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도, 마케터도 세상과 소통하는 커뮤니케이션학의 매력"
전원정 | 유타대 아시아캠퍼스 커뮤니케이션학과 1학년, 인천 부광여고 졸업
“언론이 진실을 보도하면 국민들은 빛 속에서 살 것이고, 언론이 어떤 권력의 시녀로 전락하면 국민들은 어둠 속에서 살 것이다.” 전원정씨의 자기소개서는 언론의 책임을 강조하는 고 김수환 추기경의 말로 시작한다. 영자 신문 편집장으로, 교육청 학생 기자로 교내에서 일어나는 일과 사회 이슈를 기사로 만들면서 진실의 힘이 얼마나 무거운가를 느끼며 살아왔다. 기자가 되는 것 외에 다른 길은 생각해보지 않았기에 커뮤니케이션학과 진학은 원정씨에게 예정된 길이었다.
취재 손희승 리포터 sonti1970@naeil.com
사진 이의종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생각하는 학생 기자
원정씨는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기자만을 꿈꿨다. 초등학생 때는 청와대 어린이 신문 <푸른누리>의 기자로, 중학생 때는 <에듀넷> 기자로, 고등학생 때는 인천시교육청 학생기자단으로 활동했다. 교내에서 영자 신문 편집장으로 활동하면서 좀 더 좋은 기사를 쓰고자 외국 신문을 읽고 요약해봤으며 외국인 인터뷰도 주저하지 않았다. 올해의 3대 뉴스 등을 선정하면서 시사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어 남북정상회담 등 사회 이슈에 대해 정기적으로 토론하는 자율동아리를 만들었다. 3학년 때 학교에서 <논술> 과목을 들으면서 기사를 쓰기 위해 해왔던 노력이 자신 안에서 차곡차곡 쌓여 있음을 느꼈다.
<논술> 시간에 외국인 노동자와 관련된 글을 읽고 인권의 중요함을 피력할 수 있었으며, 퓰리처상 관련 글을 읽고 시선을 사로잡으면서도 도덕성을 잃지 않는 사진의 중요성에 대해 썼다.
“세상과 소통하는 즐거움이라고 할까요. 친구들과 학교, 사회의 이야기를 듣고 정리해서 전달하는 작업이 좋아요. 진실을 전하고 변화가 일어났을 때 느껴지는 자부심도 커요.”
많은 글을 읽고 쓴 덕분인지 따로 논술 공부를 하지 않았지만 교내 독서 논술 대회와 독서 토론 발표 대회, 글짓기 대회에서 다수 수상했다. 수시도 논술 전형으로 지원했다.
미국과 똑같은 교육을 유타대 아시아캠퍼스에서
다른 길은 생각할 것도 없이 미디어커뮤니케이션 관련 학과로만 지원했다. 원하던 국내 대학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에 최종 두 곳 합격했지만, 유타대 아시아캠퍼스 커뮤니케이션학과를 선택했다. 유타대 아시아캠퍼스에 대해 알게 된 것은 중학생 때였다. 중학교 진로 체험 프로그램으로 인근 대학탐방을 가면서 한국에서 미국 대학을 다닐 수 있는 길을 알게됐다.
“초등학교 때 인도에서 잠깐 살면서 국제학교를 다녔어요. 외국에서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을 그때부터 했어요. 대학을 결정할 때가 되니 자유롭고 이국적인 유타대 아시아캠퍼스의 분위기가 끌렸어요. 인천에 살고 있으니 집에서 가깝기도 했고요.”
수능이 끝난 후 바로 토플 시험을 보고 영문 자기소개서를 쓰며 준비했다. 수시 6회, 정시 3회의 횟수 제한이나 합격 여부와 상관없이 지원할 수 있으니 합격 결과가 발표 나지 않아도 준비하는 데 지장이 없었다.
“수시 합격 여부가 발표되지 않았지만 12월에 서울 코엑스 컨퍼런스룸에서 열린 설명회에 참석하고 어머니와 함께 상담을 받았어요. 내신 성적이 중요하고 과목별 등급과 단위 수 등을 꼼꼼히 살펴본다고 하더라고요. 공인영어시험 성적이 필요했는데 그전에 토플을 본 적이 있어서 다시 시험을 봐도 합격선은 넘을 것 같았어요. 미국 홈캠퍼스와 동일한 교육과정으로 공부한다는 것, 솔트레이크시티에 있는 홈캠퍼스에서 1년간 공부할 수 있다는 것 등을 이날 자세히 들을 수 있었어요.”
모든 수업을 영어로 듣는 것은 생각보다 부담스럽지 않았다. 1학기 수업은 ‘줌’으로 진행됐으며 2학기는 대면 수업을 받을 예정이다. “미국 고등학교나 해외 국제학교를 졸업하고 온 친구들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영어 수업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지는 않아요. 온라인 수업이라 팀플레이가 많지 않아서 이번 학기는 부담이 덜한 편일 수도 있지만요. 대면 수업을 시작하고 빨리 대학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어요.”
유타대 아시아캠퍼스는 해외에서 입국한 학생들을 기숙사 내 별도의 공간에서 2주 동안 격리하게 하는 등 안전한 대면 수업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유학을 생각했던 학생들도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방역이 잘되어 있는 국내 글로벌캠퍼스로 눈을 돌리고 있다.
“유타대 아시아캠퍼스의 신입생이라면 대부분 듣는 ‘UGS1010’이라는 수업이 있어요. 학생으로서 가지는 권리와 의무, 다양한 문화권에서 온 친구들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법, 멘탈 관리와 시간 관리법, 출처를 인용하는 방법과 표절 방지 방법 등 대학생으로서 알아야 할 사항을 교양 과목으로 배워요. 교내 라이팅 센터를 이용해보는 것도 과제 중 하나였어요.”
라이팅 센터는 영어로 대학 과제를 제출해야 하는 유타대 아시아캠퍼스 학생들을 위해 만들어졌다. 주로 재학생들이 튜터로 고용되며 과제 제출 전 검토를 받을 수 있다.
“선배들이 이미 들었던 과목이 많아 영어 이상의 도움을 받았어요. 미리 약속을 하고 줌으로 지도를 받았는데 매우 잘 가르쳐줬어요. 외국인 교수님도 연락하면 제가 이해할 때까지 설명해주세요. 입학할 때보다 영어도 늘었지만 어떤 식으로 물어봐야 하는지 소통의 기술도 많이 늘었어요. 커뮤니케이션학을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이 또한 큰 깨우침이구나 싶어요.”
사회 생활의 첫걸음, 공부하며 일하기
원정씨는 여름방학 동안 학교에 고용되어 1층 로비에서 리셉셔니스트로 일하고 있다. 학교 대표번호로 걸려오는 전화를 받아 연결하고, 방문객을 안내하고, 우편물을 전달하는 일을 한다. 유타대 아시아캠퍼스 학생들은 1, 2학년 때 학교에 고용되어 사회 생활을 접하고 3, 4학년이 되면 송도에 있는 국제기구와 외국계 기업 등에서 인턴으로 근무하며 경험을 쌓는 경우가 많다.
“하는 일과 근무 시간, 자격 조건, 필요 인원 등이 명시된 공지문이 이메일로도 오고 학생용 앱에도 올라왔어요. 이력서를 보내고 면접을 보고, 채용되자 계약서도 받았어요. 학교 업무에 대해 잘 알게 되기도 했지만 리셉셔니스트로 일하면서 상황 판단력이 정말 많이 늘었어요. 처음이지만 좋은 경험이라 생각해요. 사람들과 많이 소통해야 하는 일자리잖아요.”
유타대 아시아캠퍼스, 인천글로벌캠퍼스재단, 기숙사 등 학생들이 공부하면서 일할 수 있는 자리가 다양하다. 원정씨는 일한 만큼 장학금을 받아 학비 부담을 줄였으며, 입학할 때도 장학금을 받았다.
커뮤니케이션은 양방향 소통이 핵심
원정씨는 대학 입학 후 다른 쪽으로도 진로를 생각해보게 됐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기자로 활동했고 기자 이외의 진로를 생각해본 적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커뮤니케이션학 공부를 시작해보니 마케팅과 홍보로도 마음이 쏠리는 거예요. 제가 스타벅스를 애용하는데 스타벅스의 마케팅 전략에 홀려 있어요. 최근 유행했던 ‘레디백’도 새벽부터 줄을 서서 받았거든요. 돌이켜 생각해보니 저는 어떻게 하면 친구들에게 알차고 즐거운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을까 늘 고민해왔어요.”
고등학교 때 페이스북 댓글과 메시지로 어떤 기사를 원하는지 친구들에게 물어보며 영자 신문 기사를 기획했다. 회의를 거쳐 ‘세계 음식의 날’을 만들어 학생회 회보로 공지했다. 영자 신문 외에 학교를 소개하는 영어 UCC를 제작하기도 했다. 친구들을 모아 성우 역할을 배분해 고전 소설을 오디오북으로 만들기도 했다.
“기자로 일하는 것도, 마케터로 일하는 것도 소통이 제일 중요할 것 같아요. 기사를 쓰거나 동영상을 편집할 때는 어떻게 하면 잘 전달할지, 즉 저에게서 다른 사람에게로 나가는 방향을 먼저 생각하는데요. 사람들에게서 저에게 오는 방향도 그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것을 요즘 크게 느끼고 있어요. 무엇을 원하는 지 많이 듣고 관찰해야겠다고 다짐해요. 커뮤니케이션학 공부를 본격적으로 하고 대학생으로서 더 많은 것을 경험하고 나면 제 미래의 꿈도 넓어질 수 있으리라 기대해요.”
나를 보여준 학생부 & 자기소개서
영자 신문은 많은 학생들이 잘 읽으려 하지 않는다. 원정씨는 1년에 한 번 정성껏 만든 신문이 제대로 읽히지 않는 것이 안타까워 편집장으로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시각적으로 기사를 보기 좋게 배치하고 크로스워드 퍼즐 등 학생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코너를 구성했다.
학생부
1학년
▒ 진로 희망사항 기자
▒ 창의적 체험 활동
모의 유엔 의장을 맡음. 월간지로 층간 소음 문제에 관한 기사를 쓰고 연간지로 YTN 견학 내용과 자전거 법규에 관련된 기사를 작성함. ‘렛직업인’ 동영상에서 기자 역할을 맡아 촬영함. 인천시교육청의 학생 기자로 선발되어 학교와 인천 지역 사회·교육 정책에 관한 기사를 씀
▒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
<국어Ⅱ> ‘대형 마트 영업 규제 철회’에 관한 토론에 참가함. <실용영어Ⅱ> 영어 부장을 맡아 팝송 받아쓰기·미국 드라마 퀴즈 등과 관련해 교사를 도움
2학년
▒ 진로 희망사항 영상 전문 기자
▒ 창의적 체험 활동
영자 신문 편집장으로 동아리 홍보 영상을 제작하고 독자를 늘리기 위한 이벤트를 기획 함. 인천시교육청 학생 기자단에서 모둠장으로 활동
▒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
<문학> 교내 오디오북 제작팀으로 음향과 기술을 담당해 ‘만복사저포기’를 제작해 학교 홈페이지에 올림. <미적분Ⅰ> 영화 속 수학이라는 주제로 소수를 이용한 통신·닮음비·오일러의 법칙을 발표함. <한국사> 동학농민운동을 주제로 역사 신문을 제작
3학년
▒ 진로 희망사항 사회부 영상 전문 기자
▒ 창의적 체험 활동
수능 응원 이벤트에 응모하여 당첨됨. 남북정상회담 등 사회 이슈에 대해 토론함. 방송 프로그램의 내용·화면 구성·편집 방식 등을 분석해 학업 격려 영상을 제작함. 자율동아리 활동으로 가부장제에 관한 시와 소설을 한영으로 번역
▒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
<독서와 문법> 플라스틱 빨대 퇴출·난민 찬반 집회 등 사회 이슈에 관한 기사를 읽고 의견을 적음. <영어Ⅱ> 한국을 소개하는 영어 UCC를 제작함. <논술> 성희롱에 관한 웹드라마와 몰래카메라 관련 글을 읽고 기사문을 작성함. 오보 사례를 찾아보고 정보 전달의 중요성을 주장하는 글을 제출
자기소개서
고등학교 3년 내내 신문 등 다양한 매스미디어를 통해 사람들과 생각을 나누었다. 기사를 쓰는 것은 나를 표현하고 친구들과 소통하고 변화를 이끌어내는 통로였다. 영자 신문과 학생회 회보에서 내가 쓴 것을 그대로 믿고 받아들이는 친구들을 보며 정확한 정보와 진실된 시각의 무게를 느꼈다.
무슨 기사를 읽고 싶은지 페이스북을 이용해 친구들에게 물었다. 페이스북 메시지와 댓글로 양방향 소통을 하며 전형적이지 않은 새로운 주제로 학교 신문 기사를 쓸 수 있었다. 참신한 기획과 충실한 내용이 학교를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 보고 나서 기자 활동을 더 적극적으로 하고 싶었다.
인천시교육청에서 주관하는 기자단으로 활동하면서 학교를 벗어나 지역 사회의 이슈에 대해 기사를 쓰기 시작했다.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고 있으니 로봇의 소유주가 세금을 내야 한다는 로봇세 등 미래에 다가올 고민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됐다. 언론의 책임과 함께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에 대해서도 느끼게 됐다. 편견 없고 거짓 없는 보도로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언론인이 되고 싶다.
교사의 시선으로 본 수시 합격생
“적극적이고 배려 깊은 학생”
담임이자 영어 교사로서 원정이는 참 사랑스러운 학생이에요. 영어 시간이 되면 눈을 반짝거리며 집중했고 영어로 하는 모든 활동을 진심으로 좋아했죠. 영어 부장으로서 급우들을 도우는 것에도 적극적이었어요. 학급 전원이 참여하면 수능 응원 선물을 보내주는 외부 이벤트가 있었는데요. 원정이가 다 같이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해 즐거운 간식 시간을 가지기도 했었죠. 스승의 날에 급우들의 사진으로 동영상을 제작해 감동을 안겨준, 배려 깊은 학생이에요. 청소를 열심히 하는 학생이라는 것은 참 큰 칭찬이에요. 원정이는 분리수거를 하고 청소 비품을 관리하는 환경 지킴이 활동을 3년 동안 했어요. 3학년이 되면 꺼리는 학생들도 있는데 원정이는 그러지 않았죠. 수능 이후에도 분리수거를 꾸준히 했던, 참 한결같은 학생이에요.
_ 3학년 담임 박태숙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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