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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쌤과 함께! 교과 연계 적합書] 지리 ① 인류세

 쌤과 함께! 교과 연계 적합書 | 지리 ①  인류세 

 

취재 임하은 기자 im@naeil.com

 

 지리 교과 자문 교사단 

서태동 교사(광주제일고등학교)

배동하 교사(충북 흥덕고등학교)

이건 교사(경기 고양국제고등학교)

한준호 교사(세종국제고등학교)

 

 


<인간의 시대에 오신 것을 애도합니다>

★★★

지은이 박정재

펴낸곳 21세기북스

※★의 개수는 난도를 의미. 적을수록 읽기 쉬운 책. 

 

“‘인류세’는 현재의 ‘홀로세’를 잇는 새로운 지질 시대로 제안됐습니다. 대기화학자 파울 크뤼천과 고생태학자 유진 스토머가 제안한 개념으로, 인류가 지층에 흔적을 남길 만큼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는 뜻을 담고 있어요. 아직 국제지질과학연맹의 공식 승인은 받지 못했지만, 인류세는 자연과학은 물론 인문학과 사회과학 등에서 활발히 논의되고 있습니다. 생물지리학 및 고(古)기후학을 연구하는 지은이는 고등학생도 ‘인류세’ 개념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정리했습니다. 인문, 사회, 자연을 통합적으로 바라보는 지리학의 눈을 통해 인류세에 관한 연구 이야기에 빠져보세요.” _자문 교사단

 

 

한걸음 더

✔︎ 인류세와 자본세(Capitalocene), 플랜테이션세(Plantationocene), 툴루세(Chthulucene)와 비교하기
✔︎ 기후위기와 인류세의 공간 정의(Justice) 탐구하기
✔︎ 인류세 속 지속 가능한 도시의 조건 탐색하기

 

 


 ONE PICK! 함께 읽기 

인간과 비인간의 공존, 지구의 운명은 인간에게 달렸다

 

대다수 학생에겐 마냥 낯설 ‘인류세’. 이 말을 들으면 ‘기후위기’ 정도를 떠올릴 것이다. 실제로 인류세는 극심한 기후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지만, 그 영향은 기후위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인간의 시대에 오신 것을 애도합니다>는 인류세가 만들어낸 더 넓은 풍경을 바라본다. 생태계 위기, 환경 오염, 기후 난민 등 인류의 활동이 초래한 극심한 변화가 기후위기와 함께 도래했음을 강조한다. 지은이는 기후위기만을 좇는 담론의 한계를 짚으며, 지구를 인간 중심적인 시선으로만 바라봐선 안 된다고 말한다. 기후위기는 인간이 가장 직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주목받지만, 지구의 위기는 인간만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모순되게도, 지은이는 ‘인간중심주의’가 불러온 위기를 해결할 주체 또한 ‘인간’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다양한 생명체가 함께 사는 지구에서 하나의 종이 모든 걸 판단할 권리는 없지만, 각각의 행위자마다 역량이 다른 만큼 인간에게 가장 큰 책임이 있다는 주장이다. 지구를 살리는 일은 다른 종이 해낼 수 없다. 인간은 과거의 잘못을 반면교사로 삼아 앞으로의 행보를 조정하고 결정하는 ‘신인간중심주의’나 ‘약한 인간중심주의’를 지향해야 한다. “나 하나 바뀐다고 뭐가 달라지겠어?”라는 말은 이 책에서 지적하는 대표적인 회의적 태도다. 지은이는 지금이야말로 모두 함께 희망을 품고 나아가야 할 때라고 말한다. 체념이 아니라 실천이, 무기력이 아니라 연대가 필요한 시점이다.

 

지은이는 지구 온난화에 ‘적응’하는 방법도 고안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우리는 흔히 지구 온난화를 ‘막아야 할 것’이나 ‘극복 대상’으로 여긴다. 하지만 이미 지구는 티핑 포인트를 향해 빠르게 달려가고 있다. 지속적인 기온 상승이 예고된 지금, 우리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적응’의 방법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인간과 비인간 모두가 함께 지구에서 살아갈 방법이 절실하다.

 

지구를 함께 딛고 살아가는 이상, 이 문제는 인류만의 것이 아니다. 우리 모두의 과제다. 더 늦기 전에, 위기의 지구를 제대로 보고 우리가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인간의 시대에 오신 것을 애도합니다>는 지금 우리가 어디에 서 있는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진지하게 묻는다. 

 

 

 


지리교육과

 연계 전공    지리학과, 사회학과, 철학과, 인류학과, 대기과학과, 환경공학과, 도시공학과, 경영학과, 경제학과 등

 

“독서로 핵심 개념을 깊이 있게 탐구했죠”

 

박정윤 

이화여대 사회과교육과 

지리교육전공 2학년

 


Q. 전공을 결심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처음부터 사범대를 목표로 두진 않았어요. 지리에 흥미가 있어 지리학과와 지리교육과를 고민하던 중 지금의 전공에 진학하게 됐죠. 고1 때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아 국제 활동가가 되고 싶다는 꿈이 막연히 존재했어요.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학문에 기반해, 어떤 방식으로 준비해나가야 하는지 잘 몰랐어요. 진로를 탐색하던 중,  <지리> 수업을 들으면서 지리에 흥미가 생겼어요. 제가 가고자 했던 길이 구체화되는 걸 느꼈죠. 특히 저는 사회·자연 현상을 마주했을 때 그 원인을 분석하고, 이와 연관된 다른 현상과의 관계를 탐구하는 데 관심이 많은데요. 지리를 통해 그 과정을 하나하나 배울 수 있더라고요. 이러한 흥미가 지리교육전공과 잘 맞아떨어져, 전공에 크게 만족하면서 공부해나가고 있어요.

 

 

Q. 고교에서 독서 활동을 어떻게 했나요?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페이지를 정독하지는 않았어요. 특히 <지리> 관련 도서는 주제별로 내용이 명확히 구분돼 있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어떤 내용이 있는지 목차를 보고 쉽게 판단할 수 있고요. 책 여러 권에서 제게 필요한 부분을 선별해서 읽는 방법을 택했어요. 예를 들어, 국경 전쟁에 관한 탐구를 한다면, 이를 세분화해서 수자원 분쟁, 이주, 천연자원 분포에 관한 책을 찾아봤어요. 선생님과 대화하면서 관련 도서를 추천받아 생각을 확장해나가기도 했습니다. 특히 지리학은 다루는 범위가 매우 넓고 복합적인 학문이에요. 그래서 고등학교 수준의 지리 수업이 때로는 깊이나 맥락 면에서 다소 얕게 느껴질 수 있어요. 전 독서를 통해 지리 관련 개념의 이론적 배경과 적용 방식을 깊이 탐구해보곤 했어요. 지리에 관한 학문적 이해를 확장하고 싶다면 적극적으로 독서 활동을 하길 권해요.

 


대학생 선배의 독서 이야기

 추천 도서 

 

 

<세계시민을 위한 없는 나라 지리 이야기>
지은이 서태동 외

펴낸곳 롤러코스터

 

국가, 국경, 그리고 세계화와 자본주의에 의한 획일화에 질문을 던지는 책이에요. 우리가 세계를 바라볼 때 당연히 여겼던 틀을 완전히 해체하죠. 예컨대, 우리나라는 하천이 잘 발달하고 상수도관도 잘 배치돼 있어서 ‘물은 어디에나 있다’고 당연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런데 지은이는 물이 부족해 수자원 분쟁이 일어나거나, 문제 해결을 위한 기술적 개발이 활발한 국가들의 사례를 제시하며 이러한 생각의 틀을 깨버려요. 지리학을 비판적 시선에서 종합적으로 조망하고자 하는 학생에게 이 책을 추천해요. 지리 선생님 7명이 모여 만든 책이라 비교적 쉽게 읽히고, 자본 역사 자원 문화 등의 구체적인 주제로 여러 국가의 사례를 설명해줘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어요.

 

 

 

 

<지리 창문을 열면>
지은이 서태동 외

펴낸곳 푸른길

 

지리학에 사용되는 기본적인 개념을 알 수 있는 책이에요. 인간이 땅을 딛고 살아가며 만들어내는 모든 행위를 지리학이 어떻게 해석하고 바라보는지 보여주죠. ‘공간’과 ‘장소’는 지리를 공부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헷갈릴 수 있는 개념인데요. 지은이는 인간이 경험과 감정 등 새로운 요소를 더해서 독특한 정체성을 가지게 된 공간을 장소라고 설명해요. 특히 이 책은 지리의 개념을 추상적으로 설명하지 않고, 실생활 속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해줘서 더욱 이해하기가 쉬워요. 똑같은 길을 떠올리더라도 성별과 나이, 혹은 개인에 따라 다른 상호작용을 하기 때문에 다른 답변이 나올 수 있음을 알려주죠. 지리를 통해 인간과 세상 간의 관계를 탐구하는 방법을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해요. 지리에 관한 기초적인 이해뿐만 아니라, 지리학을 통해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힐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