & 선택 과목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
1학년
<수학> 멘토링 프로그램에 멘토로 참여해 멘티의 학습 능력 향상에 도움을 줌. <통합과학>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탄소배출권 거래제의 경제적 효과를 주제로 에세이 작성.
2학년
<독서> 독서 경험을 바탕으로 한 개인 문집을 제작함. <문학> 뮤지컬 <에어포트 베이비>와 관련해 가족의 소중함에 대한 글을 작성함. <수학Ⅱ> ‘다항함수의 미분법’에 대한 관심으로 실생활 적용 예시인 무인카메라, 감염병 확산 예측 등을 조사함. <영어Ⅱ> ‘효율적 소비, 공유 경제로 실천할 수 있다’는 제목의 발표를 통해 자원 공유로 효율적 소비가 가능하다고 주장함. <생활과 윤리> 사회 전반에 대한 배경지식이 출중하며 과제 집착력을 보임. <생명과학Ⅰ> 백신이 인체 면역 형성에 도움을 주는 과정을 학습하며 코로나19 백신의 제조법, 종류와 작용 원리, 부작용 사례 등을 조사해 탐구 보고서를 작성함.
3학년
<심화국어> 공연예술의 효과적인 마케팅 방법과 관련 있는 학술 논문을 읽은 후 관객의 만족도와 재관람 의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함. <연극> 이야기 구성 능력이 있는 학생으로 공동 대본 창작 활동에서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제시하며 극의 절정 부분을 창작함.
선택 과목
▒ <한국지리> 선택자 수가 적어 등급에 대한 부담이 있었지만, 지형 형성 과정이나 기후 등 자연지리에 대한 관심이 많아 선택했다.
▒ <생활과 윤리> 암기에 자신 있어 선택했지만, 변형 문제에서 용어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중요한 과목이라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 <사회·문화> 토론 동아리에서 활동하며 시사에 관심이 깊어졌다. 사회 전반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선택했다.
▒ <생명과학Ⅰ> 인체 현상에 대한 원리를 배우는 과목이라고 생각해 선택했다. 면역반응이나 물질대사 부분이 흥미로웠다.
'INTERVIEW > 수시 합격생_인문·사회'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3 수시 합격생 릴레이 인터뷰] 김아진 건국대 국어국문학과 (0) | 2023.11.28 |
---|---|
[2023 수시 합격생 릴레이 인터뷰] 이서연 중앙대 광고홍보학과 (0) | 2023.11.28 |
[2023 수시 합격생 릴레이 인터뷰] 이승희 국립공주대 행정학과 (0) | 2023.08.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