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3 수시 합격생 릴레이 인터뷰] 김지나 한국뉴욕주립대 FIT 패션경영학과

코로나19로 막혔던 유학, 한국뉴욕주립대 FIT에서 길 찾아 

김지나 | 한국뉴욕주립대 FIT 패션경영학과  (서울 영동일고)

 

김지나씨는 패션경영학과에 진학하고 싶었지만 국내에서 마땅한 길을 찾지 못했다. 간절히 바라던 일본 유학을 준비했지만 코로나19 때문에 입국이 막혀 입학 직전 좌절했다. 지나씨는 좋아하는 브랜드 매장에서 일하고 외국어 공부를 하는 등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았다. 외국어 능력은 대학에서 다양한 외국인 친구들과 사귀는 데 도움이 됐고 사회생활 경험은 전공 공부를 하는 데 든든한 자산이 됐다.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그 과정에서 쌓은 실력과 경험은 어느 것 하나 버릴 것이 없었다.   


취재 손희승 리포터 sonti1970@naeil.com  

사진 이의종

 

 


 

외할머니의 한복집에서 피어난 꿈 


지나씨의 외할머니는 동대문에서 50년 이상 한복집을 운영했다. 외할머니 가게에 다녀갈 때마다 한복의 고운 색감과 디자인에 매료됐다. 어머니도 여성복 관련 사업을 하고 있어서 지나씨는 자연스럽게 패션과 마케팅에 관심을 갖게 됐다. 


중3 때 갑자기 큰 수술을 받고 오랫동안 입원하는 바람에 학교를 못 나가고 원격 수업을 받았다. 고등학교에 입학해 열심히 공부하던 중 갑작스레 2차 수술까지 받게 됐다.


“아프기 전까지는 특별한 생각이 없었어요. 열심히 공부하고 좋은 대학 가고 좋은 직업을 갖고, 그렇게 남들처럼 저도 살아갈 줄 알았죠. 중학교 때까진 반에서 1, 2등을 했었는데 오랫동안 공부를 손에서 놓았더니 고등학교에서 성적이 안 나오더라고요. 따라잡으려고 많이 애썼죠. 매일 밤늦게까지 학원을 다니며 열심히 공부했어요. 고1 2학기 기말고사에서 드디어 좋은 성적이 나오기 시작해서 이제 희망이 보이는구나 싶었어요.”


그런데 고1 겨울방학 때 난데없이 글자가 눈에 들어오지 않고 책을 읽어도 내용이 머리에 남지 않았다. 두 번의 큰 수술로 체력이 많이 떨어진 상태에서 무리해서 공부를 하다가 신체적·정신적으로 탈진해 번아웃 증후군이 온 것이었다. 겨울방학 두 달 동안 학원을 끊고 쉬었다. 


“내가 힘들게 공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라는 고민을 이 시기에 진지하게 했어요. 좋은 대학에 가고 좋은 직업을 갖기 위한 공부가 아니라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하기 위한 공부를 해보자고 마음먹게 됐어요.”

 


공들여 준비한 일본 유학, 코로나19로 입국 막혀


지나씨는 패션과 마케팅, 두 단어로 자신이 갈 길을 결론지었다.


“외할머니와 어머니의 영향이었죠. 옷을 어떻게 조합해서 입으면 좋을까 궁리하는 것이 매우 즐거워요. 또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을 좋아해요. 친구들의 마음을 읽고 그에 맞는 아이디어를 생각해내서 앞에서 발표하는 것도 좋아하죠. 그런데 국내에는 패션경영학이라는 이름으로 학과를 개설한 대학이 없더라고요.”


지나씨는 일본에서 역사가 가장 오래된 문화복장학원으로 유학을 가기로 마음먹었다. 강남역에 있는 일본어 학원에서 일본어 공부를 시작해 JLPT 2급 만점을 받았고 JLPT 1급까지 땄다. 패션경영학을 공부하려면 중국어도 도움이 된다는 말에 HSK 4급도 취득했다. 고3 때 일본 문화복장학원 합격증을 받았다.


“2020년 3월에 일본 문화복장학원으로 가기만 하면 됐어요. 합격했고 등록금을 냈고 학생 비자도 받았고 비행기 표도 사놨죠. 그런데 코로나19 때문에 느닷없이 일본 입국이 막혔어요. 열심히 준비했고 드디어 바라던 바를 이뤘다고 생각했는데 팬데믹 때문에 일본 땅을 밟을 수 없으리라곤 상상도 못했어요. 할 수 없이 입학을 취소했어요. 제 노력과 꿈이 물거품이 된 것 같아 정말 우울하더라고요.”

 


해외로 나가지 않고 한국에서 유학하는 길


지나씨는 좌절 속에서도 일본어와 중국어, 영어 공부를 계속했다.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이며 일본으로 유학 가고 싶었던 이유 중 하나였던 무인양품에 취직해 서울 코엑스 매장에서 근무했다. 2021년 문화복장학원에 지원해서 또다시 합격했지만 일본 입국은 여전히 막혀 있었다. 


“1년 사이 문화복장학원에서 온라인 수업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마련하긴 했는데요. 다른 학생들은 모두 교실에서 수업을 받았고 중계된 화면을 외국에서 보는 학생은 저 한 명뿐이었어요. 소통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죠. 한두 달 듣고 나서 못 다니겠다 생각할 무렵 인천글로벌캠퍼스에 FIT 패션경영학과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명문 패션스쿨이 한국에 있다는 것을, 그것도 제가 가장 원하던 패션경영학과가 있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된 거예요.”


지나씨는 부모님과 함께 한국뉴욕주립대 FIT 설명회에 참석했다. 유학과 다를 바 없이 동일한 교육과정을 이수한다는 설명을 듣고 나니 자신이 찾던 바로 그 길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점은 2+2 학제 시스템이에요. 한국 FIT에서 2년을 마치고 나면 미국 뉴욕 FIT 혹은 이탈리아 FIT에서 2년을 이어서 공부할 수 있어요. 저는 한국 FIT에서 2년 공부하고 뉴욕 FIT로 가서 2년 공부해 졸업 후 현장실습취업프로그램(OPT)으로 미국에서 취직할 계획이에요.”


2019년 한국뉴욕주립대 FIT에서 첫 졸업생이 나온 이후 졸업생의 85~90%가 뉴욕 FIT에서 공부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 FIT에서 준학사를 졸업하고 1~2년이 지난 후에도 뉴욕 FIT와 이탈리아 FIT에서 학사 학위를 이어갈 수 있으며, 다양한 전공이 개설돼 있어 교칙에 따라 전과도 가능하다. 

 


2년 후 뉴욕 FIT 진학 계획


한국뉴욕주립대 FIT에 입학하려면 공인영어성적이 필수다. 지나씨는 문화복장학원을 그만두고 강남역에 있는 토플(TOEFL) 학원으로 향했다. 한국뉴욕주립대 FIT는 토플 외에도 아이엘츠(IELTS)와 듀오링고(Duolingo) 성적을 인정하고 있는데, 지나씨는 그중 토플을 선택했다. 


“영어권 대학을 다니기 위해 필요한 것이 토플 안에 있더라고요. 한국뉴욕주립대 FIT는 모든 수업이 영어로 이뤄져요. 토플을 공부하며 익힌 것들은 지금 학교생활을 하는 데 꼭 필요한 아카데믹한 영어, 특히 에세이 작성과 과제 준비에 큰 도움이 되었어요.”  


토플 성적을 갖추고 난 후 영문 자기소개서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한국뉴욕주립대 FIT에 가고 싶은 이유와 자신의 열정을 담으려니 제한된 글자 수가 아쉽게 느껴질 정도였다. 2022학년 가을학기 원서 접수가 시작된 첫날 입학 원서를 접수했다.


“입학 접수 사이트가 오픈한 바로 그 순간 지원했어요. 저보다 더 빨리 지원한 사람은 없을 거예요. 지원하면서 너무 행복했지만 그 덕분에 합격 통보까지 너무 오래 기다렸어요(웃음). 첫 학기를 겪어보니 혼자 유학 가는 것은 녹록지 않았겠다 싶었어요. 집 떠나서 생활하는 일이 처음이었고 외국 대학 수업에 적응하는 일이 생각보다 어려웠거든요. 한국 FIT에서 2년을 보내고 나면 뉴욕 FIT에서의 2년은 훨씬 잘 보낼 수 있으리라 확신해요. 경제적 부담도 외국 유학보다 적고 한국에 살고 있으니 부모님도 걱정을 덜하세요. 저는 마음고생하며 불안하게 유학을 준비해봤잖아요. 지금처럼 공부하면 2년 후 뉴욕 FIT에서 공부할 수 있다는 건 정말 큰 장점이에요.”

 


나를  보여준  학생부 & 선택 과목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

 

1학년

<국어Ⅰ> 복효근의 <안개꽃>에 나타난 시적 배경과 상황을 파악해 시와 어울리는 시나리오와 배경 음악을 구상, 영상으로 제작함. 창작 시나리오를 스토리보드에 그려 미리 촬영 계획을 세우고 연기를 맡고 편집을 담당함 <수학Ⅱ> 예금 이자를 계산하는 법을 수학의 원리합계를 통해 이해함. 등비수열 합의 개념을 이용해 적립금을 구하는 법을 배우며 일상생활에서 수학의 쓰임을 발견함 <한국사> 덕수궁을 답사해 대한제국 시대 건물의 특징을 조사, 답사 보고서를 작성함 <실용영어Ⅱ> ‘10년 후 나의 모습’을 발표하면서 해외 마케팅 회사에 취업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힘 

 

2학년

<문학> 황현의 <절명시>를 감상하고 사설시조의 내용과 형식상 특징에 대해 학습함. 사설시조의 특징을 고려해 해학적인 시조를 창작함 <영어Ⅰ> 일본으로의 여행을 영어로 홍보하는 동영상을 제작하고 출연함 <경제> ‘디자인 저작권’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자료를 찾아 저작권 문제 사례들에 대한 의견을 제시함 <환경과학> 멸종 위기에 처한 동식물의 종류와 분류법에 대해 조사해 보고서를 작성함 <일본어Ⅰ> 앞으로 일본에 유학해 패션 공부를 하려는 목표가 있어 일본어 학습에 대한 높은 열정을 보임 

 


 

선택 과목


▒ <일본어Ⅰ> <일본어Ⅱ>  고2 때 일본어와 중국어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노래 등을 좋아하는 덕후들이 간혹 있어 일본어에서 좋은 내신 등급을 받기는 쉽지 않은 편이다. 일본어는 한국어와 어순이 같고 발음이 비슷한 단어들이 꽤 있어 흥미를 가지기 좋은 언어라고 생각한다. 


▒ <생활과 윤리> <한국지리> <경제> 2학년 2학기 때 사회 교과에서 세 과목을 이수했다. <생활과 윤리>는 여러 철학자와 해당 사상들이 나오는 부분은 까다롭지만 일상생활에서 부딪힐 수 있는 고민과 선택을 깊이 있게 다루고 있어 앞으로 살아가는데 도움이 될 과목이라 선택했다.


▒ <환경과학>  과학 교과 중 하나로 2학년 2학기에 이수했다. 옷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많은 천연 자원이 이용되고 상당한 양의 온실 가스가 배출된다. 쉽게 구매하고 쉽게 버리는 패스트패션이 유행하면서 패션 산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커지고 있다. 지속가능성을 생각하는 패션으로 발전하려면 환경과학에 대한 이해 또한 필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