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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전략 산업으로 읽는 유망학과 ③ 경북

 한강의 기적 주역에서 첨단 혁명 중심지로, 경북 원자력·에너지 유망학과는? 

지역 전략 산업으로 읽는 유망학과 | 경북


인공지능(AI) 시대, 산업 경쟁력의 핵심은 반도체와 데이터만이 아니다. 이를 24시간 안정적으로 가동할 전력 인프라가 새로운 국가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AI 연산 수요가 급증하면서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가 빠르게 늘고, 탄소중립 요구까지 맞물리며 안정성과 경제성을 갖춘 원자력 에너지에 다시 관심이 쏠린다. 특히 기존 대형 원전보다 부지 부담이 작고 분산 배치가 가능한 소형모듈원자로(SMR)는 데이터센터와 산업단지의 전력 공급 대안으로 주목받는다. 경북은 국내 원전 산업의 핵심 기반을 갖춘 지역이다. 경주는 월성 원전과 중저준위 방폐장, 원자력 연구·해체 산업 기반을 보유하고 있고, 울진은 한울 원전을 중심으로 에너지 산업 생태계를 구축해왔다. 여기에 한국이 개발 중인 혁신형 SMR 상용화 일정이 본격화되면서 원자력·에너지 분야 전문 인재 수요도 커질 전망이다. 이제 대학 진학을 앞둔 학생이 사회에 나설 무렵, 본격적인 산업 성장 사이클이 도래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 경북의 원자력·에너지 유망학과에 눈길을 줄 만하다.


진행 정나래 기자 lena@naeil.com

 



다시 커지는 원전 역할, 수출로 넓어지는 산업 무대


한국 원자력산업이 다시 성장 국면에 들어서고 있다. 2010년대 중반 이후 위축기를 거쳤지만, 최근 전력 수요 증가와 탄소중립 요구가 맞물리며 원전의 역할이 재조명되고 있다.


2024년 국내 원전 발전 비중은 31.7~32.5%로, 2009년 이후 15년 만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신한울 1호기와 2호기가 각각 2022년 12월, 2024년 4월 상업 운전을 시작했고, 신한울 3·4호기는 2024년 건설 허가와 착공을 거쳐 2032~2033년 준공을 목표로 건설에 들어갔다.


장기 계획에서도 원전의 위상은 분명하다. 2025년 확정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2038년 원전 발전 비중 35.2%를 목표로 제시했다. 여기에 2035~2036년 소형모듈원자로(SMR) 0.7GW 도입, 2037~2038년 대형 원전 2기 추가 도입도 포함됐다.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산업처럼 전력 소비가 큰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는 상황에서,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무탄소 기저 전원으로 원전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셈이다.


해외 수출도 중요한 전환점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은 2025년 6월 체코 두코바니 5·6호기 본계약을 체결했다. UAE 바라카 원전 이후 16년 만의 해외 원전 수출이자, EU 회원국을 대상으로 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총사업비는 약 26조 원 규모이며, 5호기는 2036년, 6호기는 2037~2038년 준공을 목표로 한다. 원전 설계, 시공, 운영, 정비, 핵연료, 기자재 산업까지 함께 움직이는 만큼 관련 기업과 전문 인력 수요도 확대될 전망이다.

 


경주에 모인 원자력 전주기 클러스터, 인재 수요 키운다


경북 경주는 국내 원자력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주목할 만하다. 한국수력원자력 본사, 월성원자력본부, 한국원자력연구원 문무대왕과학연구소,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의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 SMR 혁신원자력 국가산업단지가 모두 경주 동해안권을 중심으로 집적돼 있기 때문이다.


원전의 건설과 운영, 연구개발, 폐기물 관리, 차세대 원자로 개발까지 한 권역에서 이어지는 구조다. 특정 지역 안에서 원자력 전주기 생태계가 이처럼 압축적으로 형성된 사례는 드물다.


각 거점의 역할도 뚜렷하다. 한수원 본사는 국내 원전 운영을 총괄하고 해외 원전 수출의 주계약자 역할을 맡는다. 월성원자력본부는 가압중수로와 가압경수로 원전을 운영하며 원전 운영 인력 수요와 직결된다. 문무대왕과학연구소는 SMR과 혁신 원자력 기술 연구개발의 핵심 거점으로, 2030년까지 연구·지원 인력을 단계적으로 배치할 계획이다.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은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과 사용후핵연료 관리 분야를 담당한다. 여기에 113만5천㎡ 규모로 조성 중인 SMR 국가산업단지는 제조와 실증, 설계 기업을 끌어들이는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클러스터는 곧 지역 내 인력 수요로 이어진다. 한수원은 신입사원과 연구원, 경력직, 공무직 채용을 이어가고 있으며, SMR 국가산단에는 두산에너빌리티, GS에너지, 삼성중공업 등 대기업을 포함한 다수 기업이 입주 의향을 밝힌 상태다. 한국전력기술, 한전KPS, 한전원자력연료,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원자력환경공단 등도 원전 산업 생태계의 주요 채용처다.


앞으로 필요한 인재는 단순한 원자력 전공자에 그치지 않는다. 원자로 시스템을 이해하면서 전력 계통, 전기·전자, 제어·계측, 디지털 안전, 사이버보안까지 아우르는 융합형 엔지니어가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SMR은 데이터센터와 산업단지 등 전력 수요처와 직접 연결될 가능성이 큰 만큼, 원자로 기술뿐 아니라 전력을 어떻게 변환하고 제어하며 안정적으로 공급할 것인지가 핵심 과제가 된다. 방사선 안전, 폐기물 관리, 해외 원전 시운전과 운영까지 포함하면 원자력·에너지 분야 유망학과의 의미는 더욱 커진다.

 

 


 주목해야 할 경북 지역 원자력·에너지산업 관련 유망학과는? 


에너지 전환 시대 이끌 공학 인재 키우는
경북대 에너지공학부


2011년 개설된 경북대 에너지공학부는 에너지변환전공과 신재생에너지전공, 두 개의 세부 전공을 운영한다. 신재생에너지전공은 재료공학, 화학공학과 원자력에너지를 기반으로 태양광, 수소, 원자력에너지를 학습하고, 에너지변환전공은 전기·전자공학을 기반으로 생산된 전기에너지의 변환·제어·전송을 연구한다. 어느 길을 택하든, 에너지를 만들고 다루는 두 축을 함께 이해하는 시야를 갖출 수 있다.


졸업 후 향하는 무대도 넓다. 학부 특성상 한수원 공기업 등 에너지 분야 공공기관으로 지속적으로 진출하고 있으며, 신재생에너지·반도체·소재 분야 기업에서도 미래를 모색할 수 있다.


배움의 깊이를 더하고 싶은 학생에겐 대학원 진학의 길도 열려 있다. 에너지 전환의 흐름을 현장에서 직접 이끌어 가고 싶은 학생이라면, 경북대 에너지공학부는 탄탄한 출발점이 되어줄 곳이다.

 


뛰어난 입지 조건 바탕으로 현장형 인재 양성하는
동국대(WISE) 원자력·에너지·전기공학과


동국대(WISE) 원자력·에너지·전기공학과는 원자력과 에너지, 전기 분야를 넘나드는 융합형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한다. 학생들은 진로에 따라 원자력 발전과 전력 시스템을 다루는 ‘스마트발전모듈’, 신재생에너지와 재료 분야를 배우는 ‘그린에너지모듈’을 선택할 수 있다.


풍력·배터리 기반 에너지변환 실습, 전기기사 준비반, 취업 LAB 등 실무 역량을 높이는 프로그램도 갖췄다. 졸업 후 진로는 원전 운영·건설 기업, 전력·발전 공기업,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기업, 자동차·항공 소재 기업까지 폭넓다. 실제로 2024년 한국수력원자력 6명, 2023년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3명 입사 등 공기업·대기업 진출 성과도 이어지고 있다. 에너지가 미래 산업의 핵심이라고 믿고, 이를 직접 설계하고 운영할 인재라면 주목할 만한 학과다.

 


AI 에너지 시대 실무형 전기 엔지니어 기르는
대구가톨릭대 전기공학과


대구가톨릭대 전기공학과는 AI 에너지 시대에 필요한 차세대 전력시스템, 전력변환 시스템, 모빌리티, 에너지저장시스템 분야의 실무형 전문 인력 양성을 목표로 한다.


전기기사 국가자격증 특화 교육과 실습·프로젝트 기반 교육과정을 운영하며, 에너지 인력양성사업, 경상북도 RISE 사업, 첨단산업 인재양성 부트캠프사업(로봇·AI) 등 국가지원사업에도 주관 학과로 참여하고 있다.


산업 현장과 연결된 교육 성과도 뚜렷하다. 최근 7년간 40명 입학 정원 기준 공기업·공공기관·대기업 평균 취업률은 48.47%, 학과 평균 취업률은 84.93%에 이르며, 전기공학 전공자의 핵심 자격인 국가기술자격증 평균 취득률도 85%를 기록했다.


졸업생은 한전, 한수원, 한국남동발전, 한국전기안전공사 등 에너지 공기업과 삼성전자, 현대차, 포스코, 코레일, 대구교통공사 등으로 진출하고 있다.